[일본어 공부] '72후'로 일본 전통 문화와 계절 즐기기

WeXpats
2022/04/06

일본어 공부도 하고 일본 문화도 깊이 알고~ 이번 기사에서는 일본인들도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내용인 ‘72후(七十二候; しちじゅうにこう)’를 재미있게 공부해봅니다.

<내용 소개>

◆사계절, 열두 달, 24절기, 72후

◆72후로 일본어 공부 - 봄 편(2~4월) -

◆72후로 일본어 공부 - 여름 편(5~7월) -

◆72후로 일본어 공부 - 가을 편(8월~10월) -

◆72후로 일본어 공부 - 겨울 편(11월~1월) -

◆정리

사계절, 열두 달, 24절기, 72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은 1월부터 12월까지 12개월로 나뉘어집니다.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24절기(二十四節気; 니쥬시셋키)’란, ‘태양’을 중심으로, 낮의 길이와 햇빛의 양으로 1년을 24개 구간으로 나눈, 고대 중국에서 전해진 계절 구분법입니다. 사계절을 6개로 나누어 4x6=24절기로 나누고 각각의 절기에 이름을 붙였습니다. 24절기를 알면 계절의 방문을 한 발 앞서 알아차릴 수 있어 농사에 꼭 필요한 달력으로 사랑받아왔습니다.

72후(七十二候; 시치쥬니코)란?

좀 더 낯선 개념인 ‘72후’. ‘24절기’의 각 절기를 3등분한 것을 ‘후(候; 코)’라고 부릅니다. 각 절기는 약 15일씩이니, 각 후는 약 5일씩. 모든 절기는 ‘초후(初候; 쇼코)’, ‘차후(次候; 지코)’, ‘말후(末候; 맛코)’의 3개 후로 나뉩니다. 24x3=72후. 1년을 총 72개 후로 나눌 수 있는 것이죠.

72후도 24절기와 마찬 가지로 중국에서 전래되었지만 일본의 기후와 풍토에 맞게 여러 번 개편되어 오늘날의 형태로 자리잡았습니다. 

남북으로 길어 지역별로 계절별 기후와 날씨가 크게 다른 일본. 일본의 계절별 기후, 날씨의 특징, 주의 사항을 담은 <일본 기후, 날씨 바로 알기: 여행 전에 계절별 날씨 체크>의 내용도 읽어두시면 일본 생활, 일본 여행에 폭넓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72후, 공부하면 좋은 점?

외울 필요는 없지만 72후를 공부해두면 각 계절에 일어나는 자연 현상, 동식물의 행동을 알게 되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어떤 꽃이 피어나는지 어떤 벌레가 울고, 어떤 새가 날아오는지, 72후 달력을 통해 알고 기다리고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일본에서는 한창 더운 여름에, 신년을 맞이하며 편지, 엽서, 연하장 등을 보내는 문화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편지의 형식 중 한 부분인 '계절 인사(時候の挨拶; 지코우노 아이사츠)'를 쓸 때 72후를 활용하면 받는 이들이 놀랄 만큼 멋진 편지를 쓸 수 있습니다. 일본 편지의 계절 인사에 대해서는 <일본어 인사: 일본 편지의 다양한 인사와 편지 쓰기 기본 지식>에서 예시와 함께 소개했으니 참고해보세요. 

72후로 일본어 공부 - 봄 편(2~4월) -

72후의 각 후에는 예쁜 이름이 달려 있습니다. 동식물의 이름을 익히는 데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자료~ 이 이름들은 일본의 이름이나 닉네임을 지을 때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후를 계절별로 알아봅니다. 한자 읽는 법도 더불어 익혀보세요~

[참고] ‘절기’와 ‘후’는 메이지 6년(1873년) 이전에 사용한 ‘구력(旧暦; 큐레키)’에 맞춰져 있어 오늘날 사용하는 신력(新暦; 신레키)과는 약 한 달 정도 차이가 납니다. 

>> 구력 메이지 5년 12월 3일-> 신력 메이지 6년 1월 1일로 지정(약 한 달 차이 발생) 

단, 일본에서는 현재 ‘신력’만을 사용하게 되면서 ‘구력’의 절기와 후를 시간차를 고려해 신력 날짜로 표시하게 되었습니다(예: 입춘은 구력으로는 1월 초였지만 신력으로는 2월 초). 따라서 아래 소개된 날짜는 일반적인 신력의 날짜로 생각하면 됩니다.

・2월 9일~2월 13일경: 黄鶯睍睆(うぐいすなく) / 꾀꼬리, 지저귀다

‘黄鶯(코오)’는 ‘코라이우구이스(コウライウグイス)’, 바로 ‘꾀꼬리’입니다. 일본에서는 우구이스의 모양과 색을 활용한 와가시도 만들어져온 만큼 이름과 모습이 친숙한 새입니다. ‘睍睆(켄칸)’은 ‘울음소리가 아름답다’는 뜻. ‘黄鶯睍睆’라는 이름을 가진 후는 말 그대로 꾀꼬리가 울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실제로 달력을 들여다보면서 귀를 기울여보게 될 듯합니다. 

[참고] ‘黄鶯睍睆’는 ‘코오켄칸’이라고 읽지 않고 ‘우구이스 나쿠(꾀꼬리 지저귀다)’라고 뜻을 살려 읽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렇게 특정한 한자 표현에 일본어로 뜻을 살려 읽는 방법을 적용하는 것을 ‘쥬쿠지쿤(熟字訓)’이라고 합니다. 후의 이름들은 쥬큐지쿤 방식으로 읽는다는 점을 참고해주세요.

・3월 11일~3월 15일경: 桃始笑(ももはじめてさく) / 복숭아꽃, 처음 피다

일본에서는 벚꽃이 피기 전, 꽃집에서 복숭아꽃 가지들을 보게 됩니다. ‘桃始笑’라는 후에서 주목할 만한 한자는 ‘笑’. ‘笑う(와라우)’, 즉 ‘웃다’로 알고 있는 한자인데, 왜 이것을 ‘피다(咲)’가 들어갈 자리에 넣을까?

원래 ‘咲’는 ‘웃다’라는 뜻을, ‘笑’는 ‘피다’라는 뜻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咲’의 변이 ‘口’(입), ‘笑’의 변이 ‘竹’(대나무, 즉 식물)인 것이 그 흔적이라고. 관련해서 ‘花笑み(하나에미)’라는 표현이 있는데, ‘꽃이 피는 것’, ‘피어난 꽃과 같은 미소’를 뜻한다고 합니다. 예쁜 표현이죠?

참고로 후 중 하나인 ‘桜始開(さくらはじめてひらく)’, 즉 ‘벚꽃 처음 피다’는 3월 26일~3월 30일경입니다.

・4월 5일~4월 9일경: 玄鳥至(つばめきたる) / 제비, 날아들다

한자 대로라면 ‘검은새’가 ‘다다르다’. 제비가 남쪽에서 일본에 도착하는 시기입니다. ‘玄鳥’는 ‘겐쵸’라고도 읽고, ‘츠바메’라고도 읽습니다. 한편, ‘츠바메’라는 발음의 한자는 일상적으로 ‘燕’라는 한자를 많이 사용합니다.

여름 철새인 제비는 겨울 동안 남쪽의 섬에서 보내다 수천 킬로를 날아 일본에 날아옵니다. 일본에서 여름을 보내고 가을이면 다시 따뜻한 남쪽으로 날아갑니다. ‘玄鳥去(つばめさる)’, 즉 ‘제비, 날아가다’라는 후도 있습니다. 9월 18일~9월 22일경입니다.

‘玄鳥至’에 이어지는 후는 ‘鴻雁北(こうがんかえる)’, ‘기러기, 돌아가다’입니다. 기러기는 겨울 철새로 일본에서 겨울을 보낸 뒤 제비가 날아드는 늦봄에 북쪽 시베리아를 향해 다시 날아갑니다. 한 새가 날아오고, 한 새가 돌아가는 자연의 변화가 참 아름답습니다. 기러기가 시베리아에서 날아드는 시기의 후는 ‘鴻雁来(こうがんきたる)’로, 10월 8일~10월 12일경입니다.

72후로 일본어 공부 - 여름 편(5~7월) - 

・5월 5일~5월 9일경: 蛙始鳴(かわずはじめてなく) / 개구리, 처음 울다

‘蛙’, 즉 ‘개구리’는 일반적으로 ‘카에루’라고 읽지만, 시나 노래에서는 ‘카와즈’라고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구이스, 즉 꾀꼬리의 울음 소리로 봄의 시작을 예감했다면, 카와즈, 즉 개구리의 울음 소리로는 여름의 시작을 예감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카지카가에루(カジカガエル)’라는, 산의 호수나 맑은 물에 사는 작은 개구리가 맑고 예쁜 울음 소리를 가진 것으로 유명합니다. 울음소리는 ‘ヒョロヒョロヒヒヒヒ(효로효로히히히히)’라고 들린다는데~ 한국인들의 귀에도 그렇게 들릴지~ 5월 초에 산에 갈 일이 있으면 귀를 쫑긋 세워보세요. ‘카지카가에루’의 ‘카지카(河鹿)’는 ‘강에 사는 사슴’이라는 뜻입니다.

・6월 11일~6월 15일경: 腐草為螢(くされたるくさほたるとなる) / 썩은 풀, 반딧불이 되다

‘썩은 풀, 반딧불이 되다’. 유독 철학적인 문구처럼 느껴지는 이번 후의 이름. 여러분은 반딧불이, 일본어로 ‘호타루(螢)’가 언제, 어디에 나타날지 예감하실 수 있나요? 

반딧불이는 깨끗한 물이 있는 곳에서 1년 가까이 유충으로 생활하는데, 유충 반딧불이의 좋은 먹이가 되는 것이 ‘다슬기(カワニナ)’입니다. 자연의 흐름을 읽는 어르신들 중에는 다슬기가 많은 것을 보고, ‘올해 여기서 반딧불이를 볼 수 있겠구나’ 예감하시기도 한다고. 유충 반딧불이들은 흙이 부드러워지는 비오는 날에 물 위로 올라오고 다시 흙으로 파고들면서 구멍 속에서 성장합니다. 비가 와야 할 시기에 비가 오지 않으면 흙이 굳어져 그대로 흙속 구멍에 갇혀버리기도 한다네요. 다 자란 반딧불이는 흙 위로 올라와 풀숲에서 잠시 머문 뒤에 동료들을 찾아 빛을 내며 날아다니게 됩니다. 이렇게 성충이 된 반딧불이가 사는 시간은 단 1, 2주로, 먹이는 오로지 물. 이런 사실을 알고 나면 반딧불이의 불빛이 더욱 아련하게 느껴질 듯합니다. 

후 이름에 들어 있는 ‘썩은 풀(腐草)’은 실제로 썪은 풀이라기보다는 습기가 많은 부엽토가 많은 곳을 가리키는 게 아닐까 추측됩니다. 물기 머금은 풀에 잠시 앉아 있던 반딧불이가 날아오르는 시기. 계절에 이런 이름을 붙인 사람은 틀림없이 과학자의 눈과 시인의 마음을 가졌을 듯하네요.

・7월 17일~7월 22일경: 鷹乃学習(たかすなわちわざをならう) / 매, 기술을 배우다

‘鷹(타카)’는 ‘매’입니다. 매는 2~3월에 구애를 시작해 4~5월경에는 알을 낳지만, 포란기와 새끼의 둥지 생활이 약 40일씩으로 길고, 둥지를 떠나 날게 된 새끼를 옆에서 지켜보는 기간도 한 달 이상 있어 1년 중 절반을 새끼 기르기에 주력합니다. 매는 스스로 날게 된 뒤에 부모가 옆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새끼 매는 사냥하는 법을 배웁니다. 바로 이 시기가 ‘鷹乃学習’라는 후 이름에 담겨 있습니다. 이렇게 나는 법을 한 달 정도 배우고 난 뒤 8월이나 9월경에 매는 완전히 독립합니다. 

여기서 잠깐>> ‘타카’, ‘톤비’, ‘와시’, ‘하야부사’

‘타카’, ‘톤비’, ‘와시’는 모두 매과 새로 쉽게 구분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 鷹(タカ): 영어의 hawk. 매과 중 비교적 작고(50-60cm), 발과 꼬리가 길고, 날개가 둥근 종류.

  • 鷲(ワシ): 영어의 eagle. 매과 중 비교적 크고(80-100cm) 꼬리가 짧고 발이 큰 종류.

  • 鳶(トンビ): 영어의 kite. 크기는 ‘타카’와 비슷하지만 ‘피-효로로로(ピーヒョロロロ)’라는 울음소리와 날개를 치지 않고 원을 그리듯 나는 것이 특징. 타카와 와시에 비해 마을로 먹이를 찾으러 내려오는 경우가 많음.

  • 隼(ハヤブサ): 신칸센의 이름으로도 유명. 역시 매과로, 영어의 falcon.

72후로 일본어 공부 - 가을 편(8월~10월) -

・8월 7일~8월 12일경: 涼風至(すずかぜいたる) / 시원한 바람, 불어오다

한참 더울 8월 초~중순에 시원한 바람이 분다? 의아해할 수도 있지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날에도 아침에는 잠시 서늘함을 느낄 때가 있고, 이때 바로 가을의 시작을 예감하게 됩니다. 절기상으로 ‘입추(立秋)’가 시작되는 때와 맞물립니다. 입추는 여름이 가고 가을이 찾아오는 시기가 아니라, 여름의 피크, 즉 가장 무더울 때 가을이 태어나는 시기라고 해석하는 것이 좋은데요. 이는 ‘입춘’, ‘입하’, 입동’에도 똑같이 적용이 됩니다. ‘입춘’은 겨울의 피크(맹추위), ‘입하’는 ‘봄의 피크(따뜻한 봄볕)’, ‘입동’은 ‘가을의 피크(낙엽철)’에 해당됩니다. 이러한 차이는 음력과 양력상의 차이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성할 때 새로운 것이 움튼다’는 것이 자연의 순환 법칙이라고 기억해보면 어떨까요? 앞으로는 너무 더울 때는 ‘아, 이제 입추인가?’, ‘스즈카제이타루(涼風至)’라고, 주문을 외듯 말해보세요~ 

・9월 8일~9월 12일경:草露白(くさのつゆしろし) / 풀잎 이슬, 반짝이다

‘白’는 ‘흰색’으로 ‘시로’라고 읽지만, 고어로는 ‘시로시’라고도 읽습니다. 풀잎 이슬이 하얗게 보인다고 하면 날이 차서 서리가 된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아침저녁의 기온이 뚝 떨어져 풀 위에 이슬이 맺혔을 때의 반짝거리는 이미지를 ‘白’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절기상으로는 ‘백로(白露; 하쿠로)’가 시작되는 시기입니다.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숲길을 걷다 보면 발에 이슬이 맺힌다고 해서 ‘露時雨(츠유시구레)’, 즉 ‘이슬 소나기’라는 표현도 생겨났습니다. ‘時雨(시구레)’는 주로 가을~겨울에 걸쳐 내렸다 그쳤다 하는 비를 말합니다. 가을은 낙엽이 울긋불긋 물드는 계절이지만 ‘이슬’의 이미지로 ‘白秋(하쿠슈)’라고 가을을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시기는 ‘霜始降(しもはじめてふる; 서리, 처음 내리다)’로, 10월 23일~10월 27일경입니다. 

・10월 18일~10월 22일경: 蟋蟀在戸(きりぎりすとにあり) / 귀뚜라미, 문에 있다

후를 알게 되면 ‘가을에 운다’고 막연하게 알고 있던 귀뚜라미가 언제쯤 우는지도 꽤 구체적인 날짜 개념으로 알게 됩니다. 그만큼 자연의 변화에 민감해지는 셈이겠죠? 

‘귀뚜라미’를 뜻하는 ‘蟋蟀’는 일반적으로 ‘코오로기(コオロギ)’라고 읽지만, 옛 표현으로는 가을에 우는 벌레를 통틀어 ‘蟋蟀(きりぎりす; 키리기리스)’라고 불렀습니다. 

귀뚜라미가 ‘문가 (戸口)’에서 운다는 표현이 재미있죠? 중국에서 전해진 후가 일본의 기후에 맞게 바뀌면서도 이 ‘귀뚜라미 문에 있다’의 후는 계속되어왔다고 합니다. ‘在戸’는 기원전 중국의 고전 <시경(詩経)>의 표현에서 유래한 표현인데요. 전체 내용은 ‘七月在野 / 八月在宇 / 九月在戸 / 十月蟋蟀 / 入我牀下(칠월엔 들에 / 팔월엔 처마 밑에 / 구월엔 문가에 / 시월엔 귀뚜라미 / 우리집 마루 밑에 들어온다)’. 시경의 표현은 구력을 사용한 표현이니 ‘구월엔 문에’의 ‘구월’은 오늘날의 달력으로는 ‘시월’. 귀뚜라미는 추워지면 따뜻한 곳을 찾아 집 안으로 들어오는 습성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귀뚜라미 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리면, 그만큼 추위도 우리 가까이로 파고드는 셈입니다. 

72후로 일본어 공부 - 겨울 편(11월~1월) - 

동식물들의 움직임이 다른 계절보다 덜 할 것 같지만, 겨울의 후들은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스쳐지나가게 되는지라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11월 17일~11월 21일경: 金盞香(きんせんかさく) / 수선화, 피어나다

‘金盞(킨센)’은 오늘날 말로는 ‘水仙(스이센)’, 즉 ‘수선화’입니다. ‘香’는 ‘향기’라는 뜻의 글자로 ‘香しい(카구와시이)’라고 읽지만, 여기서는 ‘피다’라는 뜻의 ‘咲く(사쿠)’라고 읽는 것이 특이합니다. 기품 있는 향기로 유명한 수선화의 특징을 잘 살린 표현입니다.

이 후의 이름을 알기 전에 수선화가 언제 꽃을 피우는지 알고 계셨나요? ‘일본수선(日本水仙)’ 등은 12월~2월경에 꽃을 피웁니다. 꽃잎이 좀 더 큰 종류인 ‘나팔수선(ラッパ水仙)’ 등은 3월 중순~4월경에 꽃을 피웁니다. 하이쿠에서 ‘水仙’은 ‘한겨울(晩冬)’을 표현하는 계절어(季語)로 쓰입니다.

・11월 22일~11월 27일경: 虹蔵不見(にじかくれてみえず) / 무지개, 숨어 보이지 않다

‘무지개’와 관련해서 ‘虹始見(にじはじめてあらわる)’, 즉 ‘무지개 처음 나타나다’라는 이름의 후도 있습니다. 4월 15일~4월 19일경입니다. 일본에서는 봄, 모내기 준비가 시작될 무렵입니다. 11월 22일~11월 27일경의 ‘虹蔵不見(무지개 숨어 보이지 않다)’는 반대로 추수 후 논을 완전히 정리한 무렵에 해당합니다. ‘무지개’를 ‘물의 신’으로 바라보고 농사의 시작과 마무리를 표현한, 농경 민족의 시선이 담겨 있는 예쁜 후 이름들입니다. 

・1월 10일~1월 14일경: 水泉動(しみずあたたかをふくむ) / 샘물, 온기를 품다

‘水’는 일상 생활에서는 ‘미즈’라고 많이 읽지만, 지면이나 바위에서 샘솟을 때는 ‘시미즈’라고 읽습니다. ‘水泉動’는 한자의 의미로 보면 ‘샘물, 움직이다’의 뜻이지만, 일본어 읽기 방식으로면 ‘しみずあたたかをふくむ(샘물, 온기를 품다)’라는 아름다운 표현이 됩니다. 

땅 위는 본격적인 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는 때이지만, 땅속에서는 물이 흐르며 언 땅을 녹여나가기 시작하는 자연의 신비. 겨울에서 봄으로 시작되는 변화를 땅 위에서만 찾는 것이 아닌 점에서 옛 사람들의 지혜와 깊이가 느껴집니다. 

1월 13일~1월 14일경은 절기상 소한(小寒)에 들어간 지 9일째 되는 날인 ‘寒九(칸쿠)’로 이때는 일 년 중 물이 가장 깨끗하다고 전해져왔습니다. 이날의 물을 마시면 약을 마시는 효과가 있다고 하여, 술(니혼슈)을 빚는 시기로도 활용해왔습니다. 이때 만들어진 술을 ‘寒九の酒(칸쿠노슈)’라고 하여 한정 판매하기도 합니다.

정리

‘24절기’도 모르는데 ‘72후’? 그것까지 알 필요 없지 않나? 하고 지나쳐버리기 쉽지만, 1년을 72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자연의 변화를 이름 붙인 만큼, 사계절을 세세하게 느끼고 체험하기에 아주 좋은 콘텐츠입니다. 무엇보다 한자 표현을 한자 음 그대로 읽지 않고 일본어 뜻으로 풀어 읽는 ‘쥬쿠지쿤(熟字訓)’의 개념도 이해할 수 있고, 일상적으로 쓰지 않는 ‘고어(古語)’도 접할 수 있고, 동식물의 이름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일본어 공부에도 좋은 자료입니다. 관심을 갖고 예쁜 일본어 표현을 익혀보세요~

*참고: 暦生活 https://www.543life.com/seasons24/ (24절기와 72후를 하나하나 세세하게 소개한 칼럼들을 읽어볼 수 있고, 상단의 ‘キーワード一覧’의 돋보기 모양을 클릭해 ‘절기’나 ‘후’의 이름을 입력하면 관련 기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관련 기사>

눈, 풀・꽃, 구름, 바람… 자연에 관한 예쁜 일본어 공부 -> 어려운 일본어 한자, ‘코모레비’ 같은 예쁜 일본어로 공부하자!

읽는 법이 어려운 꽃 이름, 알고 나면 더 예쁜 일본어 -> 꽃&식물, 너의 일본 이름은? 읽는 법이 어려운 일본 꽃 이름, 예쁜 꽃 이름을 꽃의 특징, 꽃말과 함께 소개~

라이터

WeXpats
생활・취업・유학에 관한 도움되는 정보부터, 일본의 딥한 매력을 소개하는 기사까지, 다채로운 기사를 전합니다.
Share button

SNS ソーシャルメディア

일본의 최신 정보를 9개 언어로 정기 업데이트합니다.

  • English
  • 한국어
  • Tiếng Việt
  • မြန်မာဘာသာစကား
  • Bahasa Indonesia
  • 中文 (繁體)
  • Español
  • Português
  • ภาษาไทย
TOP/ 일본 문화 알기/ 전통 문화/ [일본어 공부] '72후'로 일본 전통 문화와 계절 즐기기

당사의 웹사이트는 편의성과 품질 유지 및 향상을 목적으로 Cookie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Cookie 사용에 동의하시는 경우 「동의」 버튼을 눌러주세요.
또한, 당사 Cookie 사용에 대한 상세 내용은 여기를 참조해주세요.

Cookie 사용 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