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키고오리’와 ‘빙수’의 차이는? 일본 빙수 알고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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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8

일본인들도 뜨거운 여름날의 빙수, ‘카키고오리’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한국의 빙수를 기대하고 먹었다가 오독오독 씹히는 얼음 알갱이와 현란한 시럽 컬러에 당황한 적은 없으신가요? 일본에서는 카키고오리를 어떻게 즐겨왔고, 오늘날에는 어떤 카키고오리들이 인기 있을까요? 카키고오리의 뜻과 역사, 재미있는 토막 지식부터 일본에 진출한 한국 빙수의 인기, 한국에 진출한 ‘도쿄 빙수’까지 두 나라의 사랑받는 여름 디저트에 대해 자세히 살펴봅니다.

<내용 소개>

◆알아두면 좋은 ‘카키고오리’ 뜻, 역사, 토막 지식

◆뜨거운 여름, ‘이곳’에서 카키고오리를 먹어보자!

◆일본 속 한국 빙수, 한국 속 일본 빙수를 즐겨보자!

◆[부록] 빙수 덕후라면 읽어보자! 카키고오리 안내서

알아두면 좋은 ‘카키고오리’ 뜻, 역사, 토막 지식

카키고오리(かき氷; かきごおり). 간 얼음에 시럽을 뿌리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일본의 여름 디저트입니다.

'코오리(氷; こおり)'는 얼음이라는 뜻. '카키(かき)'는 늘 히라가나로 쓰는데, 한자로는 '掻き'입니다. '掻'라는 한자에는 '긁다', '칼 같은 것을 얼음에 대고 깎아내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카키고오리'는 '깎은 얼음'이라는 뜻입니다.

일본카키고오리협회(日本かき氷協会)에 따르면 '카키고오리'에 대해 언급한 가장 오래된 문헌은 헤이안 시대 중기(10세기 말~11세기 초), 세이 쇼나곤(清少納言)이 쓴 궁정생활 에세이 <마쿠라노소시(枕草子)>입니다. 

“기품 있는 것. 간 얼음에 감미료를 끼얹고, 새 금속제 그릇에 넣은 것.”

비록 궁중에서였지만 천 년 전부터 카키고오리를 즐겨왔던 것입니다.

*참조: 일본카키고오리협회 <あまづらの削り氷>

카키고오리 날은 몇 월 며칠?

일본의 '카키고오리의 날'은 7월 25일. 1933년 7월 25일에 야마가타현 야마가타시에서 당시까지 일본 최고 기온인 40.8도를 기록. ‘카키고오리 먹기 좋은 날이다~’ 했던 것이 하나의 이유이고, 일본에서 기념일을 정할 때 즐겨 사용하는 '고로아와세(語呂合わせ)', 즉 발음과의 연관성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7(な; 나)2(つ; 츠)5(ごおり; 고오리)=なつごおり=夏氷(나츠고오리)

​카키고오리를 '나츠고오리(여름 얼음)'이라고도 부르기 때문에 절묘하게 이 이름을 숫자로 풀어 7월 25일을 카키고오리의 날로 삼은 것이죠. '카키고오리', '나츠고오리' 말고도 '코오리미즈'라고도 하는데, 한자는 '氷水', 한국의 ‘빙수’에 해당하는 한자입니다.

*참고: 2019년 4월 26일 グーニーズFUN <かき氷の漢字はどっち?意味と由来に納得!かき氷の日にちなむ別名も> 

카키고오리 먹었더니 머리가 아프다…

일본 사람들은 카키고오리를 먹을 때 'キーン(키-인)' 하고 관자놀이나 머리가 지끈 아파온다고 느낀다고 많이들 이야기합니다. 의학적으로 '아이스크림 두통(アイスクリーム頭痛)'이라는 정식 명칭을 갖고 있는데요. 일시적으로 구내(입안)의 온도가 낮아져 온도를 되돌리기 위해 혈관이 확장되며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설, 뇌 신경이 차가움과 통증을 혼동해 뇌에 통증이라고 전달하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참고: 2019년 9월 27일 oggi.jp <かき氷を一気に食べると頭がキーンとなる現象って、何という?> 

뜨거운 여름, ‘이곳’에서 카키고오리를 먹어보자!

‘나츠고오리’라는 이름처럼, 뜨거운 여름이면 생각나는 카키고오리. 생각보다 다양한 곳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마츠리(祭り)

여름의 상징인 마츠리. 야타이에서 눈길을 끄는 것이 흰색, 하늘색, 빨간색으로 쓰인 ‘카키고오리(かき氷)’ 간판입니다. 간 얼음에 시럽만 끼얹은 기본 타입이지만, 이 맛을 ‘나츠카시이(懐かしい)!’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습니다. >> 일본 마츠리 명물 음식

여기서 잠깐>> 카키고오리의 시럽 종류
  • 빨간색: 이치고(いちご)

  • 파란색: 블루하와이(ブルーハワイ)

  • 초록색: 멜론(メロン)

  • 노란색: 레몬(レモン)

기본이 되는 과당포도당액(果糖ブドウ糖液), 산미료는 같고, 착색료, 향료를 달리하는 카키고오리의 시럽. 따라서 색과 향만 다르고 맛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이치고(딸기)’는 ‘딸기맛 빙수’가 아니라 ‘딸기향 빙수’인 셈이죠. 색과 향이 다르면 맛이 다르다고 느끼는 것은 우리의 뇌가 색과 향을 혀의 감각보다 더 강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같은 맛의 시럽 외에, 실제로 맛차가루나 칼피스 음료의 원액 등을 사용해 맛 자체가 다른 시럽도 있고, 과즙을 사용한 과일맛 시럽도 있습니다. 

*참고: 2021년 7월 31일 ハルメクweb <かき氷のシロップの味は全部同じって本当?>

바다의 집, 우미노이에(海の家)

‘바다의 집’, 일본어로는 ‘우미노이에(海の家)’라고 하는 해수욕장의 휴게소.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인데요. 한 설문 조사에서 ‘바다의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먹거리’를 물었을 때 1위 ‘야키소바’와 경합하며 근소한 차이로 2위로 오른 것이 ‘카키고오리’였습니다. 3위는 카레, 4위는 라멘 순이었습니다.

*참고: 2017년 8월 12일 日刊大衆 <かき氷は2位!?「海の家」人気メニューランキング!>

동물원(動物園)

낮잠을 자는 동물들 옆에서 잠시 쉬어가고 싶을 때 매점에서 판매하는 카키고오리가 안성맞춤. 가격도 저렴한 편으로 많지 않은 양이 컵에 담겨 손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

카키고오리 전문점(かき氷専門店), 카키고오리 집(かき氷屋)

여름이 아닌 계절에 카키고오리를 즐기고 싶다면 ‘카키고오리 전문점’이나 ‘카키고오리 집’을 찾아보세요. 가게별로 개발한 다양한 빙수들을 찾아다니는 것도 카키고오리를 즐기는 좋은 방법입니다. 

카키고오리 전문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구름 같이 폭신폭신해 보이는 카키고오리는 ‘후와후와 카키고오리(ふわふわかき氷)’라고 불립니다. ‘후와후와’는 ‘폭신폭신’ 정도의 의태어입니다. ‘지역+かき氷屋/ かき氷専門店’, ‘지역+ふわふわかき氷’ 등으로 검색해 맛보고 싶은 카키고오리를 파는 곳을 찾아가보는 것도 좋겠죠?

사료(茶寮), 사보(茶房)

‘찻집’ 정도의 의미인 ‘사료(茶寮)’, ‘사보(茶房)’를 가게 이름으로 쓰는 곳에서도 카키고오리를 판매합니다. 맛차 빙수를 맛보기에는 더할 수 없이 좋은 곳이겠죠? 맛차 빙수를 먹으러갔다가 예쁜 계절 과일 빙수 사이에서 심각하게 고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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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ホテル)

여름 휴가 느낌으로 특별한 카키고오리를 즐기고 싶다면, 큰 맘 먹고 호텔의 카키고오리를 맛보러 가도 좋겠습니다. 일본의 호텔들 중에는 매년 여름에 카키고오리를 제공하는 곳들이 많은데요. 호텔 뉴오타니 도쿄의 ‘사츠키카키고오리(サツキかき氷)’가 대표적입니다. 

'사츠키'. '皐月'라고도 쓰고 '五月'라고도 쓰는 '사츠키'는 옛부터 음력 5월을 나타내는 별칭으로, <이웃집 토토로>의 주인공 이름이기도 하죠. 이름처럼 5월부터 판매를 시작해 9월 하순 정도까지 맛볼 수 있습니다. >> ‘사츠키’의 의미

맛은 총 세 가지로, 맛차, 이치고(딸기), 와산봉(和三盆) 맛. '와산봉'이란 사토우키비(サトウキビ)의 시코쿠 지방 재래 품종인 '치쿠토우(竹糖)'로 만든 설탕인 '와산봉당(和三盆糖)'을 말합니다. 일본에서는 와산봉을 사용한 다식과 비슷한 와가시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얼음은 닛코(日光)의 천연수를 사용. 특이하게 소스 속에 유산균을 함유한 갈분을 더했다고 하는데, 갈분을 사용한 떡 '쿠즈모치(くず餅)'로 유명한 후나바시야(船橋屋)의 비법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몸에 좋으면서도 깔끔한 맛이 느껴질 듯합니다.

*참고: 호텔 뉴오타니 도쿄 KATO’S DINING & BAR <サツキかき氷>

일본 속 한국 빙수, 한국 속 일본 빙수를 즐겨보자!

일본에서 인기인 한국 빙수, 한국에서 인기인 일본 빙수를 비교해볼까요?

[일본] 서울 카페(Seoul cafe; ソウルカフェ)

도쿄 신오쿠보에 점포를 둔 '서울 카페'의 인기 카키고오리, '이토핑수(糸ピンス)'. ‘이토(糸)’는 ‘실’이라는 뜻. '핑수(ピンス)'는 한국어 '빙수'를 일본어로 표기한 것입니다. 1밀리로 간 얼음이 정말 실(이토; 糸) 같은데요. 각진 롤케이크 같은 모양으로, 나이프와 포크로 먹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이치고, 밀크티 맛이 기본으로 초콜릿, 망고, 민트, 맛차 맛도 때에 맞춰 제공됩니다. 초콜릿 소스나 연유를 끼얹어 먹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 빙수하면 빠질 수 없는 ‘팥빙수’는 일본어로 ‘パッピンス(팟핑수)’로 표기됩니다. 

[한국] 도쿄빙수

일본 체인점이 아닌 한국에서 만들어진 브랜드 ‘도쿄빙수’. 토마토, 복숭아, 망고, 오레오, 자몽 요거트, 말차 생크림, 콩&팥 등의 다양한 재료의 빙수가 일본 카키고오리의 모양과 특징을 그대로 살려 제공됩니다. 당고도 함께 즐길 수 있으니 한국에서 카키고오리를 즐기기에는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싶네요.

[부록] 빙수 덕후라면 읽어보자! 카키고오리 안내서

<일본 코오리 도감 &카키고오리(にっぽん氷の図鑑 &かき氷)>

'&카키고오리(&かき氷)'라는 표현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새롭게 만들어진 말로, '食事とかき氷(식사와 카키고오리)', '和・洋菓子とかき氷(와가시・양과자와 카키고오리)' 하는 식으로 카키고오리와 다른 음식을 함께 제공해 인기를 모으는 신종 형태를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먹을 수 있는 카키고오리, 카키고오리를 파는 온천 등을 소개한 책이 하라다 이즈미(原田泉)의 <일본 코오리 도감 &카키고오리(にっぽん氷の図鑑 &かき氷)>입니다. 전국 76개의 점포를 소개하고 있다고 하는데, 새로운 카페 아이템, 메뉴를 고민하는 분들에게도 참고가 될 듯합니다.

아오이 유우의 <오늘도 카키고오리(今日もかき氷)>

일본 여배우 아오이 유우는 2011년, 2013년(완전판), 2020년(진화판) 세 번이나 카키고오리 안내서를 출판했습니다. <오늘도 카키고오리(今日もかき氷)>라는 책으로, 2020년의 '진화판'에는 도쿄, 교토, 나고야, 오키나와, 나가토로(長瀞), 기후, 가고시마, 닛코, 타이완 카키고오리 여행에 더해 구마모토, 가마쿠라, 도쿄(최신)의 카키고오리도 담았습니다.

일본의 빙수, 카키고오리, 이제 다양하게 즐길 준비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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