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호, 왜 필요할까? 실제로 자주 사용될까? 메이지, 쇼와(소화), 헤이세이(평성), 2019년에 시작된 레이와까지, 일본 연호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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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9

메이지시대… ‘조선시대’ 같은 개념인 건가? 그런데, 2020년을 ‘레이와(令和) 2년’이라 한다고? 그럼 일본에서는 2020년이라고는 안 하는 걸까? 알쏭달쏭 독특한 일본의 년도 체계 ‘연호(年号)’에 대한 기본 개념과 의미를 간략하게 정리해봅니다.

<내용 구성>

◆ 연호란? 왜 필요할까? 왜 바뀔까?

◆ 연호의 결정

◆ 일본 연호,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될까?

◆ 昭和生まれ、平成生まれ... 일본의 연호와 시대, 세대

연호란? 왜 필요할까? 왜 바뀔까?

'연호(年号、ねんごう)'라는 말은 한국의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등재되어 있는 일반 명사입니다. 그런데 현재 연호를 사용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일본이 유일합니다. 연호를 다른 말로 ‘元号(げんごう)’라고도 하는데요. 간단히 말해서 특정 년대에 붙인 칭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年号’와 ‘元号’는 같은 뜻으로 사용되지만, 年号를 물을 때 서력으로 대답하는 사람과 와력(和暦), 즉 연호를 사용해 대답하는 사람이 있는 관계로, 연호를 사용한 년도를 지칭할 때는 ‘元号’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일본 연호의 시작

그래도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서력(西暦)이 있는데, 왜 굳이 이 연호를 사용하는 걸까?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연호의 필요성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선 연호가 처음 제정된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야겠죠? 기원전부터 중국에 조공을 바치던 여러 나라는 기본적으로 중국의 연호를 꼭 사용해야 했습니다. 일본도 그중 하나였죠. 그러나 점차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었고, 서기 645년에 이르러 고토쿠 국왕이 ‘다이카(大化)’라는 연호를 최초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일본 연호, 왜 바뀔까?

일본의 연호가 바뀌는 이유는 메이지 시대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 그 이유를 달리합니다. 메이지 시대 이전에는 그야말로 ‘시대가 바뀔 만큼 중요한 사건’을 기준으로 연호가 바뀌어왔습니다. 통치자의 교체는 물론이고, 재해, 혁명, 유명한 무사의 죽음, 전염병, 대화재 등 커다란 사건을 기준으로 연호를 달리한 것이죠. 일종의 ‘기준점 셋팅’ 혹은 ‘리셋(reset)’ 개념으로 이해하면 될 듯합니다. 실제로 8~9세기에는 천황에게 귀중한 거북이가 진상되거나 아름다운 구름이 출현했을 때를 기념해 연호를 바꾸기도 했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커다란 인상을 남긴 ‘911 테러’를 기준점으로 삼아 2020년을 ‘911-19년’이라고 부른다고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될 듯합니다. 

그런데 메이지 시대 이후에는 ‘一世一元の制’라는 규칙이 적용되어 천황이 바뀌지 않는 한 연호를 바꿀 수 없게 되었습니다. 즉, 천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연호를 바꾸게 된 것이죠.

연호의 결정

이렇게 중요한 연호는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요? 구체적으로 헤이세이(平成) 연호를 결정할 때의 과정을 살펴볼까요?

일본 연호, 누가 결정할까?

  1. 한문학, 국문학 관련 대학 교수 등 지식인들이 후보를 고안

  2. 총리 직속 정부 기관인 내각관방(内閣官房)의 장관이 선정

  3. 내각 회의인 각의(閣議)에서 협의

  4. 국민을 대표하는 형태로 중의원・참의원의 의장의 의견을 들음

  5. 각의에서 결정 

일본 연호로 결정되기 위한 조건

  • 국민의 이상으로 적합한 좋은 의미를 가질 것

  • 한자 2자일 것

  • 쓰기 쉬울 것(* 한자 한 글자당 최대 15획까지) 

  • 읽기 쉬울 것

  • 한 번도 사용되지 않았을 것

헤이세이(平成) 연호를 지정할 때 후보로 ‘修文’, ‘正化’가 함께 거론되었다고 하는데요. 세 후보의 로마자 표기 머리글자는 각각 H, S, S. 이전 시대의 ‘쇼와(昭和)’ 연호의 머리글자가 S였기 때문에 또 다시 S가 사용되면 혼란스러울 것을 우려해 논의 참여자 전원 일치로 헤이세이가 연호로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연호라는 문화가 중국에서 유리했기 때문에 연호를 결정할 때 참고가 되는 문헌도 중국의 고전에서 인용해왔다고 합니다. 2019년 5월 1일부터 적용된 새 연호인 ‘레이와(令和)’는 최초로 일본 고전인 『만요슈(万葉集)』에서 인용된 것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일본 연호,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될까?

연호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만큼이나 많이 나오는 질문 중 하나가 연호가 일본의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자주 쓰이는지에 관한 궁금증일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당히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이력서, 관공서와 회사의 공식 문서로, 자신의 생년월일을 말할 때에도 서력으로 1983년생이라고 말하지 않고 ‘昭和58년생’이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공문서를 작성할 때는 각 연호의 머리글자에 동그라미를 치고 년도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메이지(明治)의 머리글자는「M」, 다이쇼(大正)는「T」, 쇼와(昭和)는 「S」, 헤이세이(平成)는 「H」, 레이와(令和)는 「R」로 표시됩니다. 쇼와 58년생이라면 S에 동그라미를 치고, 년(年) 앞의 빈 칸에 58을 적어 넣는 식으로 문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으니 참고해 두세요!

메이지 시대 이후 일본 연호

메이지 시대 이후 일본의 연호는 천황의 교체에 따라 바뀌어 왔습니다. 구체적으로 천황의 재위 기간과 각 연호의 사용 년도를 알아볼까요?

  • 메이지(明治): 1867년 1월 9일(1868년 음력 9월 8일에 ‘메이지’로 연호를 개정)~1912년 7월 29일 -> 45년간

  • 다이쇼(大正): 1912년 7월 30일~1926년 12월 24일 -> 15년간

  • 쇼와(昭和): 1926년 12월 25일~1989년 1월 7일 -> 64년간

  • 헤이세이(平成): 1989년 1월 8일~2019년 4월 30일-> 31년간

  • 레이와(令和): 2019년 5월 1일~

간넨(元年)이란?

‘令和 2年’이 ‘레이와 2년’이라는 건 알겠는데… ‘令和 元年’은 몇 년일까? ‘간넨(元年)’이란 연호가 제정된 해를 의미합니다. ‘천황 즉위년’이라는 의미를 가지며 천황의 교체로 연호가 바뀌는 것을 생각하면 ‘元年=1年’인 셈이죠. 2019년 5월 1일의 경우 두 가지 표기가 가능합니다. 

  • 令和 元年 5月 1日

  • 令和 1年 5月 1日  

 두 표기 모두 정확한 표현입니다. 단, 여기서 주의사항 한 가지! 2019년 4월 30일은 ‘레이와 1년 4월 30일’이 아니라, ‘헤이세이 31년 4월 30일’이라고 해야 합니다. 

일본에서는 아직 중요한 문화로 남아 있는 연하장, 편지, 엽서 쓰기. 일본 편지의 형식에는 '아토즈케(後付け)'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중 '히즈케(日付)', 즉 보낸 날짜를 쓸 때 연호를 사용한 날짜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특히 연하장에는 <元年>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합니다. 관련 내용을 소개한 <일본어 인사: 일본 편지의 다양한 인사와 편지 쓰기 기본 지식>, <연하장 문구 뜻에 따라 보내는 대상이 다르다! 연하장 문구 예시, 일본 주소 쓰는 법, 참고 사이트>를 참고해보세요. 

昭和生まれ、平成生まれ... 일본의 연호와 시대, 세대

일본의 연호는 ‘시대’, ‘세대’의 개념으로 일본인들의 마음속에 자리를 잡습니다. 메이지 시대는 서양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근대화의 시대입니다. ‘헤이세이우마레(平成生まれ)’, 즉 헤이세이 시대 출생이라고 하면, 이전 시대인 쇼와 세대들의 머릿속에는 헤이세이 시대의 특징을 반영한 젊은이들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한국의 90년대생과 6.25세대의 차이 정도로 해야 할까요?

昭和っぽい, 昭和レトロ

쇼와 세대와 헤이세이 세대 간의 세대 차이는 재미있는 조사들에도 반영되어 발표되곤 합니다. 「このヒト昭和だなぁ…(이 사람 쇼와 시대 사람이네…)」라는 조사가 대표적인데요. 예를 들어 모 헤이세이우마레 여성의 경우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있는 사람에게 굳이 찢어졌다고 말해주는 사람을 보면 ‘쇼왓포이(昭和っぽい)’, 즉 ‘쇼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하네요. 

‘쇼와(昭和) 시대’ 하면 조금 낡은 듯한 아날로그적인 옛 풍경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습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60년대 풍경과 비슷할까요? 이 시절의 이미지를 그리워하며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문화를 ‘쇼와레트로(昭和レトロ)’라고 합니다. 

알고 보면 쉽게 이해되는 연호 문화

2019년 4월 30일, 헤이세이 시대의 마지막 날, 일본의 헤이세이 세대들은 ‘사미시이(寂しい)’, 즉 쓸쓸한 기분에 젖어들었습니다. 헤이세이 1년생, 즉 1989년생들은 더더욱, 자신의 시대가 ‘끝난다’는 기분이 든다고 슬픈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레이와’라는 새로운 연호가 발표되는 것을 기다리며, 신문의 호외로, 각종 지상파 방송들의 특보로 떠들썩했던 2019년 4월 1일, 일본의 풍경은 더 이상 연호를 사용하지 않는 우리에게는 무척 낯선 것이었지만, 사실 시대에 대한 기분은 조금 이해할 수 있을 듯합니다. 한국에도 민주화 운동 세대, X세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 각 시대의 이슈가 있고, 그 핵심에 청춘을 보낸 이들의 경우, 자신들의 사회에 어떤 이름들을 붙이기 때문인데요. 낯설기만 한 일본 연호의 문화 속에서 우리의 지난 시대들을 돌아보게 되는 것은 그래서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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