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드, 일본 애니메이션… 일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 ‘버블 경제’와 ‘사토리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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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1

일본 드라마, 일본 애니메이션.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자주 듣게 될 ‘버블 시대’. 1980년대 후반부터의 경제 호황기부터, 취직 빙하기, 그리고 사토리, 유토리 세대의 탄생까지, 헤이세이 이후 일본의 세대 이야기를 알아봅니다. (단, 해당 용어에는 특정 세대의 시선이 들어 있을 수 있으니 전체적인 사회,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용 구성>

◆ 응답하라, 1987! 일본 버블 경제기와 버블 세대

◆ 단카이 세대 이후: 신인류 세대, 단카이주니어 세대

・신인류(新人類) 세대

・단카이주니어(団塊ジュニア) 세대

◆ 버블 붕괴와 취직 빙하기(就職氷河期)의 시작

◆ 한국에는 Z세대, 일본에는 사토리/유토리 세대

・'미래...? 난 바라는 게 없다...' - 사토리 세대(さとり世代)

・'꼭 필요한 것만 한다.' - 유토리 세대(ゆとり世代)

응답하라, 1987! 일본 버블 경제기와 버블 세대

バブル(바부르). 영어의 ‘버블(bubble)’을 일본식으로 읽은 이 단어는 1980년대 후반, 대체로 1987년부터 1991년까지 5년 남짓한 일본의 경제 호황을 가리키는 용어로 일본 현대의 문화/사회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버블’은 ‘거품’이라는 뜻이 있듯, 버블 경제기에는 단순히 경제가 호황이었을 뿐 아니라, 자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이후 시대의 시선으로 보면 무모할 정도의 소비와 투자가 일어났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1987년은, 60세 정년과 동시에 연금 생활이 가능해 오늘날 젊은 세대의 기준에서 ‘逃げ切り世代(도망쳐버린 세대)’로 불리는 단카이 세대(団塊世代; 1947년~1950년생)가 40대 초중반이었던 시대입니다. 한국의 애니메이션 팬들에게는 <아키라(Akira)>(1988) 등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한 고퀄리티 애니메이션이 제작된 감사한 시기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버블 시대를 대표하는 일본의 남성 아이돌 그룹 ‘히카루겐지(光GENJI)’가 1987년 일본의 유명 연예 기획사 쟈니스 사무소(ジャニーズ事務所)를 통해 데뷔하는 등 1990년대를 전후로 아이돌 문화도 활발하게 전개되었습니다. 

단카이 세대 이후: 신인류 세대, 단카이주니어 세대

신인류(新人類) 세대

1960년 전후에 태어난 세대들을 가리키는 용어. 단카이 세대가 젊은 시절 ‘我々(와레와레)’라는 표현으로 자신들을 지칭하며 뭉쳤던 것과 비교해서, 신인류 세대들은 젊은 시절, ‘차별성’과 ‘개성’과 ‘감성’을 존중하기 시작해 서브컬처 잉태한 세대로 일컬어집니다. 사실 이 ‘신인류’라는 세대의 이름은, 이전 세대가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젊은 이들을 자신들의 세계와 비교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요즘 친구들’과 같은 의미로 다소 난감해하며 사용하면서 사회에 침투한 표현입니다. 1980년대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전자 미디어를 잘 사용하고, 소비 성향이 강하고, 이전 시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회사를 쉽게 그만두는 세대로 비쳐졌다고 합니다. 

단카이주니어(団塊ジュニア) 세대

단카이 세대들의 자녀 세대로, 대체로 1971년~1974년 출생자들을 가리킴. 1991년에 버블 경제가 붕괴되었다고 이야기되므로, 부모 세대인 단카이 세대와 비교하면 어린 시절부터 경제적으로 팍팍한 생활을 경험하게 된 셈입니다. 고등학교, 대학 졸업 시기 또한 1998년부터 시작된 취직 빙하기와 맞물렸다고 볼 수 있는데요. 비정규고용 등으로 취업 전선에 뛰어든 이들도 늘어났습니다. 이 세대들부터 상승 지향이 적어지고, 일관된 자신의 상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지금 여기(今ここ)’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평가됩니다. ‘도망쳐버린 세대’였던 부모 세대와는 달리 ‘貧乏くじ世代(빈보쿠지세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 손해를 본 세대)’라는 별칭으로 설명되기도 합니다. 

버블 붕괴와 취직 빙하기(就職氷河期)의 시작

1989년은 일본의 연호가 쇼와(昭和)에서 헤이세이(平成)로 바뀌며 헤이세이 시대로 접어듭니다. 헤이세이 3년인 1991년은 버블 경제가 붕괴한 해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リストラ(리스토라;‘구조조정’을 뜻하는 영어의 Restructuring의 약자)’라는 단어도 버블 붕괴 이후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종신고용’으로 대표되는 일본은 버블 붕괴 이후 경제가 침체되자, 신입 사원 채용을 대폭 축소하거나, 필요할 때만 고용하는 ‘파견(派遣)’ 형태의 일자리가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한국 청소년,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막강한 인기를 누리는 ‘공무원’이 일본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경기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직업이기 때문이죠. 

신규 채용의 문이 좁아지면서 명문대 졸업장이 아닌 대학 졸업장은 오히려 거추장스럽게 여겨졌고, 실제로 대학 졸업장을 버리고 고등학교 졸업으로 이력을 고쳐 고졸 채용 일자리에 뛰어든 사례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일본은 장기 불황으로 접어들면서, 이후 길고 긴 ‘취직 빙하기(就職氷河期)’가 이어지게 됩니다. 

여기서 잠깐>> 2006년 남녀고용기회균등법 개정

얼어붙은 취직 빙하기 속에서 그나마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일본에서는 2006년 6월, 남녀고용기회균등법개정(男女雇用機会均等法改正)이 성립되면서 여성들이 임신, 출산 등으로 차별받지 않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레이와 시대에 접어든 2020년대, 지난시대인 헤이세이의 문화가 '해이세이 레트로', '헤이세이 팝', '헤이세이 사이버' 등의 문화 코드로 다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요. 헤이세이 시대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은 <헤이세이(平成): 일본의 지난 시대가 차세대 문화 코드로> 기사에서 읽어보세요.

한국에는 Z세대, 일본에는 사토리/유토리 세대

한국에서는 1990년대에 출생한 이들을 ‘Z세대(1995년~2000년대 초반 태어난 젋은 세대. 이전 세대인 X세대, Y세대를 잇는 세대라는 뜻에서 이름이 붙었다)’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Z세대는 부모 세대인 X세대가 2000년대 말 금융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자라면서 ‘안정성’과 ‘실용성’을 추구한다고 특징지어지는데요. 일본의 현재 젊은이들은 어떤 별명을 갖고, 어떤 특징으로 이야기되고 있을까요?

'미래...? 난 바라는 게 없다...' - 사토리 세대(さとり世代)

 ‘사토리 세대(さとり世代)’라는 말은 인터넷 용어에서 시작되어, 널리 퍼지게 된 말로, 일반적으로 1980년대 중반~1990년대 중반에 걸쳐 태어난 이들로 대표됩니다. ‘사토리(悟り)’ 는 불교 등에서 이야기하는 ‘깨달음’을 뜻하는데요. 이들이 깨닫고 진리로 삼는 것, 이 세대의 특징은 ‘욕심 없음’과 ‘달관’입니다. 돈, 차, 브랜드, 술 등의 물질적인 것에 욕심이 없는 것은 물론, 꿈, 목표까지도 추구하지 않는 담담한 젊은 세대. 한국에서도 ‘스님’, ‘무소유’, ‘해탈’ 등의 표현을 들으면 연상할 수 있는 이미지를 가진 세대입니다. 단, 사토리 세대도 Z세대들처럼 IT 기술을 보유한 디지털 세대입니다. 1990년대 초의 버블 경제 붕괴, 1995년의 한신 대지진(阪神淡路大震災), 2009년 미국발 금융 위기(리먼쇼크), 2011년의 동일본 대지진. 사토리 세대는 성인이 되기 전에 일본의 큰 사건들에 노출되면서 욕심 없는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고 평가됩니다.

'꼭 필요한 것만 한다.' - 유토리 세대(ゆとり世代)

8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에 걸쳐 출생한 세대들, 특히 1990년대생들이 일반적으로 유토리 세대(ゆとり世代)로 불립니다. 유토리 세대는 교육 제도와 연관성이 있습니다. 1980년에 처음 등장하고, 2002년부터 2010년에 걸쳐 실시된 ‘ゆとりのある(여유 있는)’ 학교 교육, 즉 ‘유토리 교육’을 받은 세대를 지칭하기 때문인데요. ‘유토리 1세대’라고도 할 수 있는 1987년생들의 경우, 졸업년도인 2010년에 대졸자 전년도 대비 7.6포인트나 감소한 취직률이 60.8%(*)나 감소되며, 취업난을 맞은 세대들입니다. 사회생활 첫해부터 불안함을 경험해서일까요? 이들은 ‘불필요하게 움직이지 않는’ ‘꼭 필요한 것만 하는’ 것을 특징으로 합니다. ‘히쓰요사이테겐(必要最低限)’, 즉 필요한 최저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유토리 세대는 ‘에너지 절약’과 ‘미니멀’함은 사토리 세대와도 겹쳐지면서 무엇보다 이웃나라인 한국에서 ‘욜로’, ‘소확행’으로 대표되는 요즘 젊은이들의 모습과도 어딘지 닮아 있는 듯합니다.

* 不景気.com의 2010년 8월 6일 자 기사(文部科学省 学校基本調査-平成22年度 자료 참고). https://www.fukeiki.com/2010/08/employment-rate-new-graduat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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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시대와 그 이후, 일본의 패션이 궁금하다면 -> 80년대, 90년대… 일본 스트릿 패션, 직장인 패션, 빈티지 패션을 읽다

일본의 연호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알아두고 싶다면 -> 일본 연호, 왜 필요할까? 실제로 자주 사용될까? 메이지, 쇼와(소화), 헤이세이(평성), 2019년에 시작된 레이와까지, 일본 연호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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