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999(은하철도의 밤)와 리틀 포레스트 일본 원작의 무대 '이와테현', 일본의 냉면, 짜장면 명소 ‘모리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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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3

도쿄에서 JR히가시니혼(JR동일본)을 이용해 북쪽으로, 다시 북쪽으로, 홋카이도를 향해 올라가다 보면 다다르는 ‘이와테현(岩手県)’. <리틀 포레스트> 일본 원작을 탄생시킨 넓은 대자연을 가로지르는 은하철도, SL열차도 타고, 이와테현 현청 소재지 모리오카에서 냉면, 짜장면도 즐겨볼까요? 

<내용 구성>

◆ 이와테현? 거기가 어디?

◆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 마쓰모토 레이지의 <은하철도999>

◆ <리틀 포레스트> 일본 원작의 무대

◆ 일본의 냉면, 짜장면 명소 ‘모리오카’

이와테현? 거기가 어디?

일본의 지방을 8개로 나누었을 때 ‘도호쿠(동북) 지방'에 속합니다. 북쪽으로는 아오모리현(青森県), 서쪽으로는 아키타현(秋田県), 남쪽으로는 센다이시가 속한 ‘미야기현(宮城県)’을 접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47개 도도후켄(都道府県) 중 홋카이도에 이어 두 번째로 면적이 넓습니다. 인구는 약 125만 명으로, 100만 명 이상이 내륙 서부의 분지에 살고 있습니다. 분지와 해안 지역 외에는 대부분 산지와 구릉이 많아 초록이 넘치는 현입니다. 한국에서도 영화화된 <리틀 포레스트>의 일본 원작자가 바로 이와테현 남쪽의 고로모가와무라(衣川村)에서 생활했다고 하니, 대자연에 둘러싸인 풍경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합니다. 

> 일본의 8개 지방, 47개 도도후켄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 마쓰모토 레이지의 <은하철도999>

공상을 좋아하는 고독한 소년 ‘죠반니(ジョバンニ)’와 동급생 친구 ‘캄파넬라(カムパネルラ)’가 함께 ‘은하철도’를 타고 여행을 하는 이야기인 <은하철도의 밤>은 1924년경 집필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1933년 미야자와 겐지가 세상을 떠나고 원고가 발견되어 1934년에 처음 세상에 나왔습니다. 작가 자신이 제1차 원고부터 제4차 원고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대대적인 수정을 거듭했던 작품으로 ‘은하철도의 밤’이라는 제목은 제4고에서야 붙여졌다고 합니다. 작가가 살아 있었다면 또 어떤 형태로 바뀌었을지 모르는, 신비한 작품입니다. 

겐지는 1915년 모리오카고등농림학교(현재 ‘이와테대학 농학부’)에 수석 입학, 1918년에 졸업합니다. 이 학교에서 친하게 지낸 친구 두 사람, 그리고 여동생 ‘토시’가 <은하철도의 밤>의 캄파넬라의 모델로 유력시된다고 합니다.

*사진 출처: Wikimeda Commons, <岩手大学農学部農業教育資料館>  Attribution: Photo by 663highland

한국에는 미야자와의 겐지의 동화 <은하철도의 밤>보다 마쓰모토 레이지(松本零士)의 만화와 그 애니메이션인 <은하철도999(銀河鉄道999)>가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銀河鉄道’는 ‘긴가테츠도’라고 읽는데, ‘999’는 ‘きゅうきゅうきゅう(큐큐큐)’가 아니라 ‘스리나인(スリーナイン)’이라고 읽으니 일본 친구들에게는 ‘스리나인’이라고 이야기하도록 해야겠네요.

마쓰모토 레이지가 만화를 그릴 때는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 모리스 메테를링크의 <파랑새>를 함께 참고했다고 합니다. 일본판 주인공이 ‘철이’는 아닐 텐데… 일본판 주인공의 이름은 “星野鉄郎(호시노 테츠로)”. ‘호시(星)’, 즉 ‘별’이 성에 들어가고, 이름은 ‘테츠로’로, ‘鉄(테츠)’는 ‘철도’의 ‘철’과 같은 글자죠. ‘~郎’가 예전에 일본 남자 이름으로 많이 쓰인 한자인 것을 생각하면 한국어판 주인공이 ‘철이’가 된 것이 참 자연스럽고 재미있습니다. ‘메텔’은 똑같이 ‘メーテル(일본어 발음은 ‘메테루’)’. 마쓰모토 레이지는 겐지와 메테를링크의 작품과 함께 SL열차를 타고 도쿄에 갔던 청년 시절의 체험이 중요했다고 회상했습니다(*). 육중한 검은 몸체의 증기기관차견인열차로 일본의 수많은 소년들의 동경의 대상이었던 SL열차.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의 무대인 이와테현에서는 1989년부터 2001년까지 ‘SL은하 드림호’라는 이름의 증기 열차를 운행했는데요. 한동안 운행이 중단되었다가 2011년의 동일본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SL열차의 재운행을 추진했고 2013년 ‘SL은하(SL銀河)’로 열차 이름을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야자와 겐지도 흐뭇해할 만한 일인 듯합니다.

* 『松本零士の世界』辰巳出版, 2005, p.209.

IGR이와테은하철도

이와테현에는 ‘IGR이와테은하철도(IGR岩手銀河鉄道)’라는 열차도 운행되고 있습니다. (‘IGR’은 ‘Iwate Galaxy Railway’의 약자입니다.) 이 철도의 운영 회사는 2001년 회사를 설립하면서 일반인들에게 공모의 형태로 회사의 이름이자 철도명을 공모했다는데요. 총 응모작 2642점 중 172점으로 가장 많은 이름이었던 ‘미치노쿠철도’(‘미치노쿠(みちのく, みちのおく)’는 후쿠시마, 미야기, 이와테, 아오모리 지역을 일컫는 말)를 제치고 당시 24세 주부가 제출한 ‘이와테은하철도(いわて銀河鉄道)’가 최우수상을 거머쥐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같은 이름의 회사가 등록되어 있던 관계로 눈물을 머금고 アイジーアール(IGR)을 붙여야 했다고 합니다(*).

*일본 국세청 법인번호검색사이트 2019년 12월 7일 자 “アイジーアールいわて銀河鉄道株式会社の情報”

<리틀 포레스트> 일본 원작의 무대

젊은 여성이 홀로 시골집에 살며 철마다 맛있는 음식을 해서 혼자 느긋하게, 때로 친구들과 즐겁게 나누어 먹는다. ‘피로사회’가 되어버린 현대에 오히려 꿈 같아진 ‘적적한 생활’을 그려내 일본, 한국 모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 <리틀 포레스트(リトル・フォレスト)>. 이가라시 다이스케 작가의 원작 만화가 일본에서 영화화되고, 이후 한국에서도 영화화되었는데요. 모리 준이치 감독의 영화 버전은 ‘여름과 가을편(夏・秋編)’과 ‘겨울과 봄편(冬・春編)’의 두 편으로 나뉘어 제작된 것이 독특합니다. 각각 111분, 120분의 영화인 데다, 개봉일도 여름과 가을편이 8월, 겨울과 봄편이 2월. 계절에 맞춰 개봉한 섬세함도 돋보였습니다.

‘가을’과 관련해서는 5년 전에 집을 나간 엄마의 ‘아오나 소테(青菜のソテー)’를 만들어보려 하지만 제대로 맛이 안나 속상해 하는 장면이 유명하죠. 아오나는 시금치, 소송채 같은 푸른 채소를 총칭하는데요. 서리를 맞으면 달아진다고 해서 가을, 겨울에도 소테로 즐겨 먹습니다. 아오마의 심을 제거해가며 정성스럽게 요리한 것이 비결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주인공. 서리가 내리는 어느 날, 엄마로부터 편지가 도착합니다. 

일본의 냉면, 짜장면 명소 ‘모리오카’

이와테현의 현청 소재지는 ‘모리오카시(盛岡市)’입니다. 일본의 야키니쿠 집 등에서 냉면을 먹으려 하면 ‘모리오카 냉면(盛岡冷麵)’이라고 쓰인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것만 해도 ‘어?’ 싶어지는데, ‘모리오카 3대(三大) 면’에 대해서 들으면 귀가 한 번 더 쫑긋합니다. 한국인의 사랑인 ‘짜장면’이 모리오카에서도 유명하다고 하네요. (다른 하나는 ‘완코 소바(わんこそば)’로, 밥 공기보다 작은 면기에 한 입에 먹을 만한 온소바를 내고, 그릇을 비울 때마다 계속 리필을 해주어 배가 불러 더 못 먹을 때까지 먹습니다.) 

모리오카 냉면

모리오카 냉면은 한국의 냉면과 면을 만드는 재료가 다릅니다. 메밀가루로 만드는 평양냉면 등의 면과 달리 파스타에 사용하는 밀가루, 전분 등을 사용해 면을 뽑기 때문에 한국의 냉면을 생각하고 먹으면 무척 질기게 느껴집니다. 면만 다른 것이 아니라 사과, 수박, 배 등 계절에 맞게 과일을 올리는 것도 다릅니다. 하지만 일본의 일반적인 면 요리와 달리 ‘매운 맛’을 추구하기 때문에 ‘김치’, ‘깍두기’ 등을 곁들여내어 일본 냉면인지 한국 냉면인지 헷갈리게 됩니다. 함흥 출신 재일 조선인 1세가 1954년에 모리오카에서 처음 냉면집을 열었다는 배경을 들으면 왜 일본에 냉면이 있는지 이해가 되는데요. 전문적으로 요리를 배운 것이 아닌 주인장이 자녀들과 함께 ‘함흥의 맛’을 즐기기 위해 만든 냉면으로, 처음에는 ‘메밀가루’로 만들었지만 아무래도 맛있게 보이지 않아 소바가루를 빼고 하얀 면을 만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메밀가루는 포기했지만 감자 전분을 사용해 면에 탄력을 더하고, 김치를 얹고, 소뼈로 육수를 내어 깊은 맛을 내는 것으로 고향의 맛을 지켜내려 했다는 주인장. 개업 당시에는 젊은 층에서 ‘한 번 먹으면 계속 먹고 싶어진다’는 반응을 얻으며 유명세를 얻게 된 ‘원조’ 모리오카 냉면집에는 그런데 주인장의 고향 냉면인 ‘함흥 냉면’이 아닌 ‘평양 냉면’이라는 간판이 달려 있었다고 합니다. ‘평양이 크고 유명하니까’라는 게 그 이유였다고 하네요. 지금은 한국의 함흥냉면은 기술력으로 면발을 얇게 뽑아냈지만, 모리오카 냉면은 옛날의 함흥냉면 버전처럼 굵은 면발입니다. 물냉면에 김치를 얹은 굵은 감자 전분 면발의 냉면. ‘모리오카 냉면’입니다.

*사진 출처: 모리오카3대면협회 홈페이지 http://moriokasandaimen.com/

모리오카 짜장면

그럼 모리오카 짜장면의 시작은? 만주에 살며 먹었던 짜장면의 맛을 잊지 못해 일본에 돌아와 야타이에서 일본의 재료로, 일본인에 입맛에 맞게 만들어 팔면서 시작된 시작된 모리오카의 짜장면의 역사. ‘모리오카 냉면’도 면발이 본고장과 달라졌듯이, ‘모리오카 짜장면’도 ‘중화면’이 아닌 ‘우동면’에 가깝게 만들어졌는데요. 특제 고기된장(니쿠미소)과 오이, 파를 더해 내고, 취향에 맞게 라유와 다진 생강, 마늘, 식초 등을 더해 먹으면 OK! 그런데, 여기서 끝낼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면을 거의 다 먹고 나서 ‘스미마셍, 치탄탄(チータンタン), 오네가이시마스’를 외치면, 그릇에 계란을 깨 넣어 푼 다음 고기된장을 더해 면 삶은 육수를 부어 ‘다마고 스프(달걀 스프)’를 만들어주기 때문! 닭갈비, 감자탕, 칼국수를 먹고 볶음밥, 죽을 먹는 게 기본인 한국인들에게는 익숙한 마무리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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