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마몬과 구마모토, 유루유루 유루캬라

Dami Kim
2022/11/30

일본 어디를 가도 캐릭터가 가득! 행정 관청, 지역, 서비스, 학교 등등 PR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유루캬라'는 각 지역의 대표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유루캬라의 뜻, 대표적인 유루캬라들을 소개합니다~!

타이틀 이미지 © Myaku-myaku, Kumamon, Hikonyan

<내용 소개>

◆ 볼 빨간 곰돌이 ‘쿠마몬’

◆ 쿠마몬은 대표적인 ‘유루캬라’~ ‘유루캬라’란?

◆ 유루유루~ 유루캬라 그랑프리

◆ 쿠마몬의 뒤를 잇는 인기 유루캬라들

◆ 마무리: ‘유류캬라’로 일본 문화와 친해지기

볼 빨간 곰돌이 ‘쿠마몬’

2010년 구마모토 현청에서 ‘구마모토 서프라이즈(くまもとサプライズ)’ 캠페인을 위한 PR 마스코트 캐릭터인 ‘쿠마몬(くまモン; KUMAMON)’. 구마모토(熊本)라는 지역명의 ‘구마/쿠마(熊)’가 곰이라는 뜻이니 곰을 생각해낸 것은 자연스러운 발상이죠. 남녀노소 즐기는 캐릭터인만큼 한자가 아닌 히라가나로 ‘くま’라고 쓰지만 ‘몬/몽(モン)’은 히라가나가 아닌 가타카나로 쓴다는 것이 포인트. 유명한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도라에몽(ドラえもん)이 ‘도라’를 가타카나로, ‘에몽’을 히라가나로 쓰는 것과 반대랄까요? 

3월 12일, 규슈신칸센 전노선 개통일에 태어난 ‘쿠마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규슈 신칸센 이미지

후쿠오카의 하카타역(博多駅)에서 가고시마 중앙역(鹿児島中央駅)를 연결하는 규슈신칸센의 전노선이 개통된 2011년 3월 12일. 쿠마몬의 생일입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원제: 奇跡)>(2011)를 보신 분이라면, ‘아!’ 하실 텐데요. 부모님의 이혼으로 엄마와 함께 가고시마에서 살게 된 형(소학교 6학년)과 아빠와 후쿠오카에서 살게 된 동생(소학교 4학년)이 신칸센 개통일에 기적이 일어난다고 믿고, 후쿠오카에서 가고시마를 향해 출발한 신칸센 ‘사쿠라(さくら)’와 가고시마에서 후쿠오카로 향하는 신칸센 ‘츠바메(つばめ)’가 교차하게 되는 ‘구마모토’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 영화의 큰 줄거리죠. 이 영화는 ‘JR규슈’와 ‘JR동일본기획’의 기획에 의해 제작된 ‘기획 영화’입니다. 영화 속에서 형제가 구마모토에서 신칸센의 교차를 기다리는 날 ‘쿠마몬’이 태어난 셈이죠. 

구마모토 지진과 쿠마몬

칼데라를 가진 화산 ‘아소산(阿蘇山)’ 옆의 분지인 구마모토는 수박 생산량이 일본 전국 1위. 쿠마몬에게 좋아하는 과일을 물어보면 ‘스이카(スイカ; 수박)’라고 대답하겠죠? 영화 <기적>에서는 구마모토가 ‘바사시(馬刺し; 말고기 사시미)’가 유명하다고 나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전쟁 중 식량이 부족했을 때 먹어본 뒤 좋아하게 되어 구마모토에서도 즐겨 먹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구마모토의 유명한 관광 스폿인 ‘구마모토성(熊本城)’을 지은 것은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가신으로, 1586년 히데요시가 규슈를 평정한 이후 현재 구마모토 일대 지역의 19만 5천 석을 관할하는 영주가 된 가토 키요마사(加藤清正)입니다. 구마모토성은 오사카성(大阪城), 나고야성(名古屋城)과 함께 일본 3대 명성(名城)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구마모토성 지진 복구 이미지

2016년 구마모토에 큰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구마모토성도 피해를 피하지 못해 전체의 약 10퍼센트 정도의 축석이 무너졌고, 다시 쌓아야 하는 부분은 전체의 약 30퍼센트에 해당했습니다. 다시 쌓아야 할 축석의 개수는 약 7만~10만 개에 달했습니다(*). 

쿠마몬은 지진 당시 활동을 중지했지만 피해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3주 후 활동을 재개해 피난소의 어린이들을 방문해 위로해주었습니다. 구마모토 현청에는 쿠마몬이 피해를 입은 어린이들을 위로해주길 부탁하는 편지가 100통 이상 도착했다고 합니다(**). 어려울 때 위로해줄 수 있는 것이 사랑받는 캐릭터가 갖는 힘인 듯합니다.

*문화 유산의 세계 홈페이지 https://www.isan-no-sekai.jp/feature/201711_09
**2018년 5월 30일 산케이뉴스 <【平成の人気者はこうして生まれた】くまモン(4)「君が必要とされる日は必ず来る」> https://www.sankei.com/region/news/180530/rgn1805300009-n1.html

쿠마몬은 대표적인 ‘유루캬라’~ ‘유루캬라’란?

유루캬라 이미지

‘ゆるキャラ(Yuru-chara)’는 ‘유루이마스코트캐릭터(ゆるいマスコットキャラクター)’의 약자. ‘유루캬라’는 특정 지역, 지방 공공단체의 특산품을 소개하고 이벤트나 각종 캠페인에서 해당 지역, 단체를 홍보하는 마스코트, 캐릭터를 말합니다. 행정 기관의 간판, 홍보물부터 일반 기업, 단체 등과의 콜라보 상품 패키지까지 등장하는 범위가 무척 넓습니다. 

  • 현청(県庁)

  • 구약소(区役所)

  • 병원

  • 학교, 대학

  • 마츠리(祭り), 페스티벌

  • 비즈니스

  • 스포츠 이벤트

  • TV, YouTube 기타 등등

일본에서는 ‘유루캬라’ 외에도 ‘디즈니 캐릭터’, ‘산리오 캐릭터’, ‘프로야구 팀 캐릭터’ 등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상품화되어 있습니다. 이들 캐릭터와 유루캬라는 명확한 정의로 구분되는 것은 아니지만, 1) PR을 목적으로 한 캐릭터, 2) 키구루미(着ぐるみ), 즉 사람이 입는 형태의 인형 캐릭터 등을 ‘유루캬라’로 정의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유루이(ゆるい; 緩い)란?

‘유루캬라’를 비롯해 일본의 캐릭터 문화를 이해할 때는 ‘ゆるい(유루이)’라는 단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 본래의 ‘느슨한(loose)’이라는 의미처럼 어딘지 조금 부족한 듯한 ‘엉성함’이 ‘유루캬라’들의 매력입니다. 일본인들 사이에서 유루캬라를 평가할 때 자주 사용하는 표현 중 ‘気持ち悪い(기모치와루이)~’[줄여서 ‘키모이(キモい)’라고도 함]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기분 나쁘다’고 격하게 비난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이게 뭐야~ 좀 이상해~’ 하며 재밌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루이’와 ‘키모이’ 사이의 다양한 캐릭터들. 완성도를 추구하는 빡빡한 사회 속에서 피곤해질 때 ‘빈틈 있는’ 캐릭터들을 보며 한숨 돌려봐도 좋겠죠?

[참고] ‘고토치캬라(ご当地キャラ)’

일본에서는 행정단위인 도도부현(都道府県)이나 그 아래의 단위인 시(市)를 홍보하기 위해 캐릭터를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고토치캬라(ご当地キャラ)’라고 합니다. 

'고토치(ご当地)'란, 'この土地(고노토치)', 'この地方(고노치호)'를 뜻하는 '当地(토치)'에 공손한 표현에 붙이는 'ご'를 붙인 표현. 존경의 뜻을 담아 '지방'을 지칭할 때, 또는 '어느 지역의 고유의 것'임을 강조해서 말할 때 사용됩니다. '고토치' 하면 '~지역표'의 느낌으로 현지에 찾지 않으면 쉽게 접할 수 없다는 느낌. >> ‘고토치 요리’

고토치, 즉 각 지역을 홍보하는 고토치캬라는 유루캬라와 같은 의미로 이해해도 됩니다. PR을 하려는 지역의 특산물 등으로 디자인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예를 들어 에히메현 이마바리시(今治市)의 ‘바리상(バリィさん)’은 이마바리의 명물이 ‘야키토리’인 데서 ‘토리(닭)’로 머리에는 이마바리에 있는 다리인 ‘쿠루시마 해협 대교(来島海峡大橋)’를 본 뜬 왕관을 쓰고, 배에는 역시 이마바리 하면 모두가 떠올리는 ‘타월(수건)’을 두르고 있습니다.

유루유루~ 유루캬라 그랑프리

유루캬라 그랑프리 이미지

©Yuru-chara Grand Prix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일본 전국의 유루캬라들의 인기 투표를 진행하는 ‘유루캬라 그랑프리(ゆるキャラ®グランプリ)’가 공식 개최되어 인기 유루캬라들을 탄생시켰습니다. 지역 홍보 캐릭터인 ‘고토치(ご当地)’ 부문과, 기업 홍보 캐릭터인 ‘기업・기타(企業・その他)’ 부문의 2개 부문으로 나누어 투표를 진행하는데요. 쿠마몬은 2011년 초대 왕좌에 올랐습니다. 일종의 명예의 전당 개념으로, 왕좌에 오르면 다음 대회에는 중복 출전하지 않는 개념~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보면 역대 우승자들이 구름을 타고 무지개를 배경으로 손을 흔들어주고 있네요. 

2020년을 마지막으로 유루캬라 그랑프리는 막을 내렸습니다. 마지막 유루캬라 왕좌는… 이와테현(岩手県)의 캐릭터인 타카타노유메짱(たかたのゆめちゃん). 머리의 별은 이와테현 출신 작가 미야자와 겐지(宮沢賢治)의 작품 <은하철도의 밤>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이와테현에서 한국인들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쿠마몬의 뒤를 잇는 인기 유루캬라들

기업과의 콜라보로도 바쁜 유루캬라들. 그중 광고 섭외 상위권에 랭크된 인기 유루캬라들을 소개해봅니다. 

ふなっしー(후낫시), 치바현

치바현 후나바시(船橋)시에 사는 ‘배(일본어로 ‘나시(梨)’)의 요정’. 지역의 탤런트, 가수, 성우로 활약 중. 후나바시시와 치바현에서 공식 캐릭터로 사용하지는 않지만 인기와 지명도로 일본 정부 이벤트 등에도 출연 중.

カパル(카파루), 사이타마현

사이타마현 ‘시키(志木)’시 문화스포츠 진흥공사의 공식 캐릭터. 상상의 동물인 ‘갓파(カッパ)’로 성별 미상. 배가 고프면 등이 굽어짐. 좋아하는 음식은 오이(*’갓파’가 오이를 좋아했다고 알려져 있어 오이를 넣은 마키를 ‘갓파마키’라고 부름), 맥주, 야키니쿠, 스시 중 엔가와(えんがわ; 지느러미 부분). 취미는 애니메이션 및 특수촬영 감상, 요리. 특기는 트위터, 에고서치(エゴサーチ; 인터넷에서 자기 개인 정보 검색하는 것). 베이시스트로, 고토치캬라 밴드(ご当地キャラバンド) ‘GCB47’의 멤버(*AKB48의 패러디). 어미에 ‘だお(다오)’를 붙이는 것이 특징.

せんとくん(센토쿤), 나라현

2011년부터 나라현 마스코트캐릭터로 활동 중. 사슴뿔이 난 동자승의 모습(*나라는 ‘사슴’이 유명). 팬보다 안티팬이 더 많아 마음 고생이 많았던 캐릭터로, 불교계며 일반인 할 것 없이 많은 비판을 받아 본인이 직접 사이트를 만들어 해명을 한 것으로도 유명. 일부에서는 비공식 나라현 캐릭터를 만들기도. 이러한 반발이 오히려 바이럴 효과를 가져온 것인지 지명도가 높아져 광고 몸값이 높아짐. 

にゃんごすたー(냔고스타), 아오모리현

아오모리의 특산물인 ‘사과’와 고양이(네코)를 합한 모습(*비틀즈의 드러머는 ‘링고 스타’. ‘링고(リンゴ)’는 일본어로 ‘사과’라는 뜻. 고양이의 울음 소리는 ‘냥(にゃん)’). 드러머로, 동영상 투고 사이트에 본인의 채널을 개설, 연주곡을 올리는 것으로 유명. 난이도가 높기로 유명한 X JAPAN의 <紅> 연주가 화제가 되어 전국의 방송사들에서 출연 요청이 늘었다고. 후낫시와 함께 캐릭터 메탈 밴드 소속. 좋아하는 음식은 ‘게’, ‘새우’, 싫어하는 음식은 ‘베니쇼가’, ‘가리’, ‘우메보시’.

귀여운 유루캬라 이미지

마무리: ‘유류캬라’로 일본 문화와 친해지기

두 손으로 제 머리(의 눈?)을 받치고 있는 모습, 꼬리처럼 달린 눈, 숨듯이 몸을 작게 한 모습 등 디테일이 돋보이는 2025 오사카・간사이 만박 공식 캐릭터 '먀쿠먀쿠(ミャクミャク)'. 가타카나로 표기되어 있지만, 본래 한자와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영어 표기는 MYAKU-MYAKU.

처음에는 ‘키모이’ 하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곧 많은 팬들을 거느린 유류캬라가 되어 애정하며 ‘먀쿠먀쿠사마(먀쿠먀쿠님)’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일본어] みゃくみゃく (脈々) / 먀쿠먀쿠

・오래오래 계속 되어 끊이지 않는 것.

・힘 좋게 활동을 계속하는 것.

*참고 지식: '脈々'에 쓰인 '々'는 일본어 표기에 사용되는 기호, 약물인 '오도리지(踊り字)'의 일종으로 정식 명칭은 '‘반복부호’라는 뜻의 ‘구리카에시후고(繰り返し符号)’

‘먀쿠먀쿠(ミャクミャク)’ 소개

“세포와 물이 하나되며 태어난 이상한 생물체. 그 정체는 불명.

빨간 부분은 '세포'로, 나눠지거나, 늘어나거나 한다.

파란 부분은 '푸른 물'로, 흐르면서 모양을 바꿀 수 있다.

되고 싶은 자신을 찾아, 다양한 형태로 모습을 바꾸고 있는 듯하고, 인간을 흉내낸 모습이 현재의 모습.

단, 모습을 너무 바꿔 본래 모습을 잊어버리고 마는 경우도 있다.

밖으로 나와 태양빛을 쏘이는 것이 건강의 원천. 비 오는 날도 아주 좋아해서 비를 영양소처럼 섭취할 수도 있다.

개먹 전부터 자신에 대해 모두에게 알리고, 2025년 개최될 오사카・간사이 만박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게 꿈이다.”

‘먀쿠먀쿠(ミャクミャク)’ 프로필

출생지: 간사이 어딘가의 작은 샘.

성격: 사람을 좋아하지만, 촐랑거려서 실수가 잦음.

특기: 여러 모양으로 형태 바꾸기. 비 갠 뒤 무지개 발견하기

좋아하는 것: 다양한 생물과 사물을 접하는 것

*출처: 오사카・간사이 만박 공식 홈페이지(https://www.expo2025.or.jp/overview/character/)

캐릭터를 본 사람들 중 빨갛고 파란 것에서 '정맥', '동맥'이 떠올랐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요. 2022년 4월 26일~5월 16일까지 총 33,197통의 캐릭터명이 응모되었고, 신기하게 두 명이 같은 이름을 제출해 공동으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맥(脈)'라는 글자 두 개를 가지고 좋은 의미를 갖는 캐릭터 명을 생각해낸 분, 정말 아이디어가 좋은 것 같죠?

각 지역의 특징을 담은 ‘유루캬라’들을 살펴보고 알아가는 것. 일본 문화와 친해지는 좋은 방법입니다.

라이터

Dami Kim
2018년 4월에 도쿄에 왔고, 일본어학교에서 1년간 열심히 공부해 N1 만점을 받았습니다. 일본 소설과 소설에 나올 것 같은 장소를 여행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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