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자와에 가면 아름다운 도서관과 일본 건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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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9

최근 일본인들 사이에서 추천 여행지로 꽤나 자주 거론되는 곳, 가나자와(金沢). 전국의 ‘시구정촌(市区町村)’ 매력도 랭킹에서 당당히 8위에 랭크된 작은 도시에는 무엇이 있을까? 건축, 차, 책. 조용한 사색의 시간이 필요한 분들이라면 꼭 찾아가야 할 이유들이 있습니다. 

<내용 구성>

◆ 가나자와는 어떤 곳?

・차의 거리 ‘차야가이(茶屋街)’

・과자, 와가시(화과자), 양과자, 케이크, 초콜렛, 아이스크림 지출액 일본 전국 1위

◆ 가나자와미라이도서관(金沢みらい図書館)

◆ 가나자와21세기미술관(金沢21世紀美術館) 

◆ 스즈키다이세츠칸(鈴木大拙館)

◆ 다니구치 요시로・요시오 기념 가나자와 건축관(金沢建築館)

가나자와는 어떤 곳?

가나자와(金沢). 일본 지명에 익숙하지 않을 때 한국인들이 헷갈리기 쉬운 지명으로는 가나가와(神奈川)현, 가루이자와(軽井沢) 등이 있습니다. 가나자와는 이시카와현(石川県)의 현청이 있는 중심 도시입니다. 이시카와현은 또 어디? 하시는 분들은 일본의 중앙 부분인 '주부(中部)지방'에서 한국 쪽 바다를 향해 위로 삐죽 튀어나온 작은 갈고리 모양의 반도인 ‘노토반도(能登半島)’가 있는 곳이라고 하면 짐작이 되실까요? 1997년 호쿠리쿠신칸센(北陸新幹線)의 개업 이후,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약 2시간 반에 주파할 수 있게 되어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국내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호쿠리쿠신칸센의 종점이 바로 ‘가나자와’입니다. 전국의 ‘시구정촌(市区町村)’ 매력도 랭킹에서 당당히 8위에 랭크되어 그 이유와 함께 다시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브랜드종합연구소(ブランド総合研究所) 「지역 브랜드 조사 2020(地域ブランド調査2020)」https://news.tiiki.jp/articles/4586

차의 거리 ‘차야가이(茶屋街)’

최근 가나자와의 주목 받는 공간들을 본격 소개하기 전에, 살짝 전통의 ‘가나자와’를 살펴볼까요? 가나자와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단연 일본식 정원인 ‘겐로쿠엔(兼六園)’. 그리고 차의 거리라는 뜻의 ‘차야가이(茶屋街)’일 듯합니다. 

‘차야가이’는 크게 세 곳으로 나뉘어지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히가시야마히가시(東山ひがし)’, ‘히가시차야가이(ひがし茶屋街)’라고 불리는 차야가이입니다. 남북 약 130미터, 동서 약 180미터의 구역 안의 건축물 140개 중 약 3분의 2가 에도시대~메이지 초기에 지어진 그대로 남아 있는데요. 전통 음악을 사용한 가면극인 ‘노가쿠(能楽)’로도 유명한 곳이니, 굳이 한국과 비교하자면 ‘전주’의 느낌도! 

과자, 와가시(화과자), 양과자, 케이크, 초콜렛, 아이스크림 지출액 일본 전국 1위

여행의 기준을 ‘미식’, 그중에서도 맛있는 디저트에 맞추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이 바로 가나자와입니다. 일본 총무성 통계청에서 2017년~2019년 가계조사에서 2인 이상 세대에서 각 품목별 지출액을 조사, 발표했는데요. ‘달다구리’, ‘디저트’, ‘스위트’에 해당하는 과자, 와가시(화과자), 양과자, 케이크, 초콜렛, 아이스크림 품목에서 가나자와시가 모두 1위를 차지했습니다(*). 단 것에 대한 지출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도시라니, 어떤 도시일까요?

위에 소개한 대로 ‘차의 거리’가 있는 만큼 ‘차 문화’가 발달한 것은 짐작이 됩니다. 일본의 차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와가시’는 가나자와에서 꼭 맛보아야겠죠? 어디 가서 먹어야 하나 고민되시는 분들은 JR가나자와역 역사 안의 ‘가나자와햐쿠방가이(金沢百番街)’에서도 훌륭한 와가시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金沢百番街 홈페이지 https://www.100bangai.co.jp/

그런데, 나는 녹차는 써서 별로… 화과자는 달아서 별로… 하는 분들은 고민할 필요 없이 가나자와의 훌륭한 양과자점으로 가면 됩니다. 양과자 지출액이 전국 1위라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 수요에 응하기 위해 가나자와에는 양과자점 수에서도 전국 4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家計調査(二人以上の世帯) 品目別都道府県庁所在市及び政令指定都市(※)ランキング(2017年(平成29年)~2019年(令和元年)平均)중 ‘菓子類’ http://www.stat.go.jp/data/kakei/5.html

가나자와미라이도서관(金沢みらい図書館)

전통의 명소를 제치고 최근 가나자와로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공간이 바로 ‘가나자와미라이도서관(金沢みらい図書館)’입니다. ‘미라이(みらい)’는 일본어로 ‘미래’라는 뜻. 현대적인 건축물일 것은 예상이 되는데… 그 이미지를 보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현대적입니다.

가로 45미터, 세로 45미터, 높이 19미터. 구멍이 뽕뽕 뚫린 하얀색 건물은 ‘케이크 상자’를 모티브로 건축되었습니다. 열면 ‘우와!’ 하며 행복해지는 것이 케이크 상자의 본질. 건축가 유닛 ‘실라칸스 K&H’로 활동하는 호리하 히로시(堀場弘)와 구도 가즈미(工藤 和美)가 설계한 이 도서관은 굿디자인상(일본디자인진흥회), 일본건축가협회상, 일본도서관협회건축상 등 일본 유수의 상을 비롯,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공도서관 베스트 25’(미국 ‘FLAVORWIRE’), ‘세계의 근미래적 도서관 베스트 10’(미국 ‘OEDb’), ‘세계의 슈퍼 라이브러리 베스트 4’(영국 BBC 방송 프로그램), ‘세계의 매력적인 도서관 베스트 20’(미국 여행 가이드 ‘Fodor’sTravel’) 등 영미권의 도서관 관련 선정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케이크 상자에 뚫린 구멍의 정체는? 약 6천 개의 둥근 창문으로, 단순히 디자인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자연광으로 독서에 최적화된 빛을 받아들이기 위해 모양, 크기, 배치, 빛이 들어오는 방식 등을 실험한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자세히 보면 모두 같은 크기가 아니라 대(30cm)・중(25cm)・소(20cm)의 세 가지 크기 창문이 섞여 있는데요. 그래서 멀리서 부면 물방울무늬처럼도 보입니다. 자동차 헤드라이트에 쓰이는 유리를 사용, 나팔 형태의 틀을 설치해 빛이 외부에서 내부로 매끄럽게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데… 설명만 들어도 책벌레들의 심장이 두근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나뭇잎 사이로 새어나오는 빛을 일본어로 ‘코모레비(木漏れ日)’라고 하는데요. ‘코모레비를 받으며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으로 일본 책벌레들을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가나자와미라이도서관 이용 정보> 

주소: 〒920-0341 金沢市寺中町イ1番地1

전화: 076-266-2011

개관 시간:

월・화・목・금 10:00~19:00

토・일・축일(공휴일) 10:00~17:00

휴관일:수요일(공휴일은 개관), 특별정리기간, 연말연시

*가나자와미라이도서관 홈페이지(한국어 제공) https://www2.lib.kanazawa.ishikawa.jp/ 
*가나자와미라이도서관 건축정보 https://www.lib.kanazawa.ishikawa.jp/?page_id=206

가나자와21세기미술관(金沢21世紀美術館) 

’가나자와미라이도서관’이 새롭게 떠오르는 다크호스라면, 가나자와 현대 건축의 강자는 단연 ‘가나자와21세기미술관’일 것입니다. 둥근 미술관(丸い美術館)의 줄임말인 ‘마루비(まるびぃ)’ 또는 ‘니쥬이치비(21美)’라고도 불리는, 현대미술 컬렉션을 자랑하는 미술관입니다. 미술관은 아름다움을 담는 공간인 만큼 실력 있는 건축가들에게 설계를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요. 가나자와21세기미술관은 2010년 유명 건축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SANAA(세지마 카즈요, 니시자와 류에의 건축가 그룹; Sejima And Nishizawa And Associates)의 2004년 작품으로, 원형 글라스와 흰 벽으로 ‘정면 없는, 모든 면이 정면인’ 특별한 구조의 미술관입니다. 제9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금사자상을 수상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았습니다. 건축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니시자와 류에의 건축 에세이인 <열린 건축>(2018, 한울)을 먼저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가나자와21세기미술관 홈페이지 https://www.kanazawa21.jp/

스즈키다이세츠칸(鈴木大拙館)

가나자와 출신 불교 철학자로 100권(그중 영문 저작 23권)의 저서를 통해 일본 선(禅)을 해외에 알린 스즈키 다이세츠(鈴木大拙; 1870~1966). 그를 기념하는 건물을 가나자와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뉴욕근대미술관 신관, 호류지 보물관을 건축한 다니구치 요시오(谷口吉生; 1937년생)가 2010년에 지었습니다. 

경사진 녹지를 배경으로, 돌단과 수경시설 등으로 가나자와의 풍경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경내. 건축은 ‘현관동’, ‘전시동’, ‘사색공간동’이 회랑으로 연결된 구조로, ‘현관 정원’, ‘차의 정원(露地の庭)’, ‘수경 정원(水鏡の庭)’의 정원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세 개의 건물동과 세 개의 정원을 돌아보면서, 스즈키 다이세츠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그야말로 ‘사색’과 ‘배움’을 위한 공간입니다. 

<스즈키다이세츠칸 이용 정보> 

주소: 〒920-0964 石川県金沢市本多町3丁目4番20号

전화: 076-221-8011

이용 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5시(입장 마감은 오후 4시 30분)

휴관일: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는 그 다음 평일), 연말연시(12월 29일~1월 3일), 전시 자료 정리 등의 이유로 휴관하는 경우 있음

입장료: 성인 310엔, 65세 이상 210엔, 고교생 이하 무료

 1DAY패스포트 520엔, 3일간 패스포트 830엔 

*스즈키다이세츠칸 홈페이지 https://www.kanazawa-museum.jp/daisetz/index.html

다니구치 요시로・요시오 기념 가나자와 건축관(金沢建築館)

스즈키다이세츠칸을 지은 다니구치 요시오는 부자 건축가로, 아버지는 다니구치 요시로(谷口吉郎; 1904~1979)는 가나자와 출신으로, 도쿄국립근대미술관본관, 도쿄국립박물관동양관, 동궁어소(왕세자 관저), 제국극장 등을 설계한 일본 쇼와시대의 대표적인 건축가입니다. 가나자와 명예시민 제1호인 다니구치 요시로가 살았던 자리에 아들 다니구치 요시오가 지은 것이 ‘가나자와 건축관’입니다. 건축 자료 아카이브, 전시, 건축 관련 서적 숍 등이 잘 갖춰져 있어 건축 공부를 하는 이들에게는 소중한 공간일 듯합니다.

다니구치 부자의 건축 세계에 공감하는 분들이라면 부자가 공동으로 설계한 ‘가나자와시 리츠타마가와도서관(金沢市立玉川図書館)’도 함께 살펴보세요.

*가나자와 건축관 홈페이지 https://www.kanazawa-museum.jp/architecture/
*가나자와시 리츠타마가와도서관 홈페이지(한국어 제공) https://www2.lib.kanazawa.ishikawa.jp/tamagawaguide/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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