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일본 여행 명소에서 일본어 공부: 설국, 삿포로눈축제, 유빙과 수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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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30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의 무대, 한국인들도 꼭 경험하고 싶어 하는 유키마츠리, 유빙 투어, 독특한 ‘수빙(樹氷)’까지, 겨울의 일본 문화와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명소들을 돌아보며 일본어 공부도 해볼까요?

<내용 구성>

◆雪(세츠, 유키): 겨울에 흩날리는 벚꽃잎

◆雪国(유키구니):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雪見(유키미): 일본의 눈구경 전통

◆雪祭り(유키마츠리): 삿포로유키마츠리(삿포로눈축제)

◆流氷(류효): 홋카이도 오호츠크해의 유빙

◆樹氷(쥬효), 스노우 몬스터: 나무에 덮인 얼음

雪(세츠, 유키): 겨울에 흩날리는 벚꽃잎

‘雪月花(세츠게츠카)’. 눈을 보고(雪見; 유키미), 달을 보고(月見; 츠키미), 꽃을 본다(花見; 하나미). 일본인들이 즐기는 자연 풍경들을 하나의 단어로 만든 표현인데요. 오랜 시간 풍습처럼 즐겨온 문화로 일본의 미감이 전해지는 듯합니다.

그중 눈은 ‘세츠’라고도, ‘유키’라고도 발음되어 아름다운 표현들을 만들어냅니다. 쌓인 눈이 발하는 은은한 빛은 ‘雪明り(유키아카리)’, 맑은 날 흩날리는 작은 눈송이는 ‘바람꽃’이라는 뜻의 ‘風花(카자하나)’...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소설 제목인 ‘세설(細雪)’은 일본어 발음으로는 ‘사사메유키’. 조용하게 흩날리는 자잘한 눈을 뜻합니다. 눈도 예쁘지만 계절을 대표하는 ‘계절어’를 사용해 하이쿠를 지어온 일본인 만큼, 표현 그 자체도 눈처럼 즐길 수 있습니다. 

雪国(유키구니):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읽지는 않았어도 작가 이름과 책 제목은 들어봤을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雪国)>. 일본어로는 ‘유키구니’라고 합니다. 

<유명한 소설의 도입부>

国境の長いトンネルを抜けると雪国であった。夜の底が白くなった。信号所に汽車が止まった。

(번역: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가자 눈의 나라였다. 깜깜한 밤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췄다.) 

소설 <설국>의 무대로 알려진 것은 니가타현(新潟県)의 에치고유자와 온천(越後湯沢温泉). 이 ‘국경’은 오늘날의 개념처럼 ‘국가’와 ‘국가’의 경계가 아니라, 현과 현의 경계를 뜻합니다. 예전에는 현(県) 대신 구니(国)를 썼던 것. <설국>의 도입부에서 지나는 국경은 ‘죠에츠콕쿄(上越国境)’로, ‘코즈케노쿠니(上野国)’(지금의 ‘군마현’)과 ‘에치고노쿠니(越後国)’(지금의 ‘니가타현’)의 경계를 말합니다. 니가타현에는 표고 2,454미터의 묘코산(妙高山)과 표고 1,778미터의 ‘핫카이산(八海山)’이 있습니다. 이제 대관령쯤 되는 곳의 터널을 지나는 듯한 느낌이 드시나요? 

雪見(유키미): 일본의 눈구경 전통

일본의 중세(中世), 즉 가마쿠라시대~무로마치 시대(12세기 초~16세기 초) 때부터 있었다는 풍속인 ‘유키미’. ‘雪(눈)’를 ‘見(보기, 봄)’, 즉 ‘눈구경’입니다. 

‘일본은 영하로 잘 안 내려간다는데, 눈이 있겠어?’ 생각할 수 있지만, 동북지방, 홋카이도는 물론, 서쪽 지역까지 높은 산들이 분포하고 있어 유키미를 할 수 있는 곳들이 많습니다. 

雪祭り(유키마츠리): 삿포로유키마츠리(삿포로눈축제)

공식 명칭은 ‘삿포로유키마츠리(さっぽろ雪まつり)’. 행사 이름을 표기할 때 ‘雪’를 빼고는 모두 히라가나로 표기하기로 해, 그야말로 ‘눈’이 주인공인 것이 실감이 납니다. 한국에서는 ‘삿포로눈축제’라고도 불리죠. 

1950년 중고생들이 6개의 설상(雪像; 세츠조)을 삿포로의 오도리공원(大通公園)에 설치하면서 시작되어 올해로 71년을 맞은 유서 깊은 눈축제로, 코로나 전인 작년(제70회)에 273만 7천 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최고 관람객 수를 기록했습니다. 1974년부터는 국제설상콩쿠르(国際雪像コンクール)가 개최되어 예술 작품과 같은 설상들을 관람할 수 있게 되었지요. 해마다 2월에 일주일 정도 개최되어왔지만 코로나로 인해 현재 2021년 2월에 개최 예정인 제72회 행사가 하이라이트인 설상 없이 축소된 규모로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외국인도 기본적인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으면 자원봉사자로 참여할 수 있다고 하니, 정식으로 행사가 개최될 때 참여할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삿포로유키마츠리 기본 정보>

- 입장료 무료. 

- 오랜 준비 기간: 설상 제작 준비 작업은 9월부터 시작. 12월 말에 나무 틀을 짜고, 1월부터 그 틀에 눈을 넣어 굳힘. 1월 중순에 나무 틀을 빼고 조각 작업에 들어감. 

- 규모: 가장 큰 회장인 오도리 회장에만 100기, 전체 200기 정도의 설상과 빙상이 세워짐.

- 설상 제작: 육상자위대(군인), 삿포로시직원, 시민 자원봉사자, 시민들, 민간 단체, 국제설상콩쿠르에 참가하는 외국인 그룹이 힘을 합쳐 설상과 빙상을 제작.

- 일반인도 참여 가능: 1987년부터 일반 시민도 설상 제작에 참여할 수 있게 됨.

*삿포로유키마츠리 공식 홈페이지(한국어 제공) https://www.snowfes.com/k/ 

流氷(류효): 홋카이도 오호츠크해의 유빙

‘유빙’이란 바닷물이 얼어 얼음이 된 ‘해빙’ 중 수면 위를 떠돌아다니는 얼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정확히는 해빙 중 연안에 정착되어 움직이지 않는 얼음은 ‘연안정착빙’이라고 따로 구분해야 하지만,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바다가 얼어서 얼음이 된 ‘해빙’을 모두 ‘유빙’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겨울 끝무렵 쯤에는 30센티가 넘는 두께의 유빙이 형성됩니다. 이러한 유빙들이 겹쳐져서 수미터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유빙을 볼 수 있는 장소는 북반구의 경우 북극해, 스웨덴, 핀란드를 둘러싼 발트해, 베링해 등에서 볼 수 있는데요. 홋카이도 북동쪽의 바다 오호츠크해(オホーツク海)에서도 볼 수 있어 ‘유빙 투어’로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알아두자! 홋카이도의 지명>

일본어도 어려운 데다, 아이누족의 아이누어 지명도 많아 더 까다롭게 느껴지는 홋카이도의 지명. 천천히 하나하나 익혀나가는 수밖에 없겠죠? 유빙을 보러 가고 싶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 網走市: 아바시리시

>> 紋別市: 몬베츠시

오호츠크 해안에 접한 이 두 지역에서 유빙선인 ‘유빙관광쇄빙선(流氷観光砕氷船;りゅうひょうかんこうさいひょうせん)’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놀라운 건 북위 44도의 아바시리시와 같은 위도 선상에 모나코, 코트다쥐르 같은 지중해 연안의 휴양지가 위치해 있다는 것. 이런 낮은 위도에서 어떻게 유빙 관광이 가능한 것일까요? 일본 상식이 아니라 과학 상식이지만, 정답은 ‘염분’에 있다고 합니다. 

호수와 달리 바닷물은 위아래로 완전히 섞여가며(대류하며) 얼어 들어가므로 수심이 깊을수록 얼기 힘듭니다. 오호츠크해는 평균 수심이 830cm로, 수심과 기온 조건으로는 해빙이 생기기 어렵지만, 표면 50cm는 염분이 낮고, 그 밑은 염분이 높은 독특한 구조 때문에 표면 50cm만 대류가 일어납니다. 즉, 50cm만 얼리면 해빙이 생기는 구조인 것이죠.

“푸른 바다가 하얀 얼음 들판이 되고, 다시 푸른 바다로 돌아간다. 유빙의 바다는 넓고, 밝고, 조용하다. 인생, 지구의 환경을 생각할 수 있다.” 오호츠크 유빙 과학 센터의 글이 유빙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잘 전달하는 듯합니다. 

유빙을 볼 수 있는 첫날을 ‘流氷初日(류효쇼니치)’, 즉 ‘유빙초일’이라고 합니다. 오호츠크해 연안의 경우 1월 중순~하순경에 쇼니치를 맞아, 1월 하순~1월 초순에는 연안에 흘러와 닿습니다.

*홋카이도 도립 오호츠크 유빙 과학 센터 <流氷ってなに?-10の質問-> http://giza-ryuhyo.com/ryuhyoinfo/10question.html

樹氷(쥬효), 스노우 몬스터: 나무에 덮인 얼음

나무를 뜻하는 한자 ‘樹(쥬)’에 얼음을 뜻하는 ‘氷(효)’를 더한 ‘樹氷’. 한국어로 읽으면 ‘수빙’. 일본인들 중에서도 뭔지 모르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본래 자연현상을 나타내는 전문 용어이기 때문인데요. 

‘수빙’은 ‘무빙(霧氷)’에 속하는 현상으로, 한국의 표준국어대사전에 ‘영하의 온도에서 안개, 수증기 따위의 작은 물방울이 나뭇가지 따위에 붙어서 생기는 얼음’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영하 5도 이상에서 수증기가 냉각되면서 기포를 품은 하얀 깃털처럼 섬세한 구조를 가진 흰색 얼음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고산 지대에 사는 나무들에 덮이면서 신비로운 장관이 연출됩니다. 

나무를 완전히 뒤덮은 수빙을 특별히 ‘スノーモンスター(스노몬스타)’라고 부릅니다. 나무가 군락을 이룬 곳에서는 몬스터들이 떼로 모여 있는 장관이 펼쳐지겠죠? 또 하나 ‘エビの尻尾(에비노싯포)’, 즉 ‘새우의 꼬리’라고 불리는 수빙은 강한 계절풍으로 늘어난 얇고 길쭉한 형태의 수빙으로, 이 또한 매우 진귀하다고 합니다. 

<수빙의 명소>

>> 蔵王山(자오산)

일본의 도호쿠(東北) 지방의 중앙부, 미야기현(宮城県)과 야마가타현(山形県)에 걸쳐 있는 화산인 자오산. 표고는 1,841미터입니다. 아이치현에 같은 이름의 산이 있어, ‘자오연봉(蔵王連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수빙 명소’로, 야마가타현 쪽의 자오 온천 스키장(蔵王温泉スキー場)이 가장 알려져 있습니다. 미야기현의 센다이(仙台) 쪽에서도 수빙을 볼 수 있어 당일로 쉽게 보기 위해 센다이 쪽을 찾는 이들도 많다고 하네요.

1~2월의 자오산은 평균 기온이 영하 10~15도. 바람도 수빙이 잘 생길 정도로 분다고 합니다. 

>> 御在所岳(고자이쇼다케)

오사카가 속한 긴키 지방의 미에현(三重県)과 시가현(滋賀県)의 경계에 위치한 표고 1,212미터의 산. 수빙을 보러 갈 때는 로프웨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 八甲田山(핫코다산)

아오모리현(青森県)의 산. 표고 1,585미터. ‘아오모리토도마츠(アオモリトドマツ)’라고 하는 소나무과 나무의 군락이 있고 계절풍이 강하게 형성되어 나무 전체를 뒤덮은 스노우 몬스터를 볼 수 있는 명산으로 꼽힙니다. 역시 로프웨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아름다운 겨울 풍경과 함께 겨울 스포츠도 체험해보고 싶다면 <일본 스키장 추천! 일본 겨울 스포츠 11가지, 명소 소개> 기사도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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