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술로 배우는 일본 문화: ‘쥰마이다이긴죠’를 이해해보자! '일본 사케', 니혼슈(日本酒) 입문

WeXpats
2020/11/06

“일본술 맛있지.” “겨울엔 사케지. 도꾸리로 할까?” 일본뿐 아니라 한국의 이자카야에서도 인기인 일본술. 일본에서 만든 술을 일반적으로 ‘일본술’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니혼슈는 또 뭐고, 사케는 또 뭔지… 게다가 ‘쥰마이다이긴죠’라니! 도무지 아는 한자가 하나도 없습니다. 맛있는 요리를 술과 함께 즐기려는 것뿐인데, 이름이 어려워서 가까이할 수 없다니… 아쉬우셨다면 이번 기회에 차근차근 정리해볼까요?

<내용 구성>

◆사케(酒)와 오사케(お酒)

◆니혼슈(日本酒): ‘청주’, 알코올도수는 ‘15도~22도 미만’

◆니혼슈를 즐기기 위한 일본어, 일본 문화

◆쥰마이(純米), 긴죠(吟醸), 쥰마이다이긴죠(純米大吟醸): 니혼슈 라벨 읽기

◆사카구라(酒蔵)와 메이가라(銘柄): 니혼슈 양조장과 브랜드

사케(酒)와 오사케(お酒)

일본에서 ‘사케’라고 하면 청주, 정종 등의 술의 종류가 아니라 맥주, 소주, 위스키, 와인 등을 모두 포함하는 ‘술(Alcohol)’의 의미로 쓰이고, 그럼 ‘사케’는 뭐라고 하지? 하면서 또 헷갈리게 되지요. ‘오사케(お酒)’라고 ‘お’를 붙이는 건 왜일지… 

‘오사케(お酒)’는 ‘사케(酒)’라는 단어와 같은 말이라고 생각하고 사용하면 됩니다. 사람들과 술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여자/남자, 존댓말 등에 관계 없이 ‘오사케’라고 쓰는 것이 일반적으로 무난합니다. 

  • お酒好きですか? / 오사케 스키데스카? / 술 좋아하세요?

  • お酒飲みましょう!/ 오사케 노미마쇼! / 술 마십시다!

니혼슈(日本酒): ‘청주’, 알코올도수는 ‘15도~22도 미만’

쌀(사카마이(酒米)라고 하는 주조용 쌀), 누룩(麹; 코지), 물로 만든 ‘청주(清酒; 세슈)’입니다. ‘증류주’인 소주와 달리 ‘양조주(醸造酒; 죠조슈)’입니다. ‘맥주’, ‘와인’, ‘소흥주(紹興酒)’ 등이 ‘양조’ 방식을 통해 만들어진 술이죠. 쉬운 이미지로 ‘발효’의 느낌을 떠오르는 술입니다.

한자에 ‘日本(일본)’과 ‘酒(술)’이 들어가서 ‘일본술’=’청주’로 생각하기 쉬운데요. 앞에서 설명했듯 ‘일본술’에는 니혼슈와 쇼츄 등 다양한 종류가 들어갑니다. 사케도 앞에서 배웠든 ‘(일반 명사인) 술’이라고 쓰이므로 ‘청주’는 ‘니혼슈’로 기억해두세요~ 알코올도수는 평균적으로 16도이고, 주세법상 22도를 넘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13도 정도인 와인에 비해 도수가 센 편이죠. 일반적으로 니혼슈는 잇쇼빙(一升瓶)이라고 하는 1.8L 병에 담겨 판매됩니다. 

니혼슈를 즐기기 위한 일본어, 일본 문화

醸(じょう; 죠)

‘양조’의 ‘양’은 ‘술을 빚다’라는 뜻을 가진 한자입니다. 그런데 일본어 발음이 ‘죠’. 니혼슈에 자주 등장하는 ‘긴죠’의 ‘죠’가 바로 이 한자입니다. 

枡(마스)

니혼슈 마실 때, 드라마에선 ‘쌀바가지’ 같은 데 담아마시던데 왜 난 안 주지? 동경하는 쌀바가지의 이름은 ‘마스(枡)’입니다. <마스데노무(枡で飲む)>라는 말은, ‘마스로 마신다’는 뜻으로, 니혼슈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에서는 <마스슈(枡酒)>라고 메뉴에 적혀 있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마스의 나무에서 나는 향기가 니혼슈의 향과 섞여 독특한 맛을 내는 것을 즐기는 이들은 이 ‘마스슈’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마스의 크기 중 일반적인 것은 이치고마스(一合枡)로 약 180ml입니다.

<마스슈 마시는 법>

마스슈는 넘치기 직전까지 술이 따라진 경우가 많아 어떻게 들고 마셔야 할지 긴장되곤 하는데요. 먼저 양손의 네 손가락으로 바닥을 잘 받치고 엄지손가락으로는 마스 윗부분의 테두리 부분에 올려 마스를 든 뒤, 마실 때에는 한쪽 손을 마스의 옆면에 대고 마스를 기울여 마시게 됩니다. 모서리로 마시기 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평평한 부분에 입을 대고 마시는 것이 매너입니다.

모서리에 소금을 한 꼬집 올려놓고 함께 즐기는 것이 마스슈를 마시는 가장 근사한 방법! 모서리에 올린 소금은 혀로 핥아 술 한 모금, 소금 조금 번갈아가며 즐기는 것이죠. 익숙하지 않으면 소금을 손끝에 조금 뭍여 먹어도 ok~

もっきり(못키리)

어디서 보니까 쌀바가지(마스) 안에 술잔이 들어 있고, 그 술잔에 술을 넘치도록 따라 쌀바가지에도 가득 차던데? 그런 분은 ‘못키리(もっきり)’를 보신 것입니다. 

‘모리키리(盛り切り)’, ‘모리코보시(盛りこぼし)’라고도 하는데요. 가득, 넘치도록 담는다는 의미입니다. 옛 술집들에서는 술맛에 대한 자신감으로 조금이라도 더 많이 술을 맛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넘칠 정도로 술을 따르는 ‘못키리’ 문화가 생겨났다고 합니다. 

<못키리 마시는 법>

술잔에도 술이 가득, 마스에도 술이 들어 있는 못키리. 어떻게 마셔야 할까요? 먼저 술잔에 입을 대고 두 모금 정도 마십니다. 넘칠 것 같으면 술잔에 고개를 숙여 입을 갖다 대고 마셔도 실례가 되지 않는다는~ 그렇게 마시는 게 어쩐지 부담스럽다면, 술잔을 조금 기울여 마스에 술을 따르고 술잔을 들고 마시면 ok~ 

안정적으로 술잔의 술을 마실 수 있게 되면, 한 모금 마시고 마스에 돌려놓고, 또 마시고 그런 식으로 마시다가, 술잔이 어느 정도 비어갈 때에는 마스로 돌려놓지 않고 마스 밖에 술잔을 놓고 마십니다. 마스로 돌려놓고 다시 마시고 하느라 테이블에 술이 계속 묻어 지저분해지는 게 신경 쓰인다면, 밖에 술잔을 놓고 마셔도 됩니다. 한 번 테이블에 올린 술잔을 다시 마스로 돌려놓지 않도록만 주의해주세요~

술잔의 술을 조금 남아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면, 그 술잔에 마스의 술을 따라 붓습니다. 마스슈를 마시는 게 아직 어색하다면, 이렇게 술잔에 따라 마시는 게 가장 좋은 방법! 물론 마스로 마시는 것을 즐기고 싶었다면, 위에 소개한 마스슈 마시는 법에 따라 마스로 즐겨주세요~

猪口(쵸쿠, 쵸코)

니혼슈를 마시는 술잔은 ‘초코’ 또는 ‘초쿠’라고 합니다. ‘お猪口(오초코)’라고도 합니다. 오초코에 담은 니혼슈를 원샷~ 하는 것은 별로 좋은 매너는 아니라고 하네요. 술 문화가 한국과 좀 다른 듯하죠? 

盃(사카즈키)

술의 용량을 말하는 말로 쓰일 때에는 ‘하이’라고 발음되고, 술을 담는 용기를 가리킬 때는 ‘사카즈키’라고 읽습니다. 일반적인 술잔을 ‘사카즈키’라고 하지만 그중 특히 한국인의 눈으로 보면 술을 담는 ‘잔’이라기보다는 반찬을 올리는 것이 아닐까 싶게 깊이가 깊지 않고 쟁반처럼 널따란 술잔을 가리킵니다. 밑에는 받침과 같은 굽이 달려 있고 붉은색으로 색이 칠해져 있는 경우도 있죠. 스모 선수가 우승한 뒤 ‘오오사카즈키(大盃)’라는 대형 사카즈키에 술을 담아 승리를 축하합니다. 

徳利(돗쿠리; 도꾸리)

겨울엔 도꾸리지~ 추운 겨울, 친구와 조금씩 나눠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돗쿠리(徳利). 목이 좁고 밑부분이 둥그렇게 부푼 용기로, 니혼슈를 담아마시는 데 주로 쓰입니다. 도자기, 금속, 유리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지고 용량은 180ml(1合; 이치고)~360ml(2合; 니고) 정도가 많습니다. ‘도쿠도쿠(トクトク)’ 소리를 내며 술이 잘 따라지기에는 새끼손가락이 들어갈 정도의 입구가 적당하다고 하네요. 

돗쿠리와 관련해서는, 남은 술을 확인하기 위해 구멍 안을 눈에 가까이 대고 살피거나, 병을 흔들어 양을 확인하는 것은 별로 좋은 매너가 아니라고 합니다. 돗쿠리를 추가로 주문했을 때 원래 있던 돗쿠리에 남은 술을 새 돗꾸리에 옮겨 닮는 것도 좋지 않고요. 

樽酒(타루자케)

신사에 한자가 적혀 있는 큰 통 같은 것이 매달려 있는 것을 보신 적 있나요? 신에게 바친 술로 ‘타루(樽)’에 담겨 있다고 하여 ‘타루자케(樽酒)’라고 합니다. 

에도시대부터 토기나 도기 항아리를 대신에 히노키나 삼나무로 된 통(타루)에 술을 담아두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병에 술을 담게 되었지만 여전히 나무 향이 더 맛있는 니혼슈를 만든다는 생각에 지금도 만들어진 술을 일정 기간 나무 통에 담아두는 방식을 유지하는 양조장들도 있습니다. 

타루자케의 용량은 18L(1斗樽; 1도타루), 36L, 72L들이가 일반적. 18L는 180ml 마스(1合枡) 100개 분량으로, 1인당 1마스씩 마신다고 할 때 100명이 마실 수 있는 양입니다. 결혼식 피로연, 건물의 완공식, 창립기념일, 개업식 등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 이 타루자케를 마련하는데요. 단순히 큰 통에 든 술을 마련해 마시는 것뿐 아니라 ‘카가미비라키(鏡開き)’를 하려는 것이 주된 목적입니다. 술통을 덮은 나무 뚜껑(鏡)을 나무 망치로 깨서 여는(開き) 것으로, 일본에서 정월에 전통적으로 카가미모치(鏡餅)라고 하는 딱딱한 떡을 나무 망치로 깨먹는 것과 같은 원리로, 건강과 행운을 비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쥰마이(純米), 긴죠(吟醸), 쥰마이다이긴죠(純米大吟醸): 니혼슈 라벨 읽기

니혼슈를 마셔보려고 해도 술 이름이 어려워 잘 외워지지가 않아 입문하기 어려운 분들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니혼슈는 크게 ‘특정명칭주’와 ‘보통주(일반주)’로 나뉘어지는데요. 특정명칭주는 원료나 양조(제조) 방법의 차이로 다시 ‘긴죠슈(吟醸酒)’, ‘쥰마이슈(純米酒)’, ‘혼죠조슈(本醸造酒)’ 등 총 8가지로 나뉩니다. 그중 니혼슈 이름에 많이 등장하는 ‘쥰마이(준마이)’와 ‘긴죠(긴조)’, 그 뜻을 알아두면 좋겠죠?

  • 쥰마이(純米): 정미비율 70% 이하(쌀겨를 30% 깎아냈다는 뜻)의 백미와 쌀누룩, 물로만 양조. 양조 알코올을 추가하기도 하는 긴죠와 달리 쌀의 품질이 술맛을 좌우하기 때문에 좋은 쌀을 사용하는 것이 관건. 

  • 긴죠(吟醸): 정미비율 60% 이하의 백미에 쌀누룩, 물을 더해 천천히 저온 발효, 30일 이상 숙성한 니혼슈. 양조 알코올(사탕수수・옥수수・쌀 등을 발효시켜 증류를 거듭해 만들어진 에탄올)을 추가하는 경우가 있음. 

다이긴죠(大吟醸): 정미비율 50% 이하. 긴죠보다 쌀겨를 더 깎아냈기 때문에 잡미를 더 잡아내고 더욱 깨끗한 맛을 낸다고 알려져 있음. 

양조 알코올을 추가하지 않은 정미비율 50% 이하의 다이긴죠가 그 유명한 ‘쥰마이다이긴죠(純米大吟醸)’임.

  • 혼죠조(本醸造): 쥰마이슈(정미비율 70% 이하)에 양조 알코올을 추가한 니혼슈. 쥰마이의 향과 풍미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좀 더 가볍고 부드러운 맛.

니혼슈의 라벨에는 ‘니혼슈(日本酒)’ 또는 ‘청주(清酒)’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큰 차이는 없지만, 일본 쌀을 사용하지 않으면 ‘니혼슈’라는 표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쌀이 주원료인 니혼슈인 만큼 원재료인 쌀의 종류를 표시하는 것이 특징. 한국 쌀로 치면 ‘이천쌀’, ‘철원쌀’ 같은 개념인데 한자로 적혀 있고 이름이 생소하죠. 그래도 니혼슈를 마셔나갈 생각이라면 맛있게 먹은 니혼슈의 쌀 이름을 적어두어도 좋을 듯합니다(쌀 이름이 적혀 있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에서 소개했듯 쥰마이와 긴조의 가장 큰 차이는 원료인 쌀의 정미비율, 그리고 양조 알코올의 사용 여부가 되겠습니다. 

사카구라(酒蔵)와 메이가라(銘柄): 니혼슈 양조장과 브랜드

술을 만드는 양조장을 ‘사카구라(酒蔵)’, 니혼슈 브랜드를 ‘메이가라(銘柄)’ 또는 ‘메카(メーカー; 메이커)’라고 합니다. 니혼슈의 사카구라는 일본 전국에 약 1,300개입니다(*). 도도부현(都道府県)별로 보면, 사카구라 숫자가 가장 많은 곳은 니이가타현(新潟県),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곳은 효고현(兵庫県)입니다. 지역별로 맛이 다르다는 것도 니혼슈를 즐기기 위한 좋은 환경이겠죠?

*2020년 2월 일본 국세청 과세부 주세과 조사 발표 자료 <청주 제조업 개요(헤이세이30년(2018년)조사분)> pdf p1, p 22, p32   https://www.nta.go.jp/taxes/sake/shiori-gaikyo/seishu/2018/pdf/01.pdf

효고현의 유명 니혼슈 메이가라

白鶴(하쿠츠루), 菊正宗(기쿠마사무네), 大関(오제키), 沢の鶴(사와노츠루), 富久娘(후쿠무스메), 日本盛(니혼사카리)... 니혼슈 마니아들에게는 잘 알려진 효고현의 유명 니혼슈 메이가라들의 이름입니다. 효고현청이 있는 중심 도시는 고베시(神戸市)입니다. 서양 문화를 빨리 받아들인 항구로 유명한 고베시가 일본 최대 니혼슈 생산량을 자랑한다는 것이 흥미로운데요. 사카구라로 유명한 효고현의 5개 지역을 ‘나다고고(灘五郷)’라고 부릅니다. 니혼슈를 좋아하신다면, 앞으로 꼭 들러봐야 할 곳에 추가해야겠습니다. 일본 술에 대한 다양한 지식도 올라 있으니 홈페이지에 들러 예습을!

*나다고고 홈페이지 http://nadagogo.ne.jp/brewery/

<관련 기사>

니혼슈와 쇼츄, 뭐가 다를까? -> 니혼슈란 어떤 술? 물수건은 일본어로? 일본 음식점 상식, 지켜야 할 식사 예절, 알아두면 편리한 일본어 단어

효고현의 히메지성, 일본 전국시대를 즐기자! -> 일본 역사 여행: 사무라이, 닌자들의 시대, 일본 전국시대로 GOGO! 

효고현에서 안도 다다오의 건축 세계를 즐기자! -> 홋카이도 라벤더 숲에 거대한 부처 두상이! 오키나와 돈키호테도 지었다고? 빛의 교회, 스미요시 주택까지, 안도 다다오와 일본 문화

라이터

WeXpats
생활・취업・유학에 관한 도움되는 정보부터, 일본의 딥한 매력을 소개하는 기사까지, 다채로운 기사를 전합니다.
Share button

SNS ソーシャルメディア

일본의 최신 정보를 9개 언어로 정기 업데이트합니다.

  • English
  • 한국어
  • Tiếng Việt
  • မြန်မာဘာသာစကား
  • Bahasa Indonesia
  • 中文 (繁體)
  • Español
  • Português
  • ภาษาไทย
TOP/ 일본에서 살기/ 식사・쇼핑/ 일본술로 배우는 일본 문화: ‘쥰마이다이긴죠’를 이해해보자! '일본 사케', 니혼슈(日本酒) 입문

당사의 웹사이트는 편의성과 품질 유지 및 향상을 목적으로 Cookie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Cookie 사용에 동의하시는 경우 「동의」 버튼을 눌러주세요.
또한, 당사 Cookie 사용에 대한 상세 내용은 여기를 참조해주세요.

Cookie 사용 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