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성인식과 성인의 날(+성년 연령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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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6

1월 둘째 주 월요일, 거리를 수놓는 기모노와 정장 차림의 젊은이들. 일본에서 ‘성인’이란, ‘성인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한국과 달라서 더 궁금한 일본의 성인식, 성인의 날을 소개합니다. 

<내용 구성>

◆2022년 4월부터 일본의 성년은 ‘18세 이상’

◆일본 ‘성인의 날’은 공휴일

◆지자체 단위로 치러지는 ‘성인식’

◆일생에 단 한 번 있는 날, ‘하레노히(晴れの日)’

2022년 4월부터 일본의 성년은 ‘18세 이상’

일본에서는 헤이세이 30년(2018년) 6월, 민법 일부를 개정하는 법률(헤이세이 30년 법률 제59호)에 의거, 레이와 4년(2022년) 4월 1일부터 민법이 정하는 성년 연령이 기존의 20세에서 '18세’로 낮아지게 되었습니다. 메이지 9년(1876년)부터 150년에 가깝게, 민법이 제정된 메이지 29년(1896년)부터 130년에 가깝게 지속되어온 성인=20세의 기준이 깨지게 된 것입니다.

20세를 성년의 기준으로 삼게 된 것은 민법 제정 당시 일본인의 정신적 성숙도, 평균 수명, 다른 나라의 성년 연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한 것이었습니다.오랫동안 이 기준이 지속되어 오면서 법은 물론, 국민들의 인식에 있어서도 20세가 어른과 어린이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자리잡아왔습니다. 

그렇다면 성년의 기준이 두 살이나 낮아지게 된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최근 헌법 개정 국민 투표의 투표권 연령, 공직 선거법 선거권 연령 등이 '18세 이상'으로 정해지면서, 18세, 19세를 어른으로 대하는 정책이 마련되었습니다. 이렇게 18, 19세 젊은이들이 국정의 중요한 사안에 대한 판단력을 갖고 있다고 전제한다면, 시민 생활에 관한 기본법인 민법에서도 18세 이상을 어른으로 대해야 하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한 것이 그 배경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성년 연령을 18세로 하는 나라가 많은 것도 참고가 되었습니다. 

일본에서는 18세라고 하면 생일이 지난 18세(만 18세)를 의미하는데, 고등학교 3학년 중에는 생일이 지난 18세와 18번째 생일이 아직 지나지 않은 17세(만 17세)인 학생이 섞여 있어 같은 학년이지만 성년과 미성년이 섞여 있게 됩니다. 자세한 나이 계산 방식은 일본의 학제와 나이 계산 방식을 소개한 <일본 나이 계산, 일본 초등학교(소학교), 고등학교 입학 나이는 한국 나이로 몇 살?> 기사를 참고해주세요. 

성년이란?

성년이란 무엇일까요? '술 마실 수 있는 나이'만은 아닐 것입니다. <성인식 시기의 존재 양식 등에 관한 보고서(成人式の時期や在り方等に関する報告書)>(*)에는 ‘성년’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 계약을 체결하는 판단 능력을 보유한 주체이다.

  • 친권을 따르지 않는다. 즉, 친권자에 의한 감호(監護)・교육에서 벗어난다.

일본에서는 저출산・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젊은이들이 사회・경제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18세로 성년 연령을 낮추면서 젊은이들이 더 빠른 시기에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자각할 수 있게 하고, 국가의 장래를 만들어나가는 중심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국가 차원의 결의가 담긴 결정이라고 법률 제정에 관한 설명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2020년 3월 <성인식 시기의 존재 양식 등에 관한 보고서(成人式の時期や在り方等に関する報告書)> pdf p.3 https://www.city.edogawa.tokyo.jp/documents/18422/houmusho_houkokusyo.pdf

일본 ‘성인의 날’은 공휴일

어른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했던 것이 가능해지는 것과 동시에 성년에 대한 국가의 기대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이행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에서는 성인이 되는 날을 ‘성인의 날(成人の日; 세진노히)’이라는 이름의 축일(祝日), 즉 공휴일로 제정해 기념하고 있습니다. 2000년부터는 매년 1월 둘째 주 월요일로, 2021년에는 1월 11일 월요일이 ‘성인의 날’입니다. 한국의 ‘성년의 날’이 공휴일이 아닌 점과 비교하면 ‘성인’에 대한 인식 또한 조금 다를 수 있을 듯합니다. 

지자체 단위로 치러지는 ‘성인식’

‘성인의 날’이 공휴일인 것과 함께 한국의 성년의 날과 자연히 비교되는 일본의 문화, 바로 ‘성인식(成人式; 세진시키)’입니다. 성인식을 마련하는 주최측은 부모님과 친척이 있는 가정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지자체)’인 것도 인상적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행정단위인 ‘시구정촌(市区町村; 시쿠초손)’ 단위로 성인식이 마련됩니다. ‘주민표(住民票; 주민효)’가 등록된 거주지에서 마련하는 성인식에 참석하는 것이 원칙으로, 전년도 10~12월의 주소를 토대로 안내문이 사전에 발송됩니다. 

같은 지역 또래들이 한자리에

거주지 단위로 성인식이 개최된다는 것은 학창시절의 대부분, 혹은 마지막을 보낸 곳에서, 함께 성인이 된 친구들과 한자리에 모인다는 의미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일본어로는 자신이 살고, 또 익숙한 지역이라는 의미의 ‘지모토(地元)’라는 말로 자주 표현됩니다. ‘지모토에서의 성인식’. 같은 지역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대거 모이는 자리로 생각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의 시간을 보낸 장소에서 보내는 성인식. 이후의 삶에서 거처를 옮기게 될 것을 생각하면 애틋하고 각별한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진학, 취업 등을 이유로 성인식 이전에 다른 도시로 거주지를 옮긴 경우, 학창시절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그리운 지모토의 성인식에 참석할 수 있을까? 일본인들 사이에서 많이 오가는 질문입니다. 지자체에 따라 안내장이 없으면 참석이 안 되는 경우도 있어 지자체별로 사전에 확인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성인식 대상 연령

2020년 6월 4일~6월 14일까지 이루어진 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1,037개의 시구정촌에서 예외 없이 성인식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상 연령에 대한 조사에서는 20세가 969개, 21세가 65개, 기타가 3개 시구정촌이었습니다(*). 

이때 ‘20세’라 함은, 즉 성인의 날에 이미 20세가 된 이들과 해당 년도에 20세가 될 예정인 19세를 모두 포함합니다. 

일본의 나이 계산은 매년 1월 1일이 아닌, 자신의 생일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한국의 개념과는 다릅니다. 결과적으로 대학 입학일인 4월 1일 기준으로 열여덟 번째 생일을 이미 맞이한 이들이 대학 1학년생이 됩니다. 따라서 대학생의 경우 그해 4월에 대학 3학년이 될 대학 2학년생으로 성인식을 치르는 이들이 대부분인 것이죠. 

[참고] 앞에서 소개한 대로 성년 연령이 18세가 된다면, 대학 진학 희망자의 경우 1월에 치러지는 대학입학공통테스트(구.센터시험) 이전에 성인식을 치러야 하는 막대한 부담이 생기게 됩니다. 2020년 3월 조사 시점에서는 683개의 시구정촌에서 아직 성인식 대상 연령에 대해 ‘검토 중에 있다’고 답변했는데요. 결정했다고 밝힌 67개 시구정촌 중에서는 61개 시구정촌이 그대로 ‘20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성인식 개최 시기

같은 조사에서 성인식 개최 시기에 대한 응답으로는 ‘성인의 날’과 그 전 주말을 포함한 3일 연휴에 개최하는 경우가 74.8%, 그 밖의 1월 중에 개최하는 경우가 13.8%로 가장 많았습니다. 8월의 오봉(お盆) 연휴 기간에 개최하는 경우도 9.3%로 1월 이외에는 가장 많았습니다. 1월이 아닌 8월에 개최하는 이유로는 참가자 확보 면에서 1월이 쉽지 않은 것이 그 이유라고 합니다. 대학, 취업 등으로 먼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는 학생들은 학기가 계속되는 1월보다는 명절에 고향을 찾았을 때 성인식을 치르는 것이 참석하기 좋다는 것이죠.

*2020년 3월 <성인식 시기의 존재 양식 등에 관한 보고서(成人式の時期や在り方等に関する報告書)> pdf pp.7~8 https://www.city.edogawa.tokyo.jp/documents/18422/houmusho_houkokusyo.pdf

일생에 단 한 번 있는 날, ‘하레노히(晴れの日)’

일본에서는 일생에 단 한 번 있는 기념일을 ‘하레노히(晴れの日)’라고 부르며 특별하게 여깁니다. 일본어 표현 중 '하레(晴れ)'는 '맑음'이라는 뜻. 하레노히(晴れの日)란, 그런 의미에서 '맑은 날'을 의미하는데요. '많은 이들에게 주목을 받는 기쁜 날, 특별한 날, 기념할 만한 날, 경사스러운 날'로, 오쇼가츠(お正月; 정월), 오봉(お盆), 마츠리 등의 절기나 성인식, 결혼식, 시치고산(七五三)이 대표적인 '하레노히'로 꼽힙니다. 하레노히에는, 그날의 특별함에 걸맞게 '하레기', 즉 '정장'을 갖춰 입습니다. 

여성은 후리소데(振袖)에 오비(帯), 남성은 하카마(袴) 또는 양복(수트)를 제대로 차려 입는 모습들이 많이 보입니다. 여성들의 경우 풀 정장(기모노), 풀 메이크업, 풀 헤어인 만큼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를 하기도 합니다. 오전에 지자체의 식장에 입장에 행사를 치르고 기념품을 받은 뒤(지자체별로 기념품의 종류와 규모가 달라 SNS상에서 랭킹이 매겨지기도 합니다), 사진을 촬영하고, 저녁 때는 동창들 단위로 마련된 2차 모임에 참석하는 것이 통상적인 스케줄. 전날과 당일에는 부모님, 친척, 지인들로부터 축하멘트, 축하금과 선물을 받기도 하니 규모와 중요도 면에서 제대로 된 이벤트라고 해도 손색이 없겠죠?

고등학교 졸업 후, 조금은 성숙해진 학창시절 친구들을 다시 만나는 날. 성년 연령이 낮아지면서 성인식 대상 연령도 낮춰서 진행하는 경우에는 그런 변화를 즐길 수 없어 조금 아쉬울 듯합니다. 

<일본 기모노, 유카타, 하카마, 후리소데... 입기 전에 알아두자! 일본 전통 의상의 역사, 기본 지식>에 '후리소데' 등 일본 기모노에 대해 소개되어 있으니 참고해보세요. 

<관련 기사>

일본 결혼식이 궁금하다면? -> 일본 결혼은 다 신사에서 할까? 웨딩드레스는 기모노? 일본 결혼식이 궁금해~

일본 고등학교 졸업 문화가 궁금하다면? -> 알면 더 재밌는 일본 문화: 일본 졸업식 기본 지식, 졸업송, 두 번째 단추, 교복 던지기… 고전&현대편 졸업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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