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원제: 花束みたいな恋をした)에 등장하는 일본 소설과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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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26

스다 마사키(야마네 무기(山音麦) 역), 아이무라 카스미(하치야 키누(八谷絹) 역) 주연의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花束みたいな恋をした; 하나타바미타이나코이오시타)>. 개봉 한 달여 만에 관객 130만 명을 동원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 영화 속에, 일본 소설들이 가득하다는데…

<내용 구성>

◆호무라 히로시(穂村弘), 나가시마 유(長嶋有)

◆이마무라 나쓰코(今村夏子)

◆무기, 키누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는 작품들

◆영화의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坂元裕二)

호무라 히로시(穂村弘), 나가시마 유(長嶋有)

청춘 스타들이 그려내는 현대 일본(도쿄)의 사랑 이야기.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함께 살며 사랑한 연인들이 만나고, 사랑에 빠진 계기는 바로 ‘책’이었습니다. 

도쿄의 메이다이마에역(明大前駅)에서 지하철 막차를 놓치며 만나게 된 두 사람은 각각 읽고 있던 작은 문고본을 서로에게 보여주게 되는데요. 무기(스다 마사키)는 ‘호무라 히로시(穂村弘)’의 책, 키누(아이무라 카스미)는 ‘나가시마 유(長嶋有)’의 책이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다양한 분야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지만, 호무라 히로시는 ‘단카(短歌; 단가)’를, 나가시마 유는 ‘하이쿠(俳句)’를 쓰며 ‘카진(歌人; 가인)’이라고 불리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현대 단가의 대표 주자, 호무라 히로시(穂村弘)

1962년 홋카이도 삿포로 출생. 죠치대학 영문학과를 졸업(졸업 논문은 헤밍웨이). 시스템 엔지니어로 취업 후, 총무과로 옮겨 일하던 중 1988년, 단가 동인 <카방(かばん)>에 가입. 1990년 첫 번째 가집 『신디케이트(シンジケート)』(연작 「신디케이트(シンジケート)」는 1986년에 단가 잡지에 발표)를 출간, 큰 주목을 받으며 오늘날까지 젊은 문학 팬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음.

  • 1992년 두 번째 단가집 『드라이 드라이 아이스(ドライ ドライ アイス)』

  • 1994년 쇼트 스토리 모음집 『심술궂은 천사에게 들은 이상한 이야기(いじわるな天使から聞いた不思議な話)』

  • 1996년 그림책 번역 시작(‘ほむらひろし’라는 이름을 사용)

  • 1998년 잡지 『단카(短歌)』에 에세이 「<제멋대로>에 대하여(<わがまま>について)」(반향을 일으킴. 2001년 『단카라는 폭탄(短歌という爆弾)』에 재수록)

  • 2001년 세 번째 단가집『테가미마 마미, 여름의 이사(토끼 동반)(手紙魔まみ、夏の引越し(ウサギ連れ))』

  • 2018년 네 번째 단가집 『수중익선 염상중(水中翼船炎上中)』

>> 단가는 총 31문자로 맞춰 쓰는 시로, 1980년대 중반 이후의 ‘뉴웨이브’라고 불리는 구어(입말)체의 현대 단가가 등장했습니다. 호무라 히로시는 이 현대 단가의 대표 주자입니다. 한국에는 그림책 『눈 깜짝할 사이(まばたき)』와 『세계음치(世界音痴)』가 번역, 소개되어 있습니다.

소설가이자 동인지 발행인, 나가시마 유(長嶋有)

1972년 일본 사이타마 현 출생. 도요대학(東洋大學) 2부 문학부 국문과 졸업. 2001년 데뷔작 『사이드카에 탄 강아지(サイドカーに犬)』로 제92회 문학계 신인상, 2002년 『맹스피드 엄마(猛スピードで母は)』로 제126회 아쿠타가와상, 2007년 『유코의 지름길(夕子ちゃんの近道)』로 제1회 오에 겐자부로상, 『3호 옆은 5호실(三の隣は五号室)』로 제52회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수상. 

소설가로서 뿐만 아니라 동료 작가들과 동인지를 펴내고, 블루봉 고바야시(ブルボン小林)라는 이름으로 만화 평론을 쓰고, 하이쿠 작가로도 활동하며, 라쿠고 대회 심사위원이기도 함. 

  • 2006년 동인지 『멜버른1(Melbourne1)』를 공동 발행(1500부 한정 발매 후 문학프리마켓에서 판매)

  • 2007년 동인지 『스폰지스타(スポンジスター)』를 블루봉 고바야시의 이름으로 발행

  • 2008년 동인지 『이르쿠츠크2(ИPKYTCK2)』를 공동 발행(1700부 한정 발매 문학프리마켓에서 판매)

>>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의 키누는 나가시마 유 외에도 그와 함께 동인지를 발행한 소설가로, 영화 <아사코>의 원작 소설인 『잠들어도 깨어도(寝ても覚めても)』의 작가 시바사키 토모카(柴崎友香), 역시 같은 동인지에 게스트로 참여한 이시이 신지(いしいしんじ)도 좋아합니다. 앞서 소개한 호무라 히로시도 나가시마 유의 동인지에 게스트로 참여해 글을 실었습니다.

  • 한국에 소개된 ‘시바사키 토모카’의 작품: 『오늘의 사건사고(きょうのできごと)』(‘츠마부키 사토시’ 주연으로 영화화), 『봄의 정원(春の庭)』, 『곧 주말(週末カミング)』(소설집)등

  • 한국에 소개된 ‘이시이 신지’의 작품: 『쥬제페, 사로잡힌 남자 이야기(トリツカレ男)』, 『보리밟기 쿠체(麦ふみクーツェ)』 등

>> 문학프리마켓(文学フリマ)

이마무라 나쓰코(今村夏子)

<꽃다발>의 무기와 기누는 좋아하는 작가가 같다는 이유로 급격히 친해져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그러다 등장하는 작가가 『보라색 치마를 입은 여자(むらさきのスカートの女)』 로 2019년 제161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이마무라 나쓰코(今村夏子). 두 사람은 이 작가의 데뷔 소설집인 『여기는 아미코(こちらあみ子)』 중에서 「여기는 아미코」보다 「피크닉(ピクニック)」이라는 작품이 더 좋다는 의견까지 서로 통하면서 급속도로 마음이 맞아갑니다. 두 주인공이 사회인이 된 뒤 자신들과 맞지 않는 사람들을 보며 ‘저 사람은 분명 이마무라 나쓰코의 피크닉을 읽어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사람이다’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둘의 삶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입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을 좋아한다고 할 때, “「키친」도 좋지만 난 거기 실린 「만월」이 더 좋더라.” “어 정말? 나도 그런데.” 같은 상황이랄까요? 

문학 무크지 『먹는 게 느리다(たべるのがおそい)』

무기와 키누는 2015년에 처음 만나고, 이듬해 봄인 2016년 봄에 둘을 이어준 이마무라 나쓰코의 신작 「오리(あひる)」가 발표됩니다. 두 사람이 이 작품을 읽게 되는 것은 책을 통해서가 아니라 당시 새롭게 등장한 문학 무크지 『먹는 게 느리다(たべるのがおそい)』를 통해서입니다. 

무크(ムック, mook)란 잡지와 책의 성격을 모두 갖춘 출판물을 말합니다. magazine의 ‘m’과 book의 ‘-ook’을 더한 단어죠. 재밌는 제목과 함께 등장한 이 무크지에는 이마무라 나쓰코의 단편을 비롯해, 앞서 소개한 호무라 히로시의 에세이와 역시 영화 <꽃다발> 속에 언급되는 T소설가인 엔조 도(円城塔)의 단편 「바벨탑(バベル・タワー)」도 실려 있습니다. 

  • 한국에 소개된 ‘엔조 도’의 작품: 『어릿광대의 나비(道化師の蝶)』(제146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에세이 『책 읽다가 이혼할 뻔』(다나베 세이아와 공저)

잡지『먹는 게 느리다』는 2019년 4월을 마지막으로 폐간됩니다. 무기와 키누가 사랑하던 시기에 처음 나오고 폐간된 이 잡지가 상징하는 바는, 두 사람에게 무척 클 것 같습니다.

무기, 키누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는 작품들

영화 <꽃다발>에는 그밖에도 많은 작가와 작품들이 등장합니다. 그중 두 사람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이치카와 하루코(市川春子)의 만화 『보석의 나라(宝石の国)』

2014년 1월에 단행본이 처음 출시되어 2020년 7월 시점에 11권이 출간. 무기와 키누가 함께 살기 시작하며 머리를 맞대고 보던 만화.

노다 사토루(野田サトル)의 만화『골든 카무이(ゴールデンカムイ)』

2020년 12월 현재 24권 출간, 누계 판매부수 1500만 부를 기록한 인기 만화. 2015년 1월에 출간된 이 작품은 두 사람이 취업을 준비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하며 조금씩 거리가 생기는 것을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키누가 13권까지 읽었을 때, 무기는 7권을 마지막으로 작품을 읽을 마음의 여유를 찾지 못합니다.

다키구치 유쇼(滝口悠生)의 소설 『가지의 반짝거림(茄子の輝き)』

『죽지 않은 사람(死んでいない者)』으로 2016년 제154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다키구치 유쇼. 그의 단편 7편이 실린 소설집 『가지의 반짝거림(茄子の輝き)』을 키누는 무척 좋아합니다. 무기에게도 읽어보라고 하지만 무기는 책을 읽을 여유를 전혀 찾지 못하고… 늘 같은 것을 나누던 두 사람이 나눌 수 없는 것들이 읽지 못한 책처럼 쌓여갑니다.

영화의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坂元裕二)

일본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름을 알 정도로 일본에서는 유명한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坂元裕二). 각본을 쓴 대표 드라마로는<도쿄 러브스토리(東京ラブストーリー)>(1991), <마더(Mother)>(2010), <최고의 이혼(最高の離婚)>(2013)가 있고, 영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世界の中心で、愛をさけぶ)>(2004)의 공동 각색, 감독 데뷔작 <유리(ユーリ ЮЛИИ)> 등 영화 각본, 연극 각본가・연출가로도 유명합니다.

‘스다 마사키’ 주연뿐 아니라, ‘사카모토 유지’ 각본으로 기대하는 이들이 있는 만큼, 그가 소개하는 작가들과 작품들이 기대됩니다. 

예습은 여기까지~ 관심이 생기신다면 직접 영화를 보고 즐겁게 일본 문학을 탐험해보세요~

*내용 참고: 好書好日 <大ヒット映画「花束みたいな恋をした」より深く楽しむ 麦と絹の恋を彩るブックリスト> https://book.asahi.com/about/

<관련 기사>

무기와 키누가 찾았을지 모를 ‘문학 프리마켓’이란? -> 진보초(神保町), 문학프리마켓(文フリ)…일본에 가면 책이 있다

일본 문학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도쿄의 문학적 장소들 -> 도쿄 여행, 조용하고도 힙한 장소들: 모리 오가이 문학관, 나쓰메 소세키 고양이의 집, 도쿄도 사진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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