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공부 레벨 UP! 일본어 외래어 한자 표기(아테지)와 일본에서 만든 영어식 표현(와세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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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0

맥주는 ‘비루(ビール)’, 커피는 ‘코히(コーヒー)’. 외래어는 가타카나로 표기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珈琲’라고 쓰기도 하고… 헷갈리는 아테지와 와세에고에 대해 정리해둘까요?

<내용 구성>

◆아테지(当て字)란?

◆일본어와 아테지

◆가타카나로 소리를, 한자로 뜻을 표현한 아테지

◆아테지 단어들의 예

◆영어처럼 보이는 일본어, 와세에고(和製英語)

아테지(当て字)란?

일본 국회도서관 웹사이트의 ‘리서치 내비(リサーチ・ナビ)’ 페이지에는 일본어 외래어의 한자 표기를 검색할 수 있는 방법이 안내되어 있습니다. 

“외국인명 등의 외래어(外来語)를 원래 발음에 가까운 형태로 한자로 표기한 것”을 “아테지(当て字)”라고 지칭하고, 이에 대한 표기, 읽는 법, 원래 단어의 철자를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宛字外来語辞典』(1997, 柏書房 발행) 등의 사전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중국어 외래어의 한자 표기를 찾을 때는 ‘중국어사전’을 참조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정리하면, 외국의 단어를 일본어로 가져오면서 그 발음에 최대한 가깝게 한자로 표기한 것을 ‘아테지’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아테지’의 한자는 일반적으로는 ‘当て字’로, ‘갖다 붙인 글자’ 정도의 의미를 갖는데, ‘宛字’라고도 표기합니다. 

*2020년 8월 14일 リサーチ・ナビ(国立国会図書館) <外来語の漢字表記(当て字)を調べる> https://rnavi.ndl.go.jp/research_guide/entry/theme-honbun-101092.php

일본어와 아테지

요즘은 ‘일본어 외래어’라고 하면 ‘서양’의 언어를 ‘가타카나’로 표기한 경우를 많이 떠올리지만, ‘가나(히라가나, 가타카나)로 소리를 표기할 수 있는 말을 한자’로 표현해온 아테지 방식은 일본어에서는 오래된 전통입니다. 

서양 유래의 ‘외래어’와 관련 없는 ‘일본어’라고 알고 있지만 아테지인 단어의 대표적인 예로 ‘時計(とけい)’, ‘馬鹿(ばか)’, ‘滅茶苦茶(めちゃくちゃ)’ 등이 있습니다. 고유명사나 자립어(단독으로 문장이나 절을 이룰 수 있는 단어, 즉 조사 이외의 품사)는 한자로 표기하려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 滅茶苦茶와 아테지

나쓰메 소세키와 아테지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는 ‘아테지’를 소설에 많이 쓴 작가로 유명합니다. 소세키가 한학에 정통했다고 알려져 있으니 한자를 많이 사용하고 싶었나? 싶기도 하지만, <나쓰메 소세키 전집>을 정리하면서 소세키의 아테지를 정정, 보존하는 일에 참여한 소세키의 문하생 ‘모리타 소헤이(森田草平)’는 소세키의 아테지 사용에 대해 자기만의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실제 소세키가 사용한 아테지를 1) 단순한 실수, 2) 고의, 3) 소세키의 문자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성향(無頓着)에 기인한 것으로 구분하고, 이를 정정하거나 보존하기로 결정했는데요. 특히 3)의 해석이 재미있습니다. 소세키는 ‘눈으로 보며 쓴다기보다 귀로 들으며 문장을 쓴 사람’이기 때문에 본래의 아테지 표기와 다른 아테지 표기를 많이 남겼다는 것입니다. 가령 ‘저택’이라는 의미에 해당되는 아테지는 본래 ‘邸宅(ていたく)’이지만 소세키는 ‘庭宅(ていたく)’로 한자를 가져다 썼는데요. 이를 1)의 단순한 실수로 보지 않고 3)의 문자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성향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의미도 통하기 때문에 ‘보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19년 2월 26일 ことば研究館 <漱石の当て字にはどんなものがありますか> https://kotobaken.jp/qa/yokuaru/qa-64/

가타카나로 소리를, 한자로 뜻을 표현한 아테지

아테지이지만 한자의 ‘음’이 아닌 ‘뜻’을 가져다 쓴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테면 ‘テーブルクロス(테이블크로스)’를 한자로 표현한 아테지인 ‘食卓布’. ‘食卓’는 ‘식탁’, ‘布’는 ‘천’이니, 한자만 보아도 의미가 전해지지요. 한자만 보면 ‘쇼쿠타쿠누노’와 같은 식으로 읽을 수 있을 듯하지만, 한자 위에 ‘テーブルクロス’라고 작은 폰트로 읽는 방법이 달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읽는 방법을 한자 위에 표기하는 것을 ‘후리가나(振り仮名, ふりがな)’ 또는 ‘루비(ルビ)’라고 합니다.

>> 루비(ルビ) 입력 방법

이렇게 한자의 뜻을 사용한 아테지의 경우는, 그 역사가 비교적 짧습니다. 메이지 시대의 문명 개화로 서양 문물이 많이 도입되면서, 외래어의 발음을 가타카나로 받아적게 되었는데, 이러한 외래어에 다시 한자를 갖다 붙이는 경우가 생겨났습니다. 음을 ‘가타카나’로 옮기고, 뜻을 전달할 수 있는 ‘한자’를 갖다 붙이게 된 것이죠. 이러한 아테지 중 몇 가지 자주 쓰는 예를 더 살펴볼까요? (괄호 안의 가타카나에 한자를 갖다 붙인 것. 외래어를 표기하기 위해 한자를 사용한 ‘아테지’)

  • 쪽, 페이지: 頁(ページ)

  • 비누: 石鹸(シャボン)

  • 카페: 珈琲店(カフェ)

  • 램프: 洋灯(ランプ)

  • 실크해트: 絹帽(シルクハット)

소리를 갖다 쓴 아테지들의 경우도 자주 사용되면서 기존 한자의 의미는 아니지만 특정한 의미를 갖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럽’을 뜻하는 아테지 ‘欧羅巴(ヨーロッパ)’에 쓰인 한자 ‘欧’는 본래 ‘몸을 구부려 숙이다’의 의미를 가진 한자로, ‘구타’, 구토’ 등에 쓰이기도 하지만, 아테지에서는 ‘유럽’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또 한자 ‘亜’, ‘阿’로 ‘ア’라는 발음을 ‘加’라는 한자로 ‘カ’라는 발음을 나타내는 등 어느 정도 자주 쓰이는 한자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아테지 단어들의 예

앞의 설명을 참고한다면 ‘아테지’를 1) 일본어 ‘발음’을 한자 ‘발음’으로 표기한 것, 2-1) (주로 서양 문물 도입 후) 외래어 ‘발음’을 한자 ‘발음’으로 표기한 것, 2-2) 외래어 ‘발음’을 가타카나로 옮기고, 외래어의 ‘뜻’에 맞는 한자를 갖다 쓴 것으로 나누어볼 수 있겠죠? 

이런 이해 속에서 다음 단어들을 살펴보면, 아테지에 대한 감각을 조금 더 길러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맨 왼쪽의 한자를 ‘아테지’라고 하고, 가타카나 표기가 읽는 방법으로, ‘후리가나(루비)’의 형태로 다는 경우가 많습니다. 

  • 倫敦 ロンドン 런던

  • 庭球 テニス 테니스

  • 氷菓子 アイスクリーム 아이스크림

  • 自鳴琴 オルゴール 오르골

  • 冗句 ジョーク 조크

  • 麦酒 ビール 맥주

  • 鬱金香 チューリップ 튤립

  • 砂糖天麩羅 ドーナツ(오키나와에서는 サーターアンダギー) 도너츠

  • 一物有人 モーツァルト 모차르트

  • 人造牛酪 マーガリン 마가린

  • 洋匕 スプーン 스푼

  • 鳩琴 オカリナ 오카리나

  • 亜馬孫 アマゾン 아마존

  • 麦克唐納 マクドナルド 맥도날드

  • 柯柯阿 カカオ 카카오

  • 印弗魯英撒 インフルエンザ 인플루엔자

  • 膃肭臍 オットセイ 물개

  • 西洋手拭 タオル 타올

  • 蒸餅 パン 빵

*2019년 8월 2일 みんなのお助け?NAVI <【当て字クイズ 20問】この漢字の読み方は!?おすすめ三択問題を紹介> https://help-nandemo.com/ateji-quiz/

영어처럼 보이는 일본어, 와세에고(和製英語)

‘아테지’ 중 외래어를 가타카나로 표기하고 거기 다시 한자를 붙인 것이 있었지요. 그 가타카나와 비슷하게 외래어를 가타카나로 표기한 듯하지만, 사실 가타카나로 쓴 일본어, 그것이 ‘와세에고(和製英語)’입니다.

‘아테지’가 일본어, 외래어를 표기하기 위해 ‘한자’를 사용한 것이라면, 와세에고는 ‘가타카나로 표기되어 외래어(영어)처럼 보이는 일본어’입니다. 영어를 가타카나 등으로 표기한 것이 아닌가 싶지만 영어권에서는 뜻이 통하지 않거나 다른 의미로 이해되기도 한다는 점을 알아두면 좋겠습니다. ‘일본 국내에서 만들어 쓰는 영어 느낌의 표현’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듯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그 예들을 살펴볼까요? 개중에는 가타카나+한자로 된 표현도 있습니다.

  • フロント reception 

  • チャック zipper/zip/fly(*ジッパー, ファスナー(영어의 ‘fastener’에서 온 표현이지만 보다 좁은 범위로 사용)라고도 함)

  • トレーナー sweat shirt

  • シール sticker

  • ホチキス stapler

  • セロテープ scotch tape

  • 電子レンジ microwave

소개된 예들을 보면, 한국에서는 친숙한 표현들이 많습니다. 한국에서는 ‘콩글리시’, 즉 ‘한국식 영어’ 정도로 이해되는 표현들을 일본에서는 ‘와세에고’, 즉 ‘일본제 영어’로 부르고 있는 셈이죠. 이미 ‘일본어’로 정착되어 사용되는 표현들이기 때문에 바로잡거나 순화할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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