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일본 문화 공부: 일본 전통문화의 현대화 능력을 보여준 일본 인형 '코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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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4

일본 기념품 가게에서 한 번쯤은 만났을 나무로 된 전통 인형 ‘코케시’.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일본 문화의 매력이 전해집니다.

<내용 소개>

◆‘코케시’ 기본 지식

◆코케시 제작자, ‘코케시 코우진(こけし工人)’

◆코케시 붐, 신형 코케시・창작 코케시

◆코케시 마츠리, 코케시 엑스포

‘코케시’ 기본 지식

에도시대 말기(1804~1830년)경 도호쿠 지방의 온천 지역들에서 오미야게(기념품)으로 만들어 판매되었던 나무 완구 ‘코케시’. 밥그릇, 국그릇이나 쟁반을 만들고 남은 목재로, 어린이들의 손에 쥐기 쉬운 몸통 사이즈로 만든 인형입니다.

오미야게, 완구이기는 하지만 치료 목적으로 장기간 온천을 찾은 사람들(이러한 습관을 ‘토우지(湯治)’라고 함)에게 판매되었던 만큼 회복, 재생, 건강의 뜻을 담고 있었다고 이야기됩니다. 

<코케시 이전의 전통 인형들>

  • 데쿠 닌교(木偶人形): 인형극을 위해 만들어진, 얼굴(표정)이 중심이 되는 나무 인형.

  • 호우코 닌교(這子人形): 엉금엉금 기는(일본어로 ‘하이하이스루(這い這いする)’) 아기 모양의 액막이 인형.

  • 케시 닌교(芥子人形): 에도시대에 유행한 작은 인형. 케시(겨자)의 씨처럼 작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나무를 깎아 만든 인형에 옷을 입혔다고 함. 

앞선 전통 인형들의 이름을 변형해 키데코(きでこ), 코게스(こげす), 키봇코(きぼっこ), 코게슨보코(こげすんぼこ), 오데코사마(おでこさま), 키나키나즌조코(きなきなずんぞこ)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렸던 코케시는 1940년 미야기현의 ‘나루코 온천(鳴子温泉)’에서 ‘제1회 현지 집합 나루코 대회(第1回現地の集り鳴子大会)’ 행사를 개최하며 ‘코케시’로 명칭을 통일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위의 전통 인형들과의 가장 큰 차이는 손에 쥐고 놀기 좋다는 것입니다. ‘어린이를 위해’ 만들어진 본격 인형이라서일까요? 실제로 반으로 접히는 방석에 코케시를 끼우고 ‘어부바’를 해주며 소꿉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옛 그림에 많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메이지시대 말(~1912년)까지 인기 장난감 선물로 전성기를 누렸던 코케시를 한동안 물러나게 한 것은 당시 새롭게 등장한 셀룰로이드 인형, ‘큐피(キューピー)’였습니다. 

>> ‘다이쇼시대’와 ‘큐피’ 

<코케시의 형태 ‘원통형’과 ‘지장형’>

코케시는 몸통이 원통 모양인 ‘원통형(寸胴型; 슨도우가타)’과 ‘지장형(地蔵型; 지조우가타)’ 또는 ‘태자형(太子型; 타이시가타)’라고 불리는, 상체가 불룩하고 밑부분이 잘록한 볼링핀 모양의 코케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소리나는 코케시>

‘小豆入りこけし(아즈키이리코케시)’・‘ガラ入りこけし(가라이리코케시)’・‘ガラガラ(가라가라)’・‘マラカスこけし(마라카스코케시)’ 등 명칭이 다양합니다. 원리는 몸통 안에 홈을 파서 팥(小豆; 아즈키)을 넣는 것. ‘마라카스’라는 악기처럼 소리가 납니다(참고: https://www.kijidaruma.com/contents/post_13/).

코케시 제작자, ‘코케시 코우진(こけし工人)’

일본에서는 숙련된 기술을 갖추고 수작업으로 무언가를 생산하는 것을 직업을 삼는 사람을 ‘쇼쿠닌(職人)’이라고 합니다. 전통 방식의 코케시 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이를 직업으로 하는 쇼쿠닌들은 특히 ‘코우진(工人)’이라고 불립니다. (현대적인 창작 코케시를 만드는 이들은 ‘코케시 작가’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녹로(轆轤; 로쿠로)’를 사용해 나무를 깎아 그릇, 쟁반을 만드는 쇼쿠닌들을 ‘키지시(木地師)’,’로쿠로시(轆轤師)’라고 했는데, 이들은 주로 나무를 구하기 쉬운 산간에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에도시대 말기에는 자유로운 벌목이 어려워져 이들이 온천 지역으로 내려와 정착, 코케시를 제작해 생계를 이어갔다고 합니다. 

전통 코케시의 계통

전통 코케시들은 산지(지역)에 따라 종류가 나뉘어지고 ‘~系(케이; 계)’, ‘~系こけし’라고 계통의 이름을 갖고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계통별로 크게 분류하고 계통에 속하는 공인 이름으로 다시 스타일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몇 가지 대표적인 계통을 살펴볼까요?

  • 야지로우계(弥治郎系): 미야기현 시로이시시(白石市). 머리 윗부분에 베레모 같은 여러 개의 원을 그려 넣고, 몸통에 굵은 녹로선(위의 사진에서 몸통에 들어간 수평 모양의 선을 말함)을 넣고, 옷깃이나 치맛단 등을 간단한 방식으로 그려 넣음(참고: https://www.city.shiroishi.miyagi.jp/site/kanko/1481.html)

  • 나루코계(鳴子系): 목을 돌리면 ‘큣큐, 큣큐(キュッキュ、キュッキュ)’ 하고 소리가 남. 몸통의 중간 부분이 살짝 들어가 있고, 일반적으로 몸통에 국화꽃을 그려 넣음. 나루코계를 대표하는 코케시 상점 ‘사쿠라이코케시텐(桜井こけし店)’(홈페이지: https://www.sakuraikokeshiten.com/)의 코케시는 해외에도 널리 수출되는 것으로 유명. 

  • 남부계(南部系): 오샤부리(おしゃぶり), 즉 아기들이 입에 무는 ‘쪽쪽이’용으로 채색하지 않고 만들어진 키나키나(キナキナ; 머리가 흔들리는 것을 나타내는 의태어)에서 유래. 머리가 ‘구라구라(ぐらぐら; 흔들흔들)’ 움직이고 10cm 정도로 크기가 작음('키나키나' 참고: https://kokeshiwiki.com/?p=6697)

*참고가 되는 사이트(코케시 공인들의 이름 등으로 검색해 코케시를 볼 수 있음): https://kokeshiwiki.com/

코케시 붐, 신형 코케시・창작 코케시

코케시는 ‘큐피’에게 패배한 뒤 침체기를 겪지만, 도판과 함께 본격적으로 코케시를 다룬 『코케시보우코 이야기(こけし這子のはなし)』(1928)라는 책을 통해 미술품 수집가들이 점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수집 붐이 일면서 쉬고 있던 전통 코케시 제작자들도 다시 작업장으로 돌아오게 되었죠.

‘코케시죠시(こけし女子)’, 약칭 ‘코케죠(こけ女)’

2010년대에는 미술품 수집가들이 아닌 여성들이 코케시에 대한 애정으로 다시 한 번 코케시 붐을 일으켰습니다. ‘코케시죠시(こけし女子)’, 약칭 ‘코케죠(こけ女)’들이 그 주인공. 2011년 도호쿠 대지진(東北大震災)이 일어난 뒤 부흥을 위한 지원의 의미도 띠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아오모리, 야마가타, 미야기 등의 도호쿠 지방의 수제 코케시를 좋아하는 여성들이 직접 현지의 공방을 찾아 코케시 만들기 체험을 하고, 다양한 종류의 코케시를 수집해나가며, 코케시의 매력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개해왔습니다.

해외로 수출되는 캐릭터 코케시

1950년대에 창업된 군마현의 우사부로 코케시(卯三郎こけし)는 해외로 수출되는 창작 코케시로 유명합니다. 스누피, 미피, 리사 라르손, 도라에몽, 드래곤볼, 치비마루코짱 등 인기 캐릭터와 콜라보해 일본의 젊은층에게도 인기, 해외에도 널리 수출되고 있습니다. 

캐릭터 코케시뿐 아니라 느티나무, 벚꽃나무, 밤나무 등 나무의 결을 살린 코케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참고: 우사부로 코케시 홈페이지: http://www.usaburo.com/index.html

패션 브랜드와의 콜라보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코케시 붐이 일면서 코케시를 코케시 공방이나 코케시 전문점이 아닌 현대적인 패션 브랜드에서도 판매하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패션 브랜드 빔스(BEMS)의 ‘인디고 코케시(ndigo Kokeshi)’. 미야기현 센다이키지제작소(仙台木地製作所)와의 콜라보로 만들어진 청색(인디고) 코케시. 전통 코케시의 붉은 색감이 부담스러웠다면 더욱 신선하게 다가올 듯합니다.

*참고: BEMS Indigo Kokeshi https://www.beams.co.jp/news/457/

응용 코케시: 코케시+체스=코케스

코케시로 체스를 둔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코케시+체스=코케스(こけス)’. 아오모리현의 상업고등학교 재학생들이 기존 상품의 새로운 용도를 개척한 상품으로 아이디어를 내놓아 상품화되었습니다. 

*참고: 코케스 홈페이지 https://www.kokesukoubou.com/

코케시 마츠리, 코케시 엑스포

미술품 수집가들, 코케시죠시들, 그리고 해외의 코케시 팬들. 코케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코케시 이벤트들이 곳곳에서 꾸준히 개최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이벤트를 소개합니다.

전국 코케시 마츠리(全国こけし祭り)

홈페이지: https://kokeshimatsuri.com/about/

코케시 산지로 유명한 미야기현의 ‘나루코 온천(鳴子温泉)’. 상점가, 우체통, 공중전화 등 곳곳에서 코케시를 마주할 수 있는 이곳에서 1948년부터 진행되어 왔습니다. 전국의 코케시 공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작품을 알리고 판매한다고 하니 코케시 팬들에게는 무척 좋은 기회가 될 듯합니다. 2019년에는 8월 31일~9월 1일에 사흘간 개최되었습니다. 

코케시 엑스포(KOKESHI EXPO)

잡화점이 많은 도쿄의 니시오기쿠보(西荻窪)에서 서점, 잡화점 등이 모여 개최하는 ‘코케시 엑스포(KOKESHI EXPO)’. 2021년으로 7회째를 맞습니다. 현대 작가들의 작품도 소개하고, 중고 코케시도 판매하고, 코케시 그림을 전시, 판매하기도 합니다.

*참고: 코케시 엑스포 2021(2021년 6월 24일~7월 5일) 소개 http://www.uresica.com/gallery.html

낯설고 무섭게 느껴진 전통 인형이 현대에도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코케시’를 통해 배워보았습니다.

<관련 기사>

인형 장식하는 날 ‘히나마츠리’ -> 히나마츠리(여자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기원하는 날)의 장식, 음식에 담긴 일본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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