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가 되지 않으면 구경할 일이 드물어 더욱 그리운 운동회. 일본의 학교에서도 중요한 이벤트입니다. 운동회 종목, 운동회 관련된 용어로 일본어 실력을 쌓아볼까요?
<내용 구성>
◆운동회 도시락 ‘운도우카이노 오벤토(運動会のお弁当)’
일본 학교 운동회 이모저모(개최 시기, 진행 시간)
‘가을 운동회’에서 ‘봄 운동회’로
운도우카이(運動会), 운동회 하면 ‘가을 운동회’가 떠오르듯, 일본에서도 가을에 운동회가 많이 열렸습니다. 현재는 ‘스포츠의 날(スポーツの日)’로 변경된 구)체육의 날(体育の日)가 10월 둘째 주 월요일이었던 것도 관련이 있었는데요. (스포츠의 날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의 개막일에 맞춰 이동되어 2021년에는 7월 23일이 스포츠의 날로 공휴일이 되었습니다.)
봄으로 옮긴 경우도 많습니다. 최근 20년간 운동회의 개최 시기를 9~10월에서 5~6월로 당기는 학교들이 급격하게 늘어났다고 합니다.
가을에서 봄으로 운동회가 당겨진 이유를 알아보기 전, 배경 지식으로 알아두면 좋은 것이 예전 일본 학교의 운동회는 ‘봄 운동회’, ‘가을 대운동회’로 1년에 2번 개최되었다는 것입니다. ‘대’가 붙는 만큼 가을 운동회 쪽이 성대하게 열렸는데요. 1992년 ‘학교 주5일제(매월 제2토요일이 휴업일)’가 도입되고, 1995년에 다시 제4토요일도 휴업일이 된 데다, 2000년에 접어들면서 수업 일수 확보를 위해 학교 행사를 줄이게 되면서 운동회를 1년에 한 번으로 줄이는 학교들이 늘어났습니다. 참고로, 가을에 ‘대’운동회가 개최된 것은 예전에는 학교 운동회가 온 가족이 참석하는, 마을 단위의 축제였던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가을 추수를 끝내고 한가한 시기에 운동회가 열렸던 것이지요.
그랬던 가을 운동회가 봄 운동회로 당겨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몇 가지가 이야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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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인 봄에 운동회를 개최해 학급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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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와 ‘날씨’ 때문에: 9~10월 일본에는 아직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지역이 많아 운동회 도중 ‘넷츄쇼(熱中症; 열사병과 비슷한 증상)’를 호소하는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또, 가을은 태풍이나 호우가 많은 계절이라 비교적 기후가 안정적인 봄 개최 쪽에 무게가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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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 시기가 다가와 적극적인 참여가 어려워서
2019년 마이니치신문에 게재된 <운동회 개최 시기>와 관련된 기사에서는 2013~2015년에 실시된 전국 조사 결과, 일본 초등학교의 54.3%가 ‘7월 이전의 봄’에, 45.7%가 ‘8월 이후의 가을’에 운동회를 개최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지역별로 차이가 큰 것이 특징으로 ‘홋카이도, 아오모리, 이와테, 미야기, 아키타, 후쿠시마, 니가타’에서는 운동회 봄 개최 비율이 무려 90%가 넘었고, 반대로 군마, 야마나시, 시가, 에히메, 미야자키, 가고시마, 오키나와에서는 90% 이상이 가을 개최였습니다(**).
시간 단축 운동회
또 최근 들어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운동회를 오전에만 진행하거나, 점심 시간을 갖지 않고 이른 오후에 끝내는 ‘시간 단축 운동회(時短運動会; 지단운도우카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홋카이도 삿포로시의 초등학교의 경우는 전체의 60%가 ‘점심까지 개최’하고 있습니다.
운동회 종목 중 몇 가지가 부상 위험 등을 위주로 폐지되면서 시간이 단축된 점도 있지만, 5월의 골든위크, 고학년의 경우 6월 수학여행 등으로 댄스 등 단체 종목을 연습할 시간이 부족한 것도 이유로 거론됩니다. 2020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영어 수업 시수가 늘면서 운동회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 것도 사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벤토(도시락)’ 준비에도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시간 단축을 환영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이런 점에서 학생들은 교실에서 급식을 먹고 학부모들은 따로 밖에서 식사를 하는 학교도 있다고 합니다).
‘시간을 단축하느니 차라리 없애라’ 하는 부모들의 의견도 없지 않지만 한 교육 평론가는, ‘이는 학생들의 존재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며, ‘공부만 아니라 운동을 잘하는 학생, 춤과 응원 등 표현활동에 뛰어난 학생들도 있다. 운동회 시간 단축이나 폐지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이런 능력을 발휘할 중요한 장을 잃어버리는 것이다’라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내용 참고: 2016년 4월 4일 tenki.jp <運動会の季節が秋から春になったのはなぜ? 時代や地域によって異なる運動会のあれこれ> https://tenki.jp/suppl/tomo_kouda/2016/04/04/11281.html **2019년 5월 25일 마이니치신문 <「運動会」といえば…「春」それとも「秋」 地域差くっきり> https://mainichi.jp/articles/20190525/k00/00m/040/003000c ***2019년 5월 18일 NEWS ポストセブン <「時短運動会」広がる 廃止論まで飛び出す学校と親のホンネ> https://www.news-postseven.com/archives/20190518_1372930.html/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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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운동회 경기 종목
운동회와 관해 궁금한 것 중 운동회 종목도 빠질 수 없겠죠? 일본 학교 운동회는 어떤 내용들로 구성될지~ 주요 종목들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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玉入れ / 다마이레: 긴 막대기에 달린 그물망 바구니에 다마(공)를 던져 넣는 경기. 간단히 보이지만 골인시키기는 힘들다는데요. 바구니가 달린 막대기에서 약 1미터 정도 떨어져 양손에 2~4개 정도의 다마를 기도 손을 하고 꾹 눌러 잡은 뒤(동시에 여러 개를 던지는 것), 가슴 높이에서 힘차게, 바구니보다 살짝 위쪽을 겨냥하고 점프하면서 던지면 골인 확률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승리를 위해서는 역할 분담도 중요합니다. ‘던지는 사람’, 던지는 사람이 집기 좋게 떨어진 공을 발밑으로 공을 ‘토스하는 사람’, 사방팔방으로 향하는 공을 중앙으로 ‘모으는 사람’으로 역할을 나누면 효율적으로 공을 던질 수 있다고 합니다. 던지는 사람이 여러 명일 때 구령에 맞춰 동시에 공을 던지면 바구니 위쪽에서 공들이 서로 부딪혀 골인 확률을 높아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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綱引き / 츠나히키: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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騎馬戦 / 키바센: 기마전. 과거에는 하이라이트였지만 최근에는 부상의 위험으로 종목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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組体操(組み立て体操) / 쿠미타테타이소: ‘피라미드’, ‘타워’ 등을 여러 명이 신체로 표현하는 것. 협력이 무척 중요하지만 역시 위험성이 지적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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棒倒し / 보우타오시: 두 편으로 갈라 각각의 진지에 높은 봉을 세우고 먼저 상대편 봉을 쓰러뜨리면 이기는 경기. 봉 위에 사람이 타 있기도 하고, 엄청난 속도와 파괴력으로 흡사 럭비 경기를 방불케 하는 거친 경기로 역시 위험성을 지적받아 많은 학교에서 금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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徒競走 / 토쿄우소: 달리기. 일반적으로 ‘카켓코(かけっこ)’라고 하는 것의 운동회 표현. 개인 달리기 경기보다 협동을 중시하는 ‘손잡고 골인(手つなぎゴール)’의 방식이 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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リレー / 리레: 릴레이(계주). 역시 선수 선발형 릴레이보다는 ‘단거리 전원 릴레이’로 변경하는 학교가 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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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玉送り / 오오다마오쿠리: 두 줄로 서서 대형 공을 앞에서 맨 뒤까지 머리 위로 든 손을 사용해 보냈다가 다시 받았다가 다시 보낸 뒤(1회 왕복+1회 편도), 마지막에 도착한 공을 맨 뒤의 2명이 굴리면서 앞으로 가져오는 방식이 일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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ダンス / 단스: 댄스(춤). 예전 운동회에서는 ‘포크댄스’였던 것이 다양하게 진화해 현재에도 운동회의 종목으로 진행됨.
운동회 응원 ‘오우엔갓센(応援合戦)’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한국 운동회의 기본적인 응원 구호인데요. 일본 운동회의 웅원 대결은 ‘오우엔갓센(応援合戦)’이라고 불리며 운동회의 꽃으로도 불립니다. 그중 ‘카케고에(掛け声)’, 즉 ‘구령’이 무척 중요한데요. 응원 단장의 카케고에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몇 가지 예를 살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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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 We can (전원)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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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 야루키와 아루카(やる気はあるか; 어디 해볼 텐가)! (전원) 옛사(イエッサー; yes, sir)! (단장) 카츠키와 아루카(勝つ気はあるか; 이길 준비 됐나)! (전원) 옛사(イエッサー; yes, s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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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 이이코토아루조(いいことあるぞ)! (전원) 미스터 도넛(Mister Donut)! [*’미스터도넛’의 광고 문구 ‘いいことあるぞ Mister Donut’에서 따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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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 이쿠조(行くぞ; 가자)! (전원) 소다네(そだね; 그러자)!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유행했던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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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 캇테모 이이카나(勝ってもいいかな; 이겨도 되겠나)! (전원) 이이토모(いいとも; 좋아)!
<참고> 일본 운동회 컬러 ‘赤(아카), 白(시로), 青(아오), 緑(미도리)’
일본의 운동회는 학교의 규모에 따라 팀(組; 구미; 반) 구분과 컬러가 달라집니다. 기본 4개의 색을 사용하는데 ‘赤(아카; 홍), 白(시로; 백), 青(아오; 청), 緑(미도리; 녹)’. 한 학년의 반이 2개뿐이라 ‘홍’, ‘백’으로 나뉘기도 하고, 클래스가 많아지면 하늘색(水色), 보라색(紫), 자주색(エンジ), 핑크색(ピンク) 등도 추가된다고~
응원 구호를 자기 팀 컬러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과 색은?’ ‘아카(빨강)!’, ‘도쿄타워는 무슨 색?’ ‘아카!’, ‘오늘 우승팀은?’ ‘아카!’
운동회 도시락 ‘운도우카이노 오벤토(運動会のお弁当)’
만드는 입장에게는 부담스럽지만 먹는 입장에서는 즐거운 ‘운동회 도시락’. 김밥, 오니기리, 유부초밥도 물론 가능하겠지만 ‘운동회 도시락’이라고 하면 오하나미(벚꽃놀이) 도시락, 일본 설의 ‘오세치 요리(おせち料理)’을 연상케하는, 찬합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찬(おかず; 오카즈)이 가득 담겨 있는 느낌입니다.
<운동회 인기 반찬>
가라아게, 계란말이, 비엔나 소시지, 에비후라이(새우튀김), 미니토마토, 브로콜리, 함바그(햄버그 스테이크), 이나리즈시(유부초밥), 아스파라베이컨(아스파라거스+베이컨), 우사기링고(토끼 모양으로 깎은 사과), 포테토사라다(감자샐러드), 미트볼, 니쿠당고(고기완자), 치쿠와(어묵) 반찬, 삶은 달걀, 에다마메(삶은 풋콩)...
힘껏 땀흘리고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먹는 도시락, ‘오이시이니 키맛테루(美味しいにきまってる; 당연히 맛있다, 맛없을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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