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네스코 세계 유산 중 '자연 유산' 5가지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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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9

유네스코 세계 유산(World Heritage)은 크게 ‘문화 유산’과 ‘자연 유산’으로 나뉩니다. 매년 전 세계의 유산들이 새롭게 등재되며, 웹사이트(http://whc.unesco.org/en/list/)에 전체 목록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2021년 8월 현재 일본의 유네스코 세계 유산은 문화 유산이 20개, 자연 유산은 5개로 총 25개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일본의 유네스코 세계 유산 중 자연 유산으로 등재된 5곳을 살펴봅니다.

<내용 소개>

◆유네스코 세계 유산이란?

◆시라카미 산지(白神山地)

◆야쿠시마(屋久島)

◆시레토코(知床)

◆오가사와라 제도(小笠原諸島)

◆아마미오시마, 도쿠노시마, 오키나와 본섬 북부 및 이리오모테 섬(奄美大島、徳之島、沖縄島北部及び西表島)

유네스코 세계 유산이란?

1960년대, 나일강 아스완하이 댐 건설에 의한 수몰에서 아부심벨 신전을 구제하기 위해 유네스코(국제연합 교육과학문화기관)이 유적군을 이축해 보존하는 국제적인 구제 캠페인을 실시한 것이 계기가 되어 국제적으로 협력해 세계적인 문화 유산을 보호하자는 생각이 싹텄습니다. 1965년 세계의 빼어난 자연・경관 지역, 역사적 지역을 목록화해 유지 관리를 지원하기 위한 국제적인 조직이 미국에서 제안되었고, 이런 흐름에서 1972년 11월 유네스코 총회에서 <세계의 문화 유산 및 자연 유산 보호에 관한 조약(세계 유산 조약)>이 채택되었습니다. 일본은 1992년에 세계 유산 조약을 체결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의 평가 기준

세계 유산 중 ‘자연 유산’의 경우, ‘현저하고 보편적인 가치’를 보유할 것을 기준으로 삼아 등재하게 되며, 구체적인 평가 기준인 <자연미>, <지형・지질>, <생태계>, <생물다양성> 중 1개 이상에 적합해야 합니다. 

이에 더해 개발 등 영향을 받지 않고 자연 본래의 아름다움이 유지되어야 하고,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한 보호 관리가 이행될 것도 등재를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환경성에 등재된 세계 자연 유산에 대한 소개(*)를 참고해 각각의 자연 유산을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참고: 일본 환경성 <일본의 세계 자연 유산> http://www.env.go.jp/nature/isan/worldheritage/index.html

시라카미 산지(白神山地)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재명 “Shirakami-Sanchi”)

일본 도호쿠 지방의 아오모리현, 아키타현에 걸쳐 있는 시라카미 산지는 평가 기준 중 <생태계> 부분을 만족시키며 1993년에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아래에서 소개할 ‘야쿠시마’와 함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원령공주(もののけ姫)>(1997)의 무대라고도 이야기되는 곳이죠.

값진 자연 유산: 너도밤나무 원생림

동아시아 최대의 너도밤나무(일본어명: ブナ) 원생림이 인위적인 개발 없이 펼쳐져 있는 시라카미 산지. 빙하기에 접어들면서 전 세계의 너도밤나무 숲이 일제히 남하하게 되는데, 일본의 경우 산지의 방해를 받지 않아 다양한 식물군락을 유지하면서 남하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오늘날의 시라카미 산지는 약 3000만 년 전에 북극 주변에 분포한 너도밤나무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식물군뿐 아니라 금독수리, 검은딱따구리 등의 희귀 조류, 영양이나 반달가슴곰을 비롯한 14종의 중대형 포유류, 94종의 조류, 약 2000종의 곤충류 등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삼림생태계의 박물관’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곳입니다.

일본 도호쿠 지방의 직업 사냥꾼인 ‘마타기(マタギ)’의 전통을 15세부터 계승하여 시라카미 산지에서 살아가고 있는 구도(工藤光治) 씨의 말입니다.

“곰 사냥을 하는 것은 이른 봄의 10일 정도. 봄에는 산나물도 뜯고, 눈 녹은 물이 잦아들면 곤돌메기를 잡고, 가을에는 잎새버섯이나 맛버섯을 채집하고,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야생 토끼를 잡기 시작합니다.

이런 사이클은 조몬 시대(기원전 14000년~기원전 10세기)부터 현대까지 계속되어, 인간이 계속 수렵과 채집을 반복해왔음에도 지금도 완전히 똑같이 곰도, 도호쿠 야생 토끼도 있고, 곤돌메기나 은어도 맑은 물에 헤엄치며, 한 송이에 8킬로그램이나 되는 잎새버섯도 자랍니다. 이는 이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난획하거나 지나치게 늘어나거나 하지 않도록 조화에 신경 쓰며 조심스럽게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사실 옛날에 너도밤나무 숲은 도호쿠에서는 특별할 것이 전혀 없는 평범한 숲이었습니다. 도호쿠 어디에나 있던 풍부한 숲이 사람과 관계 맺으면서 여기에만 남게 되었습니다.”

야쿠시마(屋久島)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재명 “Yakushima”)

규슈 본섬 최남단에서 남쪽으로 약 60킬로미터. 행정 구역상 가고시마현에 속하는 섬으로, 평가 기준 중 <자연미>와 <생태계>를 만족시키며 1993년에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섬 중앙부에는 규슈 최고봉인 미야노우라다케(宮之浦岳, 1936m)를 중심으로 산악 지대가 형성되어 있고, 산기슭을 여러 하천이 깊은 계곡을 이루며 흐릅니다. 야쿠시마의 중심부부터 서쪽의 해안부까지의 지역이 자연 유산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표고 500미터 부근부터 삼나무가 보이며 1000년 이상 된 삼나무를 ‘야쿠스기(屋久杉; 야쿠시마 삼나무)’라고 따로 부르는데, 그중 수령이 2000년에서 7200년까지도 추정되는 가장 오래된 야쿠스기를 ‘조몬스기(縄文杉; 조몬 삼나무)’라고 합니다. 야쿠시마 원숭이(ヤクシマザル), 야쿠시카(ヤクシカ; 야쿠시마 사슴)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값진 자연 유산: 아열대부터 아고산대까지 다양한 자연 식생

일본 열도 남단에 위치하고 있지만 표고 약 2000미터의 산악 지대를 갖고 있어 한 개의 섬 안에 일본의 다양한 자연 식생을 응축하고 있는 야쿠시마. 연간 강수량은 8,000mm를 넘어, 일본 평균 강수량의 5배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독특한 삼림 경관을 자랑합니다.

1995년에 일본 국적을 취득한 작가이자 환경보호 운동가 C.W 니콜 씨의 말입니다.

“야쿠시마는 ‘한 달에 35일도 비가 온다’고 하는 섬이지만, 신기하게도 그렇게 비가 와도 강이 탁해지지 않는다. 내가 초대해 야쿠시마를 방문한 아시아의 어린이들은 강에서 헤엄치면서 그 물을 마실 수 있다는 데 감격했다. 이 강은 정말로 아름답다. [...]

또한 야쿠시마는 바다도 아름답다. 이전에 들어가보았더니 일본 어느 곳보다 산호의 종류가 다양했다. 해양 생물의 다양성이 풍부한 해역이다. 유명한 조몬 삼나무를 대표할 만한 수령 1000년이 넘은 거목이 많이 자라는 무척 오래된 숲도 있다. 20년 전, 내가 창설에 관여한 자연보호 등 분야의 전문가를 육성하는 전문학교의 필드워크를 꼭 야쿠시마에서 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바다와 강과 산에서의 훈련을 한곳에서 할 수 있고, 바닷속 산호부터 눈이 내리는 산 정상까지 하루에 볼 수 있는 장소는 그리 많지 않으므로.”

시레토코(知床)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재명 “Shiretoko”)

시레토코반도는 홋카이도 북동부, 오호츠크해 남부의 반도로, 화산 활동에 의해 형성된 표고 1,500미터급의 산, 해안 단애, 습원・호수와 늪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반도의 중앙부에서 반도의 끝인 시레토코 곶까지의 육지와 그 주변의 바다가 평가 기준 중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만족시키며 2005년에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값진 자연 유산: 풍부한 플랑크톤이 만들어내는 ‘바다-강-숲’의 생태계 

시레토코가 위치한 오호츠크해 연안 지역은 해빙이 만들어지는 해양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위도가 낮은 곳입니다. 해빙이 얼면 표면의 해수가 냉각되면서 해수가 상하로 순환하게 되고, 바다 하층에 쌓여 있던 영양 염류가 표층으로 올라옵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봄을 맞아 표층이 광합성을 충분히 할 수 있을 만큼 햇빛을 받으면서 하층에서 올라온 영양 염류를 이용해 식물 플랑크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이러한 풍부한 플랑크톤이 바다-강-숲으로 이어지는 풍부한 생태계를 만들어냅니다. 연어과 어류들이 강으로 거슬러올라가 큰곰, 맹금류의 먹이가 되고, 남은 부분은 여우의 먹이가 되며, 마지막으로 땅으로 돌아가 숲의 영양분이 됩니다.

수중 사진가이자 포토 저널리스트로 바다와 바다를 둘러싼 삶의 매력을 전하고 있는 나카무라 이쿠오(中村征夫) 씨의 말입니다.

“지상에서 보는 유빙은 일면 은세계로 눈부시게 빛나지만, 잠시 바다에 들어가 그 얼음 덩어리를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인 황록색이다. 얼음이 황록색인 것은, 풍부한 식물성 플랑크톤이 응축되어 있기 때문. 이 얼음은 러시아의 아무르 강의 영양 가득한 물이 얼어 바람과 물결을 타고 오호츠크해까지 옮겨다준 것이다.

이 영양을 머금은 거대한 얼음 덩어리는, 봄이 되면 시레토코의 바다에 녹아 들어간다. 얼음 위에서 햇빛이 비쳐 식물성 플랑크톤이 점점 증식한다. 그러면 새우나 게의 유생(幼生)과 같은 동물성 플랑크톤, 갑각류 등이 유빙에 달려들어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는다. 이것을 노리고 작은 물고기가 모여든다. 그보다 좀 더 큰 물고기, 그것을 노리는 더 큰 물고기, 큰바다사자, 바다표범, 마지막으로 범고래와 상어까지 몰려든다.”

오가사와라 제도(小笠原諸島)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재명 “Ogasawara Islands”)

도쿄에서 남쪽으로 약 1,000km 떨어져 있지만 행정 구역상 도쿄도에 속하는 섬들로, 평가 기준 중 <생태계>를 만족시키며 2011년에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영어 명칭은 “Bonin Islands”. 1830년까지는 사람이 살지 않은 무인도였기에, ‘무인’을 뜻하는 ‘부닌(無人)’이 ‘보닌’으로 바뀌어 부르던 것에서 영어 명칭이 지어졌다고 합니다. 짙푸른 바다(‘보닌블루’라고 불림)와 단애로 둘러싸인 30개 정도의 크고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오가사와라 제도에서 무코지마 열도(聟島列島), 치치지마 열도(父島列島), 하하지마 열도(母島列島), 기타이오토(北硫黄島), 미나미이오토(南硫黄島), 니시노시마(西之島)가 자연 유산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중 유인섬은 치치지마와 하하지마입니다.

값진 자연 유산: 고유종의 보고

새, 바람, 해류를 타고, 또는 유목에 붙어 흘러와 섬에 우연히 도착해 적응해 남은 생물들. 그렇게 섬에 정착한 생물종들은 격리된 환경에서 장기간 독자적으로 진화를 계속했고, 그 결과 고유종이 많이 탄생되었습니다. 오가사와라에 자생하는 식물의 약 40%, 곤충의 약 25%, 달팽이는 약 90% 이상이 고유종입니다. 이런 생물들이 독자적을 진화를 계속해나가고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여행서, 해외 탐험 및 모험 경험이 많은 작가, 시이나 마코토(椎名誠) 씨의 말입니다.

“아마도 일본에서 유일하게 항구에 도착했을 때 실감할 수 있는 ‘커다란 해방감’이 이 섬에는 있을 것이다. 풍경은 조금은 외국처럼 이그조틱하다. 그래도 같은 일본이라 번거로운 입국 심사도 필요하지 않고, 피곤하면 그대로 바닷가 카페에 가서 차가운 맥주를 마시며 이번 여행의 대략적인 행동 계획 등을 유쾌한 기분으로 상담할 수 있다. [...]

오가사와라에서 놀란 것은 어느 해안에 가도 깨끗하다는 것이다. 바다는 물론, 해안이나 길에 쓰레기가 전혀 없다. 이 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이 섬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강하게 느꼈다.”

아마미오시마, 도쿠노시마, 오키나와 본섬 북부 및 이리오모테 섬(奄美大島、徳之島、沖縄島北部及び西表島)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재명 “Amami-Oshima Island, Tokunoshima Island, Northern part of Okinawa Island, and Iriomote Island”)

가고시마현의 아마미오시마와 도쿠노시마, 오키나와현의 오키나와 본섬 북부와 이리오모테섬, 총 2개 현 4개 섬이 함께 2021년에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평가 기준 중 <생물 다양성>을 만족시켰습니다. 

도쿠노시마(徳之島)는 아마미오시마의 남서부에 위치한, 아마미 군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입니다.

오키나와 본섬 북부는 산과 삼림이 많은 지역으로 ‘얀바루(やんばる)’라고 불립니다. 

이리오모테섬은 맹그로브 숲으로 유명합니다.

관광 관리가 주목되는 지역

가장 최근에 선정된 이들 네 개의 섬은 관광지로도 알려져 있어, 관리 문제에 대해 유네스코에서 특별히 관리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합니다. 아마미오시마의 대형 크루즈선 유치, 오키나와의 카지노를 포함한 통합형 리조트 유치 등으로 이전보다 더욱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이번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 선정으로 일본자연보호협회는 일본 정부에게, 관광객수를 적절하게 관리할 것, 인터프리터(자연해설가) 시설인 ‘인터프리테이션’ 시설 및 네이처센터 설치, 관광객의 흥미와 수용력에 따른 관광 관리 계획 수립 등을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이 세계 자연 유산으로 선정되면서, 오히려 보호에 관한 노력과 개발 자제 등의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을 어떻게 유지하고 지켜나갈 것인지, 그 좋은 사례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후 변화 등 환경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때, 기회가 되면 일본의 자연 유산을 찾아 그 아름다움을 직접 확인하고 느끼면 좋겠습니다.

*참고: 일본 환경성 <일본의 세계 자연 유산> http://www.env.go.jp/nature/isan/worldheritage/index.html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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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홋카이도의 섬들 -> 일본 섬 여행의 기술: 홋카이도, 오키나와에서 더 깊은 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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