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일본 문화] 일본 점 '우라나이(占い)' 기본 지식, 인기 점, 일본 고유의 점

일본에는 점의 종류가 많아 놀라는 외국인들이 많습니다. 서양이나 중국에서 전래한 점을 비롯, 일본에서 생겨나거나 독자적으로 발전한 점도 있습니다. 취미나 오락으로 가볍고 친숙하게 대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이번 기사에서는 일본에서 인기 있는 점과 일본에서 만들어진 점을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일본 문화나 일본인의 생각을 이해하는 데 참고가 될 듯합니다.

<내용 소개>

◆일본 점의 역사

◆일본의 대중적인 점

◆일본에서 생겨난 점,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한 점

◆정리

일본 점의 역사

중국의 고서인 『기지와진덴(魏志倭人伝; ぎしわじんでん)』에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점에 대해 기록되어 있습니다. 『기지와진덴』에는 2~3세기경 일본에 존재했다고 이야기되는 야마타이코쿠・야마토노쿠니(邪馬台国; やまたいこく・やまとのくに)의 여왕인 ‘히미코(卑弥呼; ひみこ)’가 정치에 점을 이용했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사용한 점은 거북 등을 사용한 점이었다고 전해집니다.

헤이안시대(平安時代; 794년~1185년)에는 음양오행 사상을 바탕으로 한 음양도가 성행했고, ‘음양사(陰陽師; おんみょうじ; 온묘지)’라고 하는 점 부문의 전문 직책도 있었습니다. 음양사는 궁정에서 기도나 풍수 등을 살폈습니다. 그러한 음양사들 중에서도 ‘아베노세메(安倍晴明; あべのせいめい)’[921~1005년]는 원혼을 위로하거나 나쁜 기운을 쫓는 ‘주금사(呪禁師; じゅごんし; 주곤시)’ 역할도 수행하며 숱한 전설을 남겼습니다. 그를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 및 영화, 게임 등이 현대에도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옛부터 점은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과학이 발전한 오늘날도 점은 가벼운 오락으로, 또는 인간의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길잡이로 여전히 사람들 곁에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우라나이(占い; うらない)’와 ‘우라나이시(占い師; うらないし)’ 

앞에서 소개한 ‘음양사(陰陽師; おんみょうじ; 온묘지)’처럼 점을 보는 사람인 점술가에도 ‘師’라는 한자를 붙입니다. 한국의 ‘점’, ‘점술가’를 일본에서는 ‘우라나이’, ‘우라나이시’라고 합니다. 우라나이 앞에 점의 종류를 붙여 ‘OO占い(OO우라나이)’라고 말하는 것도 일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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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중적인 점

일본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오락으로 점을 즐기는 분위기입니다. 아침 뉴스 등에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점 코너가 들어 있는데다. 여기서는 현대 일본에서 친숙한 점을 소개합니다.

타로점 / タロット占い / タロットうらない(타롯토 우라나이)

72장의 타로카드에서 어떤 카드를 뽑았는지에 따라 그 후의 운세를 알게 되는 점. 1장을 직관적으로 뽑는 방법, 3장을 뽑아 그 조합에서 결과를 얻는 방법이 있습니다. 자기가 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가서 보는 것도 어렵지 않아 다양한 연령대에 걸쳐 친근한 것이 특징. 타로점에는 ‘정위치(正位置)’와 ‘역위치(逆位置)’가 있어 어느 쪽이 나오느냐에 따라 같은 카드라도 의미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마술사 그림이 그려진 카드를 정위치로 뽑으면 ‘독창성・기술력・전기(전환 계기)’를 뜻하며, 상하가 뒤집힌 상태로 뽑으면 ‘방향 전환의 시기’, ‘경험 부족’을 뜻해 해석이 크게 달라집니다.

수비술 / 数秘術 / すうひじゅつ(수히쥬츠)

1~9의 숫자를 사용하는 점입니다. 영어로는 ‘Numerology’. 숫자마다 의미가 있고, 그 조합으로 운명, 성격, 궁합 등 다양한 것을 알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점입니다. (‘수비’+’술’이 아니라 ‘수’+’비술’인 것이죠.) 

일본에서는 ‘카발라(Kabbalah)[중세 유대교의 신비주의] 수비술’을 더 심플하고 친근하게 한 ‘탄생 수비술(誕生数秘術)’의 인기가 높은 편입니다. 태어난 생년월일을 더한 숫자가 갖는 의미로 강점, 성격, 운명 등을 읽는 방법으로 무척 간단해서 재미로 해보기 좋습니다.

12성좌점 / 12星座占い / じゅうにせいざうらない(쥬니세자우라나이)

일반적으로 ‘별자리점’, ‘성좌점’ 등으로 불리는 ‘12성좌점’. 태어났을 때의 태양의 위치에 따라 자신의 성좌가 결정됩니다. 3월 21일~4월 19일에 태어난 사람은 양자리, 8월 23일~9월 22일에 태어난 사람은 처녀자리. 12개 성좌 외에 ‘뱀주인자리(へびつかいざ; Ophiuchus)’를 추가한 ‘13성좌점’도 있지만 일본에서는 ‘12성좌점’이 일반적입니다.

일본의 12성좌점은 서양의 점성술을 더 간단하게, 알기 쉽게 만든 것입니다. 매일의 연애운이나 업무운, 럭키 아이템, 럭키 컬러도 알 수 있습니다. 그날그날 몸에 걸치는 것이나 행동에 성좌점을 참고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12성좌(열두 별자리)를 일본어로

수상점 / 手相占い / てそううらない(테소 우라나이)

‘수상(手相; 테소)’이란, 한국어로는 ‘손금’. ‘수상점’은 손바닥 선의 길이나 위치로 결혼운, 업무운 등의 현상을 읽는 점입니다. 손의 모양이나 손을 내미는 방식도 점의 결과와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손을 내밀기만 하면 되는 간편한 점으로, 일본에서는 옛부터 친숙한 점입니다. ‘当たる(あたる; 아타루)’, 즉 ‘잘 맞는다’고 소문난 점술가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선다고 하네요. 

일본에서 생겨난 점,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한 점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일본의 점들 중에는 중국, 서양에서 전해진 것이 많지만 일본에서 생겨난 점이나 다른 나라의 점을 바탕으로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한 점도 있습니다.

육성점술 / 六星占術 / ろくせいせんじゅつ(로쿠세 센쥬츠)

육성점술은 일본의 점술가인 호소키 카즈코(細木数子) 씨가 ‘산명학(算命学; さんめいがく; 산메이가쿠)’[연, 월, 일의 지간으로 운명을 점치는 중국 발상의 점성술]과 ‘역학(易学; えきがく; 에키가쿠)’을 바탕으로 만든 일본의 독자적인 점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 큰 붐이 일며 유명해졌습니다. 생년월일에서 분류되는 운명성(運命星)으로 보는 점으로, 토성인, 금성인, 화성인, 천왕성인, 목성인, 수성인으로 나뉘고 각 별이 다시 ‘＋’와 ‘-’로 나뉘어 총 12개의 속성으로 운기(運気; うんき; 운키)를 읽게 됩니다.

육성점술에 따르면 연도별로 운명이 다르며, 좋은 것이 일어나는 해도 있는가 하면, ‘대살계(大殺界; だいさっかい; 다이삿카이)’라고 하는 운이 좋지 않은 시기도 있습니다. 이런 ‘대살계’에는 새로운 도전이나 위험 부담 있는 언동을 삼가야 한다고 하는데요. 호소키 카즈코 씨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바 있어 ‘육성점술’은 몰라도 ‘대살계’는 알고 있는 일본인이 많다고 합니다.

[참고] 역시 일본에서 생겨나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오성삼심점(五星三心占い; ごせいさんしんうらない; 고세이산신우라나이)’

일본의 코미디언, 작가, 유튜버로 활동하는 겟타즈 이이다(ゲッターズ飯田)가 과거 점을 본 6만 명 이상의 데이터로 엮어낸 오리지널 점술. 6개의 별(나침반자리, 인디언자리, 봉황자리, 시계자리, 카멜레온자리, 돌고래자리)을 각각 '금(金)'과 '은(銀)'[태어난 서력 연수가 짝수면 '금', 홀수면 '은']으로 나뉘어 전체 12개 타입의 종합운, 연애운, 결혼운, 업무운, 금전운, 건강운, 가정운, 궁합, 속운기(裏運気; 욕망이 바뀌는 시기, 내면의 자신이 되는 시기)를 다룹니다. 

점 이름의 ‘五星’은 (5개의 성좌가 아니라) ‘자아욕’, ‘식욕・성욕’, ‘금전욕・재물욕’, ‘권력욕・지배욕’, ‘창작욕’의 5욕(5欲)과 그 음양의 10개 패턴을 가리키며, ‘三心’은 마음의 리듬인 ‘하늘(天)’, ‘바다(海)’, ‘땅(地)’과 그 음양, 이것을 다시 ‘금(金)’과 ‘은(銀)’으로 분리한 12개의 패턴을 말합니다. ‘오성(10개 패턴)’x‘삼심(12개 패턴)’=120개 패턴으로 유형을 분류해 운기를 읽는 점이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오미쿠지 / おみくじ

일본의 점 하면 빠질 수 없는 오미쿠지. 운세나 인생의 조언이 담겨 있는 ‘쿠지(くじ)’, 즉 ‘뽑기’를 통한 점입니다. 오미쿠지는 신사나 절에 참배를 하면서 뽑게 되며, 일본에서는 옛부터 남녀노소 모두가 즐겨왔습니다. 신년에 뽑는다고 생각하기 쉽고, 실제로 신년 첫 참배인 하츠모우데(初詣) 때 뽑는 즐거움이 크지만, 실제로는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하츠모우데 때 뽑은 오미쿠지는 효력이 1년이라고 이야기되곤 합니다. 

오미쿠지의 운세 분류는 절과 신사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괄호 안은 읽는 법)

• 절(寺): 大吉(다이키치)、吉(키치)、小吉(쇼키치)、半吉(한키치)、末吉(스에키치)、末小吉(스에쇼키치)、凶(쿄)

• 신사(神社): 大吉(다이키치)、吉(키치)、中吉(추키치)、小吉(쇼키치)、末吉(스에키치、凶(쿄)

이는 대략적인 흐름으로, 좀 더 세분화되기도 합니다. ‘흉’에 해당하는 ‘凶’ 아래로 ‘小凶’, ‘半凶’, ‘末凶’, ‘大凶’를 두는 신사도 있습니다. 

오미쿠지에서 좋은 운세가 나오면 기뻐하고, 나쁜 운세가 나오면 쓰인 조언을 잘 읽고 행동에 유의하는 등 가벼운 ‘엔기모노(縁起物; えんぎもの)’[행운을 가져다주는 물건 등]로 여기는 이들이 많습니다. 관광으로 일본 신사나 절을 찾았을 때 가볍게 체험해보셔도 좋겠습니다. 

오미쿠지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면 <오미쿠지 해석, 이렇게 해야 제대로! 일본 길흉 제비 즐기기>기사에서 읽어보세요!

동물점 / 動物占い / どうぶつうらない(도부츠우라나이)

동물점은 생년월일에 따른 동물로 성격이나 궁합 등을 읽는 점입니다. 중국의 ‘사주추명(四柱推命; しちゅうすいめい; 시츄스메)’이 바탕이 되었지만, 동물점 쪽이 더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사람을 동물에 비유하는 것이 귀엽다는 사람들이 많아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동물은 총 12종류로, 생년월일에 따라 ‘사교적인 코알라’, ‘용감한 치타’ 등 성격적 경향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성명 판단 / 姓名判断 / せいめいはんだん(세메한단)

성명 판단에서는 이름의 획수로 운명을 읽습니다. 일본에서는 궁합을 보거나, 아기의 이름을 정할 때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원은 중국이지만, 일본에서 진화를 계속해 현재는 다양한 유파가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알파벳으로 성명 판단을 하는 유파도 있다고~ >> 일본 이름과 성명판단 

정리

일본에는 다양한 점이 존재합니다. 해외와 비교해보면 더 캐주얼하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로, 일상 생활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도 갖고 있습니다. ‘何座ですか(나니자데스카)？’[어떤 별자리인가요?] 하고 가볍게 물으면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도 하는 것. 살아 있는 일본 문화를 알아보고 싶은 분들은 ‘점’에도 관심을 가져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관련 기사>

‘엔기모노’와 일본 문화 -> 일본 문화 심화편: 달마(다루마)와 일본의 엔기모노

‘에노시마 신사’에서 오미쿠지 -> 에노시마, 에노덴: 도쿄 근교 쇼난의 바다 산책(가는 법, 볼거리, 먹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