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도쿄에 인접한 4개 현 중 하나인 치바(千葉)현. 보소반도(房総半島)의 아름다운 바다와 풍부한 자연을 자랑하는 치바현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합니다.
<내용 구성>
◆도쿄돔 23개 크기의 넓은 공원, 쇼와노모리(昭和の森)
◆일본에서 네덜란드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사쿠라시(佐倉市)
◆보소반도의 기차, ‘우치보(内房)’와 ‘소토보(外房)’
미나미보소(南房総)의 산 노코기리야마(鋸山)
치바현의 남부, 태평양을 면한 반도인 보소반도보소반도(房総半島; 보소한토)는 아름다운 산과 바다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보소반도 중에서도 남쪽을 ‘미나미보소(南房総)’에는 ‘미나미보소국정공원(南房総国定公園)’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진 속의 단애절벽과 전망대로 유명한 ‘노코기리야마’는 의외로 높이는 표고 329.4미터. 산기슭에서 산정상까지 운영되는 로프웨이를 이용하면 3분 18초 만에 정상에 올라갈 수 있으니 산행이 두려워도 안심~
산정전망대(山頂展望台)와 지옥의 전망
그러나 실제로 올라가서 전망대에 서면 이번엔 겁이 더럭 날지도 모릅니다. 산정전망대는 일명 ‘지옥의 전망(地獄のぞき)’으로 불릴 만큼 까마득한 낭떠러지 느낌! 채석 기술자가 장난삼아 만든 곳이라는데 지금은 관광 명소가 되었습니다. 보소반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나츠메 소세키가 친구들과 찾았던 니혼지(日本寺)
노코기리야마에는 니혼지(日本寺)라는 사찰이 있습니다.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가 스물셋의 여름방학 때 친구 네 명과 함께 보소반도를 여행하고 <보쿠세츠로쿠(木屑録)>라는 한문 기행문을 남겼는데, 내용 중에 ‘니혼지’를 찾았을 때의 이야기도 담겨 있습니다.
니혼지는 노코기리야마 전체에 넓게 펼쳐져 있는 절입니다. 산 전체가 절의 경내라고 할 수 있어 곳곳에 대불과 불상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일명 ‘라퓨타의 벽(ラピュタの壁)’이라고 불리는 채석장 터에 조각된 ‘백척관음(百尺観音)’입니다. 백 척, 즉 30미터 높이의 관음불입니다. 약 6년 동안 조각해 1966년에 완성되었습니다.
31미터의 대불상, 100개의 관음상, 1553개의 석상이 늘어선 천오백나한길 등 아름다운 불상들이 풍성합니다. 올라갈 때는 로프웨이를 이용하고 천천히 내려오면서 산 곳곳의 불상들을 감상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노코기리야마 니혼지 공식 사이트 http://www.nihonji.jp/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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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바현 동쪽 해안, 쿠쥬쿠리하마(九十九里浜)
치바현 북쪽 아사히시(旭市)의 ‘교부미사키(刑部岬)’부터 남쪽 이스미시(いすみ市)의 ‘타이토우미사키(太東岬)’까지 태평양 연안에 면해 66km나 이어지는 일본 최대급 해변, 쿠쥬쿠리하마(九十九里浜). 5개 시(市), 4개 마치(町), 1개 (村)가 해당되어, 각각의 해안에 다시 이름이 붙여져 있습니다. 크게 ‘OO해안(OO海岸; OO카이간)’, ‘**해수욕장(**海水浴場; **카이스이요쿠죠우)’로 나뉘어지고, 해수욕장 중에는 서핑스폿인 ‘사후스폿토(サーフスポット)’가 있는 곳도 있습니다.
서퍼들의 천국, 치바현 쿠쥬쿠리
한국인들에게는 가마쿠라, 에노시마 등의 쇼난(湘南) 지역의 해안이 도쿄 근교의 서핑 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치바현의 쿠쥬쿠리야말로 서퍼들의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서핑스폿들을 자랑합니다. 도쿄에서의 접근성이 좋은 서핑스폿으로 카타카이 해수욕장(片貝海水浴場)의 ‘카타카이교코우(片貝漁港)’ 서핑스폿이 각광 받고 있습니다. 이곳은 롱보드, 숏보드의 구역이 나뉘어 있고, 어업권이 설정되어 있어 조개 등의 채취가 엄격히 금지되어 있습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서핑 경기장으로 지정된 쿠쥬쿠리하마 남단의 츠리가사키 해안(釣ケ崎海岸)은 인구 1만 2500명의 마을에 매년 60만 명의 서퍼들이 찾아오는 서퍼들의 성지(聖地)입니다. 서핑을 위해 이주하는 이들도 많다고 하네요. 세계 최고급 파도를 자랑하는 바다라고 하니 직접 하지 못하더라도 바다도 보고 멋진 서퍼들도 보고 싶다면 찾아가봐도 좋을 듯합니다.
일본 일출, 석양, 야경 100선에 선정된 교부미사키(刑部岬)와 이이오카 등대(飯岡灯台)
쿠쥬쿠리하마를 내려다보는 뛰어난 전망과, 일출, 석양, 야경의 명소, 작가들이 사랑한 휴양지, 요양지로 유명한 교부미사키(刑部岬). 도쿄에서 JR소부본선 특급 시오사이(JR総武本線 特急しおさい)로 1시간 반이면 교부미사키의 유명한 ‘이이오카 등대’가 있는 ‘이이오카(飯岡灯台)’역에 도착. 바다 위로 뜨고 지는 태양을 보고 싶을 때는 꼭 가볼 만한 곳입니다.
도쿄돔 23개 크기의 넓은 공원, 쇼와노모리(昭和の森)
한 시간 남짓한 산책 코스를 여러 개 골라서 즐길 수 있는 ‘쇼와노모리(昭和の森)’. 친구와 신선한 자연속에서 실컷 걸으며 이야기하고, 출출해지면 잔디밭에서 준비해간 벤또를 먹고 낮잠도 즐길 수 있는 드넓은 공원입니다. 치바국제크로스컨트리대회(크로스컨트리는 숲, 들판, 언덕을 달리는 대회)가 열리거나 실업 선수들이 훈련을 하는 장소인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뛰기에 좋은 코스들도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3.5km의 바깥 일주 코스, 1.6km의 안쪽 일주 코스, 사이클링 코스(성인 200원에 대여 가능) 외에도 다리에 부담 없는 잔디 코스, 조금은 까다로운 ‘하기(萩; 싸리)의 길’, ‘겨울의 길’ 등등, 자기에게 맞는 코스를 설정해 즐겁게 달릴 수 있는 것이 장점!
달리기뿐 아니라 봄에는 매화, 벚꽃, 가을에는 은행나무 단풍을 즐길 수 있고, 보고 나면 꼭 타보고 싶어지는 엄청나게 긴 ‘롤러 미끄럼틀(ローラー滑り台)’까지, 휴식을 위한 다양한 시설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전망대에 오르면 쿠쥬쿠리 해안도 내려다보인다고~
*치바시 홈페이지 ‘쇼와노모리 지도’ https://www.city.chiba.jp/toshi/koenryokuchi/kanri/midori/ennnaimap.html *쇼와노모리 홈페이지 ‘acces(가는 방법)’ https://www.showanomori.jp/access/
일본에서 네덜란드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사쿠라시(佐倉市)
네덜란드에 가지 않아도, 규슈의 하우스텐보스까지 가지 않아도, 네덜란드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곳. 치바현의 ‘사쿠라시(佐倉市)’는 에도시대부터 네덜란드(일본어로 ‘오란다(オランダ)’)의 학문을 적극적으로 도입했고, 현재에도 네덜란드와의 문화교류가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 상징적인 공간인 ‘사쿠라후루사토히로바(佐倉ふるさと広場)’에서는 네덜란드 풍차를 배경으로 4월에 튤립 축제, 7월에 해바라기 정원, 10월에 코스모스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대나무숲, 녹차, 맥주… 사쿠라시 사이클링 투어
게이세이사쿠라역(京成佐倉駅)앞 관광안내소, JR사쿠라역(JR佐倉駅)앞 관광정보센터 등 사쿠라시의 곳곳에서 자전거를 대여해 사쿠라시의 곳곳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에도시대의 무사들이 성(에도성)에 향하는 길에 통하는 길이었다는 대나무 숲 ‘히요도리자카(ひよどり坂)’, 메이지시대에 뉴욕으로 수출되었다는 ‘사쿠라차(녹차)’와 모나카, 젠자이를 즐길 수 있는 카페 ‘차스이신(茶粋心)’, 100년 이상 된 가옥에서 무농약 재료를 사용한 일본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카페 ‘차고토신메이(茶琴神明)’, 크래프트비어 브루어리 ‘로코비어(ロコビア)’도 자전거 투어 코스에 넣으면 좋겠죠?
도쿄에서는 닛포리(日暮里)역에서 게이세이혼센(京成本線)을 이용하거나, JR소부센(JR総武線)을 이용하면 1시간 전후로 도착할 수 있습니다.
*사쿠라시관광협회 홈페이지 https://www.sakurashi-kankou.or.jp/bicycle/
보소반도의 기차, ‘우치보(内房)’와 ‘소토보(外房)’
보소반도를 달리는 기차는 ‘우치보센’과 ‘소토보센’으로 나뉩니다. 일본어의 ‘우치(内)’는 ‘안’, ‘소토(外)’는 ‘밖’을 의미하므로, 우치보센은 보소반도의 안쪽(도쿄만 쪽)을, 소토보센은 바깥쪽(태평양 쪽)을 달리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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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보센(内房線): 치바(千葉)역~아와카모가와(安房鴨川)역을 운행. 도쿄역에서 출발하는 우치보센 특급 ‘사자나미(さざなみ)’ 구간은 특급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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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토보센(外房線): 치바(千葉)역~아와카모가와(安房鴨川)역을 운행.도쿄역에서 출발하는 소토보센 특급 ‘와카시오(わかしお)’ 구간은 특급 운행.
두 열차 모두 JR히가시니혼(JR동일본)에서 운영하므로 JR히가시니혼 계열 패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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