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많이 들어봤던 ‘와세다 대학’. 실제로 대학가 풍경을 보고 싶은데… 근처의 볼거리와 함께 살펴보고 산책 루트를 짜볼까요? 나쓰메 소세키와 함께라면, 더 즐거운 산책이 되겠죠?
<내용 구성>
◆와세다역 앞 독특한 건물 ‘도라도 갤러리’, '쿠사마 야요이 미술관'
◆나쓰메 소세키의 마지막 서재, ‘소세키 산방 기념관’
와세다 대학의 도쿄 내 캠퍼스 3곳
와세다 대학은 도쿄에 3개의 캠퍼스를 갖고 있습니다. 구는 ‘신주쿠구(新宿区)’. 각 캠퍼스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지만 특별히 보고 싶은 캠퍼스가 있다면,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가고 싶은 캠퍼스를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
VR 투어 영상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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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세다 캠퍼스(早稲田キャンパス): 유명한 시계탑이 있는 ‘오오쿠마 기념강당(大隈記念講堂; 오오쿠마코우도우)’가 있는 메인 캠퍼스. 가장 가까운 역은 도쿄메트로 도자이센(東西線)의 ‘와세다역(早稲田駅)’. JR 야마노테센(山手線)의 ‘다카다노바바역(高田馬場駅)’에서는 도보 약 20분 소요. 정치경제학부, 법학부, 상학부, 국제교양학부, 사회과학부, 교육학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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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야마 캠퍼스(戸山キャンパス): 문학부, 문화구상학부 등이 자리한 캠퍼스. 역시 ‘와세다역’에서 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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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와세다 캠퍼스(西早稲田キャンパス): 이공계학과들이 자리한 캠퍼스. 도쿄메트로 후쿠토신센(副都心線)의 니시와세다역에서 바로 연결. 와세다역에서 도보 약 22분 소요.
*와세다 대학 홈페이지 <交通 Acces> https://www.waseda.jp/top/access / https://waseda-vrtour.com/jp/(VR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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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세다 학생들의 소울 푸드 ‘와세메시(ワセメシ)’
‘와세다’의 ‘와세(ワセ)’에, ‘밥’이라는 뜻의 ‘메시(飯; メシ)’를 더해 ‘와세메시(ワセメシ)’. 와세다 학생들이 즐겨 먹는 식당, 메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참고로 ‘와세다’ 대학의 약칭은 ‘와세’가 아니라 ‘早大(そうだい; 소우다이)’라는 것도 알아둡시다.)
그중 대표적인 식당인 ‘삼핑쇼쿠도(三品食堂)’의 대표 메뉴는 ‘규메시’, ‘카레’, ‘돈카츠’의 세 가지 품목(三品). 그중 간판에도 적혀 있는 ‘규메시(牛めし)’는 ‘규동’에 해당하는 메뉴라 볼 수 있습니다.
규메시와 카레를 심플하게 즐길 수도 있지만, 돈카츠를 넣어 규메시+돈카츠(가츠규메시), 카레+돈카츠(가츠카레)로도 즐길 수 있고, 규메시+카레+돈카츠 3종 세트인 ‘가츠믹스(カツミックス)’도 있습니다. 여기에 다시 달걀 토핑(玉子入; 다마고이리)을 얹으면 경우의 수가 배가 됩니다. 규메시+카레의 경우는 ‘아이카케(あいかけ)’라는 별도의 메뉴 이름을 붙였습니다. ‘相かけ’, 즉 ‘서로 붓기’의 의미로 해석됩니다.
메뉴를 골랐으면 이제 양을 고를 차례. 並(나미) / 中盛(추모리) / 大盛(오오모리) / 特大(도쿠다이)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일본의 일반 음식점에서는 ‘나미’, ‘오오모리’, ‘도쿠모리’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곳에는 ‘추모리’가 있는 것이 특징. ‘아카규’, ‘아카카츠’, ‘아카믹스’ 등 ‘赤(아카)’가 붙은 것은 매운 버전인가? 싶지만 오오모리(大盛)보다 많은 ‘특대(特大)’로 점보 사이즈를 의미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단순하지만 다양한 배리에이션이 가능해, 학생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식당, 이런 메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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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루시(メルシー): 중화요리. 멸치 국물의 심플한 간장 라멘이 대표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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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죠우앙 혼칸(金城庵 本館): 소바. 에비텐동과 소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소바세트’가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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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세다노 벤토야(わせだの弁当屋): 일명 ‘와세벤(わせ弁)’으로 불리며 300엔~750엔까지 다양.
다카다노바바 역 앞 ‘사카에도오리(さかえ通り)’
와세다 대학 앞은 아니지만 옆동네로, 도보, 버스, 지하철로 이동이 쉬운 곳인 ‘다카다노바바(高田馬場)’. 약칭 ‘바바’로 불리는 음식점, 술집, 상업 시설 등이 빼곡하게 들어찬 번화가입니다. 도쿄메트로 도자이센, JR 야마노테센과 함께 도쿄의 서쪽인 ‘니시도쿄’를 지나 사이타마현의 ‘도코로자와(所沢)’, ‘혼카와고에(本川越)’까지 가는 ‘세이부신주쿠센(西武新宿線)’의 역이 있어 유동 인구가 많습니다. 대학가 앞의 이자카야, 술집, 라멘집, 교자집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면 편안하게 들러봐도 좋습니다.
다카다노바바는 미얀마, 베트남 요리로도 유명해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가게들이 여럿 자리하고 있습니다.
*2019년 2월 22일 ちくわ <人呼んで「ワセメシ」。早稲田大学近くで学生街グルメしよう> https://press.chiku-wa.jp/press_3082/ *사카에도오리 홈페이지: https://www.baba-sakae.com/
와세다역 앞 독특한 건물 ‘도라도 갤러리’, ‘쿠사마 야요이 미술관’
도라도 갤러리(ドラードギャラリー; DORADO GALLERY). 와세다역 부근을 돌아다니다 보게 되면 반드시 안에 들어가보고 싶어지는 독특한 건물을 자랑하는 갤러리입니다. 와세다역 3A 출구 근처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마치 스페인의 건축가 가우디의 건축물들이 떠오르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조용한 여름 밤에 건물 앞에 서면 무척 신비로운 기분이 듭니다.
와세다역 1번 출구에서 가까운 곳에는 일본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가, 물방울 무늬와 컬러풀한 색채로 유명한 쿠사마 야요이의 미술관도 있습니다. 그녀의 작품 세계처럼, 미술관 건물도 무척 독특합니다. 2021년 5월 현재, 사전 예약제, 정원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티켓은 쿠사마 야요이 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구입이 가능하니 참고해 방문해보세요~
*도라도 갤러리 홈페이지: http://doradogallery.main.jp/ *쿠사마 야요이 미술관 홈페이지: https://yayoikusamamuseum.jp/access/
나쓰메 소세키의 마지막 서재, ‘소세키 산방 기념관’
2017년, 와세다역에서 가까운 곳에 ‘소세키산방기념관(漱石山房記念館; 소세키산보우키넨칸)’이 세워졌습니다. 1907년부터 1916년 세상을 떠나기까지 9년간 살았던 집이 있던 장소에 지어져 더욱 의미가 있는데요. 기념관에는 소세키의 작품과 관련 도서를 열람할 수 있는 도서실, 그의 생애를 소개하는 전시실, 마지막 살았던 집의 서재, 응접실, 베란다를 볼 수 있는 전시실, 소세키의 작품을 읽으며 차를 마실 수 있는 북카페 ‘CAFE SOSEKI’, 오리지널 굿즈를 파는 뮤지엄샵 등이 알차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기념관 옆의 '소세키 공원(漱石公園)'에는 소세키의 흉상과 '고양이 묘'가 있습니다. 소세키는 기념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태어났고, 영국에서 귀국한 후에 머문 곳도 바로 이 지역이었습니다. 소세키의 흔적이 가득한 지역을 기념관에서 마련한 ‘산책 지도’를 참고해 천천히 돌아봐도 좋겠습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흔적을 따라 가는 산책 지도(PDF): 소세키산방기념관 <周辺まち歩きマップ> https://soseki-museum.jp/user-guide/walking-map/
와세다역 다음 역, 카구라자카(神楽坂)
도쿄 메트로 도자이센에서 와세다역의 다음역은 ‘카구라자카(神楽坂)’. 에도시대부터 계속된 유서 깊은 장소로 도쿄 사람들 사이에서는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멋스러운 곳’의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세련된 곳에서 점심을 먹을 수도,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는 것도 잘 어울립니다. 대학가의 젊음과 활기 넘치는 분위기를 즐기고 넘어가 차분한 멋을 또 한 번 즐길 수 있어 와세다를 둘러보며 함께 산책 루트를 짜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아카기 신사(赤城神社), 카구라자카도오리(神楽坂通り), 젠코쿠지(善國寺)
1번 출구 바로 앞에 ‘아카기 신사(赤城神社)’가 있습니다. 신사의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2010년 일본 현대 건축가 구마 겐고(隈研吾) 씨가 경내와 건물을 새롭게 설계해 현대적인 신사로 거듭났습니다.
카구라자카는 이름에 ‘언덕(坂)’이 들어가 있듯이 많은 ‘오르막길’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메인 스트리트라고 할 수 있는 ‘카루자카도오리’로 ‘카구라자카시타(神楽坂下)’에서 ‘카구라자카우에(神楽坂上)’까지가 오르막으로 이루져 있습니다. 카구라자카역에서 출발하면 ‘카구라자카우에’ 쪽에서 ‘카구라자카시타’ 쪽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카구라자카시타에 다다르기 전에 ‘비샤몬텐(毘沙門天)’으로 유명한 절 ‘젠고쿠지(善國寺)’가 있습니다. 불교에서 의미 있는 날인 ‘엔니치(縁日)’에 절 경내에 야타이와 노점이 늘어서 축제처럼 사람들이 모여 즐기는 문화가 있는데, 도쿄에서 엔니치에 노점이 처음 시작된 곳이 바로 젠고쿠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근처에 살았던 나쓰메 소세키가 소설 <도련님>에 젠고쿠지의 엔니치 풍경을 담았습니다.
*아카기 신사 홈페이지 https://www.akagi-jinja.jp/ *젠코쿠지 홈페이지 https://www.kagurazaka-bishamonten.com/about *카구라자카도오리 상점회 <카구라자카 지도(PDF)>: http://www.kagurazaka.in/wp/wp-content/uploads/2021/03/kagurazakamap2021.pdf
카구라자카코우지(神楽小路)
‘카구라자카의 작은 길’ 정도의 의미를 가진 ‘카구라자카코우지’. 좁은 골목들을 따라 양식당, 라멘집, 소바집, 이자카야 등이 들어서 있습니다. 카구라자카는 목적을 갖고 돌아볼 때보다 발길 닿는 대로 골목골목을 둘러볼 때 더욱 매력이 느껴집니다. 산책 겸 천천히 걸어보세요~
‘고양이 거리’로 유명한 카구라자카인 만큼 돌바닥이 깔린 좁은 골목에서 고양이들을 만나면 더욱 반갑겠지요? 고양이 관련 잡화점, 카페 등도 곳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神楽坂猫(카구라자카 네코)’로 검색해보세요~
마지막으로, 이이다바시역(飯田橋駅) 쪽으로 가면 벚나무들과 강을 따라 2킬로미터나 이어지는 멋진 산책길, 소토보리 공원(外濠公園)이 있습니다. 호세 대학, 주오 대학, 니혼대학… 강을 따라 대학 캠퍼스들이 많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카구라자카의 좁은 골목의 매력과는 또 다른, 청춘처럼 탁 트인 길을, 대학생 기분으로 걸어볼까요?
*도쿄 카구라자카 가이드 <카구라자카코우지> http://kagurazakaguide.web.fc2.com/1060.html *신주쿠관광진흥협회 <소토보리 공원> http://www.kanko-shinjuku.jp/spot/history/article_39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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