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생활하거나 여름~가을철 일본 여행을 계획한다면 꼭 알아두어야 할 정보가 바로 ‘일본 태풍’ 정보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일본 태풍의 시기 관련 정보와 과거의 규모 컸던 태풍, 태풍 이름 짓는 법, 태풍 피해 예방 방법 등 태풍 관련 상식을 풍부하게 소개드립니다.
<내용 소개>
◆일본 태풍 시즌은 언제? 태풍 발생, 일본 접근 평년치
・<2024년 일본 태풍 발생수>
・<2024년 일본 태풍 접근수>
◆일본 태풍 이름, 2000년부터 아시아명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태풍에는 일본 독자적인 이름이 붙는다
◆태풍 발생시에 피해 등이 걱정된다면?
・일본 여행과 태풍
일본 태풍 시즌은 언제? 태풍 발생, 일본 접근 평년치
일본의 태풍 시즌은 빠르면 6월부터 10월까지로, 대부분의 태풍이 8~9월에 발생, 접근합니다.
일본의 태풍 발생수와 접근수는 매년 여름이 시작될 무렵 ‘평년치(平年値)’를 기준으로 예보됩니다. 일본 태풍의 평년치는 1991년~2020년까지의 30년 평균. 태풍 ‘발생수’는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태풍의 수를 의미하고, 외부에서 발생해 일본에서 300km 이내에 접근하는 태풍의 수를 ‘접근수’라고 합니다. 외국인 여행자들에게는 체감하기 어려운데요. 평년치는 발생수 약 25개, 접근수 약 12개입니다. 연간 통틀어 일본으로 접근하는 태풍의 수가 약 12개라는 뜻(*). 발생수, 접근수와 별도로 태풍의 ‘중심’이 홋카이도, 혼슈, 시코쿠, 규슈의 해안선에 도달하는 일본 태풍의 ‘상륙수’는 연간 2~3개입니다.
2024년의 월별 태풍 발생수, 접근수는 몇 번 정도일까요? 일본기상협회(tenki.jp)의 6월 4일 발표 예보를 통해 살펴봅니다.
<2024년 일본 태풍 발생수>
(이미지 출처: tenki.jp)
6월~10월까지의 태풍 예상 발생수(予想発生数)[왼쪽]와 평년치(平年値)[오른쪽]입니다.
추석이 있는 9월에는 예상 발생수가 4~6개로 가장 많은 편. 평년치는 5.0개입니다.
<2024년 일본 태풍 접근수>
(이미지 출처: tenki.jp)
일본 본토(혼슈, 홋카이도, 규슈, 시코쿠)로 접근하는 태풍 숫자가 가장 많은 것은 8월로 2~4개로 예상. 평년치는 1.6개입니다. 즉, 8월에 태풍이 발생하면 일본 본토로 접근할 확률이 그만큼 높다는 뜻입니다.
*참고: 일본 기상청 <台風の発生、接近、上陸、経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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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태풍 이름, 2000년부터 아시아명으로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매년 1월 1일 이후 처음 발생한 태풍을 ‘제1호(第1号; 다이이치고우)’로 하여 발생 순서대로 번호를 붙이고, 2000년부터는 북태평양과 남중국해에서 발생하는 태풍의 이름을 140개의 아시아명(アジア名) 중 순서대로 붙여나가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도 10개, 한국에서도 10개 각자의 언어로 된 태풍 이름을 고안했습니다. 큰 피해를 남긴 태풍의 이름은 은퇴를 하고 새로운 이름으로 대체되기도 합니다. 2024년 6월 13일 현재 시점의 일본어, 한국어 태풍 아시아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본에서 고안한 태풍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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コイヌ(코이누):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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ヤギ(야기): 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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ウサギ(우사기):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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カジキ(카지키): 황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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コト(코토): 거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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クジラ(쿠지라):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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コグマ(코구마): 작은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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トケイ(토케이):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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トカゲ(토카게): 도마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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ヤマネコ(야마네코): 산고양이
모두 성좌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한국에서 고안한 태풍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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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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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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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백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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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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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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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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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내(*은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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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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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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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참고: 일본 기상청
예를 들어 2024년 5월 31일에 발생한 태풍의 이름은 ‘태풍 2호 말릭시’로 140개의 아시아명중 10번째 이름입니다. 필리핀어로 ‘빠르다’라는 뜻. 올 여름 북태평양과 남중국해에서 태풍 3호가 발생하면 전체 140개 중 11번째의 아시아명, 한국 이름 ‘개미(Gaemi)’로 이름이 붙을 예정입니다.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태풍에는 일본 독자적인 이름이 붙는다
무너진 집이 1000채 이상, 또는 침수된 집이 10,000채 이상 등 피해 규모가 커서 후세에 전해야 할 필요가 있는 태풍에는 독자적인 일본 이름이 붙습니다. ‘레이와 원년 동일본 태풍(令和元年東日本台風)’과 같이, 이름은 원칙적으로 ‘연호년+현저한 피해가 발생한 지역・하천명+태풍’으로 붙습니다. 단, ‘이세만 태풍(伊勢湾台風)’, ‘헤이세이 16년 태풍 제18호(平成16年台風第18号)’와 같이 연호년이나 지역・하천명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세만 태풍
1959년 9월 26일 저녁에 기이반도 끝에 상륙한 태풍 15호. 사망・행방불명자수 5,098명. 전국 32개 도도부현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는데, 그중 83%가 해일이 발생한 고치현과 미에현에 집중되었음. 일본 방재 대책의 원점이 되었던 태풍. (출처: 내각부 보고서)
헤이세이 16년 태풍 제18호
2004년 9월 4일~9월 8일 발생. 오키나와 지방부터 홋카이도 지방까지 일본 각지에서 맹렬한 바람. 사망 43명, 행방불명자 3명, 부상자 1,399명. 주거 전체 파괴 144채, 절반 파괴 1,506채, 일부 파손 63,343채 등의 피해(출처: 소방백서 / 일본 기상청 정보 참고).
레이와 원년 동일본 태풍
2019년 10월 10일 도쿄 남동쪽 미나미토리시마 근해에서 발생한 태풍 19호. 기록적인 비, 폭풍, 높은 파도, 해일(출처: 소방백서 / 일본 기상청 정보 참고). 일본 정부에서는 구조활동과 긴급수리를 위한 특별 예산을 승인. 피해액이 약 1조 8,800억엔으로 집계되어 통계 개시 이후 최고치.
일본의 태풍 안전 대책
태풍의 위력을 여러 번 경험한 일본에서는 안전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왔습니다. 대표적인 안전 대책을 살펴봅니다.
수도권 외곽 방수로(首都圏外郭放水路)
일본 국토교통성에서는 도쿄의 여러 지상 하천 방수로와 연결되도록 전체 길이 6.3km, 지하 50m 깊이의 세계 최대급 방수로를 건설했습니다. 도쿄에 홍수가 나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해 일본의 크고 작은 하천이 홍수일 때 비교적 여유 있는 에도가와(江戸川)로 물을 흘려보내기 위함입니다. 1993년에 착공, 13년 후인 2006년에 완공되었습니다. 영화나 TV 프로그램 촬영지로도 사용되는 곳으로, 수압을 약화시키기 위한 ‘조압 수조’ 시설이 그리스 신전과 같은 멋진 기둥들로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이 지하 방수로는 태풍 시기 이외에 견학이 가능합니다. 4가시 코스로 1인당 1000엔~4000엔의 요금으로 사전 예약이 필요합니다.
*참고: 에도가와 하천 사무소 / 방재지하신전(사전 예약 가능)
최첨단 자동 기상 관측 시스템
일본 기상청에서는 최첨단 자동 기상 관측 시스템 ‘아메다스(アメダス)’를 사용해 기상 재해 조짐이 없는지 지속적으로 감시합니다. 이 시스템은 강수량, 강설량, 기온, 풍속 및 풍향, 습도 등을 측정해 재해 발생 가능성을 예측, 필요에 따라 사람들에게 경보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자기 지역으로 검색하면 다양한 기상 및 재해 관련 정보, 예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시-도쿄도 나카노구로 검색)
지자체별 피난소, 다양한 태풍 정보 채널
일본의 각 지자체에서는 음식, 물, 담요, 의료품을 제공하는 피난소를 설치해두었습니다.
피난 지시, 재해 정보 등 중요한 정보가 잘 전해지도록 다양한 태풍 정보 채널도 마련해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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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 WORLD JAPAN 라디오(한국어): 18개국 언어로 NEWS 청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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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성 방재 포털(한국어): 하천 라이브 방송, 피난소 정보, 공식 X 등 도움되는 링크가 충실. 최신 정보도 체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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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순시경보시스템(J어러트[Jアラート]): 미사일, 지진, 쓰나미 등 시간적 여유가 없는 재해 상황에서 휴대전화 메시지, 스피커, TV 음성 등으로 경보를 발송하도록 하는 시스템
태풍 발생시에 피해 등이 걱정된다면?
‘해저드맵’으로 피난 장소 등 사전 확인
일본에서 생활하고 계시다면, 일본 국토교통성이나 지자체 홈페이지의 ‘해저드맵(ハザードマップ)’을 통해 집 근처에 침수(하천 침수, 높은 파도 침수 등) 가능성이 있는 곳, 산사태 피해 위험성이 높은 장소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정긴급피난장소(指定緊急避難場所)는 꼭 확인해두세요. 재해의 종류별로 피난 장소가 다르니, 태풍 피해의 경우 ‘침수 및 토사(산사태) 피해의 경우 피난 장소(浸水や土砂災害の場合の避難場所)’를 확인, 피난 상황에 이용하시면 되겠습니다.
국토교통성의 해저드맵>> https://disaportal.gsi.go.jp/
태풍 시즌에 집을 비우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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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통(물받이), 도랑 등을 청소해서 물이 잘 빠지도록. 나뭇잎 등으로 도랑이 막히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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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외의 날아가기 쉬운 것들(빨래다이, 화분, 쓰레기통)들은 확실히 고정하거나 실내로 옮기기. 상점 등의 경우 간판이나 자동판매기가 날아가거나 쓰러질 수 있으니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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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에 날아온 물건으로 창문이 깨지지 않도록 창문은 잘 잠그고, 덧문이 있으면 닫기. 창문에 접착테이프(ガムテープ)를 붙이면 풍압에 잘 견딤. 유리가 깨졌을 때 파편이 날아가지 않도록 커튼을 잘 치기.
*참고: 일본기상협회 tenki.jp
여름 휴가, 오봉 연휴 등으로 장기간 집을 비울 경우, 미리 준비해두면 더욱 좋겠죠? 정전의 경우에 대비해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용품, 손전등, 비상식량을 준비해두면 더욱 안심할 수 있겠습니다.
많은 일본인들이 준비해두는 ‘피난 가방’에 대해서는 <일본 자연재해 대비! 일본 피난 가방 & 비상 다이얼 소개>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태풍이 가까이 왔을 때, 상륙했을 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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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이나 실외 작업을 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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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장소에 가까이 가지 않기: 해안, 하천이나 용수로, 산의 경사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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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 있는 경우 서둘러 지상으로 이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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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사용은 삼가기(정전 등으로 인한 고장 위험)
*참고: 일본기상협회 tenki.jp
일본 여행과 태풍
일본에서는 태풍이 예보되면 지하철, 전철, 기차 등 교통수단이 운행 정지에 들어가 계획한 대로 여행하기가 어렵습니다. 태풍 접근 시기가 여행 일정과 겹친다면 여행 일정을 변경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여행 중에 태풍을 만나게 되었다면 숙박하는 호텔의 비상구와 피난 경로를 잘 확인해두고, 가장 가까운 피난소도 확인해둡시다. 호텔이 강이나 산 근처에 있다면 홍수나 산사태가 예상되는 위험 구역인지 확인합시다. 앞에서 소개한 ‘국토교통성의 해저드맵’이 도움이 됩니다.
만에 하나 피난을 해야 한다면 여권, 재류카드, 현금, 신용카드 등과 호텔에 비치된 회중전등 등 꼭 필요한 피난 용품만 챙겨 빠르게 피난합시다.
일본의 사계절 날씨를 잘 이해하는 것도 즐거운 여행을 위해 꼭 필요한 준비물. <일본 기후, 날씨 바로 알기: 여행 전에 계절별 날씨 체크> 기사에서 도움되는 정보를 얻어보세요~
마무리
장마와 무더위, 태풍 등 여름을 힘들게 느낄 수 있는 요인들이 많은 일본의 여름이지만, 기사에서 소개드린 태풍 관련 지식을 참고해 조심하되 너무 불안해하지는 말고, 맛있는 여름철 음식, 워터파크 등 다양한 여름 이벤트 등을 만끽하며 즐거운 여름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