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온천, 목욕탕(센토) 매너, 에티켓, 알아두면 편리한 일본어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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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6

일본 여행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온천. 실제로 일본에서 생활하게 되면 온천 말고도 집 근처에서 간편하고 저렴하게 공중 목욕탕인 센토를 즐길 수 있습니다. 센토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센토를 즐기기 위한 기본 지식을 쌓아볼까요?

<내용 구성>

◆ 쇼치쿠죠(松竹錠)와 반다이(番台)

◆ 가란(カラン)과 가케유(かけ湯)

◆ 수건은 머리에! 후지산 그림을 감상하며 느긋한 휴식을~

◆ 목욕 후 빠뜨릴 수 없는 병우유(瓶牛乳)

◆ 새해 아침 목욕(正月朝湯, 初湯)

얼핏 보면 신사나 절처럼 생긴 일본의 공중 목욕탕, 센토(銭湯). 한 번쯤 들어가보고 싶지만, 어딘지 모르게 머뭇거리게 되기도 하는데요. 한국의 경우, 최근 찜질방 이외의 전통적인 대중 목욕탕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일본의 경우도 센토의 숫자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후생노동성은, 2015년 3월 말 일본의 일반공중욕장은 4,293개로 집계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1970년 조사 시에는 일반공중욕장이 전체 욕장업의 87%를 차지하고 있었던 데 비해, 2014년에는 일반공중욕장의 비율이 전체의 16.4%로 크게 줄어든 추세입니다(※). 하지만 ‘센토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전국의 유명 센토를 소개하는 책자도 발매되는 한편, 지역별로 센토 위치와 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마련하고, 최근에는 깨끗하게 새단장한 리뉴얼 센토가 등장해 젊은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일본 후생노동성 「公衆浴場業概要」https://www.mhlw.go.jp/stf/seisakunitsuite/bunya/kenkou_iryou/kenkou/seikatsu-eisei/seikatsu-eisei03/04.html

쇼치쿠죠(松竹錠)와 반다이(番台)

자, 이제 센토 안으로 들어가볼까요? 먼저 입구에는 신발장(下駄箱, 게타바코)이 있습니다. 흔히 쇼치쿠죠(松竹錠)라고 하는 나무 열쇠들이 나란히 늘어선 모습이 시간 여행을 온 것처럼 정겹게 느껴집니다. 신발을 넣고, 나무 열쇠를 밀어 넣으면 열쇠가 잠기고, 열쇠를 꺼내 가지고 들어가면 됩니다. 

요즘에는 신발장 옆에 요금을 계산하는 카운터가 미리 마련된 경우들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여기서 요금을 지불하고 남탕, 여탕 구분하여 입장을 하게 됩니다. 2019년 10월 1일 소비세 인상과 함께 도쿄도 센토 요금은 470엔이 되었습니다. 한국의 목욕탕에는 샴푸와 수건 등이 마련되어 있는 곳도 많지만, 일본에서는 별도의 요금을 지불해야 하니 참고해서 준비하도록 합니다. 

가끔 카운터가 욕실 내부에 마련되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반다이(番台)’라고 합니다. 남탕과 여탕 중간의 높은 위치에, 앉은 직원이, 때로는 욕실이 보일락말락한 위치에 앉아 요금을 접수받기에, 적응이 되지 않으면 조금 긴장되기도 하는데요. 이 카운터를 반다이라고도 하지만, 여기 앉아 일하는 직원도 ‘반다이’, ‘반다이 상’이라고 불립니다. 에도시대에는 이 반다이의 존재가 일반적이었다고 합니다.

가란(カラン)과 가케유(かけ湯)

조금은 놀란 마음으로 탈의를 하고, 작은 수건과 샴푸, 보디샴푸를 챙겨 탕으로 들어갑니다. 일본에서는 탕에 수영복이나 몸을 감싸는 목욕 수건을 두르고 들어가는 것이 목욕 매너에 어긋나는 행동이므로 주의해야겠습니다. 탕 안에 들어서서 대야와 의자를 챙겨 가란(カラン) 앞에 앉습니다. 대야와 의자는 사용 후에 물로 헹궈 원래 있는 자리에 돌려두어야 합니다. 

가란(カラン)이란, 자리마다 설치된 수도꼭지(蛇口、じゃぐち)의 별칭인데, 수도꼭지 만이 아니라 몸을 씻는 자리를 가리킬 때도 사용하니 알아두면 편리하겠죠?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탕에 들어가기 전에 가란에서 몸을 씻고 들어가야 합니다. 입욕 전 몸 씻기를 가리켜 ‘가케유(かけ湯)’라고 합니다. 우리말로는 ‘몸에 끼얹는(かける) 물’ 정도 되겠죠? 

수건은 머리에! 후지산 그림을 감상하며 느긋한 휴식을~

몸 씻기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탕으로 입장~! 제일 먼저 탕 전체를 화려하게 장식한 후지산 그림이 눈에 들어옵니다. 페인트화라고도 하는 센토 내부의 그림은, 센토의 상징이라고 할 만한데요. 다이쇼(大正) 원년(1912)년에 도쿄 간다에 위치한 「키카이유(キカイ湯)」의 주인이 화가에게 청탁한 페인트화가 인기를 끌면서 다른 목욕탕들에서도 이를 따라 한 것이 유래라고 합니다. 대형 타일에 그림을 그린 타일화로 장식된 센토들도 있습니다. 조금 촌스러운 듯하면서도, 금세 정이 들어버리는 매력적인 페인트화를 배경으로, 머리에 수건을 얹고 힐링 타임을 가집니다. 

센토에 따라 17도 전후의 찬물을 사용한 미즈부로(水風呂) 외에도, 전기가 흐르는 덴키부로(電気風呂), 높은 곳에서 물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우타세유(打たせ湯) 등이 마련되어 있고,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사우나를 이용할 수 있는 센토도 있습니다.

처음에 일본인들이 탕 안에서 머리에 작은 수건을 얹고 있는 것을 보면, 그 이유가 궁금해지기도 할 텐데요. 실제로 그 이유를 물으면 보통 ‘다른 이유는 없고 다른 데 둘 데가 없어서\라는 대답이 돌아올 것입니다. 수건은 탈의실로 나갈 때 몸에 묻은 물을 닦기 위해 들고 들어오는 것으로, 일본인들은 다른 사람의 수건이 탕 안에 적셔지는 장면을 보면 몹시 불쾌해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탕의 다른 곳에 두지 않고, 머리 위에 두는 것이죠. 알고 나면 간단하지만, 꽤 귀여운 풍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기서 잠깐>> “코고욕(交互浴)을 하니 개운해졌다(整った)!”

열탕이나 사우나를, 냉탕과 번갈아 가며 이용하는 목욕법을 가리켜 일본어로 ‘온레이코고욕(温冷交互浴、おんれいこうごよく)’, 줄여서 ‘코고욕’이라고 합니다. 혈액 순환과 자율 신경 조절에 도움이 되고, 몸 안이 따뜻해진다고 하여 이 ‘코고욕’을 3~5회 반복하는 식으로 목욜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목욕 등을 통해 머리가 맑아지고 몸이 가뜬하고 개운해진 상태를 가리켜 ‘정돈되다’는 뜻의 ‘整う(토토노우)’라고도 합니다. 개운해졌다(整った)!

센토 중에도 노천탕과 탄산탕 등을 갖춘 곳들이 많습니다. 알차게 즐기면서 휴식을 취합니다. 물론 목욕탕 안에서 빨래를 하거나, 다른 사람의 비위를 상하게 하는 행동은 물론 삼가야겠죠? 탕을 나설 때는 머리 위에 잘 보관한 수건으로 물기를 깨끗이 닦는 것도 잊지 마세요!

목욕 후 빠뜨릴 수 없는 병우유(瓶牛乳)

다양한 음식들이 마련된 찜질방 정도는 아니지만, 탕을 나서면 일본 센토만의 매력인 ‘병 우유(瓶牛乳)’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커피 우유, 흰 우유가 병에 담겨 늘어선 귀여운 모습을 보면 ‘센토구나!’ 실감이 나는데요. 

전후인 1940년대 말~50년대에는 목욕을 할 수 있는 욕조가 마련되어 있지 않는 집들이 많아 특히 센토의 이용이 활발했다고 합니다. 욕조뿐 아니라 냉장고가 없는 가정이 많아, 우유는 매우 귀한 음식이었다는데요. 센토의 이용자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각 우유 회사들이 센토에 냉장고를 설치하고 판매를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센토하면 우유!’하는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센토에 왔으니 왠지 한 병은 꼭 먹어줘야 할 것 같은 병우유! 흰 우유, 커피 우유? 오늘은 무슨 맛을 고를까요?

새해 아침 목욕(正月朝湯, 初湯)

일본인들은 새해 전후로 센토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자연스러운 풍습인데요. 센토 측에서도 이 시즌을 맞아, 12월 31일인 오오미소카(大晦日)의 목욕을 의미하는 ‘오오미소카유(大晦日湯)’, 일반적인 새해 첫 영업일인 1월 2일의 목욕을 의미하는 ‘새해 아침 목욕(正月朝湯, 쇼가츠유)’, ‘첫 목욕(初湯, 하츠유) 등의 풍습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습니다. 온천에서는 맛볼 수 없는 센토만의 전통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왠지 몸이 찌부둥할 때, 조용히 혼자만의 휴식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 가까이서 손짓하는 센토. 자, 이제 센토 맵에서 가고 싶은 센토를 한번 골라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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