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일본어 공부 하고 싶은데, 추천 애니메이션 없을까? 일본 애니, 하면 ‘오타쿠’ 문화와 연결될 정도로, 웬만한 내공이 아니면 즐기기 어렵기도 하죠. 그런 분들에게는 어린이용으로 제작된 만화들,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명작 애니가 좋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내용 구성>
◆ 네로와 파트라슈, <플란다스의 개(フランダースの犬)>
◆ 나는 장미로 태어난 오스칼~ <베르사이유의 장미(ベルサイユのばら)>
◆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캔디 캔디(キャンディ・キャンディ)>
◆ #SailorMoonRedraw #세일러문챌린지, <세일러문(セーラームーン)>
네로와 파트라슈, <플란다스의 개(フランダースの犬)>
동그란 얼굴에 파란 모자, 핑크색 조끼, 갈색 나막신을 신은 소년 네로. <플란다스의 개>의 주인공 네로의 이미지는 일본의 후지테레비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 <フランダースの犬(후란다스노이누)> 속 네로의 이미지로 한국의 어린이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플란다스의 개>가 방영된 것은 1975년 1월 5일~12월 28일까지. 지금으로부터 약 35년 전의 일이니 고전 중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안트베르펜의 성모대성당과 네로의 마을 호보켄
눈물을 펑펑 쏟던 슬픈 결말을 기억하는 팬들은 마지막 무대가된 네덜란드 안트베르펜(영어명 ‘앤트워프’)의 성모대성당을 방문해 루벤스의 그림을 보기도 합니다. 네로가 살던 마을인 안트베르펜 남부 마을 호보켄(Hoboken)에는 일본 팬들의 지대한 관심으로 네로와 파트라슈의 동상이 세워졌다고 합니다. 한국의 남이섬을 관광지로 만든 <겨울연가>의 일본 중년 여성팬들이 겹쳐지는 대목입니다.
파트라슈의 견종은?
시바견과 아키타견의 나라 일본. <플란다스의 개>의 주인공 파트라슈의 견종에 대한 관심도 남달랐다고 하는데요. 원작에도 “플란다스(플랑드르)산 몸집 큰 노동견” 정도로밖에 언급되어 있지 않아 견종을 추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플란다스의 개>의 감독인 ‘구로다 요시오(黒田昌郎)’ 감독은 ‘파트라슈’의 이미지는 원작에 묘사된 ‘노동견’의 이미지와는 많이 다르다고 판단, 어린이 팬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견종인 ‘세인트버나드’와 일본 토종견들(아키타견 등)을 참고해 파트라슈의 이미지를 그려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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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미로 태어난 오스칼~ <베르사이유의 장미(ベルサイユのばら)>
바람 한 점 없어도 향기로운 꽃~나는 장미로 태어난 오스칼~~ 한국에서 일본의 애니메이션 <베르사이유의 장미>가 방영되었을 때 엄청난 중독성을 자랑하는 한국어 주제곡도 무척 인기를 끌었는데요. 일본의 만화가 이케다 리요코(池田理代子)가 1972년~1973년에 걸쳐 10권으로 출간한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ベルサイユのばら(베르사이유노바라)>는 잡지 연재 분이 10권의 본편으로 출간된 이후에도 ‘외전’ ‘신에피소드’ ‘베르바라키즈(ベルばらKids) 등 다양한 속편들로 이어지며 시대를 풍미한 만화로 자리잡았습니다.
프랑스의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와 남장을 하고 황태자비 전속 근위사관으로 뽑히게 되는 ‘오스칼’이 프랑스 혁명기까지 겪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픽션입니다.
일본 애니 <베르사이유의 장미>의 주제곡 “薔薇は美しく散る(장미는 아름답게 흩날린다) ”
원작 만화의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덜어내고 시종일관 중후한 드라마로 진행되는 일본 TV 애니메이션 버전의 <베르사이유 장미>는 1979년 10월 10일부터 1980년 9월 3일까지 니혼테레비에서 방영되었습니다.
일본 애니의 오프닝 테마의 타이틀은 “薔薇は美しく散る(장미는 아름답게 흩날린다)”. 우리나라 음악보다는 부드러운 엔카 느낌의 곡인데요. 가사 중 “私はバラのさだめに生まれた(나는 장미의 운명으로 태어났다)”라는 대목이 한국의 주제곡 중 유명한 후렴구와 겹쳐지는 듯합니다.
여성 배우들만 등장하는 가극(뮤지컬) 다카라즈카(宝塚)의 히트작
일본의 공연 예술인 ‘다카라즈카(宝塚)’를 아시나요? 가부키에 비해 이름이 낯설 수도 있지만 일본 내에서는 그 두터운 팬 층과 인기가 가부키에 뒤지지 않는 듯합니다. 가부키약샤(가부키 배우)들이 전원 남성이라면, 다카라즈카는 반대로 배우들이 전원 여성. 남자 역도 여성이 남장을 하고 공연하는, 독특한 공연 문화를 자랑합니다.
남장, 하면 <베르사유의 장미> 아닌가요? 그래서 만화 연재가 끝나고 이듬해인 1974년 <베르사이유의 장미>는 다카라즈카 공연으로 만들어져 초연됩니다. 그리고 이후 계속 공연되어 2006년 1월 9일에 통산 공연 횟수 1500회를 돌파한, 다카라즈카 극장 사상 최대의 히트작이 되었습니다. 다카라즈카, 하면 <베르사이유의 장미>가 된 것이죠.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캔디 캔디(キャンディ・キャンディ)>
갑자기 귓가에 맴도는 또 하나의 유명한 애니메이션 주제곡,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한국에서 <들장미 소녀 캔디>라는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된 일본의 애니메이션 <캔디 캔디(キャンディ・キャンディ)>의 한국어판 주제곡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한 번쯤 접했을 정도로 시대를 풍미했습니다.
<캔디 캔디>도 역시 만화를 원작으로 했습니다. 아동문화 작가 나기타 게코(なぎた けいこ)가 글을 쓰고, 이가라시 유미코(いがらしゆみこ)가 그림을 그린 『キャンディ♥キャンディ』는 1975년 4월부터 1979년 3월까지 연재된 장수 만화였습니다. 신기하게도 원작 만화가 연재 중이던 1976년 10월부터 1979년 2월까지 TV 애니메이션이 방영되었습니다. 마지막 연재분에 ‘어떤 비밀’이 밝혀지게 되어 TV 방영을 잡지 연재 전날에 끝내게 되었다는 재미있는 후일담이 있습니다.
캔디는 미국인, 한국인 테리우스(テリュース)는 욘사마(ヨン様)
캔디는 미국 고아원 출신! 즉 미국인입니다. 천진난만한 캔디의 연인의 이름은? 기억하시나요? 핸섬하고 매너 좋은 남자의 대명사가 된 ‘테리우스(테리)’. 아버지는 영국 명문가 ‘그란체스터 가’ 출신, 어머니는 브로드웨이 인기 여배우. 윌리엄 왕자가 떠오르는 출신 배경을 가진 테리우스.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밝고 명랑한 여주인공 앞에 나타난 ‘왕자님’ 캐릭터. 일본인들의 마음을 훔친 한류 열풍의 주인공, 욘사마(ヨン様)의 캐릭터와 겹쳐진다는 설이 있습니다. 어린시절 캔디에 몰입했던 이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가설인 듯합니다.
#SailorMoonRedraw #세일러문챌린지, <세일러문(セーラームーン)>
하지만 2020년,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수놓는 일본 애니메이션은 바로 ‘세일러문!’입니다. 트위터상에서 시작된 세일러문 그리기 챌린지 #SailorMoonRedraw #세일러문 챌린지로 전 세계에서 다양한 피부색을 지닌 세일러문이 탄생되고 있는데요. 2020년, 마침 세일러문이 탄생 2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美少女戦士セーラームーン(비쇼죠센시세라문)>,즉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이라는 제목으로 원작 만화는 1992년 2월부터 1993년 3월까지, TV 애니메이션은 1992년부터 1997년까지 장기 방영되었습니다. 세일러문은 드라마, 뮤지컬, 게임부터 아이스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파생 작품을 만들어내며 오늘날까지 정의로운 소녀 영웅으로 SNS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세일러문의 주인공 ‘세라’, 일본 이름은 ‘토끼’
<세일러문>의 주인공의 일본 이름은 ‘쓰키노우사기(月野うさぎ)’. 月野는 그 자체로 일본 성으로도 읽히지만, 이름인 ‘우사기(うさぎ)’가 토끼라는 점을 감안하면 ‘月のうさぎ’, 즉 ‘달의 토끼’라는 귀여운 이름으로도 읽힙니다. 우리나라 주인공의 이름은 ‘세라’로 번역되어 소개되었죠. ‘세일러’의 일본식 발음이 ‘세라’이기도 하고, 일본 여학생들의 교복 중 인기 디자인을 ‘세라복(セーラー服)’이라고도 하니 한국 이름도 꽤 잘 번역된 것 같죠?
*세일러문 25주년 공식 사이트 http://sailormoon-offici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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