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90년대… 일본 스트릿 패션, 직장인 패션, 빈티지 패션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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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1

오늘날 많은 인기를 누리는 일본 빈티지(구제) 패션. 1980년대부터 시부야, 하라주쿠 지역을 중심으로 아메리칸 캐주얼을 멋스럽게 소화해온 일본 스트릿 패션. 그 발자취를 따라가봅니다. 

<내용 구성>

◆ 80년대 후반, 오버사이즈 수트와 '시부카지(시부야캐주얼)'

・헤이세이의 패션 키워드, '시부카지(시부야캐주얼)'

◆ 90년대, 갸루(ギャル)와 힙합(HIPHOP)

◆ 패션의 성지 하라주쿠의 뒷골목 패션, “우라하라(裏原)”

◆ 빈티지(ヴィンテージ), 고등학생, 페미오… 90년대 일본 패션 키워드

・후루기(古着), 빈티지(ヴィンテージ)

・“고등학생(高校生)”이라는 브랜드와 그들의 패션 잡지들

・초식남의 선배격, 페미오(フェミ男; 페미남)

80년대 후반, 오버사이즈 수트와 '시부카지(시부야캐주얼)'

1987년~1991년 버블경제(バブル経済)로 일본이 전례 없는 호황을 맛보는 시기. 직장인들은 멋쟁이 오버사이즈 수트에 화려한 액세서리로 거리를 누볐고, ‘시부카지(渋カジ、시부야캐주얼(渋谷カジュアル)’로 대표되는 스트릿 패션도 거리에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헤이세이의 패션 키워드, '시부카지(시부야캐주얼 )'

시부카지가 등장한 1980년대 후반, 특히 1989년은 쇼와(昭和) 시대가 끝나고 헤이세이(平成)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새로운 세대의 패션, 헤이세이의 패션 키워드로도 기억되는 시부야의 캐주얼. 도쿄의 유명 사립 고등학교에 다니는 남자 고등학생들이 방과후에 친구들과 아메리칸 스타일의 캐주얼을 맞춰 입고 시부야의 센타가이(センター街)를 활보하자, 이들의 패션을 ‘시부카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말 그대로 길에서 태어난 ‘스트릿 패션’의 초창기 트렌드로 꼽힙니다. 

초창기 시부카지 패션은 필수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는 ‘리바이스 501’ 청바지를 비롯해, 아비렉스(AVIREX)의 플라이트 자켓(공군점퍼), 레드윙(RED WING)의 검은색 롱부츠(엔지니어 부츠), 헤인즈(Hanes)의 깔끔한 흰색 면 티셔츠가 주류였다고 하는데요. 입소문으로 도쿄의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퍼져나가던 것이 10대 여성지, 남성 패션지 등에 소개되면서, 89~90년경에 전국적인 트렌드로 퍼져나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메리칸 캐주얼의 영향을 받은 ‘시부카지’는 점차 진화하며 곤색 블레이져 자켓(ブレ)로 대표되는 ‘키레카지(キレカジ), 밴슨(Vanson)의 라이더 자켓에 나팔 바지를 매치한 ‘하드아메카지(ハードアメカジ)’도 변주된 형태로 등장했습니다. 고등학생들이 5만~10만 엔 옷을 친구들과 맞춰 입었던 문화는 버블 경제와 겹치지 않았다면 등장하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폴로 셔츠의 깃을 세워 입는 것도 시부카지 문화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잠깐>> 80년대에 등장한 디시브란도(DCブランド)

꼼데가르송(コム・デ・ギャルソン), 요지야마모토(ヨウジヤマモト) 등 핫한 일본의 국내 브랜드들이 붐을 이룬 것도 80년대입니다. 디시(DC)는 ‘디자이너 브랜드+캐릭터 브랜드(デザイナーズブランド+ キャラクターズブランド)’의 약자입니다. 1979년 신문 광고에 시부야 파르코 파트2 지하 1층의 남성복 코너를 광고하며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90년대, 갸루(ギャル)와 힙합(HIPHOP)

금발에 가까운 밝은 컬러의 헤어, 밑창이 엄청나게 두꺼운 워커(‘아쓰소코부츠(厚底ブーツ)), 흰색 루즈 삭스, 스모키보다 몇 배 더 진한 ‘간구로메이크(ガングロメイク; 망설임 없이 듬뿍듬뿍의 느낌인 ‘ガンガン’과 검정을 뜻하는 구로(黒)의 합성어)’. 뭔가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헤이세이의 시작을 ‘시부카지’가 담당했다면, 이어지는 90년대에는 갸루(ギャル) 패션이 등장했고, 2000년대 초에 다시 한 번 부활을 맞이하여 패션 잡지 <에그(egg)>와 시부야의 쇼핑몰 하면 ‘갸루’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루즈 삭스는 유지하고 짧은 교복 치마 이미지를 더한 스타일은 ‘작은 갸루’라는 뜻의 ‘코갸루(コギャル)’라고 부릅니다. >> 1990년대 후반~ 일본 여고생 교복 변천사

90년대의 젊은 남성들은 힙합(HIPHOP) 패션의 세례를 받으며, 스케이트보더 패션을 비롯한 외국 유행을 빠르게 받아들였습니다. 아디다스 츄리닝(트레이닝복), 골반 바지인 ‘코시판(腰パン)’ 등이 유행했죠. 참고로 오늘날 스트릿 패션의 최강자가 된 Supreme(슈프림)이 뉴욕에서 태어난 것도 1994년입니다.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의 ‘시부카지’부터 스트릿 패션을 수놓은 ‘캐주얼 패션’은 직장인 패션에도 영향을 주어 이전의 오버사이트 수트 차림에서 가벼운 캐주얼 패션으로 바뀌어갔습니다. 이러한 캐주얼의 경향은 2000년대로 접어들어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의 영향으로 이른바 ‘it・벤처’ 스타일의 미니멀한 캐주얼룩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패션의 성지 하라주쿠의 뒷골목 패션, “우라하라(裏原)”

‘우라하라’라고도 불리는 ‘우라하라주쿠(裏原宿)’는 일반적으로 하라주쿠 주변의 옷가게 밀집 지대 중 다케시타도리(竹下通り)의 뒷골목에 해당하는 ‘브라무스노코미치(ブラームスの小径; 브람스의 작은 길)’를 가리킵니다. 

우라하라 일대의 숍들로부터 발전한 패션브랜드들을 ‘우라하라케(裏原系)’라고 부르는데요. 1993년, 패션브랜드 ‘GOODENOUGH’의 후지와라 히로시(藤原ヒロシ)을 비롯한 디자이너 3인이 오픈한 ‘NOWHERE’가 그 시작이었다고 합니다. 우라하라케의 브랜드 중에는 패션 잡지상에 주소를 올리지 않아, 직접 우라하라를 걸으면서 찾아야 하는 곳도 있었다고 합니다. 티셔츠 한 장도 고가인데다, 소위 ‘레어템’에는 프리미엄이 붙어 무척 구하기 어려웠다고 하네요. 

빈티지(ヴィンテージ), 고등학생, 페미오… 90년대 일본 패션 키워드

후루기(古着), 빈티지(ヴィンテージ)

태그를 보고 년대를 판별하고, 작은 디테일 차이에 프리미엄 가치가 붙는 후루기(古着). 미국의 패션 브랜드의 중고가 ‘빈티지’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얻은 것도 90년대 초반부터 유행했습니다. 지금도 도쿄의 코엔지, 시모기타자와, 하라주쿠, 시부야, 나카메구로 등은 후루기야(古着屋) 밀집 지역으로 패션 러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고등학생(高校生)”이라는 브랜드와 그들의 패션 잡지들

1995년, 일본의 잡지 『Lemon(레몬)』의 별책부록으로 「東京ストリートニュース(도쿄스트릿뉴스)!」라는 책자가 발행되었습니다. “有名高校生たちの近況レポート(유명 고교생들의 근황 리포트)”라는 문구와 함께 여러 고등학생들의 얼굴 사진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HIPHOP”이라는 문구도 큼직하게 눈에 띄는군요.

1990년대에는 이렇게 “고등학생(高校生)”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던 시기입니다. 도쿄의 경우 도내의 유명 고등학생들이 잡지의 모델이 되고 그들의 근황이 하나의 콘텐츠가 되었는데요. 90년대에 남자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 있었던 잡지들로는 『Boon』『ホットドッグ・プレス(Hot-Dog PRESS)』『POPEYE』등이 있었습니다. 1995년에는 갸루 잡지인 『egg』가 창간되었죠. 여학생들에게는 『Olive』『CUTiE』등의 잡지들이 인기였습니다.

초식남의 선배격, 페미오(フェミ男; 페미남)

1990년대에는 일본 패션계에 ‘페미오(フェミ男)’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페미닌’과 ‘남자(男、오토코)’를 합한 말로, 체형이나 몸가짐, 패션 등이 여성스러운 젊은 남성들을 가리켰습니다. 몸에 딱 붙는 티셔츠(경우에 따라 배꼽티)에, 가느다란 눈썹, 피어스나 액세서리를 차용하는 남자들이 처음으로 등장하며 붙은 이름이었죠. 1994년 의 표지를 장식한 ‘이시다 잇세이(いしだ壱成, 당시 스무 살)’가 당대의 페미오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초식계 남자(초식남)’의 선배들 정도 되겠죠? 

일본 패션의 역사에 대해 재미를 느끼신다면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일본 패션의 역사, 키워드를 정리한 <일본 패션으로 일본 문화 공부: 1950년대~2000년대 키워드로 살펴보자!>도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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