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설 원서 읽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시로(白)>, 모리 오가이 <다카세부네(高瀬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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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1

<일본 소설 원서로 읽기>를 일본어 공부의 목표로 갖고 있는 분들을 위한 <일본 소설 한 페이지 읽기> 프로젝트! 소설의 첫 문장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듯, 소설의 첫 단락, 첫 페이지도 무척 중요합니다. 첫머리, 도입부를 '카키다시(書き出し)', '보토(冒頭)'라고 하는데요. 이 첫 부분을 일본어 학습 자료로 삼아보면 어떨까요? 일본의 대표적인 소설가들의 단편 소설 중 첫 페이지를 한 페이지 정도씩 읽어나가면서 일본 소설과 친해져봅니다.

<내용 소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의 <시로(白)>(1923)

◆[원문+번역] 白 / 시로

◆모리 오가이(森鴎外)의 <다카세부네(高瀬舟)>(1916)

◆[원문+번역] 高瀬舟 / 다카세부네

<일본 소설 한 페이지 읽기> 작품 선정 기준

- 아오조라 문고(青空文庫) 등에 작품이 공개되어 있어 인터넷으로 작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작품(단어나 개념을 인터넷 검색하며 공부하기에도 좋음)

- 낭독 자료가 있어 발음이나 억양 연습도 할 수 있는 작품

- 일본에서 유명한 작가라 한 번쯤 읽어보고 싶은 작가의 작품

- 전체 분량이 길지 않은 작품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의 <시로(白)>(1923)

'아쿠타가와상'과 '라쇼몽(나생문)'으로 유명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의 소설 <시로(白)>(1923)는 개를 주인공으로 하는 '동화'입니다. 실제로 개 공포증이 있었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생의 후반에 갑자기 공포증이 사라진 경험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학습 자료>>

>>원문 출처: 아오조라 문고 https://www.aozora.gr.jp/cards/000879/files/149_15204.html

>>대조본: 『白』(芥川龍之介)/ 文鳥社(2015/8/1)

[원문+번역] 白 / 시로

(*원문상에 괄호로 되어 있는 것은 실제로 아오조라 문고 인터넷 페이지상에서는 루비(후리가나)로 달려 있습니다. 괄호 앞 글자의 읽는 방법을 뜻합니다.)

​ある春の午(ひる)過ぎです。白(しろ)と云う犬は土を嗅(か)ぎ嗅ぎ、静かな往来を歩いていました。狭い往来の両側にはずっと芽をふいた生垣(いけがき)が続き、そのまた生垣の間(あいだ)にはちらほら桜なども咲いています。白は生垣に沿いながら、ふとある横町(よこちょうへ曲りました。

어느 봄날 오후였습니다. 시로라고 하는 개는 땅을 킁킁거리며 조용히 왔다갔다 하고 있었습니다. 오가는 좁은 길의 양쪽에는 싹을 낸 담장이 이어졌고, 그리고 그 담장의 사이에는 드문드문 벚꽃 같은 것도 피어 있습니다. 시로는 담장을 따라가며 휙 어느 골목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일본어 표현 공부> 

*芽をふく(芽を吹く; 메오 후쿠): 싹을 내다.

*生垣(이케가키): 키가 작은 나무들을 나란히 심어 만든 담장.

が、そちらへ曲ったと思うと、さもびっくりしたように、突然立ち止ってしまいました。

그런데, 그쪽으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했을 때, 참으로 깜짝 놀랐다는 듯이 갑자기 멈춰서고 말았습니다.

 それも無理はありません。その横町の七八間先には印半纏(しるしばんてん)を着た犬殺しが一人、罠(わな)を後(うしろ)に隠したまま、一匹の黒犬を狙(ねら)っているのです。しかも黒犬は何も知らずに、犬殺しの投げてくれたパンか何かを食べているのです。

그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그 골목의 10~15미터 앞에는 시루시반텐을 입은 개도살꾼 하나가 올가미를 뒤로 숨기고 검둥개 하나를 노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검둥개는 아무것도 모르고 도살꾼이 집어던져준 빵인지 뭔지를 먹고 있는 겁니다. 

<일본어 표현 공부> 

*間(켄): 길이의 단위. 6尺(六尺;로쿠샤쿠)와 같은 길이로 약 1.8미터. 7~8間은 약 12.6~14.4미터. 대략 10~15미터 앞이라고 생각하면 ok.

*印半纏(시루시반텐): '한텐(半纏)'은 에도시대에 서민들 사이에 유행한 방한용 상의. 전통적인 상의인 '하오리'보다 소매가 짧은 것이 특징. '시루시반텐'은 그런 한텐 중 문양을 넣은 것을 말함.

*犬殺し(이누코로시): 들개를 잡아 죽이는 업자.

けれども白が驚いたのはそのせいばかりではありません。見知らぬ犬ならばともかくも、今犬殺しに狙われているのはお隣の飼犬(かいいぬ)の黒(くろ)なのです。毎朝顔を合せる度にお互(たがい)の鼻の匂(におい)を嗅ぎ合う、大の仲よしの黒なのです。

그래도 시로가 놀란 것은 단지 그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알지 못하는 개라면 몰라도, 지금 도살꾼이 노리고 있는 것은 이웃집에 사는 쿠로(黒)인 겁니다. 매일 얼굴을 마주칠 때마다 서로 코를 맞대고 킁킁대는, 아주아주 친한 쿠로인 겁니다. 

<일본어 표현 공부> 

*飼犬(카이이누): 집에서 기르는 개. 

*大の仲よし(다이노나카요시): 아주 친한 친구 관계.

​ 白は思わず大声に「黒君! あぶない!」と叫ぼうとしました。が、その拍子(ひょうし)に犬殺しはじろりと白へ目をやりました。

시로는 저도 모르게 큰 소리로 「쿠로군! 위험해!」 하고 소리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는 순간 도살꾼은 부리부리 시로를 노려봤습니다.

<일본어 표현 공부>

*じろりと(지로리토): 매섭게 노려보는 모습을 나타내는 의태어.

「教えて見ろ! 貴様から先へ罠(わな)にかけるぞ。」――犬殺しの目にはありありとそう云う嚇(おどか)しが浮んでいます。白は余りの恐ろしさに、思わず吠(ほ)えるのを忘れました。

「알려줘봐라! 그쪽부터 먼저 올가미를 씌워줄 테니.」――도살꾼의 눈에는 그 말과 똑같이 말하는 듯한 위협적인 눈빛이 어려 있습니다. 시로는 너무나 무서워서 저도 모르게 짖는 걸 잊어버렸습니다. 

<일본어 표현 공부>

*ありありと(아리아리토): 정경, 광경 등이 실감나게 느껴지는 모양.

*嚇(おどか)し(오도카시): 위협. '脅かし'라고도 씀.

* 余りの(아마리노): 감정을 표현하는 말 앞에 붙어서 '그 정도가 대단하다'는 의미를 더함.
いや、忘れたばかりではありません。一刻もじっとしてはいられぬほど、臆病風(おくびょうかぜ)が立ち出したのです。白は犬殺しに目を配(くば)りながら、じりじり後(あと)すざりを始めました。そうしてまた生垣(いけがき)の蔭に犬殺しの姿が隠れるが早いか、可哀(かわい)そうな黒を残したまま、一目散(いちもくさん)に逃げ出しました。

아니, 잊기만 한 게 아닙니다. 한시도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을 정도로 겁이 났습니다. 시로는 도살꾼을 살피면서 슬금슬금 뒷걸음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뒤에 다시 담장 그늘에 도살꾼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는 순간 불쌍한 쿠로를 남겨둔 채 뒤도 옆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습니다. 

<일본어 표현 공부>

*臆病風が立つ(오쿠뵤카제가타츠): 겁이 나다. 비슷한 표현으로 '怖気づく(오지케즈쿠)'가 있음.

*じりじり(지리지리): 조금씩, 확실히 뭔가가 진행되는 모양.

*一目散(이치모쿠산): 한눈 팔지 않고 열심히 달리는 모양.

모리 오가이(森鴎外)의 <다카세부네(高瀬舟)>(1916)

도쿄대 의학부를 졸업하고 독일에 유학, 귀국 후 군의관으로 고위직을 역임하면서도 신문학을 개척하고 외국 문학을 번역한 모리 오가이. 그런 그가 교토를 배경으로 쓴 단편 <다카세부네>. 다카세부네(高瀬舟)란, 일본 각지의 강이나 호수에서 이용된 흘수(배가 물에 떴을 때 물속에 잠기는 부분의 깊이)가 얕고, 좁고 긴 배로, '나룻배'와 비슷합니다.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 애니메이션 <문호 스트레이독스>의 모리 오가이

학습 자료>>

>>원문 출처: 아오조라 문고 https://www.aozora.gr.jp/cards/000129/files/45245_22007.html

>>대조본: 『高瀬舟』(森鴎外)/ 文鳥社(2015/8/1)

[원문+번역] 高瀬舟 / 다카세부네

(*이미지 출처: 출처: 国立国会図書館デジタルコレクション)

 高瀬舟(たかせぶね)は京都の高瀬川(たかせがわ)を上下(じょうげ)する小舟である。徳川時代に京都の罪人が遠島(えんとう)を申し渡されると、本人の親類が牢屋敷(ろうやしき)へ呼び出されて、そこで暇乞(いとまご)いをすることを許された。それから罪人は高瀬舟に載せられて、大阪(おおさか)へ回されることであった。

다카세부네는 교토의 다카세가와를 오르내리는 작은 배다. 도쿠가와 시대에 교토의 죄인이 유형을 선고받으면 죄인의 친척들이 감옥으로 불려와 거기서 작별인사를 하는 것을 허락받았다. 그러고 나서 죄인은 다카세부네에 태워져 오사카에 보내지는 것이었다.

<일본어 표현 공부>

* 遠島(엔토우): 죄인을 변경이나 섬으로 보내는 것(유형). '流罪(루자이)'와 같은 개념으로, 섬으로 보낼 경우 '島流し(시마나가시)'라고도 함.

* 申し渡す(모우시와타스): 판단을 내려 선언하다.

* 牢屋敷(로우야시키): 감옥을 '牢屋(로우야)' 또는 '牢獄(로우고쿠)'라고 함. '로우야시키'는 감옥이 있는 구역을 가리키는 말.

* 暇乞い(이토마고이): 작별 인사를 하는 것.

それを護送するのは、京都町奉行(まちぶぎょう)の配下にいる同心(どうしん)で、この同心は罪人の親類の中で、おも立った一人(にん)を大阪まで同船させることを許す慣例であった。これは上(かみ)へ通った事ではないが、いわゆる大目に見るのであった、黙許であった。

죄인을 호송하는 것은 교토초 집행관 수하의 도우신(同心)으로, 도우신은 죄인의 친척 중 중심 인물 한 사람이 오사카까지 함께 배를 타고 가는 것을 허락해주는 것이 관례였다. 위에 보고되는 일은 아니었지만 소위 관용을 베푸는 것, 즉 암묵적 허가였다.

<일본어 표현 공부>

* 町奉行(마치부교): 에도시대의 관직명. 도시부의 행정, 사법을 담당하는 직책으로 '집행관' 정도로 해석 가능.

* 配下(하이카): ~의 수하. ~의 명령을 받는.

* 同心(도우신): 에도시대 대표적 관직인 '与力(요리키)'의 밑에서 일한 하급 관리.

* おも立った(오모닷타): 面立った. 주된. 중심이 되는.

* 大目に見る(오오메니미루): 과실, 잘못 등을 엄격하게 따지지 않고 관대하게 대함.

* 黙許(목쿄): 묵인하는 것. 말없이 허락하는 것.

 当時遠島を申し渡された罪人は、もちろん重い科(とが)を犯したものと認められた人ではあるが、決して盗みをするために、人を殺し火を放ったというような、獰悪(どうあく)な人物が多数を占めていたわけではない。高瀬舟に乗る罪人の過半は、いわゆる心得違いのために、思わぬ科を犯した人であった。有りふれた例をあげてみれば、当時相対死(あいたいし)と言った情死をはかって、相手の女を殺して、自分だけ生き残った男というような類(たぐい)である。

당시 유형에 처해진 죄인은 물론 엄중한 죄를 범한 자로 여겨진 이였으나, 물건을 훔칠 목적으로 사람을 죽이거나 불을 지르거나 하는 흉악한 인물들이 다수를 점유하고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다카세부네에 타는 죄인의 과반은 이른바 생각의 착오로 예기치 않게 죄를 범한 사람이었다. 차고 넘치는 예로, 당시 '아이타이시'라고 하는 정사를 꾀해 상대 여성을 죽이고 자신만 살아남은 남자와 같은 부류다.

<일본어 표현 공부>

* 科(토가): 비난받을 말한 일. 잘못.

* 獰悪(도우아쿠) 성질이 난폭하고 흉악한 것.

* 心得違い(코코로에치가이): 정도에서 벗어난 생각, 행동.

* 相対死(아이타이시): 서로 사랑하는 남녀가 합의하여 함께 죽는 것. 현대에는 '아이타이지니'라고 읽고 있음.

 そういう罪人を載せて、入相(いりあい)の鐘の鳴るころにこぎ出された高瀬舟は、黒ずんだ京都の町の家々を両岸に見つつ、東へ走って、加茂川(かもがわ)を横ぎって下るのであった。この舟の中で、罪人とその親類の者とは夜どおし身の上を語り合う。いつもいつも悔やんでも返らぬ繰(く)り言(ごと)である。

그런 죄인을 태우고, 저녁 종이 울릴 무렵에 출발한 다카세부네는 어둠이 깃든 교토의 집들을 양안으로 바라보며, 동쪽으로 달려, 카모가와(加茂川)를 가로질러 하류로 향하는 것이었다. 그 배에 탄 죄인과 그 친족은 그 처지에 관해 밤새 이야기한다. 언제까지나 소용 없는 후회의 말을 늘어놓는 것이다.

<일본어 표현 공부>

* 入相(이리아이): 날이 저물 무렵.

* こぎ出す(코기다스): 漕ぎ出す. '漕ぐ(코구)'는 '배를 저어 나가다'의 의미, 'こぎ出す(漕ぎ出す)'는 '배를 저어 나가기 시작하다'의 의미.

* 黒ずむ(쿠로즈무): 어둠을 띠다.

* 加茂川(카모가와): 교토의 대표적인 강으로, 강에 위치한 2개의 신사의 이름을 따라 하류를 카모가와(鴨川), 상류를 카모가와(賀茂川)라고 부름. 오늘날 정식 명칭은 카모가와(鴨川). '카모가와(加茂川)'라는 표기도 오늘날 교토의 지명 중에 남아 있음.

* 身の上(미노우에): 1) 어떤 사람이 처한 상황. 2) 인간의 운명.

* 繰り言(쿠리고토):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 '悔やんでも返らぬ繰り言(を言う)'도 마찬 가지로 '후회해봐야 소용 없는 일에 대해 계속 불평을 늘어놓다' 정도의 의미.

護送の役をする同心(どうしん)は、そばでそれを聞いて、罪人を出した親戚眷族(しんせきけんぞく)の悲惨な境遇を細かに知ることができた。所詮(しょせん)町奉行の白州(しらす)で、表向きの口供(こうきょう)を聞いたり、役所の机の上で、口書(くちがき)を読んだりする役人の夢にもうかがうことのできぬ境遇である。

호송 역을 맡은 도우신(同心)은 곁에서 그 말을 듣고 죄인을 낸 가문의 비참한 상황을 세세히 알 수 있었다. 필경 집행관의 정원에서 표면상의 진술을 듣거나, 관청 책상 위에서 진술서를 읽거나 하는 관리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할 상황이다.

<일본어 표현 공부>

* 眷族(켄조쿠): 혈족. 친족.

* 所詮(쇼센): 결국, 필경.

* 白州(시라스): 저택의 정원에 흰 모래를 깐 곳.

* 表向き(오모테무키): 1) 공연한 일. 2) 표면상의 일.

* 口供(코우쿄우): 진술.

* 口書(쿠치가키): 에도시대에 피의자들의 진술을 기록한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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