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들어봤지만 어쩐지 여행 목적지로 삼기에는 정보가 부족한 히로시마. 고양이, 바다, 자전거, 산책. 이것들을 좋아한다면 아주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용 구성>
◆고양이: 오노미치시(尾道市), 네코노호소미치(猫の細道)
히로시마 기본 정보
히로시마는 현(県)입니다. 일본에서는 현들 몇 개를 묶어 ‘OO지방’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도쿄는 간토(関東) 지방, 오사카는 간사이(関西) 또는 긴키(近畿) 지방이라고 하죠.
히로시마는 주고쿠(中国) 지방, 또는 시고쿠 지방과 묶어서 주고쿠・시코쿠(中国・四国) 지방에 속합니다. ‘주고쿠’는 국가명인 ‘중국’과 일본어 발음과 한자가 같아 조금 헷갈릴 수 있지만 뒤에 ‘지방’이 붙는 경우는 일본의 지방 구분이라고 알아두세요.
<주고쿠・시코쿠 지방에 속하는 9개 현(県)>
- 주고쿠: 돗토리현 / 시마네현 / 오카야마현 / 히로시마현 / 야마구치현
- 시코쿠: 도쿠시마현/ 가가와현/ 에히메현/ 고치현
주고쿠・시코쿠 지방의 현들을 살펴보면 ‘히로시마현’이 가장 귀에 익을 텐데요. 실제로 히로시마현이 이 지방의 중심지로 꼽힙니다. 지방 단위로 현들의 이름을 공부해두면 효율적으로 여행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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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세토내해(瀬戸内海), 세토우치(瀬戸内)
히로시마는 산과 바다 등 자연이 수려해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日本国の縮図(일본의 축소판)’이라고 불리며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가보지 않은 일본 소도시를 여행하려는 외국인 여행자들에게는 일본의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겠죠?
히로시마의 바다. 그 유명한 ‘세토내해’입니다. 일본어 발음으로는 ‘세토나이카이’. 일본 최대의 내해인 만큼 주고쿠 지방의 야마구치현부터 규슈(九州) 지방의 후쿠오카현(福岡県)까지 이 세토내해를 접하고 있고, 총 7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속해 있습니다. 세토내해를 접한 지역을 ‘세토우치(瀬戸内)’라고 부릅니다.
세토다 선셋비치(瀬戸田サンセットビーチ)
히로시마에 해수욕장이? 이상하게도 바다를 보러 간다고 생각하게 되지 않지만, 히로시마에는 ‘시마나미 레몬비치(しまなみレモンビーチ)’라는 예쁜 애칭으로 불리는 해수욕장이 있습니다(레몬은 히로시마의 특산물 중 하나). 일본 환경청 선정 ‘일본 해수욕장 88선(日本の水浴場88選)’에도 꼽힌 곳이죠. 유명한 것은 약 800m에 달하는 백사장과 석양. 해수욕장은 물론 비치테니스코트, 캠프장, 바베큐 시설 등이 완비된 해변공원으로 1년 중 어느 때 찾아도 좋은 곳입니다. 그뿐 아니라 해변 근처 곳곳에 놓인 예술 작품도 관람할 수 있다고!
자전거: 세토우치 시마나미카이도(瀬戸内しまなみ海道)
사진을 보면 탄성이 나오는 바다 위의 다리들. 세토내해의 섬들을 7개의 다리로 연결한 바다 위의 길을 ‘세토우치 시마나미카이도’라고 합니다. 최근 ‘사이클리스트의 성지’로 불리며 자전거 여행자들을 불러모으고 있는데요. 꼭 한국의 ‘남해’가 떠오르는 풍경입니다. 히로시마현의 ‘오노미치시(尾道市)’에서 ‘오노미치오하시(尾道大橋)’를 건너면 시고쿠 지방의 시작인 에히메현(愛媛県)까지 약 70킬로미터 구간이 ‘사이클링로드’로, 적은 교통량에 바다를 바라보며 쾌적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정비되어 있습니다.
자전거를 따로 마련하지 않아도 JR 오노미치역 근처의 오노미치코 터미널(尾道港ターミナル) 등 히로시마현 내의 렌타사이클터미널(レンタサイクルターミナル)에서 하루 1000엔(+보증금 1000엔)에 대여해 바다 위를 가로질러 현과 현을 이동할 수 있는 경험을 해볼 수 있습니다.
*히로시마현청 사이트 내 ‘히로미사현 전역 사이클링맵’, ‘렌타사이클 터미널’ 안내 페이지 https://www.pref.hiroshima.lg.jp/soshiki/78/cyclinghiroshima.html *히로시마 관광 나비 사이트 내 ‘세토우치 시마나미카이도’ 관련 페이지 https://www.hiroshima-kankou.com/feature/island/shimanami
고양이: 오노미치시(尾道市), 네코노호소미치(猫の細道)
히로시마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은 ‘오노미치시(尾道市)’라는 지명이 곧 익숙해지실 겁니다. 이 오노미치시에는 멋진 자전거 도로뿐 아니라 또 하나, ‘고양이 길’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아주 좁다랗고 귀여운 ‘네코노호소미치(猫の細道)’입니다.
200미터의 좁다란 돌계단길 고양이 오브제들
오노미치시에 위치한 우시토라 신사(艮神社)의 동쪽에서 텐네지(天寧寺)라고 하는 절까지 약 200미터. 아주 좁다란 돌계단 길이 이어집니다. 오노미치시에 거주하는 고양이 그림 전문 작가 소노야마 슌지(園山春二) 씨가 1998년부터 돌을 색칠해 만든 고양이 오브제인 ‘福石猫(후쿠이시네코; 복돌고양이)’를 만들어 놓기 시작하면서 ‘고양이 길’로 유명해지게 되었는데요. 오늘날은 네코즈키(ネコ好き), 즉 고양이 집사들의 성지로 불리고 있습니다. 돌 고양이뿐 아니라 계단이나 길 위에 고양이가 자연스럽게 새겨져 있는 예쁜 길입니다. 고양이를 하나씩 찾아가며 천천히 걷는 즐거움, 네코즈키들에게는 정말 특별하겠죠?
네코노호소미치 주변에는 빈집을 개조해 만든 미술관이나 가게들이 드문드문 자리해 있는데요. 그곳들에도 고양이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마네키네코 미술관 in 오노미치(招き猫美術館 in 尾道)
‘손 흔드는 고양이’, ‘복고양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마네키네코(招き猫)’. 고양이 길에 오브제를 놓은 소노야마 슌지 씨는 사실 ‘마네키네코에시(招き猫絵師)’, 즉 마네키네코 그림 작가입니다. 그가 오래된 민가를 개조해 돌, 유리, 와시(和紙; 일본 전통 종이), 나무판에 그린 마네키네코들과 전국에서 모은 마네키 작품 약 3,000여 점을 모아 전시한 ‘마네키네코 미술관’도 들러봐야겠죠?
<마네키네코 미술관 in 오노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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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722-0033 広島県尾道市東土堂町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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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 090-7122-2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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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시간: 11:00〜17:00(토일공휴일은 10:00~), 목요일 휴일(목요일이 공휴일인 경우는 익일 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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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요금: 중학생 이상 300엔, 초등학생 100엔
네코노테 빵공방(ネコノテパン工場)
이왕 소개드리는 김에 ‘고양이 빵집’도 소개드립니다. 오래된 민가를 개조한 작은 빵집으로, 간판 메뉴는 식빵과 비스코티. 일본의 대표 음료인 ‘라무네(ラムネ)’와 밀크셰이크도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가타카나로 쓰인 ‘ネコノテ’는 ‘猫の手’, 즉 ‘고양이 손’이라는 귀여운 뜻! 홈페이지에서부터 레트로한 분위기가 물씬 전해집니다.
*네코노테빵공방 홈페이지 https://pan.catnote.co.jp/
히로시마에서 가까운 에히메현의 고양이 섬 등 고양이 관련 테마 여행을 소개한 <고양이의 보은의 무대, 고양이 섬 '아오시마', 마네키네코, 네코마츠리...! 고양이 집사들을 위한 일본 고양이 테마 여행>도 함께 읽어보세요.
이츠쿠시마 신사(厳島神社)
신사 앞에 세워진 빨간 문인 ‘토리이(鳥居)’. 교토의 ‘후시미이나리타이샤(伏見稲荷大社)’를 통해 한국인들에게도 ‘토리이’의 존재가 많이 알려져 있죠. 신사 방문을 특별히 즐기지 않는다 하더라도 히로시마까지 가서 이츠쿠시마 신사(厳島神社)의 토리이 풍경을 놓치는 건 아쉬울 듯합니다. 이츠쿠시마 신사가 1996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곳이고, 신사의 본전을 비롯 6개 동이 국보(国宝)로 지정되어 있고, 신사가 위치한 ‘이츠쿠시마(厳島[‘미야지마(宮島)’라고도 불림])’는 ‘일본 3경(日本三景)’으로 손꼽히는 아름다운 곳이기 때문이죠.
<일본 3경(日本三景)이란?>
바다를 접한 곳에 위치해 있고, 예로부터 시가 등의 노래나 그림의 소재로 자주 등장한 명승지 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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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현의 마츠시마(松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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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부의 아마노하시다테(天橋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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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현 이츠쿠시마(厳島)
오토리이(大鳥居)
이츠쿠시마 신사 경내가 끝나고 펼쳐지는 바다. 그 200미터 건너편에 오토리이(大鳥居)가 세워져 있습니다. 높이 16.6미터로, 바람이나 파도에 버틸 수 있도록 약 7톤의 돌이 지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신사가 있는 곳은 3대 절경에 들어가고, 이 토리이 자체는 ‘일본 3대 토리이(日本三大鳥居)’로 불립니다.
1875년에 세워진 데다 바람과 물살의 영향이 많은 만큼, 노후화에 대한 정비가 필수적인데요. 2019년 6월 17일부터 2~3년 동안 대규모 수리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2020년 10월 현재, 오토리이 전체가 그물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상태. 관광지뿐 아니라 결혼식장, 웨딩 사진 스팟으로도 유명한 곳인 만큼 언제 그물이 걷히는지 모두가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미야지마(이츠쿠시마의 별칭) 관광협회에서는 약 2개월에 한 번씩 오토리이의 상태를 볼 수 있도록 사진을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방문 전에 사진을 확인해주세요(*).
일본의 대표적인 신사에 대해서 <일본 신사, 일본 절 대표적인 곳들 돌아보기>에 좀 더 소개해두었으니 참고해보세요~
*일반사단법인 미야지마(宮島) 관광협회 https://www.miyajima.or.jp/new/?p=4919 *이츠쿠시마 신사 홈페이지 http://www.itsukushimajinja.jp/index.html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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