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더 재밌는 일본 문화] 우나기 먹는 날, 내년 복을 기원하는 날... 십이지(十二支)와 일본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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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6

일본 문화, 특히 전통 문화는 따로 공부하지 않으면 즐기기 어렵죠. 특히 음력 절기에 따른 행사나 신사와 관련된 마츠리 등은 언제 행사가 있는지 알기 어려워 더 멀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십이지’. 일본의 행사, 마츠리 중에는 십이지와 관련된 날들이 꽤 많습니다. 십이지의 일본어 표현을 알아보고 관련 행사를 알아보면서 일본 전통 문화와 친해져보세요~

<내용 소개>

◆십이지(十二支)와 일본 문화

◆십이지와 일본 문화 ‘마츠리(祭り)’

◆토리노이치(酉の市)

◆2022년은 무슨 해?

십이지(十二支)와 일본 문화

일본에서도 ‘십이지(十二支; 쥬니시)’가 전통 문화와 관련해서 중요한 개념입니다. ‘지지(地支; 치시)’라고도 하는데요. 한국에서는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라고 읽고 외우는데요. 일본어로도 한번 살펴볼까요?

십이지

(쥬니시)

음독

(音読み)

훈독

(訓読み)

동물(열두띠) / 한자/ 발음

쥐 / 鼠 / 네즈미

츄우

우시

소 / 牛 / 우시

토라

호랑이 / 虎 / 토라

보우

토끼 / 兎 / 우사기

타츠

용 / 龍 / 류우

뱀 / 蛇 / 헤비

우마

말 / 馬 / 우마

히츠지

양 / 羊(山羊) / 히츠지(야기)

사루

원숭이 / 猿 / 사루

유우

토리

닭 / 鶏 / 토리

쥬츠

이누

개 / 犬 / 이누

가이

돼지 / 猪(豚) / 이노시시(부타)

일본의 열두 띠와 읽는 법

일본에서는 열두 띠를 표기할 때 ‘십이지 한자+年’로 하고 ‘훈독+도시(年)’라고 읽습니다. 

예) ‘말띠’의 경우 ‘午年’로 쓰고 ‘우마도시’로 읽음

단, 일본의 돼지띠는 ‘亥年’로 쓰지만, 읽을 때는 ‘훈독+도시’인 ‘이도시’가 아니라 ‘이노시시도시’라고 읽습니다. 일본어로 ‘돼지’는 ‘豚(부타)’지만, 열두 띠에서는 ‘멧돼지’인 ‘猪(이노시시)’로 쓰고 읽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양띠는 ‘未年(히츠지도시)’인데, 일본에서는 ‘양’을 ‘羊’라고 쓰고 ‘히츠지’라고 읽고, ‘염소’는 ‘山羊’라고 쓰고 ‘야기’라고 읽습니다. ‘山羊’에 ‘羊’가 들어가 있어 ‘양’과 헷갈릴 수 있으니 기억해두세요.

‘용’에 해당하는 한자는 ‘龍’가 정식이나 ‘竜’가 쓰이기도 합니다.

십이지와 일본 문화 ‘마츠리(祭り)’

일본에는 십이지와 관련한 절기 행사, 마츠리 등이 많습니다. 양력 캘린더를 사용하는 오늘날에는 낯설어진 개념이지만, 십이지는 ‘하얀 소의 해(辛丑年; 신축년)’ 등으로 ‘년(年)’에 붙어 있을 뿐 아니라, ‘월(月)’, ‘일(日)’, ‘시각(時刻)’ 등에서도 사용되어 왔습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달력상의 ‘일(日)’에 ‘子の日’, ‘午の日’... 등으로 십이지를 붙여 부르고, 절기, 의식을 해당 날에 치러왔습니다. 한 예로 일본에서는 순산을 기원하는 의식을 ‘戌の日(이누노히)’에 맞춰 치르는데, 개가 다산과 순산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간지의 날은 12일에 한 번씩 돌아오게 되는데 각 간지의 날 중 ‘初(하츠)’, 즉 ‘첫’ 날에는 마츠리, 행사 등이 다양하게 치러져왔습니다.

初子(하츠네)

정월이나 11월의 첫 ‘子の日(네노히)’. 정월의 ‘하츠네’에는 산과 들로 나가 어린 소나무 가지를 줍거나(小松引き; 코마츠히키) 봄나물을 캐고(若菜摘み; 와카나츠미), 11월의 ‘하츠네’에는 상점 등에서 음식, 재복의 신인 ‘다이코쿠텐(大黒天)’을 기렸습니다.

初丑(하츠우시)

일 년에 네 번, 입하, 입추, 입동, 입춘 전의 약 18일간을 ‘土用(도요)’라고 하는데, 입추 전의 18일, 즉 여름 도요(夏の土用) 기간 중의 ‘丑の日(우시노히)’를 ‘土用の丑の日(도요노 우시노히)’라고 합니다. 도요 기간 중 우시노히가 하루인 해도 있고 이틀인 해도 있습니다. 첫 번째 ‘우시노히’를 ‘하츠우시(初丑)’라고 합니다. 

여기서 잠깐>> 한국은 ‘삼계탕’, 일본은 왜 ‘우나기’를 먹을까?

일본에서 여름 보양식으로 ‘우나기’를 먹는 것은 ‘우시노히(丑の日)’인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우나기(鰻)’, ‘우동(うどん)’, ‘우메보시(梅干し)’, ‘우리(瓜)’[박과, 즉 ‘오이’, ‘수박’, ‘박’ 등] 등 ‘우(う)’가 들어가는 음식을 먹으면서 병에 걸리지 않고 재해 등을 겪지 않기를 기원했던 것입니다.

初寅(하츠토라)

정월의 첫 ‘寅の日(토라노히)’. 복덕을 바라며 금전과 복덕의 신인 비샤몬텐(毘沙門天)을 참배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初卯(하츠우)

정월의 첫 ‘卯の日(우노히)’. 도쿄의 카메이도텐 신사(亀戸天神社), 오사카의 스미요시 신사(住吉神社) 등에서 ‘初卯詣(하츠우모우데)’라는 이름으로 참배를 합니다. 

初辰(하츠타츠)

정월의 첫 ‘竜の日(타츠노히)’. 재해를 막기 위해 기원하는 날입니다. 

初巳(하츠미)

지혜, 재복, 장수의 신인 벤자이텐(弁財天)을 기리는 풍습이 있습니다.

初午(하츠우마)

2월 첫 ‘午の日(우마노히)’. 농경의 신인 이나리신(稲荷神)을 기리는 마츠리의 날로, 전국 각지의 이나리 신사에서 풍년, 상업 번성, 개운(開運), 가내 안전 등을 비는 ‘初午祭(하츠우마마츠리)’를 치릅니다.

’하츠우마’에는 지역별로 이나리신과 관련이 있는 아부라아게(油揚げ; 유뷰), 이나리즈시(いなり寿司; 유부초밥), 시모츠카레(しもつかれ; 연어 머리, 대두, 무나 당근과 같은 뿌리채소를 간 것, 아부라아게(유부), 술지게미를 졸인 것), 세키항(赤飯; 찹쌀, 팥, 무지개콩으로 지은 붉은 빚깔의 밥), 하츠우마당고(初午だんご) 등의 향토 음식을 먹습니다.

‘하츠우마당고’는 누에고치 모양의 당고인데, ‘누에고치’의 신을 기리는 날이기도 하여 이러한 모양으로 만들어 먹게 되었습니다. 

初申(하츠자루)

음력(旧暦) 2월 첫 ‘申の日(사루노히)’. 나라의 카스가 신사(春日神社)에서 마츠리가 치러집니다.

初酉(하츠토리)

정월, 또는 11월의 첫 ‘酉の日(토리노히)’. 도쿄 아사쿠사의 오오토리 신사(鷲神社) 등 각지에서 ‘酉の市(토리노이치)’라는 마츠리가 치러집니다.

初亥(하츠이)

정월의 첫 ‘亥の日(이노히)’. 불교의 수호신인 마리시텐(摩利支天)의 ‘엔니치(縁日)’를 갖습니다.

여기서 잠깐>> ‘마츠리(祭り)’와 ‘엔니치(縁日)’

신사나 사찰에서 치러지는 의식, 행사를 ‘마츠리(祭り)’라고 하는데요. 비슷하게 느껴지는 ‘엔니치(縁日)’는 ‘신이나 부처님 등과 인연이 있는 날’이라는 뜻으로, 매월, 매년, 1년에 정해진 며칠 등 정해진 날짜에 참배를 하고 참배객들을 위해 마련된 노점, 야타이(屋台) 등을 즐기게 됩니다.

*참고: 暮らしの歳時記 <十二支の中の「初」祭事> http://www.i-nekko.jp/nenchugyoji/jyunishitohoui/jyunishinomatsurigoto/

토리노이치(酉の市)

많은 일본인들이 즐거워하며 참여하는 전통 문화 행사. 그런데 ‘십이지’를 몰라서, 또는 그 의미를 정확히 몰라서 즐기지 못하는 행사. 그중 11월에 간토 지방의 신사에서 행해지는 ‘토리노이치(酉の市)’에 대해 알아봅니다. 간단히 말하면, 내년에 올 복을 불러들이는(긁어 모으는) 행사입니다.

언제? ‘酉の日(토리노히)’,‘酉の刻(토리노코쿠; 유시)’

일반적으로 ‘토리노이치’라고 하면 도쿄를 포함한 간토 지방의 신사를 중심으로 11월의 ‘酉の日(토리노히)’, 그날의 십이지 시간인 ‘酉の刻(토리노코쿠; 유시)’, 즉 오후 5시부터 7시에 열리는 노점 시장을 말합니다. 다른 이름으로는 ‘오오토리마츠리(大酉祭)’, ‘오토리사마(お酉様)’ 등으로 불립니다. 

11월의 ‘토리노히’는 해마다 두 번, 또는 세 번 찾아옵니다. 첫 번째 토리노히를 ‘一の酉’, 두 번째 토리노히를 ‘二の酉’로 불러 구분합니다.

시기적으로 신년을 앞두고 있는 만큼, 남은 해를 무사히 보내고 새해에 복을 많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복을 불러들이는 물건인 ‘엔기모노(縁起物)’를 구입합니다.

어디서? 아사쿠사의 오오토리 신사(鷲神社) 등의 신사

에도시대부터 시작된 토리노이치. 현재 도쿄 아다치구의 오오토리 신사(大鷲神社) 근처에 사는 농민들이 수호신으로 모시던 ‘오오토리다이묘진(鷲大明神)’에게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며 치른 마츠리가 그 유래로, 이때 오오토리다이묘진에게 닭을 바친 뒤, 이 닭들을 아사쿠사의 센소지(浅草寺)까지 옮겨 관음당 앞에서 풀어주었다고 합니다. 이를 시작으로 아다치구의 오오토리신사와 아사쿠사(다이토구)의 ‘오오토리 신사(鷲神社)’를 비롯한 신사들에서 ‘토리노히’에 마츠리를 갖게 되었습니다. 현재에는 시장을 뜻하는 ‘이치(市)’라는 말이 붙은 ‘토리노이치(酉の市)’라는 이름으로 치러지고 있습니다.

*참고: 아사쿠사 오오토리 신사 ‘토리노이치’ 안내 https://otorisama.or.jp/sm/kotoshi_m/

무엇을 하나? 복을 긁어 모으는 갈퀴, ‘쿠마데(熊手)’를 구입

토리노이치는 ‘이것’ 사는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바로 ‘쿠마데(熊手)’입니다. 수확에 대한 감사에서 시작된 ‘토리노이치’는 정월을 맞이하는 첫 마츠리라는 의미도 갖고 있어 ‘복을 기원’하는 의미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복을 긁어 모을 수 있는 ‘갈퀴’를 구입하는 것이 전통으로 자리잡게 되었는데, 이 가루키를 ‘쿠마데(熊手)’라고 합니다. 한자로는 ‘곰의 손’이라는 뜻인데, 일본의 전통 공연인 ‘노(能)’ 중 <다카사고(高砂)>라는 작품에서 신을 모실 장소를 깨끗이 하는 데 사용한 도구 중 하나로 쓰이면서 좋은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쿠마데를 그냥 판매,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복을 부르는 다양한 것들로 장식하고 꾸민 쿠마데를 판매, 구입하는데요. ‘장수’를 뜻하는 ‘학’, ‘적중’을 뜻하는 ‘화살’, ‘입신양명’을 뜻하는 ‘잉어’, 복을 부르는 ‘칠복신’, 돈이 벌리는 행운의 방망이 ‘우치데노코즈치(打ち出の小づち)’ 등이 장식물로 쓰입니다.

쿠마데를 살 때는 계속 값을 깎은 뒤에 처음 상인이 부른 가격을 지불하고 잔돈은 감사의 뜻으로 받으십시오~ 하는 식으로 구입하는 것이 복이 있다고 하여 그렇게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서로 좋은 기분을 나누어 가질 수 있는 지혜로운 방법인 듯하죠? 

해마다 복이 늘어나도록 지난 해보다 좀 더 큰 사이즈의 쿠마데를 사는 것도 전통이라고 하니, 처음에 너무 큰 것을 사면 안 되겠습니다. 구입한 쿠마데는 가능한 높이 매달아서 복을 불러들이는 힘이 멀리까지 퍼져 더 많은 복을 불러들이도록 한다는 생각도 재미있습니다.

무엇을 먹나? 키리잔쇼우(切山椒)

‘키리잔쇼우(切山椒)’란 정월에 먹는 떡으로, 멥쌀에 설탕과 산초를 볶은 가루를 더해 찐 뒤 떡메를 쳐서 얇은 막대 모양으로 잘라 만든 것입니다. 토리노이치에서는 이 떡을 복을 부르는 음식으로 여기며 즐깁니다. 

‘토리노이치’로 살펴본 것처럼 일본의 전통 행사, 특히 마츠리는 ‘언제’, ‘어디서’ 치러지는지,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는지를 중심으로 알아보면 그 의미를 이해하고 즐기기 쉽습니다. 처음 듣는 마츠리와 행사 등도 찬찬히 기본 지식을 공부하며 일본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회로 삼아보세요~

*참고: 2021년 10월 25일 <起源は?熊手の意味って?「酉の市」の基礎知識> https://discoverjapan-web.com/article/74949

*참고: 暮らしの歳時記 <酉の市>  http://www.i-nekko.jp/matsuritoasobi/fuyu/

2022년은 무슨 해?

마지막으로 2022년, 오는 해는 십이지의 무슨 해인지, 그 이름을 알아둘까요?

‘검은 호랑이(흑호)의 해’라고 불리는 ‘임인년(壬寅年)’은 일본어로 ‘미즈노에토라’ 또는 ‘진스이노토라’, ‘진인’이라고 읽습니다. 생명력이 넘치는 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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