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재(BONSAI)로 친해지는 일본 문화

WeXpats
2021/06/29

일본어로 ‘본사이(盆栽)’, 소나무 등을 미니어처처럼 작은 크기로 기르는 ‘분재’. 어르신들의 취미라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일본에서 역사가 깊은 분재에 담긴 일본 문화를 살펴봅니다.

<내용 구성>

◆본사이(盆栽; BONSAI) 기본 지식

◆분재의 종류, 일본어 나무 이름

◆분재, 어렵지 않을까? ‘12세 분재 소녀’의 등장

◆캐주얼 분재, 미니 분재, 코케다마(苔玉) 분재, 드라이 분재

본사이(盆栽; BONSAI) 기본 지식

한국어사전에서 ‘분재(盆栽)’를 찾아보면 ‘화초나 나무 따위를 화분에 심어 줄기나 가지를 보기 좋게 가꿈. 또는 그렇게 가꾼 화초나 나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분재’의 ‘분’은 ‘화분(花盆)’의 ‘분’인 것인데요. 일본어로는 ‘본/봉(盆)’이라고 발음합니다. ‘분재’의 ‘재’는 일본어로 ‘사이’라고 발음하고 ‘재배하다’, ‘기르다’라는 뜻입니다. 참고로, 일본에서 ‘화분’은 일반적으로 ‘하치(鉢)’라고 하는데, 특히 분재의 화분은 ‘본사이하치(盆栽鉢)’, ‘본키(盆器)’라고 합니다.

관상용 식물들을 화분에 심어 기르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분재’의 경우, 잘 알려져 있듯, 실제 자연의 나무를 작게 축소해 그대로 화분에 재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실제 나무의 모습을 살리기 위해 잘라주고, 고정시키고, 굴절시키고, 돌과 흙을 이용해 연출을 하는 등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일본의 헤이안 시대(794~1185)에 중국 당나라에서 도입되어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헤이안 시대에서 이어지는 가마쿠라 시대에 막부를 세운 무사 계급이 취미로 즐기면서 널리 보급되었습니다. 관리에 시간과 품이 많이 들어 고령자들의 취미로 인식되었지만, 1990년대부터는 해외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알파벳 표기를 사용하는 해외에는 일본어 발음 ‘본사이’의 영어 표현인 ‘BANSAI’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참고> 분재 용어의 기본

나무의 줄기와 가지가 뻗은 형태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른 분재. 

  • 芽摘み(메츠미): 초봄에 자라난 새순(新芽)을 따는 것. 조기에 생장점을 떼어 제1관절을 짧게 하거나, 나무의 힘을 조절할 목적으로 진행함. 어느 정도 자란 뒤에 가위로 자르거나, 새순이 자라나기 직전에 강한 순을 핀셋을 사용해 뽑아내는 방법 등이 있음. 

  • 芽切り(메키리): 봄에 난 순을 6월경에 한 번 자르고 그 후에 자란 2번 순을 기르는 기술로 특히 흑송과 적송을 기를 때 무척 중요한 작업. 순의 힘을 조절하고, 가지 수를 늘리고, 잎의 길이를 고르게 할 수 있음. ‘강한 부분은 억제하고 약한 부분은 도와준다’의 정신으로 진행.

  • 針金かけ(하리가네카케): 분재 작업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기술. 나무의 휴면기에 줄기나 가지에 하리가네(針金; 주로 동선, 알루미늄선을 사용)를 감아(かけ) 모양을 만들고 형태를 정리하는 것. 가위로 잘라 다듬는 것보다 빠르게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다고 하지만, 원하는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에는 재차 시도함.

*참고: コトバンク <盆栽用語集(분재 용어집)> https://kotobank.jp/dictionary/bonsai/1/

분재의 종류, 일본어 나무 이름

분재는 크게 ‘나무를 중심으로 한 것’, ‘풀’을 중심으로 한 것, ‘여러 식물과 조형물을 한데 모은 것’으로 그 종류를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그중 ‘분재’ 하면 역시 ‘나무’, 그중에서도 사철 푸른 ‘소나무’와 ‘측백나무’등의 ‘송백류(松柏類; 쇼우하쿠루이)’가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상록수들 외에도 열매를 감상할 수 있는 나무, 꽃이나 잎(주로 낙엽교목)을 감상하기 위한 나무 등 분재 나무의 종류는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분재 나무들로 일본 나무 이름들을 한번 공부해볼까요?

<다양한 분재 나무들>

  • 松 / 마츠 / 소나무

  • 真柏 / 신파쿠 / 향나무(이부키) 등과 비슷한 노송나무(히노키)과의 나무 

  • 杉 / 스기 / 삼나무

  • 柿の木 / 카키노키 / 감나무

  • 花梨 / 카린 / 모과

  • ヒメリンゴ / 히메링고 / 꽃사과

  • 梅 / 우메 / 매화나무

  • 桜 / 사쿠라 / 벚나무

  • サツキ / 사츠키 / 영산홍(왜철쭉)

  • 楓 / 카에데 / 단풍나무

  • 欅 / 케야키 / 느티나무

  • ハゼノキ / 하제노키 / 옻나무

  • 竹 / 다케 / 대나무

미니 사이즈의 감나무, 모과나무, 꽃사과나무를 집에서 길러볼 수 있다니, 어쩐지 흥미가 가기도 합니다. 

분재, 어렵지 않을까? ‘12세 분재 소녀’의 등장

일본에서도 분재에 입문하고 싶지만 키우기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아 쉽게 입문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일본분재협회(日本盆栽協会)에서는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분재를 기르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개나 고양이, 새 등 애완동물을 기를 때처럼 애정(가장 중요한 것은 애완동물에게처럼 물과 영양을 주는 것입니다)을 주기만 하면 건강하게 자랍니다.’라고 답변해 자신감을 주기도 합니다(*).

1934년 3월 1회가 개최된 ‘코쿠후 본사이텐(国風盆栽展)’은 현재 일본분재협회에서 주관하는 일본 최고의 분재 전시입니다. 출전한 분재들 사이에서 감상자에게 깊은 감명을 준 특히 우수한 작품에는 ‘코쿠후 상(国風賞)’이 주어지는데요. 홈페이지에서 이전 수상작들의 사진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https://bonsai-kyokai.or.jp/gallery.html). 

2007년생으로 2020년 코쿠후 본사이텐에서 최연소 입선한 기요미즈 치에리(清水ちえり) 학생은 현재 ‘분재 박사’,‘분재 소녀’로 불리며 분재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고 있습니다. 분재 화분 앞에 앉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면, ‘멋지다’는 생각과 함께 분재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지니, 정말로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는 듯합니다. 

*일본분재협회 <盆栽は難しいもの?> pdf https://bonsai-kyokai.or.jp/images/top/bonsaiwotanoshimou_P18.pdf

캐주얼 분재, 미니 분재, 코케다마(苔玉) 분재, 드라이 분재

캐주얼 분재

‘작지만 완벽한 소나무’를 추구하는 이미지의 ‘전통 분재(伝統盆栽)’ 외에도 현대 생활에서 편안하게 취미로 즐길 수 있는 분재들도 있습니다. 그 예로 생활잡화 업체 무인양품(無印良品)에서도 분재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하츠유키가츠라(마삭나무)’, ‘파키라’, ‘호야’, ‘테이블 야자’, ‘히노키’, ‘가쥬마르(인삼 벤자민)’... 많이 들어본 관엽 식물들을 ‘분재’로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살아 있는 나무를 화분에 심어 물과 애정으로 가꾸는 분재이지만, 관리와 모양 만들이게 품이 덜 더는 ‘캐주얼 분재(カジュアル盆栽)’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캐주얼 분재 중에는 크기가 작은 ‘미니 분재(ミニ盆栽)’, 이끼를 동그랗게 심은 형태인 경우 ‘코케다마 분재(苔玉盆栽)’ 등도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미니 분재

앞에서 소개한 신파쿠(히노키과), 마츠(소나무) 등의 경우 대표적인 전통 분재 나무지만, 미니 사이즈로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 ‘신파쿠(真柏)’의 경우 작은 사이즈지만 앞에서 소개한 ‘메츠미’, ‘하리가네카케’ 등을 해볼 수도 있어 입문용으로 추천됩니다. 

  • 분재하면 ‘마츠’라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적송, 흑송 등에 비해 ‘메키리(6월 경에 1차 순을 잘라주는 작업)를 하지 않아도 되는 ‘고요우마츠(五葉松)’도 미니 분재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가지가 자라는 속도, 굵어지는 속도가 느린 편이라 관리에 품이 덜 드는 것에 비해 예쁜 모양을 유지된다고 합니다.

  • 상록수도 좋지만, 가지를 만드는 것보다 예쁜 꽃과 열매를 즐기고 싶다. 그런 분들에게는 향이 좋기로 유명한 ‘치자(クチナシ; 구치나시)’를 분재로 키워보면 어떨까요? 작은 나무에 잎이 가득 달려 있는 것이 무척 귀엽고, 초여름에는 달콤한 향기를 띄우며 하얀 꽃을 피웁니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다음 해의 꽃눈이 달리기 때문에 가을 이후에 가지를 자르게 되면 다음 해에 꽃을 보지 못하는 것을 주의. 어디를 잘라도 가지가 잘 자라나고 꺽꽂이도 많이 할 수 있어 가지 만들기 연습에도 도움이 됩니다. 

  • ‘모미지(モミジ)’, 즉 ‘단풍나무’도 인기 미니 분재 중 하나입니다. 방 안에서 단풍을 보는 것도 큰 기쁨이겠지만, 잎이 달려 있지 않은 나무 줄기도 무척 아름답습니다. 봄에는 메츠미(순 자르기, 순 뽑기), 여름에는 크게 자란 잎을 가위로 다듬는 하가리(葉刈り)... 해야 할 작업이 무척 많아 부지런한 사람에게 적합한 분재 나무입니다. 가지를 늘리기 위해서는 순과 가지가 자라는 방향을 읽어야 하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 키우다 보면 정원사, 조경사 분들의 작업을 잘 이해하게 될 것 같습니다. 

코케다마 분재(苔玉盆栽)

‘코케다마’는, 뿌리를 케토츠치(ケト土)라고 하는 점토성 흙으로 둥글게 감싼 뒤 ‘코케(苔)’, 즉 이끼를 심은 것으로, 화분에 심은 분재와 달리 그 자체로 이끼까지도 즐길 수 있는 분재의 한 방식입니다. 

[참고] 드라이 분재(ドライ盆栽)

‘마르다’라는 뜻의 일본어 동사 ‘카레루(枯れる)’에서 따와 ‘카레본사이(枯(れ)盆栽)’라고도 하는 드라이 분재란, 물주기, 분갈이, 가지 만들기, 비료 주기 등 관리의 품을 줄이기 위해 오래 기른 분재를 엄선해 건조시킨 뒤, 잎, 가지, 뿌리 등을 깔끔하게 정리한 분재입니다. 살아있는 식물이 아니라 해외로도 가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 장점. 분재로 인테리어를 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참고가 될 듯합니다. 

분재의 종류와 난이도, 생각보다 다양하죠? 자신에게 맞는 분재부터 입문해보는 건 어떨까요?

<관련 기사>

일본 꽃꽂이 ‘이케바나’ -> 이케바나의 세계로~ 일본 전통 꽃꽂이의 기본 지식, 용어 정리

일본문화 핵심 키워드 ‘와비사비’ -> 와비사비의 뜻과 일본문화

라이터

WeXpats
생활・취업・유학에 관한 도움되는 정보부터, 일본의 딥한 매력을 소개하는 기사까지, 다채로운 기사를 전합니다.
Share button

SNS ソーシャルメディア

일본의 최신 정보를 9개 언어로 정기 업데이트합니다.

  • English
  • 한국어
  • Tiếng Việt
  • မြန်မာဘာသာစကား
  • Bahasa Indonesia
  • 中文 (繁體)
  • Español
  • Português
  • ภาษาไทย
TOP/ 일본 문화 알기/ 전통 문화/ 분재(BONSAI)로 친해지는 일본 문화

당사의 웹사이트는 편의성과 품질 유지 및 향상을 목적으로 Cookie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Cookie 사용에 동의하시는 경우 「동의」 버튼을 눌러주세요.
또한, 당사 Cookie 사용에 대한 상세 내용은 여기를 참조해주세요.

Cookie 사용 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