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고아메, 카키고리, 하나비! 일본의 여름 마츠리(마쯔리)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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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6

100퍼센트에 가까운 순도 높은 습기로 건조한 편인 한국의 여름에 적응된 몸이 유독 힘들어 하는 일본의 여름. 열사병에 해당하는 ‘넷츄쇼(熱中症)’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관건! 일본에서 여름을 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만큼 반짝반짝 즐거운 이벤트들이 많아서 놓치기 아까운 계절이기도 합니다. 오랜 일본인들의 여름 나기 문화.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인기 여행 템으로 알려지고 있는 일본의 축제 ’마츠리(祭り)’를 중심으로 들여다볼까요?

<내용 구성>

◆ 여름 마츠리 개념 잡기

◆ 대표적인 여름 마츠리

・다나바타 마츠리 ・봉오도리 ・신사의 마츠리 ・하나비대회

◆ 마츠리 명물 음식

・야키소바 ・링고아메 ・빙수 ・소세지

◆ 마츠리의 소박한 놀이

여름 마츠리 개념 잡기

‘마츠리(祭り)’의 어원이 되는 ‘祀る、祭る;まつる’는 신에게 제사를 지낸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마츠리의 목적’에 ‘祭(さい)’를 붙어 ‘신년제(新年祭)’, ‘수확제(収穫祭)’, 대어제(‘大漁祭)’, ‘위령제(慰霊祭)’ 등으로 부르기도 하고, 계절별로 ‘春祭り’, ‘夏祭り’, ‘秋祭り’, ‘冬祭り’ 등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이중 여름 마츠리(夏祭り)의 경우, 여름에 행해지는 마츠리를 총칭하지만, 특히 7월 초부터 8월 말까지의 마츠리를 의미합니다. 9월 이후의 마츠리라고 해도 음력 7월로 계산해 행해지는 경우는 여름 마츠리로 보아야 합니다. 

도시 사회, 특히 에도 시대 이전의 여름 마츠리는 여름에 유행하는 전염병을 막고, 그 사망자들을 기리는 의미로 행해지던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합니다. 한편, 농촌 사회에서는 여름의 농삿일의 피곤을 풀기 위한 마츠리가 행해져왔습니다. 근현대 사회로 접어들면서는 여름 마츠리가 더욱 화려해지는 경향을 띠게 되었고, 오봉(お盆) 등 연휴의 귀성에 맞춰 가족, 친척, 지인들과 즐길 수 있는 흥겨운 축제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여름 마츠리 

화려함과 흥겨움의 여름 마츠리, 대표적인 마츠리들을 소개해봅니다. 

다나바타 마츠리

다나바타(七夕、たなばた)는 본래 음력 7월 7일 밤을 의미합니다. 예전에는 일본에서는 오봉(음력 7월 15일 전후)과도 관련이 있는 연중행사였으나, 메이지유신 이후 오봉을 음력 날짜 기준 1개월 뒤인 8월 15일 전후로 옮겨 치르게 되면서 다나바타와 오봉과의 관련성이 예전에 비해 적어졌습니다. 일본의 다나바타 마츠리는 양력 7월 7일이나 그 1개월 뒤인 8월 7일, 또는 이를 전후한 시기에 치러지고 있습니다. 

다나바타 마츠리는 한국의 ‘견우’, ‘직녀’에 해당하는 ‘彦星(ひこぼし)’와 ‘織姫(おりひめ)’를 기리는 마츠리입니다. 천상의 강을 사이에 두고 1년에 딱 한 번만 만날 수 있는 두 사람의 슬픈 사랑을 기리는 만큼 ‘기원’의 의미가 강한 마츠리입니다. 기원하는 내용을 적은 색색의 대나무 조각이나 칠석 장식(七夕飾り、たなばたかざり) 등의 ‘사사카자리(笹飾り)’를 대나무에 매달아 장식하는데, 주로 아케이드 형태의 상점가를 중심으로 행해져서, 상점가를 거닐며 사사카자리 장식과 마츠리 음식을 즐기게 됩니다. 센다이(仙台)의 다나바타 마츠리가 특히 유명합니다. 

-> 도쿄의 유명 다나바타마츠리, '아사가야 다나바타마츠리'

봉오도리

오봉 시기에 죽은 자들을 공양하기 위해 치러지는 봉오도리(盆踊り)는 오도리(踊り), 즉 춤으로 유명합니다. 누구나 춤에 참가할 수 있는 봉오도리가 있는가 하면, 춤을 추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역에서 치러지는 봉오도리의 경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광장 등의 중앙에 ‘야구라(やぐら)’라고 하는 무대를 설치하고, 음악에 맞춰 그 주위를 돌면서 춤을 추는 형식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전통적인 봉오도리의 음악을 ‘온도(音頭、おんど)’라고 하는데, 먼저 대표가 선창을 하고, 다른 사람들이 이를 따라부르는 형태의 음악을 말합니다. 최근에는 가요, J-POP, 디스코, 에니메이션 등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젊은 분위기의 봉오도리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의상의 경우, 야구라 위에서 북을 치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이들은 전통적으로 유카타를 착용하지만, 일반 참가자들의 경우 유카타를 입지 않고 평상복으로 착용해도 무방합니다. 그룹으로 참여하는 경우 유카타를 맞춰 입고 참여하여 재미를 더하기도 합니다. 

우치와(団扇), 즉 부채를 유카타의 등쪽 허리띠에 꽂기도 하고, 남성들의 경우, 머릿수건인 하치마키(鉢巻)를 매거나, 작은 약상자인 인로(印籠)를 허리춤에 차기도 합니다. 광장 한 켠에 오뎅이나 소세지 등 간단한 음식들을 마련해 춤을 추는 중간중간 즐길 수 있습니다. 

신사의 마츠리 

일본의 신사(神社)의 마츠리도 여름 시기에 많이 행해집니다. 신사 마츠리의 큰 볼거리는 신사의 신체나 신위를 실은 가마인 미코시(神輿)를 짊어지고 거리를 행진하는 ‘미코시 행렬’입니다. 신의 가마인 미코시가 지나간 곳에 행복, 건강, 사업의 번창, 풍작 등 좋은 일들이 깃든다는 전통적인 믿음으로 이 행렬에 참여하고 지켜보는 마츠리입니다. 

미코시는 작은 신전 모양을 하고 있는데, 총중량 18kg의 어린이용부터, 총중량 550kg에 이르는 것까지, 모양도 사각, 육각, 팔각 등으로 다양합니다. 일본에서 가장 큰 미코시는 도쿄의 도미오카하치만구(富岡八幡宮) 진자가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마꾼들은 가마가 실린 나무 대 부분인 ‘가츠기보(担ぎ棒)’를 어깨에 짊어지고, ‘왓쇼이’, ‘엣사’, ‘소이야’ 등 특정한 구호로 힘을 불어넣으며 행진합니다. 무거운 가마를 짊어지는 것도 어려워보이는데, 행진 중에 가마를 공중으로 십여 차례 이상 띄우는 퍼포먼스도 펼쳐집니다. 도쿄 아사쿠사 신사의 산자 마츠리(三社祭り) 등이 대표적입니다.

하나비대회

여름의 마츠리들과 함께 진행되는 하나비대회(花火大会), 즉 불꽃놀이는 일본의 여름과 마츠리를 상징하는 ‘풍물시(風物詩)’로 손꼽히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유카타를 차려입고 친구, 가족, 지인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올려다보는 불꽃놀이. 엄청난 인파로 잠시 고민하게도 되지만, 여름의 시작부터 가을의 초입까지 거의 매 주말마다 다양한 장소에서 멋진 불꽃들이 쏘아올려지니, 그 유혹을 피하기 어려운데요. 하나비가 보이는 레스토랑을 일찌감치 예약하거나, 작게 보이지만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아나바스폿토(穴場スポット), 즉 비밀 장소에서 즐기기도 하고, 창문 너머로 하나비가 보이는 지인의 집에 모여서 술과 음식을 즐기며 감상하기도 합니다. 일본에서의 여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일본의 하나비 명소, 개최 시기 등과 하나비 관련 일본어를 소개한 <하나비(花火): 일본 불꽃축제 유래, 전국 명소, 관련 일본어>, 도쿄의 여름 여행 스팟을 소개한 <도쿄 여름 여행 ! 하나비, 마츠리, 코미케~ 2023 여름 볼거리 8선> 기사를 꼭 체크해보세요~

마츠리 명물 음식

인파를 끌어모으는 화려한 볼거리로 눈이 즐거워지는 마츠리. 하지만 마츠리하면, 야타이(屋台)라고 하는 포장마차에서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다양한 먹거리들을 빼놓을 수 없죠. 마츠리의 음식들 중 定番(ていばん), 기본이자 클래식인 명물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야키소바

커다란 철판(鉄板、てっぱん)에서 엄청난 양의 야키소바(焼きそば)가 먹음직스러운 갈색으로 마츠리 손님들을 유혹합니다. 평소에도 먹기 어렵지 않지만 마츠리에 왔으니 왠지 꼭 먹어줘야 할 것 같은 기분!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집에서 만드는 야키소바보다 마츠리의 야타이에서 먹는 야키소바가 왠지 더 맛있다고 이야기될 만큼, 오랜 전통을 자랑하며 추억까지 더해져 해가 갈수록 더 맛있었지는 듯한 야키소바입니다.

링고아메

체리 같이 반짝거리는데 들고 먹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커다란 크기의 링고아메(りんご飴). 큼직한 사과를 엿과 비슷한 벳코아메(べっこう飴)로 코팅해 ‘사과 사탕’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요. 조금씩 베어 먹다가 남은 중심 부분을 버린다, 사탕 부분을 핥아 먹고 사과를 따로 베어 먹는다 등등 먹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도쿄의 한 링고아메 전문점에서는 커다란 링고 아메를 썰어서 제공한다고 하는데요. 집에 돌아와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썰어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죠?

빙수

간 얼음에 알록달록한 시럽만 간단히 부어 먹는 일본의 빙수 가키고리(かき氷). 빨간색 딸기 시럽이냐, 초록색 멜론시럽이냐! 실제로는 모두 같은 맛이 아닐까! 모두가 의심할 만큼 맛에 큰 차이는 없지만, 컬러풀한 색상이 여름밤과 무척이나 잘 어울립니다.

소세지

걸으면서 편안하게 먹기 좋은 소세지도 마츠리의 인기 템 중 하나입니다. 프랑크푸르트 소세지라고 부릅니다. 봉에 꽂아 먹기도 하고 포장지에 싸 먹기도 하죠. 맥주와 무척 잘 어울리는 위험한(!) 한 쌍이죠? 

마츠리의 소박한 놀이

먹거리에 이어 놀거리도 풍부한 마츠리!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서 마츠리의 인기 놀이, ‘긴교스쿠이(金魚すくい)’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 원형 틀에 종이를 발라 만든 ‘포이(ポイ)’라는 도구를 이용해 수조의 금붕어를 건지는 놀이로, 종이가 물에 녹는 특성 때문에 보기보다 쉽지 않은데요. 포이 대신 ‘모나카(モナカ)’라는 과자를 집게로 집어 국자처럼 금붕어를 건지는 방법도 있습니다. 

종이를 여러 번 말아 만든 낚싯줄에 고리를 걸어 물풍선을 낚는 ‘요요쓰리(ヨーヨー釣り)’도 알록달록한 물풍선들 속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음꽃을 피우게 합니다. 

조금 알고 나면 더욱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일본의 여름 마츠리. 더위와 인파 속에서 이열치열(以熱治熱), 그러나 알록달록 예쁘고 기분 좋게 여름을 나는 최고의 방법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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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마츠리는 가라~ 일본의 이색 마츠리 소개 -> 일본 마츠리, 이런 마츠리가 다 있네! 일본 여행 마니아들을 위한 사계절 이색 마츠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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