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마와리, 후지, 우메... 하나미(花見), 꽃을 즐길 수 있는 도쿄 근교 여행(+매실주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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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9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일본이지만, 봄과 여름은 일본을 아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놓칠 수 없는 시즌이죠. 향기와 색을 만끽하며 인생사진을 듬뿍 남길 수 있는 도쿄 근교의 꽃밭들을 소개합니다!

<내용 구성>

발길을 사로잡는 그윽한 향기, 우메(梅)

꿈 같은 아름다움, 후지(藤、フジ)

여름으로 가는 길목, 아지사이(アジサイ、紫陽花)

동화 속 주인공처럼, 히마와리(ひまわり)

발길을 사로잡는 그윽한 향기, 우메(梅) 

아직까진 바람이 쌀쌀해 ‘언제 봄이 오려나?’ 생각하며 골목을 걷는데… 어디선가 새콤달콤한 향기가 바람결에 훅 풍겨옵니다. 한순간에 봄을 환기시키며 행복감에 젖게 하는 이 꽃은 바로 우메. 향기부터 모양, 열매까지 일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꽃, 바로 ‘매화’입니다. 

매화는 일본인들이 과실수로 정원에 많이 심어두기 때문에 먼 곳까지 보러 가지 않아도, 집 근처에서도 즐길 수 있는 고마운 꽃나무입니다. 매화에도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고, 각각의 특징을 자랑하기 때문에 조금 더 관심을 갖고 특별한 매화를 보러 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노란색에 향기가 일품인 독특한 매화, 로우바이(蝋梅)

매화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만큼, 매화에 품종에도 해박한 일본인들. 그중 마니아들에게 잘 알려진 ‘로우바이(蝋梅)’라는 매화가 있습니다. 흰색이나 연분홍색의 일반적인 매화들과는 달리 노란색에, 모양도 매화라고 하기엔 조금 다른 모양을 하고 있는데요. 살얼음 같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피어나는 로우바이를 보며, 봄을 조금 앞당기고 싶은 마음일까요? 

도쿄가 속한 간토 지역에서는 1월부터 볼 수 있는 로우바이. 도내의 공원부터 사이타마현, 가나가와현, 시즈오카현 등 근교에 로우바이 명소(名所), 아나바(穴場;잘 알려지지 않은 좋은 장소) 등을 찾아 흔치 않은 노란 매화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도쿄 근교의 매화 명소 - 시즈오카현 슈젠지의 바이림(梅林)

도쿄에서 버스로 2시간 반 거리에 위치한 시즈오카현의 슈젠지에는 잘 알려진 매화 명소인 ‘슈젠지바이림(修善寺梅林)이 있습니다. 총면적 30,000평방미터. 수령 100년이 넘는 오래된 매화나무부터 수령 30년 정도의 젊은 매화나무까지 모두 합해 20종 1,000그루의 홍매(紅梅、こうばい)와 백매(白梅、はくばい)가 있습니다(※ ). 

매년 2월 초순~3월 중순 사이에는 매화마츠리(梅まつり)가 개최되는데요. 높은 구릉에 자리한 매화 나무 사이사이를 지나 산 위쪽에 오르면 깊고 그윽한 산세가 내려다보입니다. 무엇보다 이곳은 후지산으로 유명한 시즈오카현! 맑은 날이면 매화 나무 뒤쪽으로 눈 쌓인 후지산이 얼굴을 내밉니다. 정말 절경이겠죠?

※ 참고: 이즈시관광협회 슈젠지지부 https://www.shuzenji-kankou.com/spring.html

여름하면 생각나는 매실주(우메슈)

한국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댁에서 담금술 담그실 때나 가끔 사용하실 듯한, 빨간 뚜껑이 달린 통. 일본에서는 여름이면 쇼텐가이(商店街、しょうてんがい; 상점가)를 지나며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상품명은 "우메슈빙(梅酒瓶; うめしゅびん)", 우메슈(매실주) 병이라는 뜻이죠. 출산, 결혼 등 축하할 일이 있을 때 매실주를 담그며 기념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새콤한 우메보시(梅干し、うめぼし)를 좋아하는 일본인 만큼 정원이 있다면 매화 나무를 기르는 집들이 많습니다. 한국에서도 유행하고 있는 매실주 담그기~ 간단히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간단 매실주 레시피>

재료: 우메 약 1kg, 코오리자토(설탕) 500g(단맛을 좋아한다면 1kg까지 가능), 화이토리카(35% 증류소주) 1.8L

1. 먼저 우메슈 병을 깨끗하게 소독! 뜨거운 물을 넣어 병을 기울여가며 빙빙 돌림. 깨끗한 행주 등으로 물기를 제거하고 병을 거꾸로 해서 나무젓가락 등을 받쳐 완전히 건조시킴.

2. 우메를 깨끗이 씻기. 세제는 사용 금물!

3. 우메의 아리고 떫은 맛을 아쿠(灰汁)라고 함. 물에 4~5시간 담가 아쿠를 제거. 이 과정을 '아쿠누키(灰汁抜き)'라고 함. 4. 아쿠누키가 끝나면 깨끗한 행주 등으로 우메의 물기를 제거. 완전히 제거해주는 게 포인트~

5. 우메의 꼭지 부분인 '헤타(ヘタ)'도 잡맛을 내기 때문에 대나무 꼬챙이(竹串)로 쏙쏙 따주기~

6. 우메와 코오리자토(氷砂糖; 순도 높은 설탕 덩어리)를 번갈아 넣기. 2회에 나누어 진행(우메-코오리자토-우메-코오리자토).

7. 화이토리카(ワイトリカー; 35% 증류 소주)를 콸콸~

8. 뚜껑을 잘 닫아 온도차가 적은 그늘지고 시원한 장소에 보존~ 1년 후부터 마실 수 있습니다! 얼음만 넣어 로쿠(ロク; 온더락)로 마셔도, 탄산수를 타서 우메사와(梅サワー)로 마셔도 굿!

꿈 같은 아름다움, 후지(藤、フジ)

‘매화도 수국도 예쁘지만, 왠지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꽃을 보고 싶어!’ 그런 생각을 하는 분들에게는 완벽한 선택이 될 후지(フジ), 등나무입니다. 90년대까지는 한국의 초등학교 운동장이나 공원 등에 ‘등나무 벤치’가 남아 있었습니다. 지금도 서울 종로구의 정독도서관의 등나무는 늦봄께에 꽃을 피워내 알 만한 사람들은 때를 맞춰 찾아가기도 합니다. 

후지는 도쿄 기준으로 4월 하순~5월 초순이 가장 볼 만한 시기, ‘見頃(미고로)’로 이야기됩니다. 짧은 시기에 걸쳐 피고 지는 편이라 보라색 커튼 같은 장관을 보기 위해선 시기를 잘 맞추어야겠죠? 도쿄 도내에서는 ‘가메이도텐진샤(亀戸天神社)’가 후지의 명소로 꼽히며, 마츠리도 개최합니다. 도쿄 근교의 군마현(群馬県)의 후지오카시(藤岡市)에는 ‘ふじの咲く丘(후지노사쿠오카; 등나무꽃 피는 언덕)’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공원이 있습니다. 

잘 알려진 보라색 등나무꽃은 물론, 흰색, 핑크색 등나무꽃도 보유하고 있으며, 미고로에 맞춰 개최되는 ‘후지마츠리(ふじまつり)’ 기간에는 일몰 후 라이트업까지 펼쳐져, 그야말로 꿈 같은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답니다(※). 

관상용 등나무덩굴, 후지다나(藤棚)

일본에서도 관상용으로 등나무 꽃을 대나무나 목재, 파이프 등에 엮은 등나무 덩굴을 만드는데요. 이러한 관상용 등나무 덩굴을 ‘후지다나(藤棚)’라고 합니다. ‘다나(棚)’는 ‘선반’을 뜻해, ‘책장’을 ‘혼다나(本棚)’라고 하는 것을 생각하면 재미있는 표현이죠. 나무를 격자 모양이나 평행으로 엮어 상판을 만들고, 이 상판을 2~3미터의 지지대에 기대 등나무 가지를 그 위에 얹으면 완성! 봄에는 꽃을, 여름에는 무성한 잎을, 가을에는 귀여운 열매를, 겨울에는 다시 꽃을 피워낼 가지를 즐길 수 있다고 하여 사계절 동안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 참고: 군마현 후지오카시 ふじの咲く丘https://www.city.fujioka.gunma.jp/kakuka/f_syoko/fujinosakuoka.html

여름으로 가는 길목, 아지사이(アジサイ、紫陽花)

‘이제 슬슬 여름이 오려나?’ 싶을 때, 탐스러운 꽃이 ‘그래요!’ 하고 대답합니다. 아지사이(紫陽花)는 일본인들에게 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꽃으로 역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도쿄 근교의 가나가와현에 위치한 가마쿠라가 아지사이의 명소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아지사이(紫陽花)와 수국(水菊)

아지사이와 수국은 같은 꽃을 가리키지만, 이름을 지은 이의 생각의 차이가 무척 재미있게 다가옵니다. 아지사이는 가타카나로는 ‘アジサイ’, 한자로는 ‘紫陽花’라고 표기됩니다. 紫(보라색), 陽(태양), 花(꽃)이라는 뜻을 보면 아지사이의 모습이 연상되지만, 중국 당나라 시인 백거이가 ‘라일락’을 보고 지은 이름을 아지사이의 한자 표기를 위해 차용했다는 재미있는 설도 있습니다. 『만요슈(万葉集)』 등의 일본 고전문헌에서 보이는 아지사이의 표기는 ‘남색이 모인 것(藍色が集まったもの)’이라는 뜻의 '아즈사이(あづさい; 集真藍)'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수국(水菊)'은 ‘물빛 국화’와 같은 표현으로, 이 또한 아지사이의 매력을 잘 전해주는 듯합니다.

가마쿠라(鎌倉), 에노덴(江ノ電), 그리고 아지사이

에노시마(江の島)와 가마쿠라(鎌倉)는 도쿄 근교에서 바다를 즐길 수 있어 일본인들에게 ‘여름’ 관광지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가마쿠라는 만화에 이어 고레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로 제작된 『바닷마을 다이어리(海街 diary)』의 무대로, 한국인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죠. 가마쿠라 아지사이의 명소이기도 합니다. 에노시마와 가마쿠라를 달리는 작고 귀여운 열차 에노덴(江ノ電)과 철로에 피어난 아지사이의 이미지는, 그 자체로 상큼한 여름의 이미지죠. 

아지사이의 명소 가마쿠라 중에서도 아지사이 명소로 알려진 절이 바로 메게츠인(明月院)과 하세데라(長谷寺)입니다. 본격적인 여름으로 가는 길목, 바다와 수국을 함께 즐기며 청량한 여름을 만끽해보세요. 

동화 속 주인공처럼, 히마와리(ひまわり)

꽃밭을 신나게 내달리고 싶은, 태양을 닮은 열정적인 분들! ‘히마와리(ひまわり)’, 해바라기 꽃밭으로 초대합니다. 도쿄가 속한 간토 지역 기준으로 7월 하순~8월 하순에 피는 히마와리는 뜨거웠던 여름을 마무리하는 아쉬움을 달래기에도 좋은 꽃입니다. 친구와 연인과 해바라기 꽃밭에 서본 기억을 갖고 싶다면 도쿄 근교의 히마와리 꽃밭을 찾아보세요. 작열하는 태양을 가릴 밀짚모자는 필수!

씨 없는 해바라기?! 

도쿄 근교의 이바라키현(茨城県) 치쿠세이시(筑西市)에는 독특한 해바라기 밭이 있습니다. 이른바 씨 없는 해바라기로 유명한 ‘도호쿠야에히마와리(東北八重ひまわり)’을 볼 수 있는 대규모의 해바라기 꽃밭이죠. 정확히는 씨가 없는 것이 아니라 씨가 있는 부분이 꽃잎에 덮여 있어 마치 씨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 합니다. 이런 독특한 해바라기가 ‘明野ひまわりの里(아케노히마와리노사토)’라는 곳에 무려 80만 그루나 심겨 있다고 합니다. 

해마다 다르지만 이곳의 히마와리페스티벌은 8월 하순부터 9월 초순에 걸쳐 열리고 있습니다. 한번쯤 둘러볼 만 하겠죠(※)?

※참고: 치쿠세이시관광협회 ‘아케노히마와리페스티벌’ http://www.chikuseikanko.jp/index.php?code=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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