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관광지는 거의 다 둘러봤고, 좀 더 특색 있으면서도 알찬 여행 코스는 없을까? 프라이빗 투어가 점차 대세가 되어가는 시대. ‘일본’ 하면 떠오르는 ‘고양이’를 테마로 한 여행은 어떨까요?
<내용 구성>
고양이 마츠리(猫祭り、猫フェスティバル)
고양이는 일본어로 ‘네코(猫、ネコ)’라고 하죠. 일본인들의 고양이 사랑은 예로부터 유명했는데요. 그만큼 일본 내에는 고양이에 관련한 마츠리, 페스티벌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마련되어 네코즈키(猫好き、ねこずき), 즉 고양이 애호가들을 유혹합니다.
유시마 네코마츠리(ねこまつりat湯島)
2020년 2월 11일~2020년 3월 1일에 제 10회 ‘유시마 네코마츠리’가 개최되었습니다. 2015년 9월부터 지역의 점포들이 함께 모여 시작한 이래로 매년 2월과 9월, 20일간 도쿄 분쿄구(文京区) 유시마(湯島)에서 개최되는 유시마 네코마츠리에 가면 고양이와 관련된 다양한 ‘물건’, ‘이벤트’, ‘먹을거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관련해서 진행되는 ’네코마츠리 포토 콘테스트’에서는 고양이 사진을 응모 받고, 선정된 고양이 사진은 마츠리의 공식 홍보 포스터에 사용된다고 합니다.
주최: ねこまつりat湯島実行委員会
문의: nekomatsuri.yushima@gmail.com/ 03-6806-0252
웹사이트: https://nekomatsuri.com/
카구라자카 변신 고양이 페스티벌(神楽坂化け猫フェスティバル)
인간이 고양이 분장을 하고 거리를 행진한다~ 고양이 분장을 하고 참여하는 것이 참가 조건인 도쿄 카구라자카(神楽坂)의 변신 고양이 페스티벌. 애묘가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이벤트겠죠? 퍼레이드의 피날레로는 진행자의 유도에 맞게 모두 함께 춤을! 고양이판 아와오도리(阿波踊り)라고 할 수 있는 ‘おにゃ踊り’를 마련해 모두의 흥을 돋웁니다. 사전 예약으로 기모노를 렌탈할 수도 있으니 고양이와 일본 문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겠죠?
주최: 神楽坂 化け猫フェスティバル事務局
참가비: 성인(중학생 이상) 500엔, 어린이 무료
웹사이트: http://bakeneko.oops.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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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신사(猫神社), 고양이 절(猫寺)
이번에는 좀 더 마니악한 세계로 발을 들여볼까요? 일본에는 고양이를 기리는 신사와 절이 많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일본에 온 김에, 사랑하는 고양이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해봐도 좋겠죠?
마네키네코(招き猫)의 기원, 도쿄 고토쿠지(豪徳寺)
‘마네키네코(招き猫)’를 아시나요? 앞발로 사람을 부르는 듯한 모양을 한 고양이 조각인 마네키네코. 농작물, 양잠의 누에를 먹어치우는 쥐를 퇴치해주어 옛날에는 양잠업을 하는 곳에서는 이 고양이 조각을 부적처럼 마련해두었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전통이 양잠업이 쇠퇴한 이후에도 이어져와 지금은 장식물로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도쿄도 세타가야의 절 고토쿠지(豪徳寺)는 이런 마네키네코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양이에게 이끌려(招き) 절 안으로 들어가 벼락을 피하고 스님의 말씀을 듣게 된 것을 기뻐한 이가 이를 기념해 절 안에 「招猫殿」이라고 마네키네코를 기리는 불당을 마련했다고 하는데요, 지금도 불당 오른쪽에 작고 흰 마네키네코들이 바쳐져 있습니다.
주소: 東京都 世田谷区 豪徳寺2丁目24-7
고양이의 보은을 기리다, 교토 쇼넨지(称念寺)
이번에는 ‘고양이 절’로 유명한 교토의 쇼넨지(称念寺)를 찾아가볼까요? 이 절의 3대 주지 스님 시절, 권세 있는 가문을 멀리해 절이 황폐화되었다고 합니다. 스님이 어느 밤 귀가했을 때, 애묘가 미녀로 변신해 춤을 추는 것을 보고 화를 내며 이를 내쫓았다고 합니다. 며칠 후, 스님의 꿈에 애묘가 나타나 권세 있는 가문과 화해하라고 조언했고, 그 결과 절이 다시 부흥을 했다고 합니다. 고양이가 자신을 사랑해준 스님에게 보은을 한 것이죠. 이에 쇼넨지(称念寺)에서는 본당 앞에 소나무를 심으며 고양이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고 하네요. 이러한 일로 언제부턴가 ‘고양이 절’로 불리게 되었다고 하네요.
주소: 京都府京都市上京区寺之内通浄福寺西入上る西熊町270
고양이 섬(猫島)
편안하게 일상을 보내는 고양이들을 만나고 싶다면, ‘고양이 섬’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일본에는 다양한 고양이 섬들이 있지만 그중 시코쿠 지방 에히메 현(愛媛県)의 ‘아오시마(青島)’를 좋아하는 애묘가들이 많습니다.
아오시마(青島)
주민이 15명뿐인 작은 섬. 섬의 주민들이 200여 마리 고양이를 돌본다고 해서 유명해진 아오시마. 작은 섬인만큼 평균연령이 70대를 넘고 있다고 합니다. 체력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고양이를 돌보는 것이 힘에 부치는 것이 사실이지만 가여운 마음에 주민들이 힘을 다해 보살피고 합니다. 2018년 10월에는 섬의 모든 고양이들이 중성화 수술을 받아 더욱 안전하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네요.
이리오모테지마(西表島)
야마네코(ヤマネコ)를 들어보셨나요? 고양이 같기도 하고, 고양잇과의 다른 동물인 것 같기도 한데요. 야행성에, 포유류, 조류 등을 먹는 육식 고양이로, ‘살쾡이’에 해당합니다. 일본 오키나와의 섬 ‘이리오모테지마(西表島)’에는 이 야마네코의 별종인 ‘이리오모테야마네코’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100여 마리밖에 안 되는 희귀종으로 일본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좀처럼 만나보기 힘든 독특한 고양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고양이 관련 드라마, 영화 촬영지
일본에는 고양이 관련 드라마와 영화가 참 많죠. 그중 재미있게 본 것이 있다면, 왠지 그 동네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될 겁니다.
드라마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 산겐자야(三軒茶屋)
무레 요코(群ようこ)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국내에 많은 팬들을 보유한 드라마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パンとスープとネコ日和)>(2012). 제목만 들어도 애묘가들의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데요. 어머니의 죽음으로 오래 일하던 출판사를 그만두고, 빵과 스프를 파는 작은 카페를 여는 주인공 아키코. 가게 윗층에는 주인공의 살림집이 있고, 아키코가 주워 기르게 된 고양이 타로짱(たろちゃん)이 있습니다.
이 사랑스러운 드라마는 도쿄 세타가야구의 산겐자야(三軒茶屋)에서 촬영되었다고 합니다. 산겐자야는 아긱자기한 카페와 맛있는 이자카야 등이 많아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 주가를 올리고 있는 곳인데요. 골목골목 평화로움이 가득해 날씨 좋은 날 편안하게 산책하기 좋습니다.
영화 <구구는 고양이다>, 기치조지(吉祥寺)
오시마 유미코(大島弓子)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구구는 고양이다(グーグーだって猫である)>(2008). 13년 사랑했던 고양이와 이별하고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는 애묘가 만화가 아사코가 새끼 고양이를 구구를 만나 다시 삶의 소소한 행복을 되찾아가는 이야기. 아사코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애묘가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도쿄 도심에서 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무사시노 시의 기치조지(吉祥寺)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물론, 벚꽃, 오리 보트 등으로 도쿄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이노카시라공원(井の頭公園)에서 귀여운 고양이 구구의 스냅 사진이 촬영되었습니다.
놀랍게도 한국의 밴드 델리 스파이스가 영화가 나오기 5년 전에 <키치조지의 검은 고양이>라는 곡을 발표했죠. 구구는 검은 고양이가 아니라 회색에 검정 줄무늬 고양이지만요. 실제로 구구 같은 고양이들이 공원을 거닐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운이 좋다면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고양이’와 관련된 곳들은 이 밖에도 무궁무진합니다. 각자의 취향대로 더 고양이스러운 여행을 꾸려보세요. 냥(にゃ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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