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고, 정부의 정책, 세계의 동향을 바라보게 하는 코로나 사태. 전 세계가 하루빨리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기를 바라며 코로나로 달라진 일본, 그중 도쿄의 풍경을 전합니다.
<내용 구성>
4월 7일, 일본의 긴급사태선언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한국에서 ‘확진자(確診者)’라고 부르는 것과 달리 일본에서는 ‘감염자(感染者、かんせんしゃ)’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2020년 4월로 접어들면서 일본, 특히 도쿄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서 감염자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났고, 이에 따라 위기감이 고조되었는데요. 구체적으로 긴급사태가 선언되기 전, 도쿄 도지사가 기자회견에서 ‘록다운(ロックダウン；lockdown)’, 즉 봉쇄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불안한 도쿄의 시민들 사이에서 일시적으로 사재기(買占め；かいしめ)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2020년 1월 기준으로 도쿄도의 인구는 13,951,636명으로 추정 집계되었습니다(※1).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만큼, 도쿄가 봉쇄될 경우의 여파에 대해 두려움을 갖는 것이 당연한데요. 이런 불안 속에서 2020년 4월 7일 일본의 7도부현(7都府県)을 대상으로 ‘긴급사태선언(緊急事態宣言；きんきゅうじたいせんげん)’이 발표되었습니다(※2).
2020년 4월 7일 발표된 긴급사태선언의 7개 대상 지역>>
도쿄(東京)도、가나가와(神奈川)현、사이타마(埼玉)현、치바(千葉)현、오사카(大阪)부、효고(兵庫)현、후쿠오카(福岡)현
긴급사태선언의 효력기간은 2020년 4월 7일부터 2020년 5월 6일로, 5월 2일~5월 6일까지 5일 연휴로 예정된 골든위크를 포함합니다. 도쿄올림픽이 연기된 것과 더불어, 일본에서는 큰 변화를 맞이해 이에 적응해나가야 하는 과제를 갖게 되었습니다.
긴급사태선언의 핵심은 일차적으로 ‘외출자숙(外出自粛、がいしゅつじしゅく)’에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정부에서는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 감염 확대 방지를 위한 행동수칙으로 “３つの密(세 가지 밀)”을 피하기를 당부했는데요. ‘밀폐(密閉)’, ‘밀집(密集)’, ‘밀접(密接)’의 공간을 피하자는 뜻으로, 세계 공통으로 실천하고 있는 내용을 일본어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 표현 덕분인지, 일본에서는 버스와 지하철, 공공시설의 경우 철저히 창문을 열어두고 환기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카페 등에서는 간격 띄워 앉기를, 좁은 식료품점 등에서는 제한적 입장 등을 실시하며 밀집, 밀접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 도쿄도 홈페이지 ‘2020년 1월 31일 총무국 발표 자료’ 참조. ※2 NHK 홈페이지 2020년 4월 7일 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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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출근과 재택근무/리모트워크/텔레워크
만원전철로 유명한 도쿄. 긴급사태가 선언되기 전부터 ‘시차출근(時差出勤、じさしゅっきん)’을 실시하는 회사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경험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는데요. 1시간 늦은 시차출근이 실시되어도, 전차는 평소처럼, 경우에 따라 평소보다 더 혼잡했다는 후문입니다.
긴급사태선언 이후에는 재택근무(在宅勤務、ざいたくきんむ)를 실시하는 회사들이 늘어났습니다. 리모트워크(リモートワーク), 텔레워크(テレワーク)도 재택근무와 같은 의미로 자주 사용됩니다. 사실 도쿄에서는 올림픽이 개최되어 교통이 혼잡해질 것을 예상하고 재택근무 환경을 조성하고자 했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노력을 코로나 사태를 맞닥뜨려 조금 빠르게 실시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일본의 3~4월은 신졸채용(新卒採用), 즉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위한 채용 설명회, 면접・면담 등이 활발하게 펼쳐지는 시기인데요. 대학 4학년으로 취업활동을 하는 학생들은 기존과는 달리 온라인면담(オンライン面談) 등을 통해 지원할 기업의 정보를 얻고, 질문하는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4월 1일은 신졸 사원들이 대대적으로 입사하는 대표적인 입사일로 대규모 입사식이 진행되어왔지만, 올해는 연기, 중지 또는 온라인으로 입사식을 대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신입사원 연수의 경우도 지역별로 나누어 진행하는 식으로 조심하고 있습니다. 졸업식, 입학식이 취소되면서 인생의 큰 추억을 하나 놓쳐야 했던 2020년의 졸업생, 신입생들. 모두 건강을 잘 지키며 다음 스텝을 밟아나가기를 응원합니다!
임시휴업, 단축영업, 테이크아웃 한정… 인적 없는 번화가들
긴급사태선언 당시, 정부에서는 국가의 시설과 기관을 세 가지로 구분해 휴업 및 중지를 요청하거나, 일부 휴업, 텔레워크를 강화한 정상 운영을 요청했습니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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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휴지(休止; 휴업 및 중지)를 요청한 시설
대학 및 전수학교 등 교육시설, 자동차 교습소, 학원, 체육관, 수영장, 볼링장, 골프연습장, 배팅연습장, 스포츠클럽, 극장, 영화관, 라이브하우스, 집회장, 전시장,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백화점, 증권시장, 쇼핑몰, 홈센터, 이발소, 전당포, 캬바레, 나이트클럽, 바, 개별실 비디오점, 넷카페, 만화카페, 가라오케, 파칭코, 장외경마권판매장, 게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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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종류에 따라 휴업을 요청한 시설
학교(대학 등 제외), 보육소, 개호노인보호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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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시설(생활 인프라)-> 전체 시설에 대해 텔레워크를 한층 강화하기를 요청
병원, 진료소, 약국, 도매시장, 슈퍼마켓, 편의점, 호텔, 버스, 택시, 렌터카, 전철, 물류서비스, 공장, 공중목욕탕, 음식점(*야간, 휴일 등 영업시간 단축, 이자카야는 휴업 요청), 금융기관 및 관공서
이에 따라 관공서, 교통기관(지하철, 버스 등), 슈퍼마켓과 편의점 등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단, 금융기관 중 은행은 사전예약제를 통해서만 한정적으로 업무를 보아야 합니다.
이자카야를 제외한 음식점과 카페 등은 임시휴업(臨時休業、りんじきゅうぎょう)과 단축영업(短縮営業、たんしゅくえいぎょう)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카페 스타벅스, 패밀리레스토랑 사이제리야 긴급사태선언 대상지역의 대부분의 매장들에서 임시휴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도쿄도에서는 4월 10일 도지사의 발표를 통해 일반 음식점 및 카페에 “5시부터 20시까지”로 영업 시간을 단축해줄 것, 주류를 제공할 경우 19시까지로 자제해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4).
영업시간 단축에 따라 음식점들 중에서는 ‘테이크아웃(テイクアウト)’ 서비스를 실시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우버이츠(Uber Eats) 등 배달 서비스의 네모진 가방들도 훨씬 더 많이 눈에 띕니다.
※3 디지털 아사히신문 2020년 4월 6일자 기사 “緊急事態宣言へ都対応案 パチンコ・理髪店にも休業要請” 참조. ※4 유통뉴스(流通ニュース) 웹사이트 게재 ‘도쿄도 발표 자료(2020년 4월 10일 도쿄도지사 기자회견)” 참조.
인적 없는 번화가들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늘 북적이던 신주쿠역, 새벽 시간 첫차가 다닐 무렵을 방불케하듯, 플랫폼이 텅 비어 있습니다. SNS 등을 통해 전해지는 시부야 스크램블(渋谷スクランブル), 하라주쿠의 다케시타도리(竹下通り), 에비스가든플레이스(恵比寿ガーデンプレイス)... 유명 번화가들의 인적 없는 풍경은 코로나가 앗아간 활기를 한 장의 사진으로 강렬하게 전해줍니다.
한국인들은 특히 양국의 입국 금지 조치로 인해 더욱 쓸쓸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4월 중순으로 접어들며 한국의 코로나 상황이 다소 안정세로 접어들었다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대처 방식이 각광받고 있다는 반가운 뉴스를 들으며, 조금 더 긴 시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은 일본에서의 답답함을 달래봅니다. 외출 시에는 눈에 띄는 대로 손소독제를 꾹꾹 눌러가며… 오늘도 모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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