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사귄 일본 친구가 꼭 한국 사람이랑 가보고 싶다고 ‘신오쿠보’에 데려가달라고 합니다. 어딜 가서 뭘 먹고, 어떻게 돌아다니면 좋을까요? 한국인에게도 재미있는 곳, 신오쿠보의 한국 음식을 소개합니다.
<내용 구성>
◆코리아타운 플러스 알파: 오쿠보역과 아시아 마트, 아시아 음식점
신오쿠보(新大久保)는 어디에?
도쿄도 신주쿠구 햐쿠닌쵸우 잇쵸우메(東京都新宿区百人町一丁目)에 위치한 신오쿠보(신오오쿠보)역, 오쿠보(오오쿠보)역 일대는 ‘일본 최대의 코리아타운’으로 불립니다. 두 역은 걸어서 5분 정도면 갈 수 있지만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 종류가 조금 다르니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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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오쿠보역: JR야마노테센(JR山手線). 시부야-하라주쿠-요요기-신주쿠-신오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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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보역: JR소부센(JR総武線). 나카노-히가시나카노-오쿠보-신주쿠-요요기.
신주쿠에서 걸어서 신오쿠보 방면으로 향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부키초를 지나 큰 도로인 ‘쇼쿠안도오리(職安通り)’의 횡단보도를 건너면 돈키호테 신주쿠점 별관이 보이는데요. 쇼쿠안도오리를 끼고 ‘새마을 식당(セマウル食堂)’, ‘명동 김밥(明洞のり巻き)’ 등의 한국 음식점들이 잘 보입니다.
쇼쿠안도오리에서 좁근 골목들로 들어서면 한국 화장품 가게, 분식점, 디저트 가게와 카페, 음식점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오쿠보공원(大久保公園)’ 옆의 골목을 지나 조금 더 걸어가면 다시 한 번 큰 길이 나오는데, 진행방향에서 왼쪽으로 가면 ‘신오쿠보역’에 도착합니다. 이렇게 갈 경우 오쿠보역은 다시 거기서 5분 정도 걸어갑니다. 골목 사이사이에 음식점들이 퍼져 있어서 미리 메뉴와 음식을 정하고, 가능하면 예약도 하고 가는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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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없는 고전 한국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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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닭갈비: ‘チーズタッカルビ(치즈닷카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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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치킨: ‘ヤンニョムチキン(얀뇨무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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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サムギョプサル(사무교푸사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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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トッポッキ(톳폿키)' 또는 'トッポギ(톳포기)'
발음이 낯설고 귀여운 이 메뉴들은 뭘 먹어야 하는지 고민된다면 선택할 수 있는 일본인들이 자주 듣고 좋아하는 이들도 많은 고전적인 한국 음식들입니다. ‘닭갈비’는 ‘치즈’가 원래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모짜렐라 치즈와 닭갈비의 조화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입니다. (모짜렐라 치즈는 ‘핫도그’, ‘호떡’ 등 다양한 메뉴에 들어갑니다.)
단, 떡볶이는 매운 것을 좋아한다고 하는 친구들을 데리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일본의 맵기 기준을 6단계로 생각할 때 특별히 매운 것을 잘 못 먹지 않는 한국인들은 5~6을 거뜬히 소화하지만, 일본인들은 보통 1~2 정도의 맵기를 맛있게 먹고(‘피리카라(ピリ辛)’, 즉 ‘살짝 매움’ 정도로 표현), 3~4 정도만 되어도 무척 맵게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매운 음식을 고를 때는 참고하세요~
치킨은 양념반 후라이드반도 좋지만 ‘양념치킨’의 달짝지근 매콤한 맛을 좋아하는 일본 친구들이 많습니다. ‘호식이두마리치킨(ホシギ2羽チキン)’, ‘네네치킨(ネネチキン)’, ‘강호동 치킨678(カンホドン678)’ 등을 비롯, 다양한 치킨집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닭한마리(タッカンマリ)’ 가게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맵고 기름진 음식을 싫어하는 일본 친구에게 추천하면 좋겠죠?(사리를 잘 챙겨먹도록 전수해주세요~)
메인 요리에 더하면 좋은 인기 한국 음식
여러 한국 음식점에서 거의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메뉴들 중 인기가 많은 메뉴들을 살펴볼까요?
전, 부침개, 지짐이: 'チヂミ(치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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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鮮チヂミ / "카이센치지미" -> 해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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ネギチヂミ / "네기치지미" -> 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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キムチチヂミ/ "키무치치지미" -> 김치전
한국 음식점뿐 아니라 야키니쿠집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는 일본인들에게 무척 익숙한 한국 음식입니다.
순두부: 'スンドゥブ(슨도부)'
슈퍼나 편의점에서, 순두부 전문 체인점에서 맛볼 수 있는 한국 음식의 대표 주자로, 고정 팬들이 많습니다. 한국보다 가격이 비싸고 거의 대부분 공기밥을 별도로 주문해야 하는 것이 아쉽지만, ‘찌게(チゲ; 치게)' 종류가 생각나는 날이라면 실패 없는 선택입니다.
잡채: 'チャプチェ(차푸체)'
'치지미'만큼이나 유명한 '차푸체'. 일본에서 잡채를 해보려고 '하루사메(春雨)'라는 고구마 면을 사서 해보았다가 실패한 분들 있으실 텐데요. 하루사메는 면이 얇기도 하고 같은 전분(デンプン; 덴푼)을 사용한 면이라고 해도 한국의 당면과는 많이 다릅니다. 유명한 메뉴지만 혹시 어떤 요리인지 모르지만, ‘칸코쿠노 하루사메(韓国の春雨; 한국 하루사메)’의 ‘쇼유이타메(醬油炒め; 간장 볶음)’ 정도로 설명하면 뜻이 통할 것 같습니다.
김치 모리아와세, 나물 모리아와세
모리아와세(盛り合わせ)는 ‘그릇에 담다’라는 뜻의 '모루(盛る)'와 ‘어우르다’의 의미를 갖는 '아와세루(合わせる)'라는 두 개의 동사가 합쳐진 말입니다. 한국어의 ‘모듬’ 정도의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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キムチ盛り合わせ / 기무치모리아와세 : 김치 모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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ナムル盛り合わせ / 나무루모리아와세 : 나물 모듬
한국인들에게는 꽤 비싸게 여겨지고, 굳이 돈을 내고 시켜 먹어야 하나 고민하게 만들지만, 일본인들에게는 무척 사랑받는 메뉴입니다. 한국 음식점들이 아니라도 일본의 야키니쿠집에서는 곁들임 메뉴로 꼭 올라 있는 메뉴들이기 때문. 김치나 기본 반찬이 없는 경우라면 일본 친구를 위해 주문해보세요. 은근히 반갑고 맛있어 만족스러울지도 모릅니다.
조금 독특한 메뉴를 소개하고 싶다면?
다른 메뉴들은 다 먹어본 것 같고, 이왕 한국인과 함께 신오쿠보에 가는 김에 아직 먹어보지 못한 ‘한국스러운’ 메뉴를 먹어보고 싶어한다면? 그럴 때는 다음 메뉴들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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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창 볶음, 곱창 전골: ホルモン焼(호루몬이타메), ホルモン鍋(호루몬나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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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모듬순대, 순대볶음, 순대국밥): スンデ盛り合わせ(슨데모리아와세), スンデ炒め(슨데이타메), スンデクッパ(슨데쿳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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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짬뽕: ジャジャメン・じゃじゃ麵(쟈쟈멘), ちゃんぽん(참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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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횟집: 韓国刺身屋(칸코쿠사시미야)
곱창은 ‘호르몬’이라는 이름으로 야키니쿠집에서 구이로 많이 먹는 일본화된 메뉴이지만, 한국식 ‘곱창 볶음’, 특히 ‘곱창 전골’은 먹어보지 못한 이들이 더 많습니다. 곱창 전골은 매콤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으니 매운 것을 잘 먹는 친구와~ 밥과 우동을 사리로 더해 배부르게 즐길 수도 있습니다.
순대는 일본에서는 신오쿠보에서가 아니면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특수한 요리. 태어나서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순대를 설명하다보면 왠지 두려워하지만, 먹고 나서는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한 입씩 맛보기 좋은 모듬순대를 주문해 입맛에 맞는지 가볍게 맛보도록 권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순대볶음은 거의 맵게 나옵니다.
짜장면, 짬뽕의 경우 ‘중화요리’라는 인식이 강하고, 짜장면의 경우 이와테현의 명물 ‘모리오카 짜장면’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식’ 짜장면, ‘한국식’ 짬뽕으로 소개하는 것이 좋습니다. 짜장면의 경우, 오히려 한국인이 모리오카 짜장면을 먹어보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요. 모리오카 짜장면의 경우 색이 좀 더 갈색에 가깝고 면이 한국 짜장면과 다릅니다. 짬뽕의 경우, ‘나가사키 짬뽕’처럼 흰 짬뽕이 아니라 ‘激辛(게키카라)’, 즉 ‘격하게 매운’ 짬뽕이라는 것을 꼭 사전에 알려주세요~
핫도그, 호떡, 한국 마트
신오쿠보에 가면 밥을 너무 배부르게 먹기보다 디저트, 후식을 위한 배를 남겨두는 게 좋습니다. 일본 친구들은 핫도그(ホットドッグ; 홋토돗구)와 호떡(ホットク; 홋토쿠)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점포 앞의 자판기로 주문해 티켓을 내밀고 순서를 기다리다 가게 앞에 서서 먹는 식으로 즐깁니다. 호떡의 경우 속이 뜨거울 수 있다는 걸 꼭 알려주세요~
한국 슈퍼마켓도 함께 구경해보자!
한국 음식을 먹다보면 한국 음식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죠. 그럴 때 신오쿠보의 한국 슈퍼마켓을 함께 들르면 좋습니다. 한국 친구가 아니면 접근할 수 없는 고급 정보를 옆에서 해설받으면 물건 고르기도 쉽고, 궁금증도 바로바로 해결되겠죠? 생각보다 상품이 많고, 그리운 한국 음식들을 보면 사고 싶어지는 건 한국인 쪽일수도!
슈퍼마켓 안에도 김밥, 떡볶이와 반찬 등을 판매하고 있어 포장해갈 수 있습니다.
<신오쿠보의 대표적 한국 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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ソウル市場(소우루 이치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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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mart(예스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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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国広場(칸코쿠히로바)
코리아타운 플러스 알파: 오쿠보역과 아시아 마트, 아시아 음식점
‘코리아타운’ 느낌이 물씬 나는 신오쿠보에서 오쿠보역 쪽으로 향하면 아시아 각국의 음식점과 마트가 빼곡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슬람 요코초(イスラム横丁)'를 중심으로, 방글라데시, 인도, 네팔, 베트남, 타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점점 더 다국적 색채를 더해가는데요. ‘타이’, ‘중국’, ‘대만’ 등 직접 아시아 각국의 요리를 만들어 먹을 때 필요한 재료들을 구하기도 좋습니다.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지만요.
어떠신가요? 일본 친구에게 ‘新大久保にご飯食べに行かない(신오쿠보니 고항 타베니 이카나이; 신오쿠보에 밥 먹으러 안 갈래)?’ 해보셔도 좋겠죠? 예상되는 답변은 아마도 ‘やった(얏타; 앗싸)!’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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