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면 총집합! 츠케멘, 탄탄멘, 아부라소바(마제소바), 히야시츄카 기본 지식과 함께 맛있게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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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18

중화면의 대표주자는 라멘. 그런데 라멘은 ‘일본 음식’으로 생각됩니다. 츠케멘, 탄탄멘, 아부라소바, 히야시츄카는 어떨까요? 일본에서 즐길 수 있는 중화면들의 기본 지식을 쌓아봅니다.

<내용 구성>

◆찍어 먹는 라멘, '츠케멘(つけ麵, つけめん)'

◆국물 있는 ‘탄탄멘(担々麵)’과 국물 없는 ‘시루나시 탄탄멘(汁なし担々麵)’

◆라유에 비벼 먹는 ‘아부라소바(油そば)’, ‘마제소바(まぜそば)’

◆‘중국 냉면’보다는 국물이 적은 '일본 냉면', '히야시츄카(冷やし中華)’

찍어 먹는 라멘, ‘츠케멘(つけ麵, つけめん)’

먹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츠케멘의 가장 큰 특징은 면을 국물에 ‘찍어 먹는’다는 것이죠. ‘(국물, 소스에) 찍다’에 해당하는 일본어 동사가 ‘つける(츠케루)’입니다.

츠케멘을 찍어 먹는 국물은 ‘츠유(つゆ)’라고 합니다. 먹는 방식으로 따지면 ‘자루소바(ざるそば)’와 비슷한데요. 그래서 간혹 메뉴에 ‘츠케소바(つけそば)’、’자루(ザル)’, ‘모리소바(もりそば)’로 표기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바, 우동 등을 찍어 먹는, 다시, 간장, 설탕, 미림(술) 등을 베이스로 하는 국물은 ‘멘츠유(めんつゆ)’와 츠케멘의 츠유는 외관부터 달라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츠유’ 대신 ‘스프(スープ)’, ‘츠케멘용 타레’라는 뜻의 ‘츠케다레(つけだれ)’, ‘츠케멘 국물’이라는 뜻의 ‘つけ汁(츠케지루)’ 등 다양한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츠케멘의 국물을 편의상 ‘스프’라고 부르기로 하겠습니다. 사용하는 재료와 맛은 가게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라멘 스프와 비슷한 국물로, 농도가 2배 정도 진하다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라멘의 1인분보다 면의 양을 약 2배 정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스프는 라면보다 2배 진하고, 면은 라면보다 2배 많다’. 재미있는 차이죠?

츠케멘 상식: ‘차가운 면에 뜨거운 스프’가 기본

츠케멘을 처음 먹고 ‘어랏?’ 하고 놀라게 되는 것이, 면의 온도입니다. 끓인 면의 점성을 찬물로 씻어내고 면을 따로 그릇에 담고, 또 다른 그릇에 1인 분 양의 스프를 담아내는 것이 츠케멘 제공의 기본. 이렇게 물에 씻는 것이 면의 식감을 높여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따라 찬물에 씻은 면을 다시 따뜻하게 덥혀 ‘아츠모리(あつもり)’로 제공하기도 합니다(요청을 하는 경우에는 아츠모리로 제공해주는 가게들도 있습니다). ‘아츠모리’와 상대적으로 ‘찬 면’을 ‘히야모리(ひやもり)’라고 부를 수도 있습니다. 스프 역시 따뜻한 스프만을 기대했다가는 ‘찬 스프’가 제공되어 놀랄 수도! 하지만 츠케멘의 기본은 ‘차가운 면’과 ‘뜨거운 스프’의 조합에 있다고 입을 모으는 이들이 많습니다.

츠케멘 즐기기 팁: ‘スープ割り(스프와리)’

츠케멘을 처음 먹을 땐 알지 못하지만, 눈 밝은 관찰자라면 옆 테이블 사람이 ‘스프와리 오네가이시마스(スープ割りお願いします)!’ 하고 주문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듯한데요. ‘스프와리’의 ‘와리’는 ‘割る(와루)’라는 동사에서 온 표현으로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 여기서는 ‘희석시키다’ 정도의 의미입니다. 면을 스프에 찍어 먹다가 면을 다 먹고 나면 ‘스프와리’를 필요에 따라 요청할 수 있는데, 그러면 남은 스프를 희석할 수 있는 ‘희석용 국물’인 ‘와리 스프(割りスープ)’를 제공해줍니다. 츠케멘의 스프는 상당히 진해 이것을 그대로 마시기는 부담스러운데요, 제공받은 국물을 스프에 넣어 스프를 묽게 한 뒤에 마시면 스프의 맛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소바집의 소바유처럼 값은 ‘무료’입니다. 

제공해주는 국물은 다시마, 멸치, 가다랑어로 낸 다시 국물로, 물 양을 많이 해서 염분을 낮춘 것이 특징입니다. 스프가 남은 그릇을 점원에게 건네면, 거기에 와리 스프를 더해 다시 돌려받는 방식이 주류지만, 소바유를 담는 작은 주전자(포트) 같은 것에 와리 스프를 제공받아 직접 자신이 섞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포트 식의 경우에는 한 번에 많이 섞는 것보다, 조금씩 넣어가며 국물의 진하기를 다양하게 즐겨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츠케멘은 ‘라멘’

츠케멘의 역사는 대체로 1955년 일본 탄생설로 이야기됩니다. 유행하며 자리잡은 것은 2000년대에 접어들어서인데요. 요코하마 라멘박물관(新横浜ラーメン博物館)에서는 츠케멘을 ‘라멘’이라는 장르에 편입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라멘’을 색다르게 즐기는 방식, 정도로 이해해도 무난하겠습니다. 

*참고:  2019년 5월 3일 ラーメン用語辞典 <スープ割り> https://ramen-yougo.net/%E3%82%B9%E3%83%BC%E3%83%97%E5%89%B2%E3%82%8A
** 2010년 5월 19일 디지털 아사히신문 <「つけめん」は「ラーメン」か? 新横浜ラーメン博物館が取材・調査を発表> https://web.archive.org/web/20130622095039/http://www.asahi.com/business/pressrelease/ATP201005190013.html

국물 있는 ‘탄탄멘(担々麵)’과 국물 없는 ‘시루나시 탄탄멘(汁なし担々麵)’

일본에서 탄생한 츠케멘과 달리 탄탄멘은 그 이름부터 느껴지는 대로 중국 발생의 면 요리입니다. 사천성에서 간 고기인 ‘히키니쿠(挽肉)’를 맵게 양념해, ‘자차이(榨菜)’, 일본어로는 ‘자사이(ザーサイ)’라고 하는 야채를 잘게 썰어 넣은 면입니다.

탄탄멘 상식:사천성 출신 요리사가 마파두부와 함께 일본의 입맛에 맞게 개량

탄탄멘을 일본에 들여온 것은 사천성 출신으로 일본에 귀화한 일본 사천 요리의 아버지 ‘친켄민(陳建民)’ 씨입니다. 그가 1958년 NHK의 요리 방송에서 탄탄멘, 마파두부(麻婆豆腐; 마보도후) 등을 소개하면서 일본인들 사이에 이 메뉴들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친켄민 씨는 일본인들에 맞게 매운 맛을 적절히 구사하기 위해 참깨와 참기름, 식용유를 사용한 참깨 페이스트, ‘지마장(芝麻醤)’과 ‘라유(ラー油)’를 사용해 스프(시루)를 만들었습니다. 간 고기의 종류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다양하고 더하는 야채도 시금치(호렌소), 숙주(모야시) 등 가게별로 다양해지면서 다양한 스타일의 탄탄멘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면은 기본적으로 ‘중화면’을 사용하지만 역시 가게에 따라 다릅니다. 

탄탄멘 즐기기: ‘시루나시 탄탄멘’과 ‘시비레(痺れ)’

국물이 없는 탄탄멘 ‘시루나시 탄탄멘(汁なし担々麵)’. 본래 사천성의 탄탄멘은 이 시루나시 탄탄멘이 일반적이었다고 하는데요. 앞서 소개한 대로 친켄민 씨가 국물 있는 탄탄멘 버전을 소개하면서 일본에서는 국물 있는 탄탄멘이 탄탄멘의 기본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히로시마에서 국물 없는 탄탄멘이 유행하기 시작했고, 2010년대에 다시 제2의 붐이 히로시마에서 일어났다고 합니다. 즉, 시루나시 탄탄멘의 발상은 히로시마, 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 셈이지요. 

시루나시 탄탄멘은 고춧가루로 ‘매운맛’을 더하고, 산초 나무의 열매인 ‘화초(花椒; 중국어 ‘화지아오’)’로 ‘혀가 마비되는 듯한’ ‘시비레(痺れ)’를 더하는 것이 포인트. 가게에 따라 맛의 세기가 다른 것이 시루나시 탄탄멘을 즐기는 포인트입니다. 메뉴판에 ‘시비레’ 유무와 강도가 표시되어 있기도 하니 잘 살펴보세요~

라유에 비벼 먹는 ‘아부라소바(油そば)’, ‘마제소바(まぜそば)’

최근 몇 년간 인기몰이를 한 중화면. 바로 ‘아부라소바(油そば)’입니다. ‘아부라(油)’는 ‘기름’이라는 뜻이고, ‘소바’는 라멘의 다른 이름인 ‘중화소바(中華そば)’이니, ‘기름 라멘’ 정도의 뜻이 됩니다. 국물 없는 라멘에 라유(ラー油) 기름, 고기나 야채 토핑을 얹어 비벼 먹는 것이 기본으로, ‘비비다’라는 뜻의 동사인 ‘마제루(混ぜる)’를 사용한 ‘마제소바(混ぜそば)’라고도 불립니다. ‘비빔 라멘’이라는 뜻이죠.

아부라소바 상식: 아부라소바와 마제소바는 같은 요리, 타이완마제소바도~

아부라소바는 1950년대 도쿄의 무사시노시(武蔵野市) 지역에서 시작된 요리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요리를 오사카 등지에도 소개한 이들이 ‘마제소바’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명칭이 두 가지가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즉 ‘아부라소바’는 도쿄를 비롯한 간토 지역에서 친숙한 이름, ‘마제소바’는 전국구 이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또 하나, ‘타이완 마제소바(台湾まぜそば)’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요리도 있습니다. 마제소바와 뭐가 다를까요? 타이완 마제소바는 (타이완, 즉 대만이 아닌) ‘나고야(名古屋)에서 개발한 마제소바’입니다. 나고야에서는 본래 ‘타이완 라멘(台湾ラーメン)’이라고 불리는 라멘이 인기가 있었는데, 10여 년 전부터 마제소바가 인기를 끌면서 ‘타이완 마제소바’도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고토우치 구루메(ご当地グルメ)’라고 불리는 지역 명물 요리로 매스컴을 타면서 역으로 도쿄를 비롯한 전국으로 진출, 이름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아부라소바 즐기기: 라유뿐 아니라 식초도. 곱빼기 면에도 도전!

가게에 따라 다르지만, ‘오오모리마데 무료(大盛りまで無料)’, 즉 면의 양을 ‘곱빼기’까지 추가 요금 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게가 많습니다. 남길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그만큼 ‘오토쿠(お得)’, 경제적인 찬스를 놓치기 어렵죠. 배가 고플 때 찾아가 ‘오오모리데~’ 하고 주문하고 볼륨감 있게 주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카운터식이 많은 가게에는 테이블에 라유와 식초가 놓여 있고, 설명서에 따라 라유를 2~3바퀴, 식초를 2~3바퀴 휘휘 면 위에 두른 다음 비벼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바퀴’에 해당하는 일본어가 ‘슈(周)’입니다. 일단 ‘오스스메(おすすめ)’ 대로 먹어보고 자신의 입맛에 따라 ‘슈’의 횟수를 늘리거나 토핑을 추가해 먹어보며 즐길 수 있습니다.

‘중국 냉면’보다는 국물이 적은 ‘일본 냉면’, ‘히야시츄카(冷やし中華)’

여름이면 더 생각나는 ‘냉면’. 일본에도 중국 냉면이 있을까요? 정답은, ‘한국과 같은 중국 냉면이 아닌 조금 다른 중국식 냉면이 있다’입니다. 한국의 중국 냉면은 국물이 물냉면처럼 많은데, 일본은 국물이 있어도 자작하게 소스처럼 깔려 있거나, 면 위에 야채 등을 올린 접시가 제공되고, 타레(츠유)가 담긴 그릇이 별도로 제공되어, ‘츠케멘’, ‘판모밀’처럼 찍어서, 또는 면 위에 부어서(かける; 카케루) 즐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쨌든 국물이 많은 히야시츄카는 없다는 것. 약자로 ‘히야츄’라고도 합니다.

히야시츄카 상식: 일본의 히야시츄카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요리

히야시츄카는 중화면을 사용하고 ‘츄카(中華; 중화)’라는 표현이 이름에 들어가지만 쇼와 시대 초기(1920년대 후반~1930년대)에 일본에서 개발된 요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면 위에 올리는 재료는 모두 ‘센기리(千切り)’, 즉 채썰기로 썰어 올리며, 육류(차슈, 햄, 삶은 닭고기), 달걀지단(錦糸卵; 우스야키타마고), 야채(토마토, 오이) 등이 기본 재료입니다. 타레는 간장과 식초를 베이스로 고마다레(ゴマだれ; 참깨소스)를 더하기도. 

물론 위의 재료는 어디까지 기본일 뿐, 일본 전국적으로 보편화된 요리인 만큼 지역별로, 가게별로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부르는 이름도 ‘히야시라멘(冷やしラーメン)’ , ‘레이후우멘(冷風麺)’, 경우에 따라 ‘레이멘(冷麺; 냉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것도 참고로 알아두면 좋겠죠?

히야시츄카 즐기기: 시판용 히야시츄카도 다양~

한국의 냉면이 그리울 때가 많은 일본 생활. 일본에서는 냉면은 맛보기 어렵지만 보편화된 여름 면 요리인 만큼 슈퍼에서 쉽게 시판용 히야시츄카를 사서 대신 즐겨보는 것도 추천~ 그 종류가 무척이나 다양해 맛을 비교해보며 먹어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습니다. 자주 가는 슈퍼에서 한 번 찾아보세요~

<관련 기사>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츄카(中華)’ -> 탄탄멘, 슈마이, 안닌도후: 일본에서 중화요리 즐기는 법

일본 요리, 현지인처럼 즐겨보자! -> 몬자야키, 쿠시카츠, 멘마와 베니쇼가~ 일본 생활 3년차의 일본 음식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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