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한강이 있다면, 도쿄에는 한강이 없고, 가나가와현에 에노시마(江の島)가 있다! 도쿄 근교의 바다, 서퍼들이 사랑하는 쇼난(湘南)의 바다를 만나러 ‘에노시마’로 출발!
<내용 구성>
・에노시마 에스카(江の島エスカー)
・에노시마 신사(江の島神社)
・에노시마 시캔들(江の島シーキャンドル), 에노시마 사무엘콧킹구엔(江の島サムエル・コッキング苑)
・시라스동, 타코센베, 소프트 아이스크림… 에노시마의 먹거리들
・연인의 언덕(恋人の丘), 에노시마 이와야(江の島岩屋), 치고가후치(稚児ヶ淵)
에노시마~가마쿠라로 떠나기 전에
일본 생활, 특히 대도시 도쿄 생활에서 연휴, 주말에 바람을 쐬러 떠나는 곳. 도쿄 여행 중 하루 근교에 다녀오고 싶을 때 자주 찾게 되는 곳. 가나가와현의 ‘에노시마~가마쿠라’입니다.
에노시마에서 가마쿠라로 트램을 닮은 초록과 연노랑의 ‘에노덴(江ノ電; 에노덴전철)’을 타고 가는 여행. 사진 등으로 접하고 동경하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에노시마에도 볼거리, 먹거리가 많아 여유 있고 느긋하게 즐길지, 가마쿠라와 함께 돌아볼지 결정하는 것이 좋고, 가마쿠라와 함께 코스를 짤 때도 에노시마에 먼저 갈지, 가마쿠라에 먼저 갈지, 어느 쪽을 중심으로 볼지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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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노시마로 가는 법
도쿄에서 에노시마로 가는 방법은 몇 가지 루트가 있습니다. ‘에노시마~가마쿠라’를 같이 둘러본다면, 가마쿠라의 에노덴 역들에 내려보고 싶다면 경제적인 패스(뒤에서 소개)를 이용할 수도 있기에 먼저 결정해야 합니다.
에노덴은 오다큐센(小田急線)의 후지사와(藤沢) 역부근에 도보로 이동 가능한 에노덴역이 마련되어 있고, 종점은 JR 가마쿠라(鎌倉)역에 붙어 있는 에노덴 가마쿠라역입니다.
<에노시마만 갈 예정, 그런데 에노덴도 타보고 싶다>
이 경우에는 패스를 끊지 않고 신주쿠역 등에서 이용 가능한 오다큐센을 타고 후지사와역까지 간 뒤, 후지사와역에서 에노덴을 타고 에노시마로 갈 수 있습니다. 후지사와~에노시마는 에노덴으로 10분 소요, 성인 220엔. 왕복으로 생각해도 440엔이라 에노덴 1일 승차권(650엔)은 굳이 사지 않아도 좋습니다.
<에노시마만, 또는 에노시마~가마쿠라를 갈 예정인데 편리하고 빠르게 가고 싶다>
에노덴을 타지 않더라도 편리하고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하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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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노시마로: 1) 신주쿠역 등에서 오다큐센으로 후지사와역까지 이동한 다음, ‘오다큐에노시마센’을 타고 가타세에노시마(片瀬江ノ島)역으로, 2) 신주쿠역 등에서 가타세에노시마역으로 가는 특급 열차 오다큐로만스카(小田急ロマンスカー)를 이용(특급권 비용이 추가되어 비싼 편이나 쾌적하고 갈아탈 필요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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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쿠라로: 신주쿠역 등에서 가마쿠라(鎌倉)역으로 가는 쇼난신주쿠라인(湘南新宿ライン) 쾌속 열차 이용 / 시나가와역 등에서 ‘가마쿠라’역으로 가는 JR요코스카센(JR横須賀線)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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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노시마~가마쿠라간 이동은 에노덴 이용이 일반적. 가타세에노시마역 근처에 별도로 마련된 에노덴의 ‘에노시마(江の島)역’을 이용하게 되고 편도 260엔, 에노시마~가마쿠라 23분 정도 소요.
<에노시마~가마쿠라 모두 갈 예정, 에노덴을 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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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노시마・가마쿠라 프리패스(江の島・鎌倉フリーパス)’: 신주쿠에서 출발한다고 가정할 때, 1) 신주쿠~후지사와역(에노덴 이용 가능 역)까지의 왕복 티켓을 할인받고, 2) 후지사와~가타세에노시마(에노시마에서 가까운 역)간을 1일 무제한 이용 가능하며, 3) 후지사와~에노시마~가마쿠라까지의 에노덴을 1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에노시마・가마쿠라 프리패스’를 이용하면 경제적. 1일 유효한 티켓이 신주쿠역 출발 기준 성인 1520엔. 오다큐센 역의 창구나 자동발매기에서 발매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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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노덴을 타고 내리며 가마쿠라 곳곳을 돌아보고 싶다면: 앞에 소개한 ‘에노시마’, ‘가마쿠라’로 가는 방법을 이용해 둘 중 한 곳에 도착한 뒤, ‘에노덴 1일 승차권’(성인 650엔, 에노덴 전역에서 발행)을 이용하거나 편도 티켓을 이용해 에노덴을 타는 것도 가능. 하루 동안 열심히 돌아보고 도쿄로 돌아올 때 로만스카나 쇼난신주쿠라인의 특급 차량 ‘그린샤(グリン車; Green Car)’ 등을 이용하는 방법도~ 로만스카는 탑승전에 인터넷, 창구 등에서 열차 시간을 지정해 특급권이 포함된 티켓을 예약, 구입해야 하고, 그린샤는 탑승 전에 플래폼 등에서 그린샤 승차권을 미리 구입해야 함.
*odakyu <에노시마・가마쿠라 프리패스> https://www.odakyu-freepass.jp/enokama/buy.html *江ノ電 <에노덴 1일 승차권「노리오리쿤」> https://www.enoden.co.jp/tourism/ticket/noriorikun/
에노시마 둘러보기(볼거리, 먹거리)
이번에는 에노시마를 여유 있고 재미있게 둘러보기로~ 가타세에노시마역에 내려서 에노시마로 걸어갑니다. 지하도 비슷한 곳을 지나 지상으로 올라가면 양옆으로 바다가 펼쳐진 다리인 ‘벤텐바시(弁天橋)’(전체 389미터)를 지나게 됩니다. 이 다리가 끝나는 지점부터 산을 오르는 느낌으로 다시 경사로를 오르게 되는데, 그 양옆에 오밀조밀 다양한 상점가와 식당가들이 모여 있습니다. 에노시마신사, 에노시마 전망대(전망등대), 바위 바닷가 등 에노시마 안의 볼거리들을 둘러보고 다시 이 상점가로 내려오게 되니, 올라가면서 요리조리 봐두었다가 내려오면서 즐겨도 좋겠습니다.
에노시마 에스카(江の島エスカー)
에노시마의 전망등대까지는 급경사의 산을 계단을 통해 올라가야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에스컬레이터라는 옵션이 있습니다. 일본어로는 ‘에스카’. 올라갈 때 편도로 이용하고 내려올 때는 걸어서 내려오는 것도 가능~ 전망등대가 있는 정상까지 성인 편도 360엔(1~3구간 구간권 이용도 가능), 전망등대에 올라가보고 싶다면 ‘에스컬레이터+전망등대 입장권(500엔)’의 패스(800엔)를 이용하는 것이 경제적입니다. 1959년에 일본 최초로 야외에 만들어진 에스컬레이터, 한번 이용해보는 것도 좋겠죠?
에노시마 신사(江の島神社)
홈페이지: http://enoshimajinja.or.jp/
에노시마 상점가 입구의 수수한 푸른 토리이(青銅の鳥居; 세이도우토리이)를 지나 상점가를 따라 오르면 에스컬레이터의 1구간 탑승장 부근의 붉은 토리이(朱の鳥居; 슈노토리이)가 보입니다. 에스컬레이터 티켓 구입・탑승장은 토리이를 바라보고 왼쪽.
에노시마 신사의 경내는 정상까지 산을 타고 펼쳐져 있습니다. 지혜, 장수, 부를 관장한다고 하는 ‘벤자이텐(弁財天)’을 모신 신사 중에서는 일본 전국 3대 신사로 꼽힙니다. 에스컬레이터 1구간을 타고 내리면 신사의 대표적인 참배, 기원 장소인 ‘헤츠미야(辺津宮)’에 도착합니다. 헤츠미야 경내의 팔각 건물인 ‘호우안덴(奉安殿)’에는 국가지정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기도 한 ‘핫피벤자이텐(八臂弁財天)’이 모셔져 있습니다. 여덟 개의 팔에 각각 의미 있는 물건들을 손에 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눈에 띄는 곳곳에 오미쿠지(おみくじ)도 마련되어 있고, 오마모리(御守り)도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으니 구경해보세요~
*江ノ島神社 <江ノ島神社について:ご宝物>(핫피벤자이텐) http://enoshimajinja.or.jp/gohoumotsu/
에노시마 시캔들(江の島シーキャンドル), 에노시마 사무엘콧킹구엔(江の島サムエル・コッキング苑)
홈페이지: https://enoshima-seacandle.com/
에스컬레이터의 3구간에서 내리면 드디어 정상. 아래쪽에서부터 궁금했던 전망등대 ‘에노시마 시캔들’과 식물원 ‘에노시마 사무엘콧킹구엔’, 레스토랑과 매점이 자리해 공원 같은 분위기입니다.
‘사무엘콧킹구엔’은 1888년, 아일랜드인 무역상 새뮤얼 코킹(Samuel Cocking)이 지어 문을 연 유료 식물원입니다(성인 200엔).
‘시캔들’은 ‘바다의 초’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는데, 정상에 올라 보면 ‘쇼난의 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2002년에 지어졌고, 2003년에 리뉴얼 오픈했습니다. 전망대가 아니라 ‘전망등대’라고 불리는 이유, 올라보면 알 것 같습니다.
시라스동, 타코센베, 소프트 아이스크림… 에노시마의 먹거리들
정상까지 올랐으니 이제 뭘 좀 먹어볼까? 시간대에 따라 식사 장소를 다르게 정할 수 있습니다. 상점가가 있던 에노시마 입구 쪽의 식당들, 정상의 레스토랑, 그리고 테라스석에서 드넓은 바다를 내려다보면서 해산물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식당들. 마지막 식당들은 시캔들에서 ‘에노시마이와야(江の島岩屋)’라는 동굴 쪽으로 방향을 잡고 가다 보면 좁은 골목을 따라 자리하고 있습니다. ‘에노시마테이(江ノ島亭)’ 식당 쪽이니 지도 검색 등에 참고해주세요.
상점가 쪽 식당들에서도 에노시마의 명물인 시라스동(しらす丼), 타코센베(たこせんべい; 문어 센베), 다양한 맛의 소프트 아이스크림 등을 즐길 수 있습니다. 라무네맛, 시라스맛 아이스크림도~
시라스는 정어리의 치어로, 수확이 금지된 1~3월 이외에는 즐길 수 있습니다. ‘나마(生)’가 붙은 것은 익히지 않았다는 뜻이니 참고해서 주문합시다. 와사비 간장을 솔솔 뿌려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걸을 때는 에노시마의 명물 ‘톤비(とんび)’, 즉 ‘솔개’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실제로 빼앗긴 이들의 제보가 있습니다.
연인의 언덕(恋人の丘), 에노시마 이와야(江の島岩屋), 치고가후치(稚児ヶ淵)
상점가 기준으로 섬의 반대편에는 경치 좋은 바닷가가 펼쳐집니다. 섬의 반만 보고 돌아 내려온다면 아쉬울 수도 있으니 시간이 있다면 꼭 들러보기를 권합니다. 에노시마에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는 이유 중 하나인 연인의 언덕(恋人の丘)에는 ‘용연의 종(龍恋の鐘; 류우렌노 카네)’이라는 근사한 이름의 명소가 있습니다. 천녀(天女)와 머리 다섯 달린 용(五頭龍)의 사랑 전설을 토대로 만들어진 종입니다. 이 지역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용이 에노시마가 생김과 동시에 하늘에서 내려온 천녀에게 반해 개과천선하겠다고 조건으로 결혼을 하여 행복하게 살았는데, 결국 수명이 다해 죽으면서 산이 되어 천녀가 있는 에노시마를 지키겠다고 약속하고 실제로 그리했다는 전설~ 종 주위로는 서울타워처럼 사랑을 꼭꼭 지키는 자물쇠들이 매달려 있습니다.
‘이와야(岩屋)’는 해식동굴입니다. ‘제1이와야’와 ‘제2이와야’가 있고, 촛불을 받는 석불과 암벽의 풍경을 보며 약 200미터 정도 걷게 됩니다. 성인 500엔.
이와야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동굴 입구 아래쪽에 해식대지인 치고가후치(稚児ヶ淵)가 멋진 풍경을 자아냅니다. ‘가나가와 경승 50선’으로 선정된 풍광에, 낚시 스폿으로도 유명해 북적거리는 이미지가 흥겹습니다.
*藤沢市・湘南江の島 <연인의 언덕 용연의 종> https://www.fujisawa-kanko.jp/spot/enoshima/15.html *藤沢市・湘南江の島 <에노시마 이와야> https://www.fujisawa-kanko.jp/spot/enoshima/17.html *藤沢市・湘南江の島 <치고가후치> https://www.fujisawa-kanko.jp/spot/enoshima/16.html
돌아가는 길: 다시 상점가로? 상점가를 지나지 않고 가타세에노시마역으로?
섬의 뒤편까지 간 뒤에 다시 왔던 길을 돌아내려가는 데는 30분 정도는 소요된다고 봐야 합니다. 상점가도 모두 둘러보며 올라왔다면, 다음 목적지로 빠르게 이동하고 싶을 수도 있을 텐데요. 이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벤텐마루(弁天丸)’라는 소형 배(유람선)입니다. 편도 400엔으로, ‘이와야’와 에노시마 입구의 긴 다리 ‘벤텐바시’ 간을 운행합니다. 바다 상황에 따라 운행을 쉬기도 한다는 점은 참고해둡시다.
에노시마 수족관~쿠게누마 해안
*신 에노시마 수족관 https://www.enosui.com/exhibition_index.php
에노시마 안을 잘 둘러봤고, 그래도 조금 더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에노시마 수족관 쪽으로 발길을 돌려보세요. 서퍼들의 천국이라는 쇼난의 바다 느낌이 물씬 나는 곳. 일본의 조용한 바다보다는 미국 어딘가의 인기 해수욕장 같은 느낌의 바다 쪽에 가까운 분위기. 서핑을 삶의 중심에 두고 일상적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지역인 만큼, 이국적인 에너지와 느낌이 매력적입니다.
에노시마 수족관의 정식 이름은 ‘신 에노시마 수족관(新江ノ島水族館)’이지만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에노스이(えのすい)’라는 약칭으로 유명합니다. ‘쿠라게(クラゲ)’, 즉 해파리가 유명한 규모 있는 수족관이니 수족관을 좋아한다면 둘러봐도 좋겠죠? 성인 2500엔, 연중무휴지만 영업 시간이 계절마다 다르고 오후 5시에 문을 닫으니 감안해서 계획을 짜보세요.
‘에노스이’ 근처에서 에노시마를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바다와 모래사장이 길게 펼쳐져 있습니다. 서퍼들은 ‘쿠게누마해안(鵠沼海岸; 쿠게누마카이간)’ 쪽에서도 서핑을 즐깁니다. 에노스이 쪽보다는 조금 더 여유있고 조용한 느낌의 바닷가로 30분 정도 천천히 걸으며 산책한 뒤 ‘쿠게누마해안’역에서 오다큐센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에노시마 바닷가는 석양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니, 느긋하게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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