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타로 아메, 콘페이토... 일본 사탕에 담긴 일본 문화

WeXpats
2021/03/03

어디서 보긴 했는데 이름은 모르는, 일본에선 유명한 사탕들. 그 속에는 일본 문화 상식들이 달콤하게 들어 있습니다.

<내용 구성>

◆긴타로 아메(銀太郎飴)

◆콘페이토(金平糖)

◆에이타로(榮太樓; ameya Eitaro)의 우메보시 사탕

◆칸로(カンロ; KANRO)의 칸로아메(カンロ飴)

◆오미야게로 추천! 일본의 맛이 담긴 사탕들

긴타로 아메(銀太郎飴)

흰 바탕에 다양한 그림들이 프린트 된 듯 들어 있는 사탕. 긴 막대를 김밥 썰 듯 자르면 단면에 똑같은 모양이 나타나는 사탕을 ‘긴타로 아메’라고 합니다. 귀여운 모양새와는 달리 스시집 이름인 듯한 ‘긴타로(銀太郎)’. 이 사탕의 이름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요?

엔니치(縁日)란?

‘엔니치(縁日)’는 일본의 전통신앙인 신도(神道)와 불교에서 저 세상, 극락과 인연(縁)이 있다고 믿는 날(日)입니다. 공양이나 마쓰리 등이 마련되고, 이날 신사나 절을 찾으면 보통 때보다 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야외에 천막을 친 노점 ‘야타이(屋台)’들이 늘어서 먹을 거리와 게임을 즐기는 흥겨운 엔니치에 노점에서 판매하며 큰 인기를 모은 소위 ‘히트 상품’이 ‘긴타로 아메’였습니다. 

긴타로(銀太郎)와 단오 절구

긴타로 아메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메이지시대. 오사카에서 온 사탕 기술자에게 전수받은 특정한 기술로 만든 사탕에 ‘긴타로 아메(銀太郎飴)’라고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전수받은 기술이란 어떤 기술이었을까요? 메이지시대 이전인 에도시대까지 사탕은 엿기름을 사용한 ‘갈색’ 사탕이 주류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물엿이나 사탕의 정제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탕에 색과 무늬를 넣는 것이 가능해졌죠. 사탕 세공 기술 자체는 오사카에서 시작되어, 오타후쿠(お多福)라는 복스러운 얼굴의 여자 얼굴 가면의 얼굴을 사탕에 새겨 넣었는데요. 이것이 에도(지금의 도쿄)로 전해지면서 긴타로를 사탕에 새겨 넣게 된 것입니다.

긴타로에 관한 전설은 여러 가지 버전이 있는데 사가미노쿠니(相模の国; 현재의 가나가와현)의 아시가라산(足柄山)에 사는 노파 요괴 ‘야마우바(山姥)’에게서 나고 자랐다는 설이 그중 하나입니다. 탄생에 관한 설은 여럿이지만 공통적인 것은 ‘긴타로’의 힘센 장사 이미지. 붉은 옷을 입고 어깨에 낫을 메고 곰과 스모를 하는 이미지로 그려지는데요. 그래서 에도시대 중기 이후 남자아이의 성장을 기념하는 단고노셋쿠(端午の節句; 단오 절구. 5월 5일)에 긴타로의 인형을 장식하고 긴타로 사탕(긴타로 아메)를 먹게 되었습니다. 특히 잉어를 타고 폭포를 타고 오르는 긴타로의 이미지는 ‘출세’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긴타로 아메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긴타로 아메 본점(金太郎飴本店)’에서는 7명의 사탕 기술자들이 한 팀이 되어 색색으로 물들인 사탕을 사용, 직경 35cm, 길이 70cm, 무게 50kg의 긴타로 사탕을 만든 뒤 이것을 직경 2cm로 롤러를 사용해 늘리면서 총 7000알의 사탕을 만든다고 합니다(*). 

여기서 잠깐>> “긴타로상태(金太郎状態)”란?

“어디서 잘라도 긴타로(どこから切っても金太郎)~”라고 외치며 사탕을 잘라 팔았던 것도 인기의 비결이었다고 하는데요. 이런 의미로 일본에서는 똑같아서 구별이 안 가는 상태를 “긴타로상태(金太郎状態)”, “긴타로적(金太郎的)”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참고: 金太郎飴本店 홈페이지 https://www.kintarou.co.jp/files/original_special/

콘페이토(金平糖)

다음으로 살펴볼 사탕은 ‘별사탕’으로 알려져 있는 ‘콘페이토(金平糖)’ 사탕입니다. 어원은 사탕과자를 뜻하는 포르투갈어 ‘confeito(콘페이투)’. 발음에 맞게 한자를 가져다 붙인 것이죠. 카스테라와 함께 포르투갈에서 전해졌다고 알려져 있는 ‘외국 사탕’입니다. 

아루헤이토(有平糖)

콘페이토와 함께 역시 포르투갈에서 전해졌다고 하는 또 하나의 사탕, ‘아루헤이토(有平糖)’입니다(역시 어원은 포르투갈어). 한국인들에게는 콘페이토(별사탕)보다 생소한 사탕인데요. 차(맛차)를 마시는 자리인 차석(茶席)에서 즐기는 사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양에서 전래되었지만 1800년대 초반에는 일본에서 아루헤이토 사탕을 만드는 기술이 전성기를 맞아, 여러 가지 모양으로 늘리기도 하고, 유리 세공처럼 공기를 넣어 부풀리기도 하는 등 아름다운 아루헤이토들이 많이 만들어졌다고. 나비가 꽃 모양 아루헤이토를 진짜 꽃과 착각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모양과 색이 하나로 정해진 것이 아니다보니 일반 사탕(하드 캔디)과 비슷해 보이기도 하는데요. 사용하는 원료에 차이가 있다고~ 사탕을 만들 때는 전분을 당화시킨 감미료인 ‘미즈아메(水飴)’를 사용하는데, 아루헤이토의 경우 꼭 필요한 소량의 미즈아메만 사용합니다. 

여기서 잠깐>> “아루헤이 봉(有平棒; 아루헤이보)”이란?

서양식 이발이 가능해진 메이지 시대, 여성용 미용실과 구분하기 위해 문앞에 세워두게 된 적, 백, 청의 회전간판. 서양에서 전래된 이 물건이 아루헤이토를 닮았다고 해서 ‘아루헤이토 봉(有平棒)’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사인폴(サインポール)’, 한국에서는 ‘사인볼’이라고 합니다.

에이타로(榮太樓; ameya Eitaro)의 우메보시 사탕

1818년 사이타마현에서 과자를 팔고 있던 상인이 손자 두 명과 함께 에도로 진출, 와가시 가게를 개업합니다. 이 상인의 증손주인 ‘에이타로(栄太郎)’가 니혼바시에서 야타이를 시작, 1857년에 가게를 열면서 가게 이름을 ‘에이타로(榮太樓)’라고 붙였습니다. 

우메보시아메(梅ぼ志飴)

이 에이타로에서 내놓은 히트 상품은 ‘우메보시아메(梅ぼ志飴)’. 발음은 ‘우메보시(梅干し; 매실장아찌)’와 같지만 글자가 다릅니다. 붉은색으로 착색한 사탕을 굳기 전에 가위로 자른 뒤, 자른 부분이 입 안에 상처를 내지 않게 손가락으로 끝을 둥글린, 삼각형이지만 끝 부분이 모나지 않은 예쁜 모양의 사탕인데요. 색과 모양이 우메보시를 생각나게 한다고 에도 사람들이 붙인 이름이 상품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인기 있는 장수 사탕입니다.

붉은색과 노란색 사탕 두 종류인데 맛은 같습니다. 

에도 시대의 여인들 사이에 ‘우메보시아메를 입술에 바른 뒤 구치베니(口紅; 입술연지)를 바르면 매끈매끈 발색이 좋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이러한 역사가 있어서인지 에이타로에서는 립글로스 패키지에 담긴 액상 타입 사탕인 ‘스위트 립(スイートリップ)’을 내놓았는데요. 여러 가지 맛을 한 세트로 구성하거나, 케이크 위에 뿌려먹는 콜라보 상품을 기획하는 등 화이트데이 인기 상품으로 자주 소개되고 있습니다.

*참고: 에이타로(榮太樓) 홈페이지 https://www.eitaro.com/200th/history/#dawn

칸로(カンロ; KANRO)의 칸로아메(カンロ飴)

한국인에게는 낯설지만 일본인들에게는 무척 익숙하고, 슈퍼마켓 등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사탕인 ‘칸로아메(カンロ飴)’. 전후 일본에 다양한 사탕이 수입되었지만, 일본인의 입맛에 맞으면서도 개성 있는 사탕을 만들고자 한 칸로(KANRO)의 창업자에 의해 만들어진 사탕입니다. 일본인에게 익숙한 맛으로 선택된 것은 바로 ‘간장(しょう油; 쇼유)’이었습니다. 

사탕을 만드는 과정에서 간장을 집어넣는 타이밍을 잡기 위해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치고, 잘 타지 않는 사탕용 간장을 주문 제조한 결과 1955년 칸로아메가 발매되었습니다. 

‘칸로’는 한자로 ‘甘露(감로)’ 불교 용어로 ‘달콤한 이슬’, ‘한 방울만 먹어도 온갖 번뇌와 고통이 사라지며 죽지 않고 오래 살 수 있는 신령스러운 액체’라는 좋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출시 2년 만인 1957년에는 도쿄로 진출, 1960년에는 미야모토 제과에서 사명을 ‘칸로(カンロ)’로 바꾸었습니다. ‘칸로아메? 무슨 맛이지?’ 갸웃거리며 사전을 찾아보신 분들이 있다면 ‘간장맛’으로 기억해주세요~ 밀크 칸로 아메(ミルクのカンロ飴)도 맛보고 싶네요!

*참고1: 칸로(カンロ) 홈페이지 https://www.kanro.jp/kanroame/
*참고2: 2013년 3월 21일 J-Net21 <「カンロ飴」日本人に馴染みのある味に> https://j-net21.smrj.go.jp/special/popularfoods/2013032101.html

오미야게로 추천! 일본의 맛이 담긴 사탕들

일본의 사탕들은 캔 등의 예쁜 패키지를 사용해 오미야게(기념품)로도 추천! 일본에서 사탕을 고를 때는 일본 하면 생각나는 재료나 맛을 사용한 사탕들을 골라 보면 좋을 듯합니다. 

  • 고쿠토 / 黒糖 / 흑당 

  • 시오 / 塩 / 소금

  • 우메시오 / 梅塩 / 매실소금

  • 코챠 / 紅茶 / 홍차

  • 맛차 / 抹茶 / 맛차(녹차)

  • 앙코 / あんこ / 팥

  • 핫카 / ハッカ / 박하

  • 아마자케 / 甘酒 / 물과 쌀, 쌀누룩으로 만든 알코올 함유 음료

<관련 기사>

‘시치고산’과 치토세아메 -> 시치고산(七五三): 기모노 입고 사진 찍고 길다란 사탕 먹는 날

일본의 초콜릿 이야기 -> 시로이코이비토, 로이스 생초콜릿, 메리스 초콜릿의 발렌타인데이... 일본 초콜릿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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