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초콜릿 브랜드와 일본 문화: 시로이코이비토, 로이스, 메리스와 발렌타인데이 시대별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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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4

처음 먹어보곤 ‘쿠쿠다스잖아~’ 하다가 이제는 상자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시로이코이비토. 생초콜릿을 가르쳐준 로이스. 일본에 발렌타인데이를 보급한 메리스(메리 초콜릿). 일본의 초콜릿에 얽힌 재미있는 에피소드, 일본의 시대별 발렌타인데이 문화를 소개합니다.

<내용 구성>

◆ 일본 초콜릿 브랜드 1: 시로이코이비토(白い恋人)

◆ 일본 초콜릿 브랜드 2: 로이스(ROYCE’)

◆ 일본 초콜릿 브랜드 3: 메리스(Mary’s)

◆ 일본의 시대별 발렌타인데이 문화

일본 초콜릿 브랜드 1. 시로이코이비토(白い恋人)

お菓子が作れる [과자를 만들 수 있다]

そんな当たり前なことが  [그런 당연한 일이]

こんなにしあわせなんて  [이렇게 행복한 일이라니]

お菓子を手渡す  [과자를 건넨다]

そんな当たり前の日々が [그런 당연한 나날들이]

こんなにうれしいなんて [이렇게 기쁜 일이라니]

早くみなさんに [빨리 여러분을]

会いたいです  [만나고 싶습니다]

#恋人は待っています [#연인(코이비토)은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로이코이비토 홈페이지영상 http://www.ishiya.co.jp/item/shiroi/details/

하얀 연인, 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한입에 먹기 좋은 과자. 일본어를 몰라도 ‘시로이(白い)’가 흰색이고, ‘코이비토(恋人)’가 연인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일본 여행 기본 기념품 중 하나인 ‘시로이코이비토(白い恋人)’. 코로나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지 않아서일까요? 과자 매니아라면 조금은 짠한 마음으로 보게 되는 영상이 시로이코이비토의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올라 있습니다. 

일본의 식품 회사들은 오랜 역사만큼 섬세한 포장과 디테일로 구매자들을 단골로 만들죠. ‘시로이코이비토’도 역시 과자를 다 먹고도 상자를 버리기 어려울 만큼 깨끗하고 예쁜 패키지를 자랑합니다. 과자 속에 시로이코이비토를 위해 블렌드한 오리지널 화이트초콜릿를 샌드위치처럼 끼우면 시로이코이비토가 완성~

40년 동안 인기를 끌어온 비결로는 맛도 맛이지만, 좀 더 편하게 과자를 즐길 수 있도록 꼼꼼히 신경 쓴 낱개 포장과 패키지도 한몫하는 듯합니다. ‘유니버설디자인(성별, 연령, 국적, 문화적 배경, 장애의 유무에도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제품 및 사용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을 위해 낱개 포장을 좀 더 뜯기 쉽도록 뜯는 부분을 위쪽으로 옮기고 알레르기 표시를 이모티콘화한다든지, 세심하게 신경을 쓰며 리뉴얼하고 있는데요. 예쁜 상자 포장의 한가운데를 수놓는 산은 홋카이도의 ‘리시리산(利尻山)’으로, 시로이코이비토를 만드는 제과기업 이시야(ISHIYA)의 사장님이 이 산을 보고 ‘스위스 느낌이다!’라고 하여 유럽풍 과자를 만들고 싶다는 뜻으로 패키지에 담게 되었다고 합니다. 

시로이코이비토(白い恋人)는 어떤 과자?

과자라는 게 본질적으로 맛있으면 좋고 예쁘면 고마운 것이지만, 좋아하는 과자의 종류나 이름을 알아두는 것도 좋겠죠? 시로이코이비토의 과자는 프랑스의 구운 과자(야키가시; 焼き菓子)의 일종인 랑그드샤(langue de chat)로, 버터와 설탕, 밀가루, 달걀 흰자가 주재료입니다.

이 과자에 시로이코이비토의 상징인 오리지널 화이트초콜릿을 끼워넣으면 ‘화이트초콜릿 랑그드샤 산도(샌드위치의 일본 발음)’, 시로이코이비토가 완성됩니다. 

화이트초콜릿에 자신을 가진 만큼 ‘시로이코이비토 화이트초콜릿 푸링(푸딩의 일본 발음)’도 개발했는데요, 놀랍게도 상온 보존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전국의 홋카이도 물산전(홋카이도의 대표 브랜드들이 백화점 이벤트홀 등에서 식재료, 식품, 과자 등을 판매하는 부정기적 행사)에서 판매하는 ‘시로이코이비토 소프트크림’은 화이트, 믹스, 블랙(초콜릿맛에 해당)의 세 가지 맛~ 언젠가 맛보게 된다면 어떤 맛을 골라야 할지 벌써 고민이 되네요.

시로이코이비토파크(白い恋人パーク)

시로이코이비토의 제조 라인을 견학할 수 있고, 초콜릿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콘텐츠, 이시야(ISHIYA) 오리지널 스위츠를 맛볼 수 있는 카페, 직접 시로이코이비토를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초콜릿 엔터테인먼트 시설’입니다. 멋들어진 영국풍 건물과 정원에 여름에는 장미, 겨울에는 일루미네이션이 수놓입니다. 삿포로역에서 지하철과 버스로 40-50분 정도 소요됩니다. 

*시로이코이비토파크 홈페이지 한국어 안내 https://www.shiroikoibitopark.jp/ko/

일본 초콜릿 브랜드 2. 로이스(ROYCE’)

시로이코이비토가 ‘초콜릿’보다는 ‘과자’ 느낌이라면, ‘초콜릿’ 파들에게는 ‘나마초코(生チョコ; 생초코)’의 존재를 뚜렷하게 각인시킨 초콜릿 브랜드 ‘로이스(ROYCE’)’를 빼놓으면 섭섭하겠죠?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자동차로 40분 정도 거리의 이시카리(石狩)에 자리한 로이스 본사. 이곳이 일본인가? 싶을 정도로, 넓은 밭과 깨끗한 호수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곳입니다. 여름에도 서늘하고 습도가 적은 홋카이도의 기후는 초콜릿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가장 이상적인 기후라고 하는데요. 이런 자연 조건 덕분인지 ‘홋카이도에서 유럽에 지지 않을 초콜릿을 만들고 싶다’는 이상을 품고 창업했다고 합니다. 

1983년에 창업한 뒤 일반적인 판초콜릿을 만들다가, 1995년에 선보인 ‘실크 같이 부드러운 초콜릿’을 표방하는 ‘생초콜릿(生チョコレート)’이 간판 상품으로 자리잡습니다. 2002년에는 일본 공항에서 자주 보게 되는 ‘포테토칩 초콜릿(ポテトチップチョコレート)’을 만들었습니다.

생초콜릿(나마초콜릿)은 그냥 초콜릿과 뭐가 다른가?

역시 좋아하면서도 잘 알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생초콜릿’은 왜 ‘생(生)’이라고 하는 것인가? 즉, 생초콜릿은 일반 초콜릿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가? 일 듯합니다. 로이스의 설명에 따르면 일반적인 초콜릿과 달리 생초콜릿에는 ‘생크림’과 ‘양주’가 더해져 더 부드러워지는 것이라 합니다. 생초콜릿의 ‘생(生)’은 그러므로 재료인 ‘생크림’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프레시(fresh)’한 느낌도 함께 전하고 있습니다.

한입 사이즈 초콜릿인 ‘프랄린(Praline)’, ‘초콜릿 트러플(Chocolate truffle)’ 안에 든 부드러운 부분만 빼서 먹을 수 있다면… 이런 아이디어로 생초콜릿 개발을 시작하긴 했지만, 개발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합니다. 초콜릿과 생크림의 비율, 즉 카카오와 우유의 밸런스를 잡기가 어려웠고, 너무 부드러워서 한입 크기로 자르기도 만만치 않고… 그뿐인가요? 어렵게 맛을 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번에는 판매 면에서 어려움에 봉착합니다. 냉장 보관이 필수인 오미야게(お土産)라니, “소레와 무리데스(それは無理です; 그건 무리입니다)”. 공항에서는 딱 한 개 점포, 작은 냉장고 하나에 겨우 진열을 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런 로이스를 인기 상품으로 만드는 데 큰 공을 세운 것은 바로 승무원들. 승무원들 사이에서 맛있다고 소문이 나면서 점차 점포를 늘려나갈 수 있었다는~

세계의 명주들과의 콜라보 라인

아는 만큼 보인다고, ‘생초콜릿’에는 ‘생크림’과 ‘양주’가 들어간다는 것을 알게 되니, ‘어떤 술’을 쓰는지 또 궁금해집니다. 로이스는 기본적으로 ‘양주’와 궁합이 좋아서 리큐르, 위스키, 브랜디 등 세계의 명주를 엄선해 사용하고, 술의 맛을 테마로 한 초콜릿을 그때그때 만들어 선보이고 있습니다. 

<술을 테마로 한 로이스의 초콜릿>

  • 오렌지 블랜디

  • 코냑

  • 샴페인(피에르 미뇽)

  • 스카치 위스키

  • 셰리

  • 칼바도스(사과주)

  • 럼주

  • 그랑 마르니에(코냑에 오렌지향을 더한 프랑스산 리큐르)

  • 야마자키(山崎; 산토리의 싱글몰트위스키 브랜드) 셰리우드

  • 키르 로얄(칵테일의 일종)

  • 하쿠슈(白州; 산토리의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 1983싱글캐스크(야마자키 셰리우드)

  • 모히토

  • 아일라 위스키(포트샬롯)

  • 발렌타인 17년산

  • 스트로베리 샴페인

  • 오렌지 리큐르

  • 아와모리(오키나와의 술로, <로이스 이시가키지마 생초콜릿> 시리즈로 발매)

이 정도면 로이스 초콜릿의 ‘양주’에 대한 ‘코다와리(こだわり; ‘신경을 많이 씀’, ‘무언가를 하는 데 있어 중요하게 여김’을 의미하는 말)’가 느껴지는 듯하죠? 비싸서 좀처럼 기념품으로는 사기 힘든 양주 대신 선물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로이스 초콜릿 홈페이지 https://www.royce.com/brand/contents/secret/

일본 초콜릿 브랜드 3. 메리스(Mary’s)

소녀의 옆모습이 예쁘게 인쇄된 빨강과 검정, 금색으로 상징되는 ‘메리스(Mary’s)’ 초콜릿(Mary Chocolate Co.,Ltd. 일본에서는 ‘메리’ 초콜릿이라고 부름). ‘정말로 맛있는 것은 손님들이 반복해서 찾아준다’는 믿음으로 1950년, 도쿄의 메구로구의 작은 작업장에서 초콜릿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재료는 코코아버터 100%. 메리 초콜릿이 유명해진 것은 바로 ‘발렌타인데이’ 덕분이 아닐지. 1958년 일본 최초로 “발렌타인데이에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한다”는 당시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문화’를 제안한 것이 바로 ‘메리 초콜릿’이었습니다(*). 

*메리 초콜릿 홈페이지 https://www.mary.co.jp/mary/brandstory/history.html

‘시작은 미약했던’ 일본 최초의 발레타인데이

메리 초콜릿의 사원 중 하나가 1958년 1월, 파리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엽서를 한 장 받았습니다. 

“이곳 파리에서는 2월 14일에 발렌타인데이라고 해서 꽃이나 카드, 초콜릿을 주는 습관이 있어.”

이 엽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초콜릿 판매에 ‘발렌타인데이’를 활용해보기로 하여 1958년 2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도쿄의 백화점에서 일본 최초의 ‘발렌타인페어’가 개최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발렌타인데이를 아는 이들이 없어 50엔짜리 판초콜릿 3개, 20엔짜리 메시지 카드가 1장, 총합 170엔의 매출을 올렸을 뿐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메리는 포기하지 않고 이듬해에 다시 발렌타인데이 상품을 만듭니다. 하트형 초콜릿에 철필로 TO와 FROM을 새겨,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 이름을 넣는 사인 초콜릿을 판매, ‘신박한’ 아이디어로 발렌타인데이가 점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메리 초콜릿 측에서는 당시의 시대 분위기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1960년대 초반에는 여성 잡지들이 연이어 창간되고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지기 시작했던 것. ‘여성이 남성에게 1년에 한 번 사랑 고백을 할 수 있는 날’이라는 당시의 카피가 이러한 시대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던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 메리 초콜릿의 생각입니다(*).

*메리 초콜릿 홈페이지 ‘메리의 발렌타인 히스토리’ https://www.mary.co.jp/mary/brandstory/valentine.html

일본의 시대별 발렌타인데이 문화

일본의 시대별 발렌타인데이 문화 이미지

여성의 사랑 고백이라는 당시로서는 새로운 개념으로 시작된 발렌타인데이는 1970년대, 1980년대, 1990년대 각각 다른 의미로 해석되며 새로운 발렌타인 문화를 만들어냅니다. 첫 시작부터 ‘발렌타인데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었던 메리 초콜릿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발렌타인 초콜릿을 개발하는 데 주력합니다. 

1970년대에는 여성만이 아니라 ‘연인’, 즉 남녀가 초콜릿을 주고받는 문화로 달라졌고, 메리 초콜릿에서는 ‘별자리 초콜릿’를 출시하고 발렌타인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실물 크기의 밀로의 비너스상 초콜릿을 제작하고, 호평에 이어 발렌타인데이의 기원인 성발렌티노 성인상, 모나리자 초콜릿 등을 출시합니다. 

1980년대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이제는 발렌타인데이라도 ‘사랑하는’ 사람한테만이 아니라 친구나 가족에게, 때로는 서먹서먹한 직장 상사에게까지도 ‘반응이 궁금해서’ 주며 즐겁게 발렌타인데이를 즐기게 되었습니다. 이런 ‘놀이’, ‘게임’의 감각을 살려 메리 초콜릿의 80년대 인기상품 ‘오롱파이 초콜릿(オーロンパイチョコレート)’이 탄생되었는데요. 마작의 최고 점수를 내는 패(‘국사무쌍(国士無双)’)를 화이트, 블랙 초콜릿으로 형상화한 귀여운 초콜릿입니다. 이 인기에 힘입어 메리 초콜릿에서는 일본의 전통 종이, 염색, 옻칠 등을 활용한 ‘일본풍’ 초콜릿들을 만드는 데 주력했습니다(*). 

썸머 발렌타인 데이(サマーバレンタインデー)

1990년에 신주쿠의 백화점들이 "마음 있는 사람에게 선물하는 날(意中の人にプレゼントをする日)"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한여름에 "썸머 러버스 데이(サマーラバーズデー)"를 이미 선보인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 날짜는 견우직녀가 만나는 7월 7일. 메리 초콜릿이 2010년 일본기념일협회에 이날을 ‘썸머 발렌타인 데이’로 신청 정식 등록되기도 했다는데요. 이쯤 되면 ‘초콜릿’과 ‘발렌타인데이’는 그냥 서로 사랑하게 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죠?

*메리 초콜릿 홈페이지 ‘메리의 발렌타인 히스토리’ https://www.mary.co.jp/mary/brandstory/valentin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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