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나마츠리, 스키야키 먹는 날, 바다의 날, 고양이의 날(네코노히), ... 한국에는 없는 일본의 기념일, 휴일, 명절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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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2

누가누가 잘 노나? 숫자 읽기 방식에서 비롯된 기념일, 연휴를 만들기 위한 기념일, 옛부터 절기로 즐겨온 기념일... 일본의 달력에도 다양한 이야기와 즐거움이 숨어 있습니다. 기념일을 통해 일본의 문화를 들여다볼까요?

<내용 구성>

◆ 입춘(立春)의 전날, 절분(節分)

◆ 고양이의 날(猫の日)과 후지산의 날(富士山の日), 좋은 고기의 날(いい肉の日)

◆ 3월 3일, 모모노셋쿠(桃の節句)

◆ 7월의 세 번째 월요일, 바다의 날(海の日)

입춘(立春)의 전날, 절분(節分)

음력설 없는 1, 2월. 뭔가 어색하다 생각하고 있을 때, 콘비니와 상점가에 포스터가 하나둘 나붙습니다. 김밥 같이 생긴 이 음식의 이름은 ‘에호마키(恵方巻、恵方巻き)’. 에호마키를 먹는 날로 더 유명한 이 날은 입춘(立春)의 하루 전날인 절분(節分)입니다. 일본어로는 ‘세츠분’이라고 읽습니다. 

“鬼は外、福は内(오니와소토, 후쿠와우치)!”, 마메마키(豆まき)

절분에는 먼저 ‘마메마키(豆まき)’, 즉 콩던지기를 합니다. 입춘은 전통적으로 한 해의 시작으로 여겨졌고, 그 전날인 절분은, 액, 악귀 등이 깃들기 쉬운 날로 여겨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콩을 던지며 ‘오니(鬼)’로 상징되는 액을 쫒고, 복을 불러 들이는 마메마키를 행해온 것이죠. 이때 사용하는 노란 콩은 볶은 대두(大豆)로, 후쿠마메(福豆)라고 불립니다. 

마메마키는 한밤에 행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하는데요. 그냥 던지지 않고 “鬼は外、福は内(오니와소토, 후쿠와우치)!”라고 외치며 던집니다. “귀신은 밖으로, 복은 안으로!”라는 뜻이죠. 오니를 내보내기 위해 현관이나 창문을 열고 ‘鬼は外!’ 하고 외치며 콩을 던진 뒤, 오니가 돌아오지 않게 얼른 문을 닫습니다. 그러고 나서 이번에는 복을 부르기 위해 ‘福は内!’ 하고 외치고 방 안에 콩을 던집니다. 

에호마키(恵方巻、恵方巻き)

절분 때는 에호마키를 먹는 풍습 또한 마메마키만큼이나 유명합니다. 본래는 간사이 지역에 그 유래를 두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에호(恵方)’란, ‘도시토쿠진(歳徳神、としとくじん)’이라는 신이 있는 장소를 가리킵니다. 이 신은 한 해의 금전운과 행복을 관장하는 신이니 이 신이 머무는 장소에 복이 깃든다는 말과 같겠죠? 매해 장소를 달리하여 머물기 때문에 해마다 ‘에호’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이 방향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의 십간(十干) 중 어느 하나로 지정됩니다. 2020년은 이중 ‘庚(경)’의 방향이 에호가 되었는데, 이는 ‘서남서(西南西)’ 방향이 됩니다. 

그런데 이 에호마키를 그냥 김밥처럼 잘라 먹는 게 아니라네요? 먹는 방법이 재밌습니다. 1) 에호(2020년은 서남서 방향)을 향해 선다. 2) 심호흡을 한다. 3) 두꺼운 에호마키를 자르지 않고, 한번에 끝까지 쉬지 않고 먹는다! 4) 이야기를 하면 복이 나가니 먹는 동안 조용히~

본래 이 풍습은 ‘太巻きの丸かぶり(후토마키노마루카부리)’, 즉 ‘후토마키(太巻き, 두꺼운 마키) 통째로 먹기’ 정도의 이름으로 행해오고 있었는데요. 1989년 일본의 콘비니인 ‘세븐일레븐’이 이 전통적인 이벤트를 ‘에호마키’라는 이름으로 전국적으로 선전, 판매하면서 지금은 ‘에호마키’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고양이의 날(猫の日)과 후지산의 날(富士山の日), 좋은 고기의 날(いい肉の日)

냥냥냥! 고양이의 날(猫の日)

일본인들의 고양이 사랑을 알 수 있는 네코노히(猫の日), 고양이의 날. 처음 들으면 왜 2월 22일이지? 하게 되지만, 이유를 들으면 아하~ 하게 됩니다. 숫자를 읽는 발음에서 유래한 기념일로, 고양이의 울음소리인 ‘にゃん、 にゃん、 にゃん’이 일본어의 ‘2(に) 、2(に)、 2(に)’를 떠올리게 한 데서 착안되었다고 합니다. ‘일본 고양이의 날 실행위원회’가 ‘일반사단법인 펫푸드협회’와 협력하여 1987년에 제정하면서 전국의 애묘가들에게 공모를 실시했는데, 이런 굿아이디어를 낸 애묘가가 있었던 것이죠.

[참고] 일본의 기념일과 '고로아와세(語呂合わせ)’

어떤 글자나 숫자에 발음이 같은 다른 단어를 겹쳐 의미를 만들어내는 놀이, 또는 그런 방법으로 무언가를 외우거나 공부하는 방법을 '고로아와세'라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고로아와세’를 기념일을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요. 예를 들면 오늘 2월 5일은 '일본어 검정(시험)의 날'입니다. 왜일까요? 

2월 5일 / に(2)ほんご(5) / 니(혼)고

: 실제로 교과서 출판사이자 일본어 검정 시험에 협찬을 하고 있는 도쿄서적(東京書籍)에서 2월 5일로 '일본어 검정의 날(日本語検定の日)'로 제정했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2월 5일에는 여러 기념일들이, '고로아와세'로 제정되었습니다. 

웃는 얼굴의 날 / 笑顔の日(에가오노히)

: ニ(2)コ(5)二コ / 니코니코(웃는 모습을 나타내는 의태어). 자원봉사 단체에서 제정. 

쌍둥이의 날 / ふたごの日(후타고노히)

: ふた(2)ご(5) / 후타고('쌍둥이'라는 뜻). 쌍둥이 육아용품을 판매하는 주식회사 베라미(株式会社ベラミ)에서 제정.

후지산의 날(富士山の日)과 레이와(令和) 천황탄생일(天皇誕生日)

‘고로아와세’ 기념일로 유명한 또 하나. 고양이의 날의 바로 다음 날이기도 한 ‘후지산의 날(富士山の日)’입니다. 일본의 상징이기도 한 후지산을 기념하기 위해, 후지산이 바라다보이는 야마나시현과 시즈오카현에서는 공식 기념일로 제정해 기념한다고 합니다. ’ふ(2) じ(2) さん(3)’이라고 숫자를 읽으면 2월 23일. 시즈오카현에서는 후지산의 날을 기념해 공원 등의 입장료를 무료로 하거나 각종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하는데요. 2020년부터는 이런 후지산의 날에 큰 경사가 겹쳤습니다. 바로 천황탄생일(天皇誕生日)! ‘헤이세이(平成)’라는 연호를 쓰던 이전의 아키히토 천황의 탄생일은 12월 23일이었는데, 레이와 천황인 나루히토 천황은 2월 23일에 태어나셨다고 하네요. 천황탄생일은 일본에서는 축일(祝日), 즉 공휴일이 됩니다. 크리스마스가 공휴일이 아닌 일본에서 12월 23일의 헤이세이 천황탄생일은 꿀 같은 휴일이었다고 하는데~ 레이와 시대의 천황탄생일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스키야키 먹기 좋은 날? 좋은 고기의 날(いい肉の日)!

발음상의 이유로 만들어진 기념일 제3탄! 바로 니쿠노히(肉の日), 고기의 날입니다. 肉(にく)=29(にく), 따라서 매달 29일은 ‘고기의 날’이 되는 셈인데요. 그중 2월 29일과 11월 29일은 ‘좋은’ 고기의 날이라고 하네요? 왜죠? 이것도 역시 발음의 묘미~ ‘좋은’이라는 뜻의 ‘良い(いい)’를 떠올려 두 날을 ‘좋은 고기의 날’로 지정했다고 전해집니다. 

고기의 날에는, 슈퍼, 레스토랑, 정육점 등에서 고기를 싸게 파는 서비를 제공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고기를 즐길 수 있답니다. 니쿠노히, 절대 놓치면 안 되겠죠?

3월 3일, 모모노셋쿠(桃の節句)

3월 3일. 일본의 여성들에게는 기념할 만한 날입니다. 여자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기원하는 ‘히나마츠리(ひな祭り、雛祭り)’가 바로 3월 3일에 치러지기 때문이죠. 히나마츠리를 다른 말로 ‘모모노셋쿠(桃の節句、もものせっく)’, 즉 ‘복숭아의 절구’라 하여 기념하기도 하는데요. 중국의 ‘오절구(五節句)’의 다섯 가지 행사 중 하나로 일본에 전해진 이래로 전통적인 이벤트로 기념해왔습니다. 복숭아와 관련되어서일까요? 모모노셋쿠를 전후로 꽃집들에서 제철인 복숭아 꽃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히나닌교(雛人形), 나가시비나(流し雛)

히나마츠리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히나닌교(雛人形)’라는 인형입니다. 여자아이에게 닥칠 위험이 있는 액운을 이 대신 지는 희생적인(?) 인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절분이 지난 2월 중순경부터 집안이나 마을에 장식을 해두고, 3월 3일이 되면 물에 흘려 보내는 ‘나가시비나(流し雛)’ 등을 통해 액운을 멀리멀리 흘려 보내기도 한답니다. 지역에 따라 독특하게, 규모 있게 히나닌교를 장식하거나 ‘나가시비나’를 성대하게 치르며 기념하기도 하고, 각 가정마다 작게 히나닌교를 장식하거나 히나닌교가 장식된 케익을 딸을 둔 가족이 함께 모여 먹기도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인 이야기 하나~ 히나닌교를 3월 3일이 지나고도 정리하지 않으면 시집을 늦게 간다는 말이 나돌기도 한다고 하네요. 그야말로 믿거나 말거나겠죠?

여기서 잠깐>> 결혼식 과자로 유명한 ‘오이리(おいり)’

일본 카가와현의 일부 지역에서 생산되는 유명한 과자인 오이리는, 작고 동글동글한 뻥튀기처럼 생겼는데요, 모모이로(桃色), 즉 복숭아색으로 된 것이 있어서인지, 새 신부가 결혼식에 참석해준 가족, 친지, 지인들에게 선물하는 선물용 과자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 ‘히나마츠리’, '오절구', ‘히나닌교’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WeXpats Guide의 기사로 공부!

7월의 세 번째 월요일, 바다의 날(海の日)

일본에서는 공휴일이 휴일과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번째 월요일 등으로 공휴일을 제정한 요일제 공휴일들이 있습니다. 성인의 날(成人の日, 1월 둘째 주 월요일), 바다의 날(海の日, 7월 셋째 주 월요일), 경로의 날(敬老の日, 9월 셋째 주 월요일) 등이 그것인데요. 한국에서 설과 추석 , 어린이날이 토요일이나 일요일인 경우 월요일을 대체휴일로 지정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 같습니다. 

특히 2020년부터는 기존의 체육의 날이 스포츠의 날(スポーツの日)로 명칭이 변경되고, 기존의 10월에서 7월 24일(2020 도쿄 올림픽 개막식)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이 이동으로 2020년에는 7월 23일(목, 바다의 날로 휴일), 7월 24일(금, 스포츠의 날로 휴일), 7월 25일(토요일), 7월 26일(일요일)이 4일 연휴가 되어 이른바 ‘실버위크(シルバーウイーク)’로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슬프게도 체육의 날이 있던 2020년 10월에는 휴일 제로. ‘조삼모사’라는 고사처럼, 어느 쪽이 나을지, 사람마다 체감하는 것이 다르겠죠? 

일본 캘린더에 익숙해져갈수록, 일본 생활, 일본 문화에 익숙해지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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