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일본 문화] 일본 사찰음식 ‘쇼진요리(精進料理)’의 유래, 재료, 대표 메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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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7

한국의 사찰음식처럼 불교에서 수행의 일환으로 만드는 ‘쇼진요리’. 그 유래와 식재료, 대표 메뉴 등을 알아보며 친해져봅니다. 쇼진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 배울 수 있는 곳도 함께 소개합니다. 

<내용 소개>

◆쇼진요리(精進料理; 쇼진료리)란?

◆일본 쇼진요리의 역사

◆일본 쇼진요리 기본 지식

◆쇼진요리를 만드는 ‘텐조(典座)’의 마음

◆일본의 대표 쇼진요리

◆일본의 쇼진요리 강좌, 방송

쇼진요리(精進料理; 쇼진료리)란?

한국에서는 ‘사찰음식’이라고 표현하지만 일본에서는 ‘쇼진요리(精進料理; 쇼진료리)’. ‘精進(쇼진; 한국어 독음 ‘정진’)’은 산스크리트의 ‘virya(비리야)’를 번역한 말로,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저돌적이고 용감하게 나아간다’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어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쇼진요리는 준비, 조리, 식사, 정리까지 일체가 ‘수행’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일본 쇼진요리의 역사

일본 쇼진요리의 기초를 닦은 것은 선종의 종파인 ‘조동종(曹洞宗; 소토슈)’의 개조인 도겐(道元)선사(1200~1253)입니다. 일본 시대 구분으로는 ‘가마쿠라 시대’의 일이었는데요. 가마쿠라 시대 이전에는 승려가 요리하는 것이 중요시되지 않았는데 ‘요리를 하는 것도 집단 생활 속에서의 승려의 역할로, 수행으로 행해지는 것이다’라는 가르침을 중국 송나라 유학의 경험으로 깨닫고 가르친 것이 도겐선사였습니다. 조동종의 대본산인 후쿠이현의 에헤지(永平寺)는 쇼진요리에 관한 안내서를 출판하는 등 쇼진요리의 정신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두를 사용해 만드는 일반 두부와 달리 잘볶은 깨를 잘 부숴 미네랄이 풍부한 물에 녹인 최상급 칡가루와 섞어 굳힌 ‘고마도후(ごま豆腐; 깨두부)’. 차게 한 고마도후에 특제 된장 타레를 더한 것이 에헤지의 명물 쇼진요리로 꼽힙니다.

 

홈페이지상에 ‘절에서 쇼진요리를 먹고 싶은데요…’라는 질문에 대해 에헤지에서는 ‘쇼진요리만을 위한 안내는 하고 있지 않습니다. 점심은 절앞(門前)의 가게에서 해주십시오’라고 답변을 해놓고 있습니다.

*에헤지 홈페이지 https://daihonzan-eiheiji.com/question.html

일본 쇼진요리 기본 지식

쇼진요리에서 사용하지 않는 재료

동물성 식재(살생 금지)와 냄새가 강한 식재료를 피하는 것이 쇼진요리의 기본 룰. 금지 재료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 三厭 / 산엔(한국식 독음 ‘삼염’) : 세 가지 꺼리는 것. ‘들짐승’, ‘생선’, ‘날짐승’.

  • 五葷 / 고쿤(한국식 독음 ‘오훈’) : 다섯 가지 훈채(파, 마늘 따위와 같이 특이한 냄새가 나는 채소). ‘파’, ‘락교’, ‘마늘’, ‘양파’, ‘부추’. 

  • 동물성 식품인 유제품, 달걀도 사용하지 않고, 젤라틴(동물성)이나 가쓰오(생선) 등의 다시 국물도 사용하지 않음.

  • 술은 알코올을 날려 조미료로 사용하는 것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음. 

쇼진요리의 맛: ‘육미(六味)’

쇼진요리에서는 ‘쓴맛, 신맛, 단맛, 매운맛, 짠맛’의 ‘오미(五味)’에 ‘담미(淡味; 탄미)’가 추가됩니다. ‘담미’란, 소재가 갖는 맛을 살리기 위해 맛을 옅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쇼진요리가 추구하는 완성도・작법: ‘삼덕(三徳)’

  • 경난(軽軟; 쿄난): 부드럽고 식감이 좋을 것. 부드럽다고 해서 푸딩과 같은 식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식재료나 먹는 사람에게 ‘먹기 좋은’ 단단한 정도, 크기를 뜻함. 

  • 정결(浄潔; 죠케츠): 모양새가 청결하고 깔끔할 것.

  • 여작법(如法作; 뇨호우사): 바른 순서・방법에 따라 정성껏 조리할 것. 

*참고: 2021년 9월 22일 料理王国 <精進料理とは? ~曹洞宗の教えから学ぶ~> https://cuisine-kingdom.com/about-shojinryori/

쇼진요리를 만드는 ‘텐조(典座)’의 마음

선종의 사찰에서 식사를 담당하는 이들을 ‘텐조(典座)’라고 합니다. 이들은 크게 세 가지 마음을 염두에 두며 음식을 만듭니다.

  • 희심(喜心): 다른 사람을 위해 행하고, 그 사람이 고통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얻는 것을 보고 스스로의 기쁨으로 여기는 마음. 상대의 기쁨을 자신의 기쁨으로 여기며, 식사를 만들 수 있는 것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는다. 

  • 노심(老心): ‘노파심’. 자기 몸을 돌아보지 않고 깊은 측은지심에서 친절하게 다른 사람을 대하는 마음. 먹는 상대를 생각해 조리한다. 식재료 그 자체에 대해서도 감사하고 정성껏 다룬다.

  • 대심(大心): 산처럼 묵직하게, 바다처럼 넓은 자세로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고집하거나 하지 않는 마음. 문제가 발생하면 넓은 시야에서 차분히 임한다.

*참고: 2021년 9월 22일 料理王国 <精進料理とは? ~曹洞宗の教えから学ぶ~> https://cuisine-kingdom.com/about-shojinryori/

일본의 대표 쇼진요리

코야도후(高野豆腐)

쇼진요리 하면 떠오르는 식재료인 두부. 앞에 소개한 ‘고마도후(깨두부)’ 외에도 두부를 동결, 저온 숙성시킨 뒤 건조한 ‘코야도후(高野豆腐)’도 쇼진요리 식재료로 유명합니다.얼린 두부라는 뜻의 ‘코리도후(凍り豆腐)’라고도 합니다. 

와카야마현의 코야산(高野山)에서 진언종(真言宗; 신곤슈우)의 승려에 의해 완성된 뒤 쇼진요리로 일본 전국에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

킨잔지 미소(金山寺味噌)

중국에서 와카야먀현의 사찰인 코코쿠지(興国寺)에 그 제조법이 전해졌다고 하는 된장. 대두, 쌀, 보리, 야채로 만들어지며 3개월 정도 숙성시킵니다. 된장이지만 보리 알갱이와 야채가 들어 있어 야채에 곁들이거나 그 자체로 반찬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코야산에서는 사찰 숙박 시설인 슈쿠보(宿坊) 등에서 점심 식사로 쇼진요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쇼진요리를 체험해보고 싶은 분들은 사전 문의, 예약 등을 하고 방문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참고: 사단법인 코야산 슈쿠보 협회 <精進料理のご紹介(쇼진요리 소개)> https://www.shukubo.net/contents/eat_buy/cusine.html

쇼진아게(精進揚げ)

야채 덴푸라(튀김)으로, 당근, 가지, 연근, 고구마, 표고버섯 등을 달걀을 사용하지 않고 튀겨냅니다.

간모도키(がんもどき)

물기를 빼서 으깬 두부에 마를 반죽해 넣은 뒤, 당근, 우엉, 다시마, 은행 등을 더해 둥글게 빚어 기름에 튀긴 것. ‘간(雁)’은 ‘기러기’라는 뜻, ‘모도키(もどき)’는 ‘비슷하지만 아닌 것’ 등을 뜻하는 표현입니다. 맛이 기러기 고기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전해집니다.

켄친지루(けんちん汁)

물, 다시마, 말린 표고버섯, 볶은 대두, 먹기 좋게 자른 간표우(かんぴょう)를 뚜껑 있는 용기에 넣고 물을 부어 하룻밤 냉장고에 두면 ‘쇼진다시(精進だし)’라고 하는 쇼진요리의 기본이 되는 다시 국물이 완성됩니다. 여기에 무, 당근, 우엉, 토란, 곤약, 두부 등을 참기름에 볶아 다시 국물을 끓여낸 국물 요리가 ‘켄친지루(けんちん汁)’입니다. 시즈오카현 등에서는 된장을 풀어넣기도 하는데, 이를 ‘코쿠쇼지루(国清汁)’라고 합니다. ‘코쿠세지(国清寺)’라는 절에서 시작된 요리라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일본의 쇼진요리 강좌, 방송

일본에서 채식을 기반으로 한 식생활을 하는 데 관심이 있으시다면 쇼진요리 강좌를 찾아 활용해보셔도 좋겠습니다. 

  • 쇼진요리 스페셜리스트 자격취득 강좌: 사단법인 일본능력개발추진협회(JADP)에서 인정하는 ‘쇼진요리 스페셜리스트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수업을 영상강의로 들을 수 있습니다. https://www.c-c-j.com/course/food/vegetarianfood/

  • 아카사카 테란(寺庵) 쇼진요리교실: 절의 경내에서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쇼진요리를 콘셉트로 다양한 강의를 개설. 월 1회로 쇼진요리에 대해 배우고 마지막에는 교토의 도린인(東林院)에서 쇼진요리, 쇼진요리 식재료를 체험하는 ‘쇼진요리 전과(専科)’부터 ‘좋은 맛 내는 다시국물 강좌’, 월 1회로 2개월(총 2회)로 완성되는 ‘살짝 입문, 쇼진요리’, 1년에 네 번 계절에 따른 쇼진요리를 배우는 ‘사계 쇼진요리교실’, Zoom 어플리케이션을 사용, 1회 참가비 3500엔으로 들을 수 있는 ‘인터내셔널 온라인 쇼진요리 교실’ 등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https://akasaka-teran.net/

  • NHK <야마토 오마데라 쇼진 일기(やまと尼寺 精進日記; 야마토 오마데라 쇼진닛키)>: 2016년부터 방송된 다큐멘터리. 나라현 사쿠라이시의 오토와산 칸논지(音羽山観音寺)의 비구니 스님 세 분이 산에서 자생하는 식물, 계절의 야채로 만드는 쇼진요리를 담아냅니다. 봄에는 산채 덴푸라, 여름에는 소멘(소면), 가을에는 정원의 은행, 겨울에는 건조한 야채 등으로 차린 식탁으로 진정한 슬로우라이프를 보여줍니다. 칸논지에서는 쇼진요리와 숙박 체험이 가능합니다. https://www.nhk.jp/p/ts/78293ZQNMM/(NHK 방송 소개) / https://www.otowasankannonji.org/(칸논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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