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더 재밌는 일본 문화: 일본의 전통색으로 일본 감성, 예쁜 일본어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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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9

일본에서는 계절, 풍경, 동식물 등에서 이름을 따온 색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전통색은 의복의 배색 등에 사용되면서 천천히 일본인들의 감성에 녹아들어왔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계절, 동식물에 관한 일본의 전통색을 소개합니다. 색을 통해 일본 문화와 일본어를 한 번에 공부해보세요~

<내용 소개>

◆일본의 전통색

◆일본의 계절을 담은 전통색

◆동식물에서 유래한 전통색

◆정리

일본의 전통색

일본의 전통색(伝統色; 덴토우이로)은 자연, 계절과 깊이 관계 맺고 있습니다. 계절, 풍경, 동식물 등 자연에서 이름을 따온 전통색은 오래전부터 일본 생활 속에 스며들어왔습니다. 인터넷에서 실제 색도 검색해보세요~

계절의 색을 표현하는 ‘카사네이로메(襲色目)’

‘카사네이로메(襲色目)’란, 의복의 겉감과 안감으로 계절의 변화를표현하는, 일본의 독특한 배색 방법입니다. ‘카사네이로’는 ‘배색’ 정도의 뜻으로, ‘겹치다’는 뜻의 동사 ‘카사네루(襲ねる)’에서 나온 표현입니다. 

카사네이로메에는 여러 종류의 배색이 있고 각각의 배색에 ‘벚꽃 배색(桜襲; 사쿠라가사네)’, ‘창포 배색(菖蒲襲; 아야메가사네)’, ‘단풍 배색(紅葉襲; 모미지가사네)’ 등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이러한 카사네이로메는 헤이안 시대 귀족 여성의 정장인 ‘쥬우니히토에(十二単)’에 사용되었습니다. 일본의 사계절을 의식해 각 계절에 맞게 고른 배색을 옷으로 만들어 입은 것이죠. ‘계절의 색을 담아낸 옷’을 입었던 셈이죠.

신분에 의해 입을 수 있는 색이 달랐던 ‘킨지키(禁色)’

‘킨지키(禁色; 금지색)’란, 신분에 의해 입는 옷의 색이 정해져 있던 나라 시대(奈良時代)에 입을 수 없었던 색, 즉 ‘금지색’을 말합니다. 그에 반해 누구나 입을 수 있던 색은 ‘유루시이로(聴色)’라고 했습니다. 쇼토쿠 태자가 제정한 관위 12계(冠位十二階; 개인의 능력에 따라 정한 관직 제도)에도 킨지키가 반영되었습니다. ‘코키(濃紫)’라고 하는 깊고 짙은 보라색은 색을 물들이는 염료가 많이 사용되어 신분이 높은 이가 입는 색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신분이 낮아질수록 ‘우스키(薄紫; 옅은 보라)’나 ‘우스구로(薄黒; 옅은 검정)’와 같은 연한 색을 입도록 했습니다. 지금도 일본에 남아 있는 킨지키(금지색)로는 ‘코우로젠(黄櫨染; 황갈색)’, ‘오우니(黄丹; 황단색)’라는 색으로 천황이나 황태자 이외에는 입지 않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방충, 약효를 위해 쓰인 색

일본의 전통색에 사용된 염료는 식물성으로 방충 효과 및 약효가 있어 생활 속에서도 친근하게 이용되었습니다. ‘아이(藍)’, 즉 ‘쪽’은 해독약, 해열제, 벌레 퇴치 등 여러 효능을 가진 약초입니다. ‘베니바나(紅花)’, 즉 ‘홍화’는 꽃을 건조시켜 한방 약재로 쓰며, 씨에서 얻은 기름에는 생활습관병(당뇨,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 등) 예방, 장내 환경 개선에 효과가 있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우콘(鬱金; 울금)’은 항균, 방충 효과가 있어 의류나 목욕 수건인 ‘후로시키(風呂敷)’ 등에 널리 사용됩니다. 

일본의 계절을 담은 전통색

일본의 전통색은 사계절 다양한 장소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계절 느낌이 물씬 나는 전통색들을 소개합니다.

따뜻한 계절 ‘봄’의 방문을 느낄 수 있는 전통색

봄은 초목이 싹을 틔우고 일제히 꽃이 피어나는 화사한 계절. 봄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색들을 소개합니다.

사쿠라이로(桜色) / 벚꽃색

전통색의 ‘사쿠라이로(桜色)’는 벚꽃의 꽃잎을 떠올리게 하는 연한 분홍색. 일본에는 벚꽃을 보면서 식사를 즐기는 ‘하나미(花見)’ 문화를 헤이안 시대부터 즐겨왔습니다. 당시에 ‘사쿠라’라고 하면 ‘야마자쿠라(ヤマザクラ)’라는 종류로, 붉은빛이 도는 연둣빛 잎과 하얀 꽃을 함께 즐길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벚꽃과는 살짝 색감이 달랐습니다.

나노하나이로(菜の花色) / 유채꽃색

‘나노하나이로(菜の花色)’는 유채꽃(나노하나; 菜の花)의 상큼한 노란색에서 색 이름을 따왔습니다. 원래는 ‘나타네이로(菜種色)’, ‘유채씨색’이라고 불렸다고 하는데요. 유채씨 기름의 색을 말하는 ‘나타네아부라이로(菜種油色)’와 이름이 비슷해서 ‘나노하나이로’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알 수 있지만, ‘나노하나이로’는 개나리색과 비슷한 노란색, ‘나타네아부라이로(유채씨기름색)’은 다소 황토색에 가까운 색입니다.

와카바이로(若葉色) / 신록색

‘와카바이로(若葉色)’는 봄에 싹트는 신록(새잎)을 떠올리게 하는 부드러운 연두색입니다. 이름의 ‘와카바’는 ‘어린 잎’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두색보다는 노랑 느낌이 덜합니다. 

‘신록’은 봄의 이미지이지만 하이쿠에서 ‘若葉(와카바)’는 여름의 계절어입니다. 유명한 하이쿠 시인 마쓰오 바쇼(松尾芭蕉)는 기행문 <오쿠노호소미치(おくのほそ道)>에서 “あらたふと青葉若葉の日の光(‘소중하구나 푸른잎 연둣잎 위의 햇빛은’ 정도의 뜻)”이라고 여름의 하이쿠를 읊었습니다. 

>> 하이쿠의 ‘계절어’

무더운 ‘여름’과 잘 어울리는 전통색

‘여름’ 하면 눈부신 햇살과 반짝이는 푸른 바다가 떠오르죠. 나무의 초록이 더욱 깊어지고 에너지가 넘쳐 흐르는 계절입니다. 무더운 여름과 잘 어울리는 전통색을 소개합니다. 

아오(青) / 파랑

‘아오(青)’는 푸른 하늘, 푸른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여름의 대표색. 차분함과 조용함을 나타내는 색이기도 합니다. 초록색(緑) 잎(葉)을 ‘아오바(青葉)’라고 부르는 등 널리 사용되는 색입니다.

코무기이로(小麦色) / 밀색

‘코무기이로(小麦色)’는 밀의 이삭과 같은 색입니다. 부드러운 붉은 기운이 감도는 갈색으로 햇빛에 탄 건강한 피부를 표현하는 색이기도 합니다. 영어의 ‘wheat’을 번역한 ‘코무기(小麦)’가 근대문학에서 사용되면서 색 이름도 ‘코무기이로’로 정착되었습니다.

센료쿠(鮮緑) / 신선한 초록

‘센료쿠(鮮緑)’는 이름대로 ‘신선한 초록색’. 여름의 햇빛을 받아 빛나는 나뭇잎들을 떠올리게 하는 색입니다. 센료쿠의 산뜻한 초록은 채도가 무척 높아 그야말로 신선한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여름다운 전통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을’의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전통색

가을, 모미지(紅葉), 즉 단풍이 아름답고 충만한 색감의 계절. 벼나 과일의 색이 짙어지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깊어가는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전통색들을 소개합니다.

아카네이로(茜色) / 꼭두서니색

‘아카네이로(茜色)’의 ‘아카네’는 ‘꼭두서니’라는 뜻입니다. 덩굴풀의 종류로, 찾아보면 평범한 풀 같지만, 뿌리로 염색을 하면 짙은 붉은색을 냅니다. 오래전부터 ‘아이(쪽)’와 함께 염료 식물로 사용되어왔습니다. 나라 시대에는 와카집인 <만엽집(万葉集; 만요우슈)>에 ‘아카네사스(あかねさす)’라는 ‘마쿠라코토바(枕詞; 와카 등에서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4, 5음절의 수식어)’가 사용되었습니다. 햇빛으로 붉게 물들어가는 모습을 표현한 말입니다. 지금도 공기가 서늘해지는 가을 하늘에 노을이 지며 꼭두서니색으로 물들어가는 아름다운 풍경을 ‘아카네조라(茜空)’라고 말하는 등, 일본에서는 친숙한 전통색입니다.

코가네이로(黄金色) / 황금색

‘금(金)’, ‘황금(黄金)’을 일본어로 ‘코가네’라고 합니다. 금은 변색되지 않고 녹슬지 않는 귀한 금속이죠. 일본에서도 예전부터 채굴이 진행되어 공예품, 미술품에 금이 사용되었습니다. 

일본에서는 벼이삭이 ‘코가네이로(黄金色)’로 익어간다고 표현하는 만큼 가을을 상징하는 전통색입니다. 오렌지빛이 감도는 밝은 황토색에 가깝습니다.

겟파쿠(月白) / 달빛색

‘겟파쿠(月白)’는 달빛을 떠올리게 하는 푸른 느낌의 흰색입니다. ‘츠키이로(月白)’라고 읽기도 합니다. 일본의 가을은 달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기도 한데요. ‘중추의 명월(中秋の名月; 츄우슈우노 메이게츠)’, 즉 음력 8월 15일의 달을 즐기는 풍습을 ‘오츠키미(お月見)’라고 합니다. 동쪽 하늘이 점점 밝고 환해지는 모습을 표현한 예쁜 전통색입니다.

추운 ‘겨울’을 물들이는 색

겨울은 공기는 차갑고, 경치는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초목은 잎을 떨어뜨리고, 산과 들은 눈에 덮여 환상적인 경치를 자아냅니다. 눈을 표현한 색이 많은 것이 겨울 전통색 구성의 특징입니다.

긴이로(銀色) / 은색

‘긴이로(銀色)’는 ‘시로카네(白金)’라고도 불리는 광택이 도는 회색입니다. ‘은’은 예전부터 금 다음으로 귀중한 금속으로 귀하게 여겨졌습니다. 은색을 ‘시로카네(白金)’라고 부른 것에서 눈이 내려 쌓인 새하얀(白) 경치를 ‘긴세카이(銀世界)’, 즉 ‘은세계’라고 표현해왔습니다.

비로우도(天鵞絨) / 비로드색(벨벳색)

‘비로우도(天鵞絨)’는 비로드(veludo), 즉 ‘벨벳’을 뜻하는 일본어 단어입니다. 백조의 깃털처럼 광택 있는 천이라는 뜻에서 ‘天鵞絨’라고 쓰게 되었습니다. ‘天鵞’는 ‘백조’, ‘絨’는 털이 두꺼운 직물을 뜻합니다. 백조는 먼 시베리아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일본에 와서 겨울의 방문을 알려줍니다. 

한국에서는 ‘벨벳 색’이라고 하면 자주색에 가까운 색을 떠올리는데, 일본에서는 위의 사진과 같은 ‘짙은 초록색’입니다. 백조의 털색이 아닌, 벨벳 천의 색에서 가져온 것이죠. 백조의 포근한 털과 벨벳의 포근한 이미지로 ‘겨울’과 잘 어울리는 색입니다.

마츠바이로(松葉色) / 솔잎색

‘마츠바이로(松葉色)’는 솔잎과 같은 깊이 있는 청록색입니다. 일년 내내 아름다운 초록색을 유지하는 소나무는 예전부터 장수와 불로의 상징이었습니다. 또한, 신이 거하는 길한 나무로 오늘날에도 정월 장식인 카도마츠(門松)나 축하행사 때 널리 사용됩니다. 일년 내내 푸르르기는 하지만 ‘정월(1월)’과 관계된 색이다 보니 일본에서는 겨울과 잘 어울리는 색이라고 할 수 있겠죠? 다른 잎들이 다 떨어진 겨울에 그 푸르름이 더 돋보인다는 점에서도 말이죠.

동식물에서 유래한 전통색

일본의 전통색 중에는 동식물에서 유래한 색도 있습니다. 몇 가지 살펴볼까요?

소우시네즈(相思鼠) / 상사조 회색

‘상사조(相思鳥; 소우시쵸우)’라는 색이 선명하고 예쁜 새에게서 유래한 색입니다. 이 새는 에도시대에 중국에서 전해져, 새들의 사이좋은 모습에서 ‘상사조(서로 사랑하는 새들)’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소우시네즈’는 상사조 몸통 부분의 회색~연보라색에 가까운 색으로, 새들이 사이 좋게 서로 몸을 꼭 붙일 때 드러나는 색입니다. 영어로는 ‘라이트 코발트 블루(Light cobalt blue)’에 해당됩니다.

코지카이로(小鹿色) / 아기사슴색

‘코지카(小鹿)’, 즉 ‘아기 사슴’의 털색으로, 물이 살짝 빠진 듯한 순하고 부드러운 갈색입니다. 일본에서 사슴은 신의 사자로, 옛부터 친숙한 동물입니다.

시라유리이로(白百合色) / 흰백합색

백합을 흰색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시라유리이로(白百合色)’는 연한 노란색을 머금은 흰색입니다. 서양에서 전해진 ‘릴리 화이트(lily white)’에서 따온 색으로 전통색 중에서는 ‘신상’ 컬러입니다.

키쿄우이로(桔梗色) / 길경색(도라지색)

도라지꽃의 색, 즉 푸른색을 품은 보라색입니다. 도라지는 여름부터 겨울에 걸쳐 예쁜 별모양 꽃을 피웁니다. 헤이안 시대의 수필 등에서 자주 등장한 전통색입니다. 실제로 색을 찾아보면 연한 느낌보다는 쨍한 느낌에 가깝습니다.

정리

일본 전통색과 함께한 일본문화, 일본어 공부, 어떠셨나요? 지식과 함께 일본의 감성을 함께 느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소개한 색 말고도 예쁜 전통색이 많이 있으니 앞으로 관심을 갖고 공부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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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화가 쉬워지는 일본 역사의 시대 외우기 -> 일본 역사, 복잡한 시대 구분 쉽게 외우는 방법(각 시대의 특징 핵심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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