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리로 일본 여행: 고토치 요리(향토 요리), 나베 요리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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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7

일본 요리 중 겨울이면 특히나 떠오르는 나베(鍋) 요리. 일본 나베 요리의 다양한 종류를 소개한 기사에 이어, 전국 각 지역의 특색 있는 ‘고토치’ 나베 요리를 소개합니다. 따뜻한 나베 국물을 떠올리며 일본 각지의 지리와 특산물을 가깝게 느껴보세요~

<내용 구성>

◆고토치 나베 페스티벌(ご当地鍋フェスティバル)

◆지역 명물을 재료로 사용한 일본 나베들: 동일본 편

◆지역 명물을 재료로 사용한 일본 나베들: 서일본 편

◆고토치 요리, 향토 요리와 일본 여행

고토치 나베 페스티벌(ご当地鍋フェスティバル)

코로나에서 일상으로, 감염 대책을 철저히 하며 조금씩 이벤트, 페스티벌 등이 개최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하나인 '고토치 나베 페스티벌(ご当地鍋フェスティバル)'은 쌀쌀한 날씨와 잘 어울리는 '나베 요리', 그것도 전국 각지의 특색 있는 나베 요리들이 도쿄 중심의 히비야공원에 모이는 자리입니다.

여기서 잠깐> '고토치(ご当地; ごとうち)'란?

'この土地(このとち; 고노토치)', 'この地方(こにちほう; 고노치호)'를 뜻하는 '当地(とうち; 토치)'에 공손한 표현에 붙이는 'ご'를 붙인 표현인 'ご当地'. 존경의 뜻을 담아 '지방'을 지칭할 때, 또는 '어느 지역의 고유의 것'임을 강조해서 말할 때 사용됩니다. '고토치' 하면 '~지역표'의 느낌으로 현지에 찾지 않으면 쉽게 접할 수 없다는 느낌이 강해 더욱 관심이 갑니다.

‘고토치 요리(ご当地料理)’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향토 요리(郷土料理; きょうどりょうり)’와도 개념이 비슷합니다.

2021 히비야 공원 '제8회 고토치 나베 페스티벌(ご当地鍋フェスティバル)'>>

- 2021년 11월 26일~11월 28일 3일간 도쿄 히비야공원에서 개최(<분수 광장>, <제2화단>, <소음악당>)

- 시간: 26일, 27일은 10시~20시, 28일은 10시~17시

- 행사 내용:

1) 나베 그랑프리, 2) 스테이지 존, 3) 고토치 구루메 존, 4) 물산(특산물) 존, 5) 니혼슈(日本酒) 존

-홈페이지: https://nabefes.com/

나베뿐 아니라 다양한 고토치 구루메와 특산물, 니혼슈까지 한자리에 모이는 듯한데요. 이번에 페스티벌에 참여하지 못하더라도 어떤 고토치 나베들이 있는지 살펴봐두었다가 일본 여행을 하면서 맛보아도 좋겠습니다.

지역 명물을 재료로 사용한 일본 나베들: 동일본 편

[야마가타현] 이모니나베(芋煮鍋) / 토란 나베

‘이모'는 '사토이모(里芋)', 즉 토란입니다. 토란을 사용한 나베는 야마가타현에서는 토란의 수확철인 가을~겨울에 즐겨 먹는, 이른바 '소울푸드'. 그 역사는 1600년대 중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합니다. 배로 짐을 나르던 시절, 통신 수단이 없어 배의 도착을 알리지 못해 짐을 가지러 올 사람이 올 때까지 강가에서 기다리며 나베 요리를 만들어 먹었던 것이 그 시작으로, 선착장 근처에 토란으로 유명한 지역이 있어 나베 재료로 토란을 사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원래는 말린 대구를 넣었으나 쇼와 시대 이후에 쇠고기를 더하게 되었다고. 현재는 토란, 쇠고기, 곤약, 파를 기본 재료로 지역이나 가정에 따라 맛이나 재료를 다양하게 즐기고 있습니다. 같은 야마가타 내에서도 일본해에 면한 지역은 양돈업이 발달해 쇠고기 대신 돼지고기를 사용하고 국물도 돼지고기에 어울리는 맛으로 정착되었다고 합니다.

*참고: 농림수산성 <うちの鄕土料理> 芋煮（いもに）

[야마가타현] 쇼나이 모츠니나베(庄内もつ煮鍋) / 돼지 곱창 나베

일본해에 면한 야마가타현 쇼나이(庄内) 지역에서는 겨울철에 말린 대구로 끓인 된장 베이스의 국물 요리인 ‘돈가라지루(どんがら汁; ‘아라지루’라는 의미)’를 즐겨 먹습니다. 쇼나이 돼지도 유명해서 쇼나이 돼지 곱창으로 모츠니나베(곱창 나베)도 맛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이름이 비슷한 ‘모츠나베’, ‘모츠니(나베)’의 차이

모츠나베(モツ鍋): 주로 소의 모츠를 사용, 미리 데치지 않고 단시간 조리, 규슈가 유명, 양배추, 부추 등을 더함
모츠니(モツ煮)/모츠니나베(モツ煮鍋): 주로 돼지의 모츠을 사용, 미리 모츠를 3회 정도 데침, 장시간 조리, 전국적인 요리, 곤약이나 당근을 더함

[니가타현] 텐넨카모네기나베(天然鴨ネギ鍋) / 자연산 오리 나베

제6회, 제7회 고토치 나베 페스티벌 우승 나베. 니가타의 천연 오리를 사용합니다. 파와 궁합이 아주 좋다고 하네요.

[미야기현] 안코키모나베(あんこう肝鍋) / 아귀간 나베

스시집에서 요리로 사랑받는 ‘안키모(あん肝)’. ‘아귀의 간(안코노키모)’을 사용한 요리죠. 아귀의 간을 사용한 나베인 ‘안코키모 나베’도 미야기현에서 맛볼 수 있습니다.

[미야기현] 마다라 시라코나베(真鱈の白子鍋) / 대구 이리 나베

미야기현, 이와테현, 아오모리현에 걸친 ‘산리쿠 해안’과 그 내륙부를 포함한 ‘산리쿠지방(三陸地方)’ 중 미야기현의 ‘게센누마(気仙沼)’, ‘이시노마키(石巻)’, ‘오나가와(女川)’는 사계절 생선이 풍부한 좋은 어장입니다. 이 지역에서는 지방이 오른 메누케(メヌケ)라는 생선을 즐겨 먹는데, 생선 서덜(뼈, 대가리, 껍질)로 끓인 아라지루(アラ汁)가 겨울철 명물 요리입니다.

대구의 이리(정소)를 사용하는 ‘마다라노시라코 나베’도 고토치 나베 페스티벌에 출점합니다.

[도야마현] 시라에비 유키미나베(白えび雪見鍋) / 쌀새우 나베

‘쌀새우’라고 하는 새우를 다시 국물부터 토핑까지 풍부하게 사용한 나베. 도야마현의 명물인 히미(氷見) 어항의 겨울 방어(寒ブリ)를 더합니다. 눈 구경이라는 뜻의 ‘유키미(雪見)’라는 표현을 넣은 것이 재미있습니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도야마현다운 나베입니다.

지역 명물을 재료로 사용한 일본 나베들: 서일본 편

[후쿠오카현] 멘타이 모츠나베(明太もつ鍋) / 명란 곱창 나베

[후쿠오카현] 하카타 모츠나베(博多もつ鍋) / 하카타 곱창 나베

‘모츠나베(モツ鍋)’, 즉 ‘곱창 전골’은 후쿠오카의 고토치 요리입니다. 거기에 역시 후쿠오카 특산품인 ‘멘타이코(명란젓)’을 토핑으로 얹은 것이 ‘멘타이코 모츠나베’.

‘하카타 모츠나베’는 간장 베이스에 통통한 호루몽(ホルモン)을 사용한 하카타시 명물 요리입니다.

참고로 ‘모츠’는 소, 닭, 돼지의 내장 전반을 말하고, ‘호루몽’은 소와 돼지의 장(창자)을 말합니다.

[미에현] 마쓰자카규 규스지나베(松阪牛の牛すじ鍋) / 쇠고기 힘줄 나베

와규의 품종인 ‘구로게와규(黒毛和牛)’ 중 미에현 마쓰자카시에서 사육된 ‘마쓰자카규(松阪牛)’의 힘줄(스지)를 사용한 나베. 조린 버전으로 콜라겐이 듬뿍 들어 있습니다.

[미에현] 이세에비 노코미소나베(伊勢海老の濃厚みそ鍋) / 닭새우 된장 나베

명물 이세에비를 농후한 된장을 풀어 끓인 나베. 이세에비(伊勢海老)는 한국어로 ‘닭새우’라고 하는 새우로 지바현과 미에현에서 전국 어획량의 4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고급 식재료로 ‘건강과 장수’를 상징해 신년에 더욱 사랑받는 식재료입니다.

[와카야마현] 기슈와카야마 텐넨쿠에나베(紀州和歌山の天然クエ鍋) / 자연산 자바리 나베

와카야마현은 기노카와(紀の川)와 구마노가와(熊野川) 두 강이 바다로 흘러드는, 바다를 면한 현입니다. 갈치 생산량은 전국에서도 손꼽으며 부다이(비늘돔)도 유명합니다. 자바리(다금바리), 일본어로 ‘쿠에(クエ)’라는 흰살생선을 사용한 나베는 고기와 같은 맛을 내는 고급 요리로 꼽힙니다.

참고로 ‘기슈(紀州)’는 옛 율령국 이름으로 현재의 와카야마현입니다.

[히로시마현] 카키 도테나베(牡蠣の土手鍋) / 굴 뚝배기 나베

‘도테나베(土手鍋)’란 나베 안쪽 가장자리에 된장을 바르고 주로 굴, 두부, 야채로 끓이는 나베입니다. 히로시마의 명물인 ‘카키(굴)’를 사용한 도테나베가 유명합니다.

[미야자키현] 미야자키 지도리시오나베(宮崎地鶏塩鍋) / 미야자키 토종닭 소금 나베

‘지도리(地鶏)’는 ‘토종닭’ 정도의 의미. 닭뼈인 ‘토리가라(鶏ガラ)’를 푹 끓여낸 육수를 사용한 국물에 닭완자인 ‘토리 츠미레(鶏つみれ)’와 유자후추인 ‘유즈코쇼(柚子胡椒)’를 더합니다. 미야자키현에서는 옛부터 닭 요리를 즐겨 먹었다고 하며, ‘미야자키 지돗코(みやざき地頭鶏)’라고 하는 지도리가 유명합니다. 유자 생산량도 전국 4위. 명물들이 잘 어우러진 나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