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문화가 물씬 느껴지는 일본의 옛날이야기, 대표 작품과 교훈 해설

WeXpats
2022/01/12

‘일본 옛날이야기 중 유명한 것들을 알아두고 싶다’, ‘옛날이야기에 담긴 일본인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그런 분들을 위해 ‘모모타로(桃太郎)’, ‘사루카니갓센(さるかに合戦)’, ‘우라시마타로(浦島太郎)’, ‘하나사카지이상(花咲じいさん)’ 등 일본의 대표 옛날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옛날이야기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이나 일본인 특유의 생각에 대해서도 해설하니 일본 문화를 이해하는 데 참고해보세요~

<내용 소개>

◆일본의 대표적인 옛날이야기(모모타로, 원숭이와 게의 싸움, 우라시마타로, 하나사카지이상)

◆일본 옛날이야기에서 엿보는 일본인의 마음

◆일본 옛날이야기에 담긴 교훈

◆정리

일본의 대표적인 옛날이야기(모모타로, 원숭이와 게의 싸움, 우라시마타로, 하나사카지이상)

옛날이야기는 일본어로 ‘무카시바나시(昔ばなし)’라고 합니다. 말처럼 옛날부터 입으로 전해져온 유명한 이야기들인데요. ‘모모타로’, ‘사루카니갓센’ 등은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작품이라고 할 정도로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옛날이야기를 살펴볼까요?

모모타로(桃太郎; ももたろう)

강에 떠내려온 모모(桃), 즉 ‘복숭아’ 속에서 태어난 남자아이가 이누(犬; 개), 사루(猿; 원숭이), 키지(きじ; 꿩)와 함께 오니가시마(鬼ヶ島; おにがしま)라는 곳에 가서 오니(鬼; 도깨비)를 퇴치하는 이야기입니다.

옛날 어느 곳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고 있었습니다. 강에 빨래를 하러 갔던 할머니가 물에 떠내려온 커다란 복숭아를 주웠습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함께 복숭아 속을 열자 남자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이 아이를 ‘모모타로(桃太郎)’라고 이름 붙여 키우게 됩니다. 어느 날, 오니가시마에 사는 나쁜 도깨비 이야기를 들은 모모타로는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키비당고(きび団子; きびだんご)를 들고 오니가시마로 떠납니다. 가는 도중에 만난 개, 원숭이, 꿩에게 키비당고를 주며 함께 도깨비를 퇴치하러 가게 됩니다. 도깨비 퇴치에 성공한 일행은 도깨비가 갖고 있던 보물을 가지고 마을로 돌아옵니다. 

모모타로와 동물들이 도깨비에 맞서 싸워 승리하는 모습에서 용기를 얻게 되는 이야기로, 지역에 따라 모모타로의 탄생 경위, 결말에 다소 차이가 있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옛날이야기와 일본 문화] 오니가시마, 키비당고

오니가시마(鬼ヶ島)는 도깨비가 사는 상상의 섬. 유명세만큼 ‘오니가시마의 모델’이라고 알려진 곳도 여러 곳입니다. 대표적으로 가가와현의 메기지마(女木島), 기후현의 가니가와(可児川) 등 섬이나 하중도를 비롯, 오카야마현의 기노죠산(鬼城山)도 모델로 거론됩니다.

키비당고(きび団子)는 오카야마시의 특산 과자로 오카야마현의 옛 이름이 ‘키비노쿠니(吉備国; きびのくに)’였던 데서 이름이 유래했습니다. 찹쌀가루로 만든 바둑알 모양의 말랑말랑한 떡인데요. 지금도 키비당고 패키지에는 모모타로와 오니(도깨비)가 많이 그려져 있습니다.

사루카니갓센(さるかに合戦; さるかにがっせん)[원숭이와 게의 싸움]

카니(かに; 게)가 심은 감씨를 못된 원숭이가 훔쳐가고, 이에 화가 난 쿠리(栗; 밤), 하치(蜂; 벌) 등이 협력해 원숭이를 혼쭐내는 이야기입니다.

원숭이와 게가 오니기리와 감씨를 교환하는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원숭이는 “감씨를 심으면 감이 많이 열린다”고 거짓말을 해서 감씨를 게의 오니기리와 교환합니다. 그런데, 게가 심은 감씨에서 정말로 맛있어 보이는 감이 열립니다. 게가 감을 따려고 하지만 손이 닿지 않자, 원숭이가 따주는 척하면서 자기가 먹어버리고 밑에 있는 게에게 감을 한 개 던집니다. 그 감이 게의 등딱지에 떨어져 게는 죽고 맙니다. 게의 새끼, 밤, 벌, 절구(臼; 우스), 쇠똥(牛のふん; 우시노훈)은 이 일로 화가 나서 원숭이가 집을 비운 사이 집으로 들어가 있다가 원숭이가 돌아오자마자 공격을 시작합니다. 밤은 화로(囲炉裏; 이로리) 속에 숨어 있다가 원숭이 얼굴로 튀어오르고, 벌은 물통 속에 숨어 있다가 원숭이 눈을 쏘고… 각각 자신의 실력을 발휘해 원숭이를 혼쭐내는 장면들이 재미있습니다.

[옛날이야기와 일본 문화] 갓센

'갓센(合戦)'은 '편을 갈라 싸우는 것'을 뜻하는 일본어 표현입니다. ‘싸움’에 해당하는 표현인 ‘다타카이(戦い)’와도 비슷한 의미로 사용됩니다. 일본의 연말 이벤트인 NHK홍백가합전은 일본어로 ‘NHK紅白歌合戦(코하쿠우타갓센)', 줄여서 '코하쿠'라고 합니다. ‘홍백 음악 대결’ 정도의 뜻이죠. 운동회의 꽃이라고 불리는 ‘응원전’은 ‘‘오우엔갓센(応援合戦)’입니다. 

우라시마타로(浦島太郎; うらしまたろう)

괴롭힘을 당하는 가메(亀; かめ), 즉 ‘거북이’를 도와준 우라시마타로(浦島太郎; うらしまたろう). 보답으로 용궁성에 초대받아 며칠간 즐겁게 보냅니다. 그러다 마을에 두고 온 어머니 생각에 돌아가고 싶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용궁성의 오토히메사마(乙姫様; おとひめさま), 즉 용왕님의 따님은 우라시마타로에게 다마테바코(玉手箱; たまてばこ)를 건네며 “이 상자는 절대로 열면 안 된다”고 합니다. 마을로 돌아간 우라시마타로는 주변 풍경이 전과 달라진 것에서 용궁성에서 지내는 동안 300년이나 세월이 흘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오토히메사마의 충고를 잊고 다마테바코를 열어버린 우라시마타로는 안에서 나온 연기에 휩싸여 할아버지 모습으로 변해버립니다.

일반적으로는 슬픈 결말로 알려진 우라시마타로 이야기지만, 원작으로 이야기되는 <오토기조시(御伽草子; おとぎぞうし)>에서는 다음 이야기가 더 있습니다. 우라시마타로는 연기에 휩싸여 노인이 된 다음 쓰루(鶴; 학)로 모습을 바꿔 ‘봉래산(蓬莱山; ほうらいさん; 호라이산)’으로 가고, 그때 용궁성의 오히메사마도 거북으로 모습을 바꿔 봉래산으로 향해 둘이 맺어진다는 결말입니다. 일본인 중에서도 이런 결말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옛날이야기와 일본 문화] 다마테바코

우라시마타로 이야기에서 핵심 소품인 ‘다마테바코(玉手箱)’. 원래는 화장도구를 담는 함으로 귀족 여성이 그 안에 선물을 넣어 심부름꾼에게 들려 전달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야기 속에서 다마테바코에 들어 있던 것은 ‘우라시마타로 자신의 나이’였던 셈인데요. 그러면 오토히메사마는 왜 그런 선물을 준 것일까요? 해석 중에는, 우라시마타로가 지상에서 (자신이 아닌) 다른 여성과 결혼을 하려고 마음먹고 결혼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상자를 열까봐 미리 손을 쓴 것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일본어 관용구 중 ‘開けて悔しき玉手箱(あけてくやしきたまてばこ; 아케테쿠야시키 다마테바코)’는 ‘예상이나 기대가 빗나가 실망하는 것’을 가리키는데, 우라시마타로 이야기에서 유래한 표현입니다.

하나사카지이상(花咲じいさん; はなさかじいさん)

‘하나사카지지(花咲じじい; はなさかじじい)’라고도 불리는 이야기입니다. 착한 오지이상(おじいさん), 즉 할아버지가 기르던 개가 죽은 뒤에도 할아버지를 생각해 온가에시(恩返し), 즉 은혜에 보답한다는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할아버지는 길 잃은 개를 발견해 집으로 데리고 돌아가 ‘시로(シロ)’라고 이름을 붙여 기릅니다. 어느 날, 시로는 할아버지에게 ‘코코호레왕왕(ここほれワンワン)’, 즉 ‘여기 파라 멍멍’ 하고 말했습니다. 할아버지가 파보니 대량의 오방・코방(大判・小判; おおばん・こばん)[에도시대에 사용된 금화]이 나왔습니다. 못된 이웃은 시로를 빌려 오방・코방을 얻으려고 꾀를 부립니다. 하지만 작전이 실패하고, 이웃은 시로를 난폭하게 다루어 죽이고 맙니다. 

할아버지가 슬퍼하고 있을 때 시로의 무덤에서 가지가 나와 자라나 마루타(丸太; 통나무)가 됩니다. 할아버지가 이 통나무로 절구를 만들어 할머니와 함께 떡을 찧었는데 절구에서 또 오방・코방이! 그 후 또다시 못된 이웃이 절구를 빌리지만 오방・코방은 얻지 못합니다. 화가 난 이웃은 절구를 태우고 할아버지는 슬퍼하며 절구의 재를 껴안습니다. 그러자 재가 나무에 떨어져 예쁜 꽃이 피어납니다. 할아버지는 꽃을 바라보며 시로를 떠올리고, 할머니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시로와 할아버지의 사랑이 아름답고, 읽고 나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옛날이야기와 일본 문화] 지지이, 바바아

옛날이야기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많이 등장합니다. 할아버지는 ‘오지이상(おじいさん)’, 할머니는 ‘오바아상(おばあさん)’. 각각 ‘지이상(じいさん)’, ‘바아상(ばあさん)’으로도 불리고, 좀 더 편안하게 ‘じじい(爺; 지지이, 지지)’, ‘ばばあ(婆; 바바아, 바바)’라고도 불립니다. ‘지지이’는 ‘할배’, ‘바바아’는 ‘할매’ 정도의 의미이니 노인들에게 직접적으로 사용하면 표현으로는 실례가 될 수 있겠죠? ‘노인’을 말할 때는 ‘老人(ろうじん; 로징)’도 실례가 될 수 있으니 ‘오토시요리(お年寄り; おとしより)’라는 표현을 사용합시다.

일본 옛날이야기에서 엿보는 일본인의 마음

일본의 옛날이야기에는 일본인 특유의 생각과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알기 쉽게 표현된 작품으로는 ‘하나사카지이상’, ‘쓰루노 온가에시(鶴の恩返し; つるのおんがえし; 학의 보은)’, ‘잇슨보우시(一寸法師; いっすんぼうし; 일촌법사)’ 등이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쓰루노 온가에시>, <카구야히메>는 <일본 동화> 기사에 줄거리가 소개되어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잇슨보우시>는 WeXpats Naver Blog 기사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여성은 신비한 존재

일본의 옛날이야기에서 여성이 신비한 존재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쓰루노 온가에시(학의 보은・은혜 갚은 학)’가 대표적. 할아버지에게 도움을 받은 학이 여성으로 모습을 바꿔 천을 짜서 보답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여성은 방 안을 들여다보지 말라고 하지만, 할아버지는 궁금해서 들여다보고 맙니다. 정체가 밝혀진 여성은 자신은 도움을 받은 학이라고 전하고 하늘로 날아간다는 결말입니다. 이 이야기에서는 강하고 마음씨 고운 여성이 신비로운 학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또한 일본에서는 ‘들여다보면 안 되는’ 대상이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대상인 경우가 많아, 들여다보면 안 되는 방에 여성이 들어가 있는 점에서 여성이 신비롭고 아름다운 존재라는 것을 나타낸다고 읽어볼 수 있습니다. 

욕심이 없으면 없을수록 성공한다

일본의 옛날이야기에는 욕심이 없을수록 행복이 찾아온다는 것을 표현하는 작품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앞에서 소개한 ‘하나사카지이상’이 대표적. 오방 코방을 손에 넣으려고 욕심을 부리는 이웃은 뜻대로 되지 않고, 욕심 없는 할아버지는 행복을 손에 넣습니다. 욕심 없이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품격 있는 삶이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쓰루노 온가에시’처럼 마지막에는 원래 장소로 돌아가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카구야히메(かぐや姫; かくやひめ; 카구야 공주)’도 십오야(十五夜)가 되었을 때 할아버지와 헤어져 달로 돌아가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해피엔드가 아니라 원래 장소로 돌아가며 끝나는 옛날이야기에서도 욕심을 가지면 좋지 않다는 생각이 일본인의 마음속에 깃들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떤 존재라도 가치가 있다

일본의 옛날이야기에는 모든 존재는 가치가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작품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잇슨보우시’. 몸이 정말 작은 잇슨보우시지만 도깨비에게 공격당한 공주를 위해 당당히 맞섭니다. 도깨비는 ‘그렇게 작아서 어디 이기겠나’ 하고 빈정대지만 잇슨보우시는 포기하지 않고 싸워 결국에는 승리합니다. 몸 크기와는 관계 없이 어떤 사람이라도 곤란한 상황을 넘어서서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일본 옛날이야기에 담긴 교훈

일본의 옛날이야기에는 교훈도 담겨 있습니다. 어릴 때 읽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어른이 되어서 다시 읽어도 배우게 되는 점들이 있습니다.

나쁜 짓을 하면 자기에게 되돌아온다

‘사루카니갓센’에서는 원숭이가 오니기리를 손에 넣거나, 감을 얻거나 하는 등 득을 보는 장면이 있습니다. 단, 결국에는 게의 동료들인 밤, 벌 들에게 공격을 받죠.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는다, ‘업(악행)을 쌓기보다 덕(선행)을 쌓으라’라는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자기 행동에 따라 길이 열린다

일본의 옛날이야기 중에는 행동력이나 호기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행동력, 호기심에 따라 길이 열린다는 교훈을 담은 대표적인 이야기로 ‘코부토리지이상(こぶとりじいさん)’이 있습니다. ‘코부(こぶ)’는 ‘혹’으로, 제목을 한국어로 번역하면 ‘혹 뗀 영감’ 정도가 됩니다. 

혹이 있는 착한 할아버지와 못된 할아버지가 있었습니다. 착한 할아버지는 산의 사당에 가서 도깨비 연회에 섞여 즐겁게 춤추다 혹을 떼게 됩니다. 그후 산에 간 못된 할아버지는 즐겁게 춤을 추지 못해 혹을 한 개 더 달게 됩니다. 먼저 행동하는 힘과 호기심을 갖고 무엇이든 즐기는 힘이 있으면 일이 좋은 방향으로 진행된다는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주위 사람과 협력하면 목적을 이룰 수 있다

‘모모타로’에서는 주위와 협력해 목적을 이루는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모모타로가 개, 원숭이, 꿩의 도움을 받아 전원의 힘을 모았기 때문에 도깨비 퇴치에 성공했듯이, 무엇이든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주위에 의지하는 것도 때로는 중요하다는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정리

일본의 대표적인 옛날이야기 중 ‘모모타로’, ‘사루카니갓센’, ‘우라시마타로’, ‘하나사쿠지이상’ 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일본인의 마음을 엿보거나 교훈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작품들인데요. 일본의 옛이야기를 읽을 때 작품의 메시지나 교훈, 작품에 표현된 일본인의 생각과 마음에 주목하면서 읽으면 일본 문화와도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관련 기사>

일본 동화의 대표 작품과 교훈, 특징 -> 일본 동화 읽으며 일본어, 일본 문화 공부~(+유명한 일본 동화 줄거리, 동화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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