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요리로 ‘우나기’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너무 달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정말 맛있었다는 사람도 있고… 내가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 그런 분들을 위해 일본의 여름 보양식 우나기를 즐기기 위한 다양한 정보를 꼼꼼히 담아봤습니다.
<내용 소개>
◆ 우나기 요리의 대표 주자들, 일본어로 이름 알아두기
◆ 우나기, 천연 or 양식? 일본에서는 ‘이곳’이 유명!
우나기, 아나고? 차이는?
우나기는 일본어로 다양하게 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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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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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타카나: ウナ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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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가나: うなぎ
읽기는 ‘우나기’로 모두 똑같습니다.
초밥에 들어가는 ‘아나고(穴子; アナゴ; あなご)’와 뭐가 다른지 헷갈리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우나기도, 아나고도 모두 ‘우나기목’에 속합니다. 우나기는 강에서 생활하고 알은 바다에서 낳기 때문에 양식을 위한 치어의 어획이 어려워 가격이 더 비쌉니다. 강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 ‘민물 장어’라고 불립니다.
아나고는 해수어로, 바다 밑의 모래나 진흙에 구멍(아나; 穴)을 파고 들어가 생활합니다. 일본에서는 아나고보다 우나기를 더 많이 즐기는 문화라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우나기는 아나고에 비해 맛이 농후하고 지방이 많아 구워 먹는 데 적합합니다. 아나고는 상대적으로 담백해 튀김이나 맛이 진한 요리로도 물리지 않고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한국어로 우나기는 ‘뱀장어 / 민물장어’, 아나고는 ‘붕장어 / 바다장어’라고 불립니다.
추천 기사
우나기 요리의 대표 주자들, 일본어로 이름 알아두기
일본에는 다양한 우나기 요리들이 있습니다. 일본어로 이름을 알아두면 주문할 때 편리합니다.
우나기쥬 또는 우나쥬(鰻重)
사각형 나무 상자 ‘쥬바코(重箱)’에 담겨 나오는 우나기 덮밥.
우나동(うな丼) 또는 우나기동(うなぎ丼)
둥근 ‘돈부리(丼, どんぶり)’ 그릇에 담겨 나오는 우나기 덮밥.
카바야키(かば焼き; 蒲焼)
생선을 갈라 뼈를 발라내고 꼬챙이에 꽂아 초벌 구이한 뒤 타레(간장, 미림, 설탕, 술을 섞은 진한 양념 소스)를 발라 굽는 방법. 장어를 카바야키로 구운 것은 ‘우나기 카바야키’라고 함. 우나기쥬와 우나동 모두 밥 위에 우나기 카바야키를 올린 것.
시라야키(白焼き) 또는 스야키(素焼き)
생선을 갈라 뼈를 발라내고 꼬챙이에 꽂아 타레를 바르지 않고 굽는 방법. 담백한 맛을 즐기기 위해 소금, 간장을 가볍게 찍어 먹거나 와사비 등을 더해 먹음. 우나기도 시라야키/스라야키로 먹을 수 있음.
여기서 잠깐>> 간토와 간사이의 서로 다른 카바야키 스타일
‘도쿄’의 간토 지방과 ‘교토’, ‘오사카’의 간사이 지방은 카바야키 방식이 달라 식감도 다릅니다. 간토는 등쪽을 가른 뒤 머리를 제거하고 초벌 구이한 뒤 타레를 바르기 전에 한 번 쪄내는 방식으로 식감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 간사이는 배 쪽을 가른 뒤 머리를 그대로 두고 찌지 않고 타레를 발라 직접 구워 바삭한 식감이 특징. 전자를 ‘에도야키(江戸焼き)’, 후자를 ‘지야키(地焼き)’라고 합니다.
키모스이(肝吸い)
우나기의 위와 내장인 ‘키모(肝)’를 사용한 국물 요리. 우나쥬와 같이 제공되기도 함. 키모에는 철분, 비타민 A, 엽산이 우나기 살에 비해 대단히 많이 함유되어 있음.
키모야키(肝焼き)
우나기의 위와 내장에 타레를 발라 구운 것. 꼬치에 끼운 ‘쿠시야키(串焼き)’로 파는 경우도 많음.
히츠마부시(ひつまぶし; 櫃まぶし)
우나기 카바야키를 한 입 크기로 잘게 썰어 밥 위에 올리는 아이치현 나고야시의 명물 요리(다른 지역에서도 먹을 수 있음). 마지막에 다시지루(다시국물)를 부어 오차즈케처럼 즐기는 것도 매력. ‘히츠마부시’는 지은 밥을 담는 목제 그릇인 ‘히츠(오히츠; お櫃)’에 ‘섞다(마제루; 混ぜる)’의 의미를 가진 ‘마부시’라는 단어가 더해진 이름.
[참고] ‘스시’, ‘덴푸라’, ‘우나기(히츠마부시)’, ‘우동’과 ‘소바’, ‘스키야키’ 등 대표적인 일본 요리들을 즐기는 법을 일본어와 함께 알아두시려면 <일본 음식 먹는 법, 더 맛있고 재밌게(+일본어 단어 공부)> 기사도 읽어보세요.
우나기 먹는 날
한국에 ‘복날’과 ‘삼계탕’이 있다면, 일본에는 ‘우나기 먹는 날’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달력상의 ‘일(日)’에 ‘子の日(쥐의 날)’, ‘午の日(말의 날)’... 등으로 십이지를 붙여 부르고, 절기, 의식을 특정한 날에 치러왔는데요. 그중 ‘소의 날’, 즉 ‘우시노히(丑の日)’에는 우나기를 먹어왔습니다. 정확하게는 ‘우나기(鰻)’, ‘우동(うどん)’, ‘우메보시(梅干し)’, ‘우리(瓜)’[박과, 즉 ‘오이’, ‘수박’, ‘박’ 등] 등 ‘우(う)’가 들어가는 음식을 먹으면서 병에 걸리지 않고 재해 등을 겪지 않기를 기원했습니다.
우시노히 중에서도 전국적으로 대대적으로 우나기를 먹는 날은 ‘나츠노 도요노 우시노히(夏の土用の丑の日)’, 즉 ‘여름의 도요의 소의 날’입니다. ‘도요(土用)’란, 일 년에 네 번, 절기상 입하, 입추, 입동, 입춘 전의 18일간을 말하고, 여름의 도요는 입추 전 18일. 즉, 입추 전 18일 중 ‘우시노히’에 우나기를 먹는 것입니다. 해마다 날짜가 달라지며 2023년에는 7월 30일 일요일입니다.
일본에서는 ‘보양’, ‘보양식’이라는 표현 대신 ‘夏バテ防止(나츠바테보시)’란 말을 사용합니다. ‘더위 먹음 방지(예방)’을 뜻하므로, 우나기를 먹고 ‘나츠바테보시’를 한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우나기, 천연 or 양식? 일본에서는 ‘이곳’이 유명!
일본에서 먹는 우나기의 99%는 ‘양식’ 우나기입니다. 정확히는 우나기의 치어로 5~6cm 크기인 천연 ‘시라스우나기(シラスウナギ)’를 잡아 성장시키고 있습니다. 단, 천연 우나기는 절멸위구종으로 점점 어획량이 줄고 있어 ‘흰 다이아몬드(白いダイヤ)’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대단히 비싸고 귀합니다. 2021년 데이터로는 1kg당 132만엔(약 1320만원), 피크 때는 1kg당 200만엔(2000만원). 희소한 만큼 잡을 수 있는 사람, 시기, 양이 정부에 의해 정해져 엄격히 관리되고 있습니다.
우나기를 즐겨 먹는 일본에서는 우나기의 인공 부화, 완전 양식 연구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완전 양식은 기술은 확보되어 있으나 비용 부담으로 실용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참고: kagoshimaunagi / 浜名湖産直マーケット
일본의 대표적인 우나기 산지
우나기 양식에 필요한 시라스우나기가 잡히는 곳이 일본의 대표적인 우나기 산지. 가고시마현, 아이치현, 미야자키현, 시즈오카현, 도쿠시마현 등입니다.
<2020년 도도부현별 우나기 생산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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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가고시마현 7,057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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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아이치현 4,315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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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미야자키현 2,856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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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시즈오카현 1,536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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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도쿠시마현 243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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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생산량 16,887톤
*참고: 日本養鰻漁業協同組合連合会
2018년 일본 국내의 우나기 생산량은 약 1만 7천 톤, 중국, 대만 등에서 수입된 우나기 양이 약 3만 2천 톤이었습니다. 국내 생산량과 수입량을 합친 일본의 우나기 생산량(약 4만 9천 톤)은 전 세계 우나기 생산량의 35%였습니다.
*참고: 日本養鰻漁業協同組合連合会
우나기를 가장 많이 먹는 지역은?
우나기를 즐겨 먹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맛있는 우나기 음식점들이 많이 있을 확률이 높을 것 같은데요. 우나기를 즐겨 먹는 지역도 알아보겠습니다.
<2인 이상 세대에서 연간 우나기 카바야키에 지출한 금액 - 총무성 가계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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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교토부 교토시 4,99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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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시즈오카현 하마마츠시 4,876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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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 3,75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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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효고현 고베시: 3,503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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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가고시마현 가고시마시: 3,469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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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도쿄도 구부(도쿄 도내의 구들) 2,704엔
*참고: 総務省統計局 <家計調査>(2023-02-07)
여기서 잠깐>> 하마마츠시의 명물 ‘우나기 파이(うなぎパイ)’에는 우나기가 들었을까?
페이스트리 과자로 길쭉한 모양이 장어를 닮은 ‘우나기 파이’. 실제로 우나기 엑기스 분말이 들어 있습니다. 1961년에 시즈오카현 하마마츠시의 과자회사 '슌카도(春華堂)'에서 프랑스 과자인 팔미에 파이(Palmier Pie)를 기본으로 개발을 시작,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한 끝에 현재 판매되고 있는 형태의 우나기 파이를 완성했습니다. 맛은? 부담스럽지 않고 달달한 맛입니다.
우나기 파는 곳, 가격대
우나기는 어디 가서 먹을 수 있을까? 교토 기온 거리의 고급스러운 우나기 전문점이 떠오르는데… 좀 더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은 없을까? 우나기를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루트를 소개드립니다. 가게를 예시로 소개드리고 기사 작성 시점의 가격대도 참고로 소개드립니다.
우나기 전문점
고급스러움과 역사를 자랑하는 노포부터 저렴한 체인점까지 다양한 우나기 전문점이 있습니다.
[교토부 교토시] 히로카와(廣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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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우나기를 사용해, 당일 취급하는 우나기의 산지를 안내함. 우나기동 3,100엔. 우나쥬 3,900엔. ‘상’우나쥬와 ‘특상’우나쥬, 카바야키, 스야키 키모야키 등 메뉴가 다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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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11:00~15:00(라스트 오더 14:30) / 17:00~21:00(라스트 오더 20:00) / 매주 월요일 휴무(공휴일도), 연말연시, 1월, 5월, 10월 연휴 휴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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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京都府京都市右京区嵯峨天龍寺北造路町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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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 https://unagi-hirokawa.jp/kr/ (한국어 페이지)
[시즈오카현 미시마시] 사쿠라야(桜家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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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6년에 창업한 역사 있는 우나기 전문점. 우나기 카바야키 1인분 가격 세금포함 4,700엔. 2인분부터 주문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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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11:00~20:00(품절시 영업 종료, 15:30~17:00 준비중으로 쉴 수 있음) / 매주 수요일 휴무, 월 1회 화수 연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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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静岡県三島市広小路町13-2
[전국 체인] 우나토토(宇奈と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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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고 저렴하고 맛있게 즐기는 우나기’를 모토로 도쿄도와 오사카부 등에서 다수의 점포를 운영하는 우나기 전문점 체인. 일반 우나동은 590엔. 우나동 더블(우나동의 우나기 양의 2배)은 1,100엔. 우나쥬가 960엔. 우나쥬 ‘상’과 ‘특상’, 히츠마 부시(1,100엔), 카바야키, 키모쿠시(키모 꼬치구이) 등 메뉴가 다양함. 인터넷으로 벤토(도시락) 예약도 가능.
백화점 지하, 백화점 내 레스토랑, 슈퍼마켓
‘데파치카(デパ地下)’라고 불리는 백화점 지하 식품 매장, 백화점 내의 레스토랑에도 유명 점포의 매장이 들어서 있습니다. 슈퍼마켓이나 쇼핑몰의 식품 매장, 생선 매장에서도 카바야키 등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신우메다본점 / 한큐우메다본점 / 다카시마야 오사카점 / 다이마루백화점 하카다점의 지하] 우오이(魚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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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7년에 창업한 뒤 간사이 지역의 지야키 방식을 고수해온 노포. 우나기벤토가 1,728엔~4,340엔. 히츠마부시 벤토가 2,484엔. 우나기 계란말이, 카바야키, 키모야키, 키모스이 등 메뉴가 다양함.
[이세탄 신주쿠점] 우나기 츠키지 미야가와 혼텐(うなぎ つきじ宮川本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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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3년에 창업한 우나기 전문점에서 기술을 전수받은 점주가 츠키지에 개업한 점포의 매장. 우나쥬가 약 4,180엔 정도로 메뉴 구성은 매월 달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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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평일 11:00~22:00(라스트 오더 21: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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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이세탄 신주쿠점 본관 7층
규동 전문점
마츠야(松屋), 요시노야(吉野家), 스키야(すき家) 등 규동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규동 체인점에서도 우나기를 맛볼 수 있습니다. 우나기 먹는 날인 ‘도요노 우시노히’ 시즌에 우나기 벤토, 우나쥬 등을 판매하며 가격은 850~1,100엔 정도입니다.
편의점
일본의 주요 편의점 체인에서도 도요노 우시노히에 맞춰 우나쥬 등을 판매합니다. 사전 예약제로만 살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원한다면 약 1개월 전부터 관심을 갖고 미리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격은 1,500엔~4,500엔 정도로 다양합니다.
패밀리 레스토랑
역시 도요노 우시노히에 우나기 벤토, 우나쥬 등을 판매합니다. 일본의 패밀리 레스토랑은 저렴한 가격대라는 인상인데요. 약 1,000엔~1,500엔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우나기 메뉴를 맛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나기는 물론 일본의 대표적인 음식들은 생각보다 다양한 곳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일본 식당과 일본 음식 전문점 종류, 이용 팁과 함께 소개> 기사에서 살펴보세요.
온라인 판매, 후루사토 납세
일본에 살고 계시다면, ‘츠한(通販)’, 즉 온라인 판매로도 우나기 특산지, 유명 점포의 우나기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특히 후루사토 납세(ふるさと納税)를 이용하면 좋습니다.
지역의 특산물을 선물로 받을 수 있는 찬스! 일본에 살고 있어 ‘후루사토 납세’를 이용해보고 싶지만 개념이 잘 와닿지 않는 분들이라면 <후루사토 납세: 공제액 계산~답례품 선택~신고까지 도전!>의 기사를 통해 알아보세요.
[참고] 우나기를 대체할 수 있는 식품들도 개발중
우나기를 사랑하는 일본. 그러나 절멸위구종인 우나기를 대체할 필요성도 대두되어 우나기의 맛을 재현한 요리들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2018년 생선 가공 식품 회사에서 개발한 “호보우나기(ほぼうなぎ)”[번역: “거의 우나기”]. 생선살과 몸에 좋은 산마 등을 갈아 넣어, 시즈오카의 우나기 카바야키 공장에서 똑같은 타레를 사용해 만든 대체 우나기로, 맛도 모양도 우나기 카바야키와 매우 비슷합니다. 가격은 한 팩에 898엔입니다.
*참고: 아사히신문디지털
또한, 닛신식품에서는 동물 유래 원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우나기 카바야키의 식감, 모양, 풍미를 재현한 ‘플랜트 베이스 우나기(プラントベースうなぎ)’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참고: 닛신식품
이번 기사가 우나기에 대해 제대로 알고 맛있게 즐기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