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통놀이로 일본문화, 일본어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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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8

연날리기, 팽이치기는 있고, 윷놀이, 제기차기는 없다? 한국에 없는 놀이들은 신기하고~ 한국과 비교하면 더 재미있는 일본 전통놀이의 은밀한 매력에 빠져보세요!

<내용 구성>

◆타코(문어)와 이카(오징어)를 날리자!: 타코아게(凧揚げ)

◆그림이 그려진 주걱?: 하고이타(羽子板)와 하네츠키(羽根突き)

◆웃으면 복이 와요~: 후쿠와라이(福笑い)

◆하나쯤 갖고 싶은 장난감: 켄다마(けん玉)

타코(문어)와 이카(오징어)를 날리자!: 타코아게(凧揚げ)

일본의 전통놀이 중 그 인기로 인해 금지령까지 내려진 놀이가 있었으니, 바로 ‘연날리기’, ‘凧揚げ(타코아게)’입니다. 

‘凧’라는 한자는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한자. ‘바람’을 뜻하는 ‘風’에 ‘천(헝겊)’을 뜻하는 ‘布’를 더하는 느낌으로 만든 한자입니다. 바람을 가르고 높이 ‘올라가는(あがる)’ 연을 기운이 상승하는 좋은 의미로 받아들여 정월, 단오절(일본에서는 남자아이의 성장을 바라는 날) 등 절기에 맞춰 연날리기를 하는 문화도 자리잡았습니다. 바람이 큰 화재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바람을 가르고(切って) 올라가는 연을 ‘화재 방지’의 의미로 읽어 매년 정해진 날에 화재가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연을 날리는 지역도 있다고 합니다.

‘イカ(이카; 오징어)’와 ‘タコ(타코; 문어)’: 연의 이름이 바뀐 사연

문제는 에도시대에 지붕에 올라가서 연을 날리는 것이 대유행하면서 일어났습니다. 에도시대 초기에는 연을 ‘イカ(이카)’라고 불렀는데, 에도시대 무가에서 연날리기를 하느라 지붕이 남아나질 않아 매년 수리비가 엄청나게 들어갔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연날리기가 ‘싸움’으로 번져, 상대의 줄을 끊기 위해 연줄에 유리조각이나 송진을 바르거나, 칼을 장착한 나뭇조각 등을 동원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에 관료들이 나서서 ‘이카아게 금지령’을 내렸는데, 에도시대 연날리기 팬들은 ‘이카’를 ‘타코’로 바꿔 ‘타코아게’를 계속해서 즐겼다고 합니다. 관료들도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고~ ‘이카’가 ‘타코’가 된 사연, 참 재미있죠?

‘이카’, ‘타코’ 말고도 ‘하타(ハタ)’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지역에 따라 자기 지역의 연을 만들어 명칭을 붙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의 각 지역에서 ‘연’을 가리키는 단어(*)>

  • 아오모리현 시모키타: 타코바타(タコバタ)

  • 도호쿠(東北) 동부: 하타(ハタ), 텐바타(テンバタ)

  • 니가타현~호쿠리쿠(北陸)・긴키(近畿)・주고쿠(中国) 동부・시코쿠(四国) 세토우치 연안: 이카(イカ), 이카노보리(イカノボリ)

  • 주고쿠(中国) 서부: 요즈(ヨーズ)

  • 규슈(九州) 북부: 타코바타(タコバタ), 타카바타(タカバタ), 하타(ハタ), 타츠(タツ) 등

  • 나가사키현 북부・히라도(平戸)・고토(五島)열도 및 이키노(壱岐): 요츄(ヨーチュ), 요쵸(ヨーチョ)

  •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宮古島): 카비투즈(カビトゥズ)

  • 오키나와현 야에야마(八重山)제도: 비키타마(ビキタマ)

  • 그 밖의 지방: 타코(タコ)

*2015년 12월 26일 고쿠가쿠인(國學院)대학 홈페이지 <日本各地で縁起物として扱われた凧>(오가와 나오유키(小川直之))https://www.kokugakuin.ac.jp/article/48197

그림이 그려진 주걱?: 하고이타(羽子板)와 하네츠키(羽根突き)

가부키풍의 그림이 그려진 화려한 주걱. 처음 보면 그렇게 표현하게 되는 ‘하고이타(羽子板)’. 일본의 전통 배드민턴 라켓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셔틀콕의 이름은 ‘하네(羽根)’. 두 사람이 각자 하고이타를 가지고 하네를 주고 받는 놀이를 ‘하네츠키(羽根突き)’라고 합니다.

하키와 비슷한 놀이가 무로마치시대(1336년~1573년)에 접어들면서 현재의 하고이타와 하네를 사용한 ‘하네츠키’의 형태로, 여자아이들의 건강을 바라는 놀이로 자리잡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입니다. 

모기 퇴치, 액막이, 오마모리, 연말 선물, 정월장식, 가부키 배우 얼굴 그림판… 다양한 목적으로 애용되어온 하고이타(羽子板)

누가 처음 하고이타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까요? 오늘날에는 정월에 특히 많이 볼 수 있는 하고이타에는 사람 얼굴이 그려진 경우가 많습니다. 

무로마치시대에 놀이로 자리잡은 하고이타는 이후 전국시대(戦国時代)부터는 ‘장식’ 요소가 강해지면서 ‘라켓’이 아닌 ‘그림 액자’라는 또 하나의 목적으로도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하고이타를 장식하면 모기에 물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고 하네요. 전국시대만 해도 ‘모기=역병’을 뜻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하고이타가 ‘역병 퇴치’, ‘액막이’, ‘오마모리(몸을 지켜주는 물건)’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고 봐도 되겠죠?

에도시대에 접어들어서는 여자아이가 있는 집안에 연말에 하고이타를 선물하는 문화가 자리잡았고, 선물받은 이들이 하고이타를 장식하면서 ‘정월(1월) 장식’으로도 각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가부키가 유행했던 에도시대. 인기 배우들의 얼굴이 그려진 하고이타도 대유행! 이후에도 배우의 얼굴들이 자주 그려졌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일본, 해외의 정치인들 얼굴이 그려진 하고이타까지 등장해 웃음을 자아냅니다. 

웃으면 복이 와요~: 후쿠와라이(福笑い)

연날리기, 하고이타와 함께 정월을 대표하는 전통놀이, ‘후쿠와라이(福笑い)’입니다. ‘복’과 ‘웃음’이라는 두 글자가 합해진 재미있는 이름만큼 놀이도 무척 귀엽고 재미있는데요. ‘멘(面)’, 즉 ‘탈’, ‘가면’ 중 유명한 얼굴을 따라 얼굴 윤곽을 그린 종이에, 눈썹, 눈, 코, 입이 따로 그려진 작은 조각들을 눈을 감고 올려놓는 놀이입니다. 눈을 감고 올려놓으니 눈코입이 제대로 올라가기가 어렵겠죠? 더 이상한 얼굴을 만든 사람, 또는 덜 이상한 얼굴을 만든 사람이 승자가 되는 식으로 승부를 가르게 됩니다. 이 놀이에서 비롯되서 ‘이상한 얼굴’을 ‘후쿠와라이’라고 말하게 되었다고~

[참고] 후쿠와라이의 얼굴 윤곽이 되는 유명한 멘의 이름은 ‘오카메(おかめ)’, ‘오타후쿠(おたふく)’라는 이름의 멘입니다. 

웃는 가정에는 복이 온다

유래는 불분명하지만, 정월 놀이로 자리잡은 것은 메이지시대로 이야기 되는 ‘후쿠와라이’. 우리에게 ‘웃으면 복이 온다’는 속담이 있듯이, 일본어에는 ‘笑う門には福来たる(와라우카도니와후쿠키타루)’라는 고토와자(ことわざ; 속담)가 있습니다. ‘門(카도)’는 ‘집안’, ‘가족’, ‘가정’이라는 뜻으로, ‘웃는 가정에는 복이 온다’는 말이 되는데요. 쇼와시대까지는 이 놀이를 하며 웃는 동안 복이 깃들기를 바라며 ‘후쿠와라이’ 놀이를 하는 가정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후에는 가정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지만, 여러 단체 등의 이벤트에서 종종 만날 수 있다고 하네요.

하나쯤 갖고 싶은 장난감: 켄다마(けん玉)

촛대 같은 나무 봉과 동그란 나무 공이 실로 연결된 놀이기구, 또는 이 놀이기구로 하는 놀이, ‘켄다마(けん玉)’입니다. 오늘날에는 히라가나 ‘けん’으로 쓰지만 원래는 ‘剣’, 즉 ‘검’이란 뜻으로 뾰족하게 된 송곳 같은 부분을 가리킵니다. ‘다마(玉)’, 즉 공에는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공과 검은 실로 연결되어 있어 공이 도망갈 리가 없죠. 공의 구멍을 송곳에 끼우거나, 본체의 좌우의 둥근 부분, 본체의 바닥의 둥근 부분에 공을 올리는 방식으로 놀이를 합니다.

켄다마의 진화, 日月ボール(지츠게츠 보루; 태양달 볼)

켄다마는 1809년의 문헌에 그림과 함께 최초로 소개되었다고 하는데요. 오늘날과 같은 켄다마는 1919년(다이쇼 8년)에 히로시마의 ‘에구사 하마지(江草濱次)’라는 사람이 발명한 것이라 합니다. 원래는 현재의 본체에 해당하는 부분만 있어 송곳이나 바닥의 둥근 부분에 공을 끼우거나 올리는 방식으로 놀이를 했는데, 에구사 씨가 가로로 막대를 하나 더 만들어 끼워 둥근 부분이 3곳이 되도록 만든 것. 빨간 공은 ‘태양(日)’과 같고, 세 부분의 둥근 부분은 ‘초승달(三日月)’ 같다고 해서 ‘日月ボール(지츠게츠 보루)’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전 세계적으로 켄다마가 존재하지만 둥근 부분이 3곳인 켄다마는 일본에만 있다고 합니다(*) ‘태양달 볼’ 참 예쁜 이름이죠? 그래서 공이 태양처럼 빨갛게 칠해졌나봅니다. 

*일본완구박물관 홈페이지 2009년 7월 <けん玉と日月ボール> https://japan-toy-museum.org/archives/month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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