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역사, 왠지 어렵게만 느껴지는데 일본 드라마는 또 재밌다!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하는 역사 드라마라면, 왠지 일본 역사와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내용 구성>
◆‘마츠 준’이 연기할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어떤 인물?
NHK 대하드라마(大河ドラマ)란?
일본 그룹 아라시(嵐)의 멤버, 마츠모토 준(松本潤)이 NHK 대하드라마 주연으로 발탁되었다는 뉴스가 전해져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되었습니다. 대하드라마라면 시대극(時代劇), 본격 역사를 다룬 것일 텐데… 일본 역사를 잘 몰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지?
1963년에 첫 방송, 2021년에 60번째 작품, 매주 일요일 저녁 8시, 1년간 방송이 기본
1963년 4월 7일 일요일 밤 8시 45분에 45분 분량의 <花の生涯(꽃의 생애)>가 방송된 것이 ‘대하드라마(당시에는 ‘대형오락시대극’, 요미우리신문에서 ‘대하소설’에 빗대 ‘대하드라마’라는 표현을 쓴 것이 두 번째 작품부터 사용됨)’의 시작이었습니다. 에도막부 말기의 최고 정치인인 ‘다이로(大老)’로 미일수호통상조약을 체결, 그 과정에서 숙청한 반대판에게 결국 암살당하고 마는 역사 속 인물 ‘이이 나오스케(井伊直弼)’의 생애를 몇 명의 여성들의 삶과 함께 그려낸 작품이었습니다.
당시에 TV는 보급되었지만, 엔터테인먼트의 대세는 ‘영화’였습니다. NHK에서는 영화의 재미를 줄 수 있는 대작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스타’ 섭외에 나섰습니다. 첫 작품의 주인공은 가부키 배우와 인기 절정의 영화 배우로, 가부키계에서는 1년 내내 공연 스케줄이 잡혀 있고, 영화계에서는 배우가 영화계 5사와 계약을 체결, 티비 드라마에는 출연하지 않는 것이 룰이었습니다. 삼고초려 끝에 배우들을 어렵게 섭외하면서, 대하드라마는 첫 작품부터 시청자들에게 확실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두 번째 작품부터는 1월~12월까지 꼬박 1년 동안 매주 일요일에 방송되었고, 1970년의 여덟 번째 작품부터는 매주 일요일 8시로 방송 시간이 고정되었습니다.
일본 역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하다고 할 수 있는 ‘전국시대(戦国時代)’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많지만, 다양성을 위해 근・현대 역사를 3년 연속으로 다룬 시기도 있었지만, 4년 만에 다시 전국시대의 인물인 ‘다테 마사무네(伊達政宗)’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 <独眼竜政宗(도쿠간류마사무네)>가 방송되자 시청자들은 역대 최고 시청률로 전국시대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었습니다(평균 시청률 39.7%).
1993년~1994년에 방송된 세 작품은 각각 6개월, 9개월로 방송 기간을 줄이기도 했고,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대하드라마가 다수 만들어지면서 여러 가지로 변화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올해 방송 예정인 <青天を衝け(청천을 찔러라)>가 대하드라마의 60번째 작품입니다.
*NHK 아카이브스 홈페이지 <대하 60> ‘대하드라마란?’ https://www2.nhk.or.jp/archives/taiga/about/images/manga.pdf **NHK 아카이브스 홈페이지 <만화로 읽는 NHK 히스토리: 제7화 “대하”라고 불리는 드라마의 탄생> https://www2.nhk.or.jp/archives/taiga/about/images/manga.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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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 준’이 연기할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어떤 인물?
2023년 방영 예정인 <どうする家康(도스루 이에야스; 어떻게 하나, 이에야스)>의 주인공은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역사 속 유명인 ‘도쿠가와 이에야스(徳川家康; 1542~1616)’입니다. 일본의 시대 구분상 무로마치 시대(室町時代)~에도 시대(江戸時代)를 살았던 ‘전국 다이묘(戦国大名; 센고쿠다이묘),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과 함께 ‘천하통일’을 이루어낸 ‘천하인(天下人; 텐카비토)’ 중 한 사람이자, 에도막부의 초대 ‘쇼군(将軍)’입니다. >>다이묘, 천하인(텐카비토), 천하통일, 쇼군이란?
여기서 잠깐: 일본 역사 용어 정리!>>
쇼군(将軍): 막부의 최고 권력자.
다이묘(大名): 각 지방의 일정 지역을 관할하는 영주. 쇼군 바로 아래의 높은 지위.
천하인(天下人): 무로마치 시대 후기에는 무로마치 막부 쇼군의 지배력이 약해지면서 전국의 다이묘들 사이에 세력 다툼이 벌어졌고, 이 다이묘들 중 몇 명이 천하통일을 이루어낸 인물이라는 의미의 '천하인'으로 불림. 무로마치 시대(무로마치 막부) 이후 에도 시대(에도 막부)가 시작되며, 그 자리에 오른 것은 '도쿠가와 이에야스'.
천하통일을 이룬 세 명의 천하인을 ‘三英傑(산에케츠; 3인의 영웅호걸)’라고 부르며 자주 언급한 이유는 수많은 다이묘들이 난립해 같은 목표를 놓고 다툰 전국시대를 평정한 ‘남다른 전략’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세 명의 영웅 중 가장 먼저 천하통일의 기반을 닦은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 오다 노부나가를 모시던 부하 위치에서 텐카비토의 자리에 오른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그 둘의 뒤를 이어 1603년(당시 62세) 에도 막부를 열어 초대 쇼군에 오르고, 세습을 통해 자손들이 260년간 쇼군 자리를 이어가게 한 ‘도쿠가와 이에야스’. 각 인물들이 어떤 ‘인물됨’을 가졌고, 뜻을 이루기 위해 어떤 ‘전략’을 펼쳤는지, 그 내용을 궁금해하는 일본인들이 많고, 같은 이유로 NHK 대하드라마에서도 이 세 인물이 자주 그려졌습니다. 예정된 2023년 <どうする家康>까지 62 작품의 대하드라마 중, 13 작품에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등장했습니다.
대하드라마와 ‘도쿠가와 이에야스’
도쿠가와 이에야스하면, 일본인들 중에는 ‘たぬき親父(타누키오야지)’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습니다. 감정 표현이 적고,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사람을 빗대어 쓰는, ‘의뭉스러움’도 느껴지는 말인데요. 1983년의 대하드라마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그런 이미지를 일신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전쟁 없는 평화로운 시대를 마련하기 위한 굳은 결의, 사람에 대해 품은 마음 등이 잘 그려져 ‘진정한 영웅’으로서의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면모가 부각되었다는 평. 초상화의 이미지 등을 통해 조금 뚱뚱한 이미지였던 도쿠가와 이에야스였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장신의 건장한 배우가 이에야스 역을 맡으면서 그러한 이미지에도 조금 변화가 생겼다고~ 마츠모토 준이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맡을 수 있게 된 초석이 된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대하드라마 역대 평균 시청률 1위를 자랑하는 <独眼竜政宗(도쿠간류마사무네)>(1987)에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등장합니다. 당시 47세의 츠가와 마사히코(津川雅彦)가 이에야스 역을 맡아 ‘인격자’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키며 좋은 연기를 펼쳤습니다. 이 작품을 포함 대하드라마 두 작품, 다른 시대극 세 작품, 총 다섯 작품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 역을 맡은 만큼 ‘도쿠가와 이에야스’ 하면 이 배우를 떠올리는 이들도 많다고 합니다. 2000년작 <아오이 도쿠가와 산다이(葵 徳川三代)>에서는 60세로 이에야스 역을 맡아 ‘대하드라마사상 최고령 주인공’의 기록도 세웠습니다. ‘타누키오야지’,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이에야스의 모습이 가감 없이 멋지게 그려진 명작으로 꼽힙니다.
철저한 자기 관리, 명예보다 실리
'건강 오타쿠'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로 건강 관리와 장수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살집이 두둑한 체격과 달리 여러 무예를 일류 수준으로 소화했다고 전해집니다. 대표적인 취미는 다카가리(鷹狩り)’라고 하는 매사냥과 생약(生薬) 제조. 다카가리의 경우, 사냥 자체에 목적을 두기보다 건강 관리를 위한 의미가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전에 코스를 정해놓고, 도중에 사냥에 성공해도 끝가지 코스를 완주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에도 막부의 초대 쇼군이 된 것이 당시로서는 굉장한 고령이었던 62세 때의 일로, 평소 신념으로 삼던 건강 관리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다이묘로서 가신을 대신 싸우게 할 수는 있어도 대신 도망치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 몸소 기마와 수영을 연마한 이에야스.
1573년, 도쿠가와 이에야스(당시 32세)는 오다 노부나가와 연합하여 다케다 신겐(武田信玄)을 상대로 치른 전투에서 크게 패해 퇴각니다. ‘미카타가하라의 싸움(三方ヶ原の戦い)’입니다. 이 퇴각을 교훈으로 삼아, 결국 믿을 것은 자신의 몸뿐이라고 생각, 평소 자신의 몸을 연마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생각한 것을 직접 실천에 옮기는 성격임이 잘 드러납니다. 수영은 어린 시절부터 잘했고, 자신의 아들에게도 직접 수영을 가르쳐줄 정도로 실력이 있었다고 합니다. 1610년, 69세의 고령으로 시즈오카현의 강에서 수영을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드라마 속에 그려질지 모를 전투 장면과 관련해 이에야스의 포술(사격술) 실력에 대해서도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식들에게 매일 3발씩 철저하게 훈련을 거듭한 연습 벌레이기도 한 이야에스는 100미터 앞의 학을 명중시키는 실력을 선보였다고 하는데요. 함께 있던 스무 명의 가신들 중 누구도 같은 거리에서 명중시키지 못했다고 합니다.1611년, 70세의 나이로 200미터 앞 표적을 명중시켰고, 역시 가신들이 범접할 수 없는 실력이었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유명한 에피소드 중 하나가 ‘말타기’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령으로 다른 세 명의 다이묘와 함께 오다와라 전투에 참여하던 중, 말 한 마리가 겨우 지날 만큼 폭이 좁은 다리를 건너야 할 때였습니다. 모두 말타기 실력으로 이름 난 이에야스가 어떤 실력을 보여줄지 주목했을 때, 이에야스가 보인 행동은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말을 병사에게 넘기고, 병사는 말을 끌며 다리를 건너고, 자신은 병사에게 업혀간 것. 모두 웃음을 터트린 장면이었지만, 중요한 전투를 앞두고 쓸데없는 행동으로 위험을 자초하지 않으려 한 신중한 이에야스의 성격을 유감 없이 보여주는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철저한 자기 관리, 명예보다는 실리. 오늘날에 더더욱 중요해지는 가치일 듯한데요. 마츠모토 준이 연기할 2023년판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어떤 모습으로 대하드라마 팬들을 즐겁게 해줄지 기대됩니다.
*2020년 5월 1일 warakuweb <徳川家康は健康オタク?銅像からは分からない性格やおもしろエピソードを紹介> https://intojapanwaraku.com/culture/91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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