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더 재밌는 일본 문화: 일본도 추석이 있을까? 오히간과 오봉, 오하카마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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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2

일본에는 조상들이 자손들을 찾아온다고 생각하고 기념하는 ‘오봉(お盆)’, 조상님들이 계신 곳으로 찾아가는 ‘오히간(お彼岸)’이라는 행사가 있습니다. 이 두 시기는 ‘오하카마이리(お墓参り)’, 즉 성묘를 하는 시기로, 불단을 모신 가족, 친척의 집을 찾아 불단 앞에서 인사를 드리기도 합니다. 

오봉은 시기상으로는 양력 8월, 지역에 따라서는 7월에 지내며, ‘추석’과 비슷한 시기에는 1년에 두 차례 있는 오히간 중 ‘가을 오히간’의 중심이 되는 ‘추분의 날’이 있습니다(축일로 휴일입니다). 

일본에서 조상님들께 감사하는 행사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면서 일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한국과의 차이도 발견해보세요~

<내용 구성>

◆피안과 차안이 가까워지는 때: '오히간(お彼岸)'

◆‘오봉’과 ‘오히간’의 차이점

◆‘오봉’과 ‘오히간’의 상징들

◆‘오봉’과 ‘오히간’의 공통점: ‘오하카마이리(お墓参り)’

피안과 차안이 가까워지는 때: '오히간(お彼岸)'

일본은 추석이 없나?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실 듯합니다.

일본에서는 3월의 춘분의 날(春分の日)와 전후 3일, 9월의 추분의 날(秋分の日)와 전후 3일, 각각 일주일씩을 '오히간(お彼岸)'이라고 하여, 역시 조상님께 감사하며 보내고 있습니다. 

춘분의 날과 추분의 날 당일은 오히간의 한가운데날이라는 뜻의 '추니치・나카비(中日)'라고 불리며, 일본에서는 축일(휴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오히간'의 '히간(彼岸)'은 한국식 독음으로 읽으면 '피안'이라고 읽게 되죠. 춘분의 날과 추분의 날을 전후해서 '피안(돌아가신 선조들이 계신 세계)'과 '차안(此岸; 일본어 발음은 '시간')'이 서로 가까워진다고 해서, 조상님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으로 여겨왔습니다. 

‘오봉’과 ‘오히간’의 차이점

‘오히간’ 외에 일본에서는 양력을 8월 중순, 지역에 따라서는 7월 중순에 나흘간 '오봉(お盆)'이라는 이름으로 돌아가신 조상님을 맞이하고 보내는 행사를 갖습니다. ‘오봉’과 ‘오히간’, 두 행사 모두 조상님과 관련된 행사. 시기가 다르다는 것 외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사실 두 행사는 일본 내에서는 서로 굳이 차이를 비교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행해져왔습니다. 한국의 ‘추석’과 굳이 비교해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차이를 나누어 소개드리는 점 참고해주세요~)

조상님이 찾아오시는 때, 조상님을 찾아가는 때 

> 오봉 때는 '조상님의 영을 초대'하는 의미를 갖고 관련된 행사를 갖습니다.

> 오히간 때는 '조상님이 계신 곳으로 찾아가는' 의미를 갖고 관련된 행사를 갖습니다.

조상님과의 만남은 똑같지만 방향성 면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 잘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중요하고도 재미있는 차이인 듯합니다.

불교+유교가 접목된 행사, 일본 고유의 행사

> 오봉은 불교의 '우라봉에(盂蘭盆会)'라는 행사와 유교의 행사가 접목되어 현재의 형태가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 오히간은 불교의 행사라고 할 수 있지만 중국에서 유래된 것이 아닌 일본의 독자적인 행사입니다. 헤이안시대에는 조정에서 '피안회(彼岸会)'라는 행사를 가졌다고 합니다. 

‘오봉’과 ‘오히간’의 상징들

오봉의 상징

오봉 기간 나흘 중 첫날에는 조상님들의 영을 맞이하는 불인 '무카에비(迎え火; 맞이불)'를, 마지막날에는 조상님들이 살펴 가시라고 '오쿠리비(送り火; 보냄불)'를 장작불로 태웁니다. 이 오쿠리비 중 교토의 '다이몬지야마(大文字山)' 등에서 태우는 것을 '고잔노오쿠리비(五山の送り火)'라고 하며, 관광객들을 불러 모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또한, 오봉 때에는 조상님들의 영이 자손들을 잘 찾아오실 수 있도록 '초칭(提灯)'을 밝히고, 올 때 빨리 타고 오시라고 '오이'로 말[馬]을, 가실 때 천천히 가시라고 '가지(ナス)'로 소[牛]를 만들기도 합니다. 

오히간의 상징

오히간은 조상을 찾아가는, ‘오하카마이리(성묘)’로 대표됩니다. 불교 신자의 경우는 오히간 기간 동안 피안(불교에서는 깨달음으로 도달하는 세계, 즉 '정토'를 의미)에 가까워지기 위해 불교 수행에 더욱 힘쓴다고 합니다.

추분의 날을 전후로 한 가을철의 오히간 때에는 '히간'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꽃인 '히간바나(彼岸花; 피안화)'가 핍니다. 9월 중순~9월 하순에 보기 좋다고 하니, 매년 9월 22일~23일경 중 하루를 ‘추분의 날’로 삼는 가을 오히간과 시기상 겹치지요. 불교에서 '피안화'는 깨달음의 세계인 정토에 핀 꽃으로 여겨져 사찰 경내에 심어놓은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간 때는 찹쌀로 지은 밥을 쓰부앙(粒あん; 알갱이가 남아 있는 팥소)으로 감싼 '오하기(おはぎ)'라는 팥떡을 즐겨 먹습니다(정확히는 조상님들께 먼저 바치고 자손들이 대신해 맛있게 먹습니다). 팥의 붉은색이 좋지 않은 기운이 다가오지 않게 해주고(팥 자체가 액을 쫓는다, 병과 탈이 없게 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합니다), 곡식을 대표하는 '쌀'로 지은 떡으로 한 해 농사에 대해 감사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오하기’라는 이름은 7~10월에 꽃을 피우는 ‘하기(ハギ, 萩)’, 즉 ‘싸리꽃’에서 따왔습니다.

오하기와 거의 비슷한(또는 똑같은) 팥떡이지만 봄의 오히간 때 먹는 팥떡은 ‘보타모치(ぼたもち)’라고 불립니다. 가을의 오히간 때 히간바나가 핀다면, 봄의 오히간 때 피는 꽃은 바로 ‘목단(모란)’, 일본어로는 ‘牡丹(보탄)’인데요. 그래서 떡의 이름을 ‘목단떡’이라는 뜻의 ‘牡丹餅(ぼたもち)’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지역에 따라 오히간 떡의 재료와 만드는 법에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봄의 오히간 때의 보타모치는 고운 팥소인 코시앙(こしあん)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을에 바로 팥을 수확한 경우에는 껍질이 아직 부드러워 껍질을 남겨둔 츠부앙으로도 먹기 부담스럽지 않지만, 보타모치는 전 해에 수확한 팥을 보관해두었다가 사용하기 때문에 껍질을 제거한 코시앙으로 만들어 먹기 좋게 한 것이라고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단, 오늘날에는 앙(앙꼬)의 차이 없이 먹는 시기에 따라서 이름만 다르게 부르는 같은 떡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오하기와 보타모치. 봄, 가을 각 시기에 피는 꽃의 이름을 붙인 것이었군요!

‘오봉’과 ‘오히간’의 공통점: ‘오하카마이리(お墓参り)’ 

조상님들을 맞이하고, 또 조상님들을 찾아가는 오봉과 오히간은 ‘성묘’, 즉 ‘오하카마이리(お墓参り)’를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오히간의 성묘, 공양물

오히간은 그야말로 ‘조상들을 찾아가는(만나러 가는)’ 시기인 만큼 그 자체로 ‘오하카마이리’가 메인 행사. 불교 신자의 경우 ‘피안회(彼岸会)’라고 하는, 선조의 성불을 위해 승려에게 독경을 청하는 행사를 개최하거나 참여하기도 합니다.

오히간 때의 성묘는 특별히 정해진 양식은 없고, 묘를 청소하고 꽃을 새로운 꽃으로 바치고, 향을 피운 뒤 ‘소나에모노(供え物)’를 바칩니다(신이나 부처님, 조상님께 바치는 음식이나 물건을 ‘소나에모노(供え物)’라고 합니다. ‘공양물’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습니다). 

공양물로는 과자, 과일, 고인이 좋아했던 것을 바치면 되는데, 오히간의 대표적인 공양물이 바로 ‘오하기’와 ‘보타모치’입니다. 

불단이 있는 가정에서는 오히간이 시작되기 전에 불단을 청소하고, 꽃을 꽂고, 매일 차나 물을 새로 올리며, 오히간 기간 내내 아침 저녁으로 초를 밝히고 향을 바칩니다.

오봉의 성묘, 공양물

오봉은 앞에서 소개했듯, ‘조상들이 찾아오는’ 시기이지만, 찾아오는 조상님을 ‘오하카’, 즉 ‘묘’로 맞이하러 가는 의미로 오하카마이리를 합니다. 마중을 나가는 의미인 만큼 일반적으로는 오봉 기간의 첫날에 하게 됩니다.

<오봉의 공양물>

오봉에는 일반적으로 ‘고쿠(五供)’라고 하는 다섯 가지 공양물을 준비합니다. 향, 등촉(초), 꽃, 정수(깨끗한 물), 음식인데요. 이것들을 ‘봉다나(盆棚)’ 또는 ‘쇼우료우다나(精霊棚)’라고 불리는 단에 마련합니다. 

음식의 경우 조상님들이 찾아와서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을 준비하되 바로 먹을 수 있는 상태로 봉다나에 올립니다. 봉투에 든 것은 개봉해서 올리고, 과일은 씻어서 작은 쟁반에 올리고, 경우에 따라 과일 껍질을 벗겨서 올리기도 합니다. 소면 같은 경우는 삶아서 국물을 더합니다.

오봉과 오히간의 꽃

오봉와 오히간, 특히 성묘가 메인인 오히간 때가 되면 꽃집마다 묘지나 불단에 바치는 꽃들을 소박한 꽃다발 형태로 만들어 내놓고 판매합니다. 불단에 바치는 꽃이라는 뜻의 ‘불화(仏花; 붓카)’, 묘에 가져가는 꽃이라는 뜻의 ‘묘화(墓花; 보카)’ 등으로 불리는데, 이름은 달라도 의미는 같기에 꽃의 종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불화, 묘화는 대표적으로 ‘키쿠(국화)’가 유명하지만, 가시가 있거나 향기가 강한 꽃 등 피하는 꽃들을 제외하고는 고인이 좋아하던 꽃으로, 색이나 종류를 다양하게 해서 마련할 수 있습니다(단, 돌아가신 뒤 49일까지는 흰색이나 연한 색 꽃으로 준비합니다).

꽃집에서 추천하는 오봉, 오히간의 추천 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봉의 꽃(추천)>

기본적으로는 흰색 계통이 많지만, 보라색, 노란색 등 선명한 색의 꽃을 바치기도 합니다.

예) 국화, 용담(リンドウ), 카렌듈라(キンセンカ), 카네이션, 맨드라미(ケイトウ) 등

<오히간의 꽃(추천)>

대표적인 꽃은 ‘국화’. 봄, 가을의 오히간별로 계절의 꽃을 더하면 좋습니다. 

기본) 국화, 카네이션, 백일홍(ヒャクニチソウ), 스토크, 금어초(キンギョソウ) 등

+봄) 아이리스, 카렌듈라 등

+가을) 용담, 글라디올러스, 맨드라미 등

일본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오봉’, ‘오히간’, ‘오하카마이리’, 이제 어느 정도 기본 지식을 갖추셨나요? 일본인들에게 한국의 추석을 소개할 때, 이 두 행사와 비교해 소개해보아도 좋을 듯합니다.

오히간의 히간바나, 오하기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일본의 가을 풍경이 궁금하신가요? <일본 가을: 풍경, 먹거리, 즐길 거리 가득~ 떠나보자!> 기사에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

<더 읽어보면 좋은 기사>

‘오봉’ 문화 자세히 보기 -> 산에 피운 큰 대(大)자 불, 하나비, 초칭, 물에 흘려보내는 등롱... 우리가 잘 몰랐던 일본의 오봉(お盆) 이야기

일본의 ‘설날’, ‘오쇼가츠’, ‘코쇼가츠’의 음식들 -> 1월에 먹는 일본 음식, 일본 문화 지식이 한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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