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 먹는 일본 음식, 일본 문화 지식이 한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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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2

일본에서는 정월(正月)에 다양한 음식을 즐깁니다. 일본인들이 ‘일본스럽다’고 생각하는 전통 속에 담긴 일본 문화, 의외로 어렵지 않고 재미있습니다. 

<내용 구성>

◆1월 1일 아침에 마시는 한방술, ‘오토소’

◆1월 7일 아침에 먹는 일곱 나물 죽, ‘나나쿠사가유’

◆코쇼가츠(小正月)에 먹는 팥죽, ‘아즈키가유’

◆코쇼가츠(小正月)에 먹는 떡꽃, ‘모치바나’

1월 1일 아침에 마시는 한방술, ‘오토소’

お屠蘇 / おとそ / 오토소.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한자로 된 어려운 이름. 무슨 뜻인지 감이 오질 않는데요. ‘물리치다’, ‘전멸시키다’라는 뜻의 ‘屠る(하후루)’, ‘부활시키다’, ‘소생시키다’라는 뜻의 ‘蘇る(요미가에루)’에서 한 글자씩 따온 것으로,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혼, 기운을 부활시키다’ 정도의 의미로 이해하면 무리가 없습니다. 간지츠(元日), 즉 1월 1일 아침에 가족들이 인사를 나눈 뒤에 곧장 마시는,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1년 동안 건강하게 보내려는 마음을 담은 술입니다.

오토소는 어떤 술?

오토소는 미림(みりん)이나 니혼슈(日本酒; 청주)에 여러 한방 재료를 담가 우려낸 ‘약술(薬酒; 야쿠슈・쿠스리자케)’입니다. ‘오미소카(大晦日)’라고 불리는 12월 31일에 술에 한방 재료를 담가 하루 정도 우려 만드는데요. 재료로는 산쇼(山椒; 산초), 키쿄(桔梗; 도라지), 닛케(肉桂; 닛케), 미캉노가와(蜜柑の皮; 귤피) 등이 쓰입니다. 한방 재료에 대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1월 1일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 맛을 보고 싶기도 합니다. 미림에 우리면 단맛이, 니혼슈에 우리면 깔끔한 맛이 특징이라고 하는데요. 재료를 따로 구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재료들을 조합한 것을 ‘토소산(屠蘇散)’이라는 이름을 슈퍼, 약국 등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오토소 마시는 법

오토소를 마시는 것이 서민들에게 보급된 것은 에도시대. 모인 사람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사람부터 마시던 것이 이어져, 연장자가 가장 어린 사람에게 따르고, 가장 어린 사람이 다시 두 번째로 어린 사람에게 따르고… 하는 방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새해 아침에 마시는 술답게, 한국의 제기와도 같은 붉은색 전용용기들을 마련해 마시는데요. 술잔이 일반적인 술잔과 달리 얕고 폭이 넓게 둥근 것이 특징. 게다가 소, 중, 대 사이즈가 각각 1개씩 총 3개의 술잔을 사용하는 것이 기본. 소->중->대의 순서로 한 잔씩 마시기 위함이지만, 이 전용 잔이 없는 경우는 집에 있는 잔에 세 번 따라 마시는 것으로 대신하면 됩니다. 이런 모양의 술잔을 일본어로 ‘사카즈키(盃)’라고 합니다. 사진 오른쪽의 술주전자는 ‘쵸시(銚子)’라고 부릅니다.

미즈히키(水引き)

토소를 담는 주전자인 쵸시에 정월 장식이나 ‘미즈히키’를 장식하기도 합니다. 미즈히키는 홍백의 종이끈으로 만든 매듭을 말하는데요. 일본의 축의금 봉투(ご祝儀袋; 고슈기부쿠로)에 인쇄되어 있기도 하여 한 번쯤은 볼 수 있습니다. ‘OO무스비(OO結び)’라는 식으로 다양한 이름을 가진 다양한 종류의 매듭이 있습니다. 봉투뿐 아니라 선물 상자, 술병 등에 리본처럼 장식하기도 하는데요. 좌우의 색이 다를 경우에는 묶었을 때 왼쪽에 흰색, 오른쪽에 붉은색이 오도록 하는 것이 전통적인 룰이라고 합니다. 알아두세요~

1월 7일 아침에 먹는 일곱 나물 죽, ‘나나쿠사가유’

일곱 가지 풀 ‘나나쿠사(七草), 죽을 뜻하는 ‘가유(粥)’가 더해진 ‘나나쿠사가유(七草粥)’. 말 그대로 일곱 가지 풀을 넣고 끓인 죽으로, 1월 7일에 먹습니다. 앞서 소개한 ‘오토소’처럼 에도시대에 자리잡은 문화입니다.

일본인들은 이 일곱 가지 풀 이름을 외우기 위해 운율과 노래를 동원한다고도 하는데요. 풀들의 종류와 이름보다 먼저 소개하고 싶은 것은 한겨울에 막 고개를 내민 어린 풀들을 하나하나 뜯어 모으는 ‘와카쿠사츠미(若草摘み)’라는 풍습입니다. 

일본 구력-> 신력과 날짜 차이

그런데 궁금하시지 않나요? 아무리 일본이 따뜻하다고 해도 그렇지, 1월 초에 나물이 있나?

일본의 전통 풍습은 대부분 구력(旧暦)의 날짜로, 메이지 6년(1873년)에 신력(新暦)을 따르기로 한 뒤에는 구력 절기의 날짜를 신력 달력으로 보내게 되면서 계절감에 차이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즉, 본래 ‘와카쿠사츠미’는 구력 1월 7일에 하던 풍습이었던 것이죠. 

신력은 ‘그레고리오력’이라고도 하는 ‘태양력’으로 태양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것을 1년으로 하여 계절감은 잘 반영하지만, 달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수의 영향은 반영하지 못하는 달력입니다. 참고로 신력을 따르기 전 일본에서는 ‘태음태양력’, 즉 태양과 달의 영향을 모두 고려하는 달력을 사용했습니다. 한국의 ‘음력’도 ‘태음태양력’입니다.

>> 구력 메이지 5년 12월 3일-> 신력 메이지 6년 1월 1일로 지정(약 한 달의 차이)

위와 같이 달력이 바뀌게 되면서 한 달을 앞당겨 살아가게 된 셈이 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모모노셋쿠(桃の節句)’는 구력 3월 3일로, 이름처럼 복숭아꽃이 피는 시기였는데, 신력 3월 3일은 구력으론 2월 1일 정도니 아직 복숭아 꽃이 피지 않죠. 이렇게 결정적인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 일본에서는 지역에 따라 날짜를 조정해 절기와 풍습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도호쿠(東北)나 호쿠리쿠(北陸) 등 추운 지역에서는 신력의 4월 3일에 ‘모모노셋쿠’를 보내고 있습니다.

어린 봄풀 뜯기, 와카쿠사츠미(若草摘み), 하루노나나쿠사(春の七草)

다시 나나쿠사가유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와카쿠사츠미. 어린 풀을 뜯는 풍습은 구력의 1월 7일이었으니 신력으로는 2월 7일 정도의 시기에 치렀던 풍습입니다. 초봄을 알리는 듯, 일찍 돋아난 나물들을 뜯어 이 나물들처럼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어 먹은 죽이 바로 ‘나나쿠사가유’입니다. 

나나쿠사는 ‘하루노나나쿠사(春の七草; 봄의 일곱 가지 풀)’이라고도 합니다. 풀 이름을 외우는 방법 중 하나인 ‘セナはゴッホとスズ2つ(세나와고호토스즈후타츠; 세나는 고호랑 스즈 두 개)’로 일곱 나물 이름들을 소개합니다. 나물들의 머릿글자를 떼어 문장을 만든 것으로 의미는 별로 없지만 ‘고호(ゴッホ)’는 화가 ‘고흐’의 일본어 표기입니다.

セ(セリ)ナ(ナズナ)は(ハコベラ)ゴ(ゴギョウ)ッホと(ホトケノザ)スズ2つ(スズナ, スズシロ)

>> 세리(미나리), 나즈나(냉이), 하코베라(별꽃), 고교(떡쑥), 호토케노자(광대나물), 스즈나(순무), 스즈시로(무)

미나리, 냉이, 쑥 정도는 한국인에게도 친숙하죠. 순무, 무도 일단 푸른 싹이 올라오니 ‘봄풀’이라고 본 것인가 봅니다. 역시 절기를 앞두고 슈퍼마켓에 ‘나나쿠사가유’용 ‘나나쿠사’ 셋트가 판매되니 기회가 되면 한 번 구입해서 죽을 끓여보세요~ 흰쌀 죽에 나나쿠사를 넣고 소금간을 하는 아주 간단한 레시피입니다. 

코쇼가츠(小正月)에 먹는 팥죽, ‘아즈키가유’

한국에도 단팥죽과 쌀을 넣은 팥죽을 모두 먹죠. 일본의 단팥죽은 ‘시루코(汁粉)’라고 하고, 떡, ‘시라타마당고(白玉団子)’라고 하는 작고 동그란 찹쌀떡을 넣어 먹습니다.

‘아즈키가유(小豆粥)’는 직역하면 ‘팥죽’. 쌀에 팥을 넣고 끓인, 팥알갱이가 살아 있는 팥죽입니다. 

씻은 쌀 1컵, 시판용 아즈키캔(무당) 1캔, 물 6컵을 냄비에 넣어 30분 정도 불린 뒤, 강불로 끓이다 약불로 줄여 1시간 정도 뭉근하게 끓이면 완성. 소금 한 스푼으로 간하고 취향에 따라 유자, 후추 등을 더해 먹습니다. 

코쇼가츠(小正月)

한국에서는 음력 정월 15일을 '대보름', '정월대보름'이라고 부르며 부럼깨물기, 오곡밥, 쥐불놀이 등의 세시풍속을 즐겨왔습니다. 일본에서는 구력 1월 15일을 ‘코쇼가츠(小正月)’라고 하여 특별한 음식을 먹고 특별한 풍습을 즐기며 기념했습니다. 구력은 태양과 달의 영향을 모두 고려한 달력이라고 설명드렸는데요. 즉, 구력의 15일은 만월, 보름달의 날입니다. 한 해의 첫 보름달을 중요하게 여기며 기념했던 것이죠. 

함께 알아두면 좋을 것이 ‘마츠노우치(松の内)’라는 풍습입니다. 새해를 축복하러 오시는 신인 ‘토시코시사마(年越し様)’를 맞이하기 위한 표식인 ‘카도마츠(門松)’와 ‘카가미모치(鏡餅)’ 등을 연초에 바로 치우지 않고 첫 보름달이 뜨는 코쇼가츠(1월 15일)까지 그대로 장식해두었는데 간지츠(1월 1일)부터 코쇼가츠까지의 기간을 ‘마츠노우치’라고 불렀습니다.

에도시대에 도쿠가와(徳川) 막부에서 마츠노우치를 1월 7일까지로 앞당기도록 해 에도가 있던 현 관동지방에서는 1월 7일에 코쇼가츠 풍습을 치르게 되었지만, 다른 지역은 여전히 전통대로 1월 15일에 코쇼가츠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절기와 관련해서 지역별로 날짜가 다른 것은 한국과는 다른 일본의 독특한 문화인 듯합니다.

>> ‘카도마츠(門松)’와 ‘카가미모치(鏡餅)’

코쇼가츠(小正月)에 먹는 떡꽃, ‘모치바나’

아니, 이건 또 무엇일까요? 나뭇가지에 동글동글한 구슬 같은 것을 끼워 넣은 이것. ‘모치바나(餅花)’라고 불리는 떡꽃입니다. 역시 코쇼가츠에 만들어 장식하고 먹게 되는데요. 첫 보름달을 맞이하며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마음이 담긴 음식입니다. 

왜 이런 모양을 만들게 되었는지, 짐작 가는 분 계실까요? 바로 벼이삭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한겨울에 벼이삭은 구할 수 없으니 나뭇가지에 당고나 떡을 끼워서 만들게 된 것. 기발하고 귀엽죠? 나뭇가지는 버드나무, 팽나무, 밤나무, 층층나무, 옻나무 등 여러 가지가 사용되었다고~ 떡의 형태도 색도 지역마다 다양하지만 히가시니혼(동일본) 지역에서는 ‘마유다마(繭玉)’라고 하는 색색깔의 누에고치 모양의 신년 장식을 본따 만든 형태가 많다고 합니다.

코쇼가츠의 불축제, 사기쵸(左義長)・돈도야키(どんど焼き)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은 다르지만 사기쵸(左義長)・돈도야키(どんど焼き) 등으로 불리는 정월의 불축제. 코쇼가츠인 1월 15일 아침, 또는 그 전날 밤에 추수 뒤에 빈 밭에 대나무 서너 대를 세우고, 마츠노우치 기간에 장식했던 카도마츠, 시메나와(짚으로 된 밧줄) 등을 대나무 주변에 모아 불태우는 풍습입니다. 이때 만들어 둔 떡꽃 ‘모치바나’, ‘마유다마’를 구워 먹기도 한다고 합니다. 가래떡도 구워 먹으면 맛있듯이, 모두가 모여 설 연휴를 끝내는 피날레로 먹는 알록달록한 구운 떡, 무척 맛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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