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사용하는 일본어 단어들 중 뜻이 비슷하게 느껴지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적당히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그 뜻을 정확히 확인해두면 일본어 실력이 한 단계 향상되겠죠?
<내용 구성>
일본어 공부 레벨업 1: 일본어 사과 표현 세 가지
스미마셍, 고멘나사이, 모시와케 고자이마셍. 일본어 사과 표현으로 자주 쓰이는 이 표현들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차근차근 정리해봅시다.
스미마셍 / すみません
스미마셍은 크게 1) (캐주얼한) 사과, 2) 감사, 3) 부탁(부탁을 위해 사람을 부를 때)를 위해 사용됩니다. 어원은 동사 ‘済む(す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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済む(すむ)-> すみます-> すみませぬ(‘ませ’는 ‘ます’의 공손한 표현. ‘-ぬ’는 부정형에 붙이는 조동사)->「すみません」(‘ん’은 ‘ぬ’와 의미가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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済む(すむ)의 부정형인 「すまない(스마나이)」는 「すみません(스미마셍)」과 의미가 같으나 공손 표현이 아닌 다메구치(タメ口; -です, -ます를 붙이지 않은 표현). 예) 「すまないな(스마나이나)~('미안하네’ 정도의 뜻)」
마음이 개운하지 않다
‘済む’는 ‘澄む’와 같은 어원을 가지는데 본래 ‘걱정이나 잡념이 없이 마음이 개운하다’는 의미로, ‘일이 끝나다’의 뜻도 갖고 있습니다. 이 동사의 부정형인 ‘すまない(스마나이)’와 그의 공손한 표현인 ‘すみません(스미마셍)’은 ‘(일을 끝낼 수 없거나,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마음이 개운하지 않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찜찜하다’는 뜻보다는 상대에게 실례가 되는 일을 해서 ‘미안하다’는 의미로, 영어의 ‘I’m Sorry’에 해당합니다.
감사와 부탁의 상황
>> 감사의 경우는 상대방이 자신을 위해 뭔가를 해주거나 상대방에게 뭔가를 받았을 때, ‘그에 대해 보답을 하지 못해 마음이 개운하지 않다’는 의미로, 영어의 ‘Thank you’에 해당합니다. ‘すみません、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스미마셍, 아리가토우 고자이마스)’는 ‘이런~ 고마워서 어쩌죠? 고맙습니다’, ‘이렇게 덥썩 받아서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정도의 뜻입니다. >> '아리가또'의 정확한 뜻
>> 부탁의 경우는 길을 걸어가는 사람을 불러 길을 물을 때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길을 가는 것을 ‘방해해서 미안하다’는 마음에서 파생된 표현으로, 영어로는 ‘Excuse me’에 해당합니다. 음식점에서는 주문을 할 때 ‘すみません(스미마셍)’ 하고 점원을 부르고, 물을 더 달라고 할 때도 ‘すみません、お水お願いします(스미마셍, 오미즈 오네가이시마스)’ 하고 부탁합니다.
고멘나사이 / ごめんなさ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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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의 의미를 가진「免(めん; 멘)」앞에 존경을 나타내는 접두어 ‘御(ご; 고)’=ごめん(고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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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ごめん」에서 파생된 표현-> ごめんあれ、ごめんくだされ、ごめんなされ、「ごめんなさい(고멘나사이)」(‘ごめんしてください’, 즉 ‘허락해주십시오’의 의미)
역시 (캐주얼한) 상황에서 사과를 할 때 사용하는 ‘고멘나사이’는 본래 ‘허락해주십시오’라는 의미의 표현이 ‘미안합니다’의 뜻으로 사용되게 된 것으로 일본어 전문가도 뜻이 변화된 폭이 크다고 이야기합니다(*). ‘지금 이 말로, 이번 일은 양해해주십시오’ 하고 상대방의 허락을 구하는 뉘앙스로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2010년 10월 25일 日本語どうでしょう? <「ごめん」は本当に謝っているの?> https://japanknowledge.com/articles/blognihongo/entry.html?entryid=30
모시와케고자이마셍 / 申し訳ございません; もうしわけございませ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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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다(言う)’의 겸양(자신을 낮추는) 표현인 「申す」-> ‘申し訳(が)ない(모시와케(가)나이. 변명할 여지가 없다. ‘申し訳’는 ‘변명’이라는 뜻)’ -> 「申し訳ございません(모시와케고자이마셍)」( ‘-ございません’은 ‘-ないです’의 겸양 표현)
일본어 사과 표현 중 가장 고개를 숙여야 할 상황에서 사용되는 ‘모시와케고자이마셍’은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의 뜻을 갖습니다. 한국어 표현 중 ‘면목 없습니다’와도 뉘앙스가 비슷합니다.
일본어 사과 표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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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마셍: 이렇게 폐를 끼치다니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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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멘나사이: 이렇게 폐를 끼친 것을 ‘양해해주십시오’. 스미마셍과 굳이 구별하자면 ‘이해’, ‘용서’를 구하는 상황에서 더 많이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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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와케고자이마셍: 이렇게 큰 잘못을 하다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스미마셍’과 ‘고멘나사이’도 사과 표현이지만 ‘모시와케고자이마셍’이라는 가장 고개를 숙이는 사과 표현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으로 상대에게 폐를 끼쳐 정중하게 사과해야 할 상황에서는 ‘모시와케고자이마셍’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과 표현을 들었을 때는 어떻게 대답하는 것이 좋을까요? 일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이죠부(大丈夫)'와 비즈니스 상황에서 사용하는 표현을 소개한 <상대방이 자신의 제안을 거절했을 때도 ‘다이죠부(大丈夫)’>을 참고해보세요.
‘책임과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일본 문화와 사과
일본인들은 일본 문화 속에서 관습적으로 사용되어온 사과 표현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기에 외국인으로서는 상황별로 적절한 표현을 금방 떠올리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 생활을 할 때는 적절한 사과 표현을 골라서 사용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일본 문화에 맞게 사과 표현을 사용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뜻을 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내가 그렇게 잘못한 것은 아니니 ‘스미마셍’ 정도로 말하면 되지 않을까? 고멘나사이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 같은데… 이렇게 생각하다 보면 표현을 선택하기가 더 어려워질 듯합니다). 관련해서 일본에서는 불교 문화 등의 영향으로 문제가 발생한 데 대해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책임과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참고: 2016년 10월 24일 <「すみません」という日本語が示す3つの意味> https://toyokeizai.net/articles/-/140791?pag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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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공부 레벨업 2: 일본어로 ‘신청’은?
한국어로는 ‘신청’이라고 표현되는 상황들이 일본어에서는 ‘申込’, ‘申請’로 나뉘어 표현되면서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어떤 상황에서 사용되는지 살펴봅시다.
모시코미(申込; もうしこ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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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 지원, 계약 등을 위한 ‘의사를 표시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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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코미’의 예: 부동산을 통해 집을 구할 때(‘입주 모시코미(入居申込; にゅうきょもうしこみ)’), 통신회사와의 계약을 맺고 싶을 때, 여행사의 투어(ツアー) 여행 상품을 이용하고 싶을 때, 이벤트에 참가하고 싶을 때, 취업 활동시 회사・기업 설명회(説明会)에 참여하고 싶을 때, 자격 시험 등을 치르고 싶을 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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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申込み’, ‘申し込み’ 등으로도 표기함
신세(申請; しんせ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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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조건에 해당할 경우 받을 수 있는 ‘허가를 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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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서(申請書; 신세쇼)의 종류: 수당금(手当金) 등을 지급받고 싶을 때(‘지급 신청서(支給申請書; しきゅうしんせいしょ)’), 증명서 등을 교부받고 싶을 때(‘교부 신청서(交付申請書; きゅうふしんせいしょ)’), 세금 등을 면제받고 싶을 때(‘면제 신청서(免除申請書; めんじょしんせいしょ)’) 등
[참고] 토도케데(届出; とどけ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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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관청 등에 일정 사항을 통지하는 것. 한국어로는 ‘(관청에의) 신고’에 해당. 동사는 ‘届け出る(とどけでる)’. ‘申請’가 행정 관청이 심사를 하여 승낙하거나 승낙하지 않는 것과 달리 ‘届出’는 통지하는 것으로 완료된다는 차이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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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서’에 해당하는 ‘토도케(届; とどけ)’의 예: 혼인 토도케(婚姻届; こんいんとどけ).
일본어 공부 레벨업 3: 일본어로 ‘지원 동기’는?
‘지원(志願)’, ‘응모(応募)’, ‘지망(志望)’. 한국어와 한자는 같지만 묘하게 뜻이 달라 무척 헷갈리는 표현입니다. 한국어 뜻과 비교해보고, 일본어 표현 사이의 차이도 체크해둡시다.
지원(志願; しがん;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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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것이 되기를 바라며 ‘나서서 뜻을 밝히는 것’. 한국어 ‘자원(自願; 자발적으로 원함)’에 가까운 의미로도사용. ‘자원봉사자’에 해당하는 일본어 표현은 ‘ボランティア(volunteer)’로, 한자로 뜻을 풀면 ‘志願者(しがんしゃ)’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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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쓰이는 예: 대학 지원자(大学志願者; だいがくしがんしゃ), 입학 지원표(入学志願票; にゅうがくしがんひょう) 등 대학 입시와 관련해 한국어의 ‘지원’의 의미로 자주 사용.
응모(応募; おうぼ; 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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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응모’는 주로 ‘이벤트 응모’ 등의 의미가 강하지만, 일본에서는 ‘모집에 응함’의 의미로 한국어의 ‘지원’의 뜻으로도 사용됨(예. 아르바이트 모집에 ‘応募’)
여기서 잠깐>> 일본어의 이벤트(イベント)와 캠페인(キャンペーン)
- 이벤트(イベント): 단기간에 ‘사람이 모이는 행사’. 예) 단체 모임, 연회, 축제
- 캠페인(キャンペーン): 사은 행사, 프로모션 이벤트 등 기간이 정해져 있는 ‘상업 목적 이벤트’
한국에서 '캠페인'이 '환경보호 캠페인'과 같이 사회, 정치적 목적을 가진 운동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 것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경품 등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를 ‘캠페인’이라고 합니다. ‘이벤트 응모’는 일본어로 ‘キャンペーン応募’입니다.
지망(志望; しぼう; 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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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다’는 희망(望)을 담고 있으면서도 ‘결심하다(志す)’의 글자를 쓰듯 ‘강한 희망’을 나타내는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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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입사 지원’, ‘(입사) 지원 동기’ 등 회사에 ‘지원’하는 것을 일본어로는 ‘志望’로 표현함. 지원 동기는 ‘志望動機(しぼうどう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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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시 지원은 ‘志願’을 사용하지만, ‘제1 지망’ 등의 ‘지망’은 ‘第一志望’로 표현.
대학 등에 입학하고자 원서 등을 제출해 ‘의사’를 밝히는 것은 것은 ‘志願’, 어떤 회사에 입사하고 싶다는 ‘강한 희망’은 ‘志望’, 아르바이트 등 ‘모집’에 지원할 때는 ‘応募’. 정리가 되셨나요?
일본어 공부 레벨업 4: 일본어로 ‘사장’은?
한국에서도 ‘사장’과 ‘대표’라는 두 가지 단어를 비슷한 의미로 사용하지요. 일본에서는 ‘대표’를 ‘代表取締役’라고 표현하곤 하는데요. ‘代表(だいひょう; 대표)’의 뒤에 붙은 ‘取締役’는 무슨 뜻일까요?
다이효토리시마리야쿠 / 代表取締役 / だいひょうとりしまりやく
일본의 회사법(헤이세이 17년 법률 제86호)에서 정해놓은 호칭으로 법률상의 직함(肩書; かたが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사 내에 업무 집행을 위한 의사 결정 조직인 ‘取締役会(とりしまりやくかい)’가 설치된 회사에서 그 구성원에 해당되는 것이 ‘取締役(とりしまりやく)’, 그 대표가 ‘代表取締役’입니다. 한국어 ‘대표 이사’ 정도의 의미입니다.
다이효토리시마리야쿠는 사내의 정관에 따라 선출되며, 꼭 한 명일 필요는 없습니다.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 여러 명의 다이효토리시마리야쿠를 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샤쵸 / 社長 / しゃちょう
법률상 직함이 아닌, 관습적으로 회사의 최고 책임자를 나타내는 표현. ‘회사의 톱’의 의미합니다. 여러 명일 수 있는 ‘다이효토리시마리야쿠’와 달리, ‘사쵸’는 ‘한 사람’을 가리키는 표현. ‘다이효토리시마리야쿠’가 대외적인 호칭인 것과 달리 ‘사쵸’는 사내에서 불리는 호칭입니다. ‘최고 경영자’를 뜻하는 ‘CEO’도 ‘샤쵸’처럼 법률상이 아닌 사내의 호칭.
[주의] 회사법상 회사의 의사결정을 대표하는 ‘다이효토리시마리야쿠’와 사내에서 회사의 ‘톱(최고 경영자)’으로 일하는 ‘샤쵸’는 같은 사람이 아닐 수 있습니다.
일본의 회사법(제354조)에 따르면 주식회사에서 ‘다이효토리시마리야쿠’가 아닌 임원에게 ‘샤쵸’나 ‘후쿠샤쵸(副社長; ふくしゃちょう; 부사장)’ 등 주식회사를 대표하는 권한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인정받는 명칭을 부여했을 때 해당 임원의 행동이 한 행동에 대해 ‘선의의 제3자’가 피해를 본 경우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해 ‘누가 사장인지 헷갈리게 호칭을 사용해 제3자가 피해를 보는 경우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참고] 다이효토리시마리야쿠샤쵸(代表取締役社長)
‘다이효토리시마리야쿠’+‘사쵸’가 더해진 ‘다이효토리시마리야쿠샤쵸(代表取締役社長)’도 일본의 회사 홈페이지 등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다이효토리시마리야쿠’가 여러 명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다이효토리시마리야쿠 사장’뿐 아니라, ‘다이효토리시마리야쿠 회장’, ‘다이효토리시마리야쿠 부사장’ 등도 있을 수 있는데요. ‘다이효토리시마리야쿠 회장’이 있는 회사에서는 ‘다이효토리시마리야쿠 사장’이 회사를 대표하는 권한을 갖지 못하겠죠?
유니클로로 유명한 ‘주식회사 패스트 리테일링(FAST RETAILING)’의 ‘사장’으로 알려져 있는 야나이 타다시(柳井 正) 씨는 ‘代表取締役会長兼社長’(2020년 11월 26일 홈페이지), 즉 ‘다이효토리시마리야쿠 회장 겸 사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합니다. 언론 보도 등에서는 ‘会長兼社長(회장 겸 사장)’이라고도 표기됩니다(2021년 기준). 직함의 '代表取締役'라는 표현으로 그가 회사의 실질적인 대표로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있는 최고 직책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뜻을 알고 사용도 하지만, 차이를 물어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표현들. 이 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요. 차근차근, 비슷한 표현들을 만날 때마다 꼼꼼하게 정리해나가면서 일본어 실력을 쌓아나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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