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어린이들이 기모노를 차려입고 사진을 찍습니다. 어떤 의미를 가진 날일까요? 기모노 이름과 어린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길다란 사탕 이름도 알아두세요!
<내용 구성>
◆ 시치고산 어린이들이 들고 다니는 '치토세아메(千歳飴)'
시치고산과 일본의 전통적인 어린이 행사들
어린이들이 건강히 성장한 데 감사하고, 앞으로도 건강히 자라날 것을 기원하는 일본의 전통적인 행사를 '시치고산(七五三)'이라고 합니다. 숫자에 든 나이(생일이 지난 만 나이)가 된 아이들, 즉 3, 5, 7세 어린이들이 기모노를 예쁘게 차려 입고, 역시 제대로 정장을 차려 입은 엄마, 아빠, 멀리서 역시 정장을 입고 찾아오신 할머니, 할아버지 등과 함께 신사를 찾는 '시치고산마이리(七五三詣り)'를 하는 행사로, 현재는 11월 15일을 '시치고산의 날'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여자아이는 3세, 7세(두 번), 남자아이는 5세(한 번)
외국인들은 모르나 일본인들은 너무나 잘 아는 시치고산 기본 정보~ 바로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각각 다른 나이에 치른다는 것! 그 이유는 시치고산의 유래와도 관련이 있는 듯합니다. 헤이안 시대부터 무로마치 시대에 걸쳐 어린이들이 치르는 행사가 몇 가지 있었고, 이것들이 시치고산으로 발전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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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전후>> 카미오키(髪置): 풍속에 따라 '박박' 밀던 머리를 기르기 시작하는 때를 기념하는 의식. 백발이 되도록 장수하라는 의미에서 흰 면모자를 머리에 씌우는 행사를 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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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 전후>> 하카마기(袴着), 카미소기(髪削): 처음으로 하카마를 입는 때를 기념하는 의식. 귀족 집안(公家)의 자녀들이 '하카마기' 행사를 치름. 무로마치 시대부터 시작된 '카미소기'는 3세까지 밀던 머리를 다시 기르기 시작했다가 다시 한 번 잘라 다듬는 의식. -> 에도시대부터는 귀족 집안뿐 아니라 무가(武家)에서도 이 두 행사를 치렀는데 '5세 남아'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남자아이들이 5세에 '하카마'를 입고 행사를 치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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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 전후>> 오비나오시(帯直し): 오비를 맬 만큼 컸다는 것을 축하하는 의식. 무로마치 시대에 귀족들 사이에서 시작되어, 에도시대 중반 이후 (당시 5세 남아들의 하카마 의식(着袴)에 대한 의식으로 행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정리>>
헤이안 시대부터 있었던 3세 아이가 머리를 처음 기르는 것을 축하하는 의식, 에도 시대 중반 이후 남자 아이는 5세에 하카마 입기, 여자아이는 7세에 오비 매기 행사를 치르던 것. 이 세 행사가 '시치고산'으로 통합됨.
단, 요즘에는 남자아이도 3세, 5세로 치르는 경우도 있고, 남녀 구분 없이 3, 5, 7세에 치르기도 하는 경우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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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치고산은 11월 15일.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음력(구력) 11월 15일이 한국의 손 없는 날에 해당하는 '기슈쿠(鬼宿)' 중 대표적인 날입니다. 또, 음력 11월 수확이 끝난 뒤 보름달이 뜨는 15일에 감사하며 수확제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좋은 날이기 때문에, 5대 쇼군인 도쿠가와 쓰나요시(徳川綱吉)가 큰아들의 건강을 기원했다고 합니다. 이런 배경에서 어린이들이 건강히 성장한 데 감사하고, 앞으로도 건강히 자라날 것을 기원하는 '시치고산'을 11월 15일에 치르게 되었습니다(*). ‘七五三’을 모두 더하면 15이기도 합니다.
단, 바쁜 일상을 살아가다 보니 요즘엔 10월~12월 중 각 가정의 상황에 맞게 치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가을의 길일 중 날씨가 좋은 주말이 선호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신사가 혼잡하므로 되도록 평일에 진행하는 것이 좋을 듯하죠?
시치고산 복장과 기모노의 종류, 이름
'시치고산'은 ‘하레기(晴れ着)’를 입는 대표적인 날입니다. 나이에 따라 입는 옷이 조금 다르다네요!
'하레기(晴れ着)'란?
'하레노히(晴れの日)'에, '하레노바(晴れの場)'에서 입는 옷을 말합니다.
일본어 표현 중 '하레(晴れ)'는 날씨를 이야기할 때 많이 쓰는 말입니다. '맑음'이라는 뜻. 하레노히(晴れの日)란, 그런 의미에서 '맑은 날'을 의미하는데요. 또 하나의 뜻으로, '많은 이들에게 주목을 받는 기쁜 날, 특별한 날, 기념할 만한 날, 경사스러운 날' 등을 말합니다. '시치고산'이 대표적인 '하레노히'죠. '하레노바'의 '바(場)'는 '장소'라는 뜻이므로, 기념할 만한 장소, 기억에 남을 만한 특별한 장소 등을 의미하겠죠?
하레노히에 입는 옷, '하레기'는 따라서 기본적으로 '정장'을 의미합니다. 오쇼가츠(お正月; 정월), 오봉(お盆), 마츠리 등의 절기나 성인식, 결혼식 등의 중요한 날에 입는 옷입니다.
3세 여아: 기모노+히후(被布)
‘히후(被布)’는 기모노 위에 걸치는 상의의 일종으로, '히후코트(被布コート)'라고도 합니다. 위의 사진에서 가운데 소녀가 입은 조끼 같은 상의가 '히후'입니다. 옷깃 쪽에는 '히후카자리(被布飾)'라고 하는 장식을 달고 있습니다(아래 사진에서 노란 꽃 모양 매듭 장식).
5세 남아: 기모노+하카마(袴)
‘하카마(袴)’는 하의로 착용하는 일본의 전통 복장입니다. 남녀노소 모두 입는 복장이지만, 여자아이들은 일반적으로 5세 시치고산 행사를 치르지 않기 때문에 남자 아이들의 시키고산 복장이라는 인상이 강합니다. 위의 사진에서 맨 왼쪽 남자 어린이가 입은 하의가 바로 '하카마'입니다.
7세 여아: 기모노(후리소데; 振袖)+오비(帯)
‘후리소데(振袖)’는 소매가 긴 여성 기모노입니다. 어린이들은 성장 속도가 빨라 매해 기모노를 사 입힐 수 없겠죠? 그래서 후리소데의 경우 어깨 부분을 접거나(肩上げ; 가타아게), 허리 부분(腰上げ; 코시아게)을 접어서 자신의 몸에 맞춰 입는다고 합니다.
‘오비(帯)’는 기모노의 허리 부분에 매는 띠를 말합니다. 분류 상으로는 '의상'이 아니라 '장신구'에 들어갑니다.
여기서 잠깐>> 기모노(着物)와 유카타(浴衣)의 차이
앞에서 기모노(着物)가 ‘의복’을 총칭하는 표현으로 소개했는데요. 현대에는 전통적인 복장인 전통 의상인 '와소(和装)'를 지칭하게 되었습니다. 시치고산 복장에서 배운 ‘히후’, ‘하카마’, ‘후리소데’처럼 남・녀, 상의・하의, 옷의 스타일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이 있습니다. 그런데 기모노와 비슷해 보이는 ‘유카타’는 어떤 옷을 가리킬까요?
유카타는 헤이안 시대에 목욕을 할 때 뜨거운 증기에 화상을 입지 않도록 마로 된 기모노인 ‘유카타비라(湯帷子)’를 입었던 데서 유래한 ‘목욕용 옷’이었는데요. 에도시대부터 여름철에 외출할 때도 입게 되면서 ‘편하게 입는 일상복’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기모노’라고 하면 결혼식 등 행사에서 입는 ‘하레기’, 즉 ‘정장’을 가리킵니다. 상대적으로 ‘유카타’는 여름철의 마츠리, 하나비대회, 봉오도리, 캐주얼한 식사 자리, 여름의 이벤트 등에서 편하게 착용하는 ‘캐주얼한 기모노’인 셈이지요. 단지 계절만이 아니라 공식/일상으로 나뉘어 입고 있습니다.
시치고산 어린이들이 들고 다니는 '치토세아메(千歳飴)'
기모노를 차려입은 귀여운 어린이들이 손에 들고 다니는 컬러풀하고 길쭉한 '쇼핑백'? 보신 적 있으신가요? '千歳飴'라고 쓰여 있을 겁니다. 이것은 놀랍게도... 사탕입니다. 매년 시치고산 시즌에 맞춰 만들어지고, 이 맛을 좋아해 구입해 먹는 이들도 꽤 많다는 후문인데요. 이 사탕 '치토세아메'는 에도시대인 1688년~1711년경, 아사쿠사(浅草)의 사탕 가게에서 개발했다고 합니다. 사탕을 길게 늘여 '장수'를 뜻하는 의미로 긴 봉투에 담아 '千歳飴(천 세 사탕)', '長寿飴(장수 사탕)'이라고 써서 돌아다니며 판매했다네요. 봉투에는 장수를 뜻하는 '松竹梅(쇼치쿠바이; 송죽매)', '鶴(쓰루; 학)', '亀(카메; 거북)'이 그려져 있습니다(*). 꼬마들이 '장수 사탕'을 땅에 끌릴 듯 들고 다니는 모습이라니, 너무나 귀엽게 느껴집니다.
일본에선 할머니도, 엄마도 대부분 한 장씩 가지고 있는 시치고산 사진. 다음에 일본 친구들을 만나면, 시치고산 사진이 있는지 한 번 물어보세요~
*내용 참고: 2019년 11월 15일 tenki.jp <七五三のお祝い。子どもの成長を喜ぶ華やぎに溢れます> https://tenki.jp/suppl/hiroko_furuya/2019/11/15/29542.html#sub-title-a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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