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 꽃꽂이, 서예. 일본 전통 예술의 가장 고전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일본어로는 ‘덴토산도(伝統三道)’, 즉 ‘전통 3도’라고도 부릅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일본의 클래식한 예술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봅니다.
<내용 소개>
카도(華道・花道): 일본 꽃꽂이
카도(‘華道’ 또는 ‘花道’로 표기)는 일본에서는 ‘이케바나(生け花)’라고도 자주 불립니다. 일본의 전통적인 꽃꽂이로 무로마치시대(1336년~1573년)에 시작되었습니다. 꽃과 식물을 자연미, 조형미 등을 고려해 꽂은 뒤에 꽃의 생명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들을 고민하고 활용합니다. ‘이케바나’의 ‘이케루(生ける)’는 ‘자연, 생명력을 가져와 유지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일본 꽃꽂이와 서양 꽃꽂이의 차이
일본 꽃꽂이인 ‘이케바나’는 서양의 꽃꽂이인 ‘플라워 어레인지먼트(フラワーアレンジメント)’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일본 내에서는 이 둘의 용어가 구분되어 사용됩니다.
플라워 어레인지먼트란, 꽃과 그린 소재 사이의 공간을 최소한으로 하고, 대칭성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꽃을 풍성하게 사용하는 것이 아름답습니다. 반면에 이케바나는 꽃, 초록(식물), 나뭇가지 사이에 충분히 여백을 주며 비대칭적입니다.
아래 두 사진에서 일본 꽃꽂이와 서양 꽃꽂이를 한번 구분해보세요.
카도(이케바나)의 사진을 보면서 알아차리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꽃병(화기)도 작품의 일부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화기는 형태, 색, 소재가 다양합니다. 배경에 스며드는 화기를 선택하면 꽃이 더 돋보이며, 때로는 화기를 꽃과 대비되도록, 꽃을 보완하도록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일상의 그릇이나 수반도 화기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꽃을 꽂으며 자연을 느끼고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이케바나. 격식을 갖춘 이케바나 유파들, 좀 더 자유로운 형태의 이케바나, 이케바나 용어들에 대해서는 <이케바나의 세계로~ 일본 전통 꽃꽂이의 기본 지식, 용어 정리> 기사에서 자세히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추천 기사
사도・차도(茶道): 일본 다도
한국에서는 ‘다도’라고 하고 한자는 ‘茶道’로 ‘사도’, ‘차도(챠도)’ 두 가지 읽기가 모두 사용됩니다. ‘차노유(茶の湯)’ 전통 3도 중에서도 영화, 소설, 드라마 등을 통해 많이 접하게 되어 친숙하게 느끼시는 분들도 많으신데요. 손님에게 차를 제공하는 전통적인 방식입니다.
아즈치모모야마시대(1568~1600년), ‘일본 최초의 차진(茶人; 사도에 통달한 전문가)’으로 불리는 ‘센노리큐(千利休)’가 차 문화를 발전시켰고, 에도시대 초기에 ‘茶道’라고 일컬어지게 되었습니다.
<센노리큐와 관련된 지식들>
・간소하고 소박한 절제된 ‘와비차(わび茶)’ 문화를 완성했다.
・다실을 직접 설계, 그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다이앙(待庵)’[교토의 ‘묘키앙(妙喜庵)’에 위치]은 일본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발바닥이 닿는 부분은 대나무껍질로 만들고, 땅에 닿는 부분은 가죽을 덧대고, 물기가 스며들지 않게 발뒤꿈치 부분에 금속을 덧대는 조리인 ‘셋타(雪駄)’를 처음 만들어 신었다고 전해진다.
・가이세키 요리(懐石料理)는 일본 다도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센노리큐가 차를 더 맛있게 즐기기 위해 차를 마시기 전에 낸 요리가 가이세키 요리가 되었다. 가이세키 요리에 사용하는 정사각형 쟁반 ‘핫슨(八寸)’을 삼나무로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는 신하였던 센노리큐에게 사도를 배웠으나 센노리큐의 와비차 정신과는 정반대로 대규모 차회를 열고 운반 가능한 황금의 차실(黄金の茶室)을 제작했다.
일본 다도에서는 ‘맛차(抹茶)’와 ‘와가시(和菓子)’를 격식에 맞게 제공합니다. 손님과 함께 앉는 자리부터 마시는 법, 와가시 먹는 법 등 세부적인 매너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센노리큐의 4가지 규범과 7가지 규칙
센노리큐가 강조한 ‘4규범7규칙(四規七則; 시키시치소쿠)’은 일본의 손님 접대 정신인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센노리큐의 4가지 규범, “和敬清寂”
和 / 와 (친화) : 마음을 열고 서로를 가까이 한다
敬 / 케이 (존경) : 대접하는 이와 대접받는 이가 서로를 존경한다
清 / 세이 (청결) : 마음과 주변을 깨끗이 한다
寂 / 쟈쿠 (정숙) :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평온하게
센노리큐의 7가지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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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 사람을 생각해 맛차의 양, 물의 온도 등을 맞춰 맛차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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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는다(준비는 정해진 규범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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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들에 핀 듯 자연스럽게 꽂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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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계절에 맞게 자리와 도구 등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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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오기 전에 미리, 여유를 갖고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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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못한 일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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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아닌, 손님의 마음을 생각한다
*참고: 우라센케 홈페이지(裏千家ホームページ) <お茶の心ってなんだろう>
일본 다도에 관심 있다면 맛차, 와가시, 다도에 얽힌 일본 문화까지 다양한 것들을 차근차근 배워나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WeXpats Guide에서 준비한 다양한 기사들도 참고해보세요.
・맛차(말차)는 거품 있는 일본 녹차? - 일본 차와 다도(茶道), 와가시(화과자)에 대해 알아보자!
・녹차의 맛: ‘센차’, ‘호지차’는 ‘녹차’인가? ‘오차(お茶)’는? 일본 차, 일본 녹차 종류 및 특징
・[일본 문화 깊이 알기] 스모, 다도, 라쿠고의 공통점? 일본 전통을 잇는 직인(職人), 명인(名人), 스승(師匠) 문화
쇼도(書道): 일본 서예
‘쇼도(書道; 서도)’는 일본의 서예로, 글씨를 통해 자기를 표현 방식입니다. ‘모히츠(毛筆; 모필, 털붓)’과 먹을 사용해, 단어와 글자체로 생각을 표현합니다. 거침 없이 힘차게, 유연하고 우아하게, 얇지만 단호하게, 다양한 표현이 가능합니다.
‘쇼도’는 ‘슈지(習字; 습자)’로 불리기도 합니다. 둘 다 먹과 붓으로 글씨를 쓰는 것이지만 그 목적이 다릅니다. 습자는 아름다운 글씨를 쓰기 위해 연습하며, 서도는 예술성과 자기표현에 좀 더 방점을 둡니다. 다음 기사에서 ‘습자’와 ‘서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알면 더 재밌는 일본 문화] 많은 일본인들이 배우고 싶어하는 ‘습자(習字)’와 ‘서도(書道)’ 기본 지식
새해 첫 글씨, 카키조메(書き初め)
‘카키조메(書き初め)’는 한 해의 소망, 목표를 서도로 쓰는 일본의 전통입니다. 일반적으로 1월 2일에 쓰며, 오세치 요리 먹기, 연하장 쓰기 등과 함께 일본의 정월(正月; 쇼가츠)을 기념하는 이벤트입니다.
카키조메에서 자주 쓰는 단어와 표현의 예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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夢 유메 -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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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킨 - 돈,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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未来 미라이 -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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希望 키보 -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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飛翔 히쇼 - 비상(날아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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平和 헤이와 - 평화,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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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期一会 이치고 이치에 - 인생에 한 번 있는 만남,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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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生懸命 잇쇼켄메이 -열심히 노력함, 최선을 다함
쇼도는 히라가나, 가타카나 등의 일본 문자, 한자를 공부하기에도 좋은 취미입니다. 일본어 공부와 취미 생활을 병행하고 싶은 분들은 가까운 서도 교실을 찾아보셔도 좋겠습니다.
정리
일본의 전통 문화에는 전통 예능, 전통 음식, 전통 행사 및 이벤트 등 다양한 문화들이 속합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일본의 전통 예능인 카도, 사도, 쇼도에 대해 배워봤으니 이제 다음은? 여러분의 관심에 따라 다양하게 일본 전통 문화와 친해져보세요.
・일본 전통 음식 A to Z: 와쇼쿠부터 다코야키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