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더 재밌는 일본 문화] 가이세키 요리, 기본 지식 알고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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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0

온천의 료칸 하면 떠오르는 가이세키 요리. 직접 들여다보고 맛보면서 즐길 수 있지만 기본 지식을 알고 나면 그 의미가 더 와 닿을 듯합니다. 가이세키 요리 기본 지식을 쌓기 위해 출발~

<내용 소개>

◆‘가이세키(懐石)’의 뜻, 가이세키 요리의 역사

◆가이세키 요리를 대접하고 받아 즐기는 방법

◆가이세키 요리 제공 순서

◆会席料理: 懐石料理와 발음은 같지만 의미가 조금 다른 ‘연회’ 가이세키 요리

‘가이세키(懐石)’의 뜻, 가이세키 요리의 역사

‘가이세키(懐石; かいせき)’라는 글자만 봐서는 어떤 요리인지 선뜻 와닿질 않지요. ‘돌’을 뜻하는 한자인 ‘石’가 들어 있는 것이 힌트. 원래는 보온용으로 사용되었고 불교의 선승이 공복을 견디기 위해 품(懐)에 품었다고도 알려진 돌(石)인 ‘温石(おんじゃく; 온쟈쿠)’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공복을 해소하고 신체를 따뜻하게 하는 소박한 음식’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말입니다.

일본 다도와 가이세키 요리

가이세키 요리는 일본의 다도인 ‘茶道(さどう; 사도)’의 일환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일본 다도의 창시자인 센노리큐(千利休; せんのりきゅう)가 차를 더 맛있게 즐기기 위해 차를 마시기 전에 낸 요리가 가이세키 요리의 유래. 공복인 채로 차를 마시는 것보다는 차를 즐기는 데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의 양의 요리를 코스로 제공한 것으로, 이러한 가이세키 요리는 음식점의 가이세키 요리와 구분해서 ‘茶懐石(ちゃかいせき; 차카이세키)’라고 부릅니다. 

센노리큐의 완성한 ‘소앙(草庵)’ 스타일의 다실은 세 평이 되지 않는 방으로, 초가 지붕에 흙벽, 작은 격자창, 작은 출입구의 극도로 장식을 배제한 검소한 다실입니다. 본래는 이러한 소박한 공간에서 가이세키 요리를 즐겼던 것이지요.

[참고] 센노리큐가 직접 설계한 다실 중 유일하게 현존하는 다실인 일본 국보인 ‘다이앙(待庵)’이 있는 교토의 ‘묘키앙(妙喜庵)’을 소개한 NHK의 영상. 기존의 세 평 공간을 절반으로 줄인 다다미 두 장짜리 공간에서 차를 주고받았습니다. https://www2.nhk.or.jp/archives/michi/cgi/detail.cgi?dasID=D0004990016_00000

가이세키 요리를 대접하고 받아 즐기는 방법

이렇게 다도의 일환으로 제공되었던 요리인 만큼 가이세키 요리는 다도의 각 유파에 따라 엄격한 격식을 갖추었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제철 재료 사용, 소재의 맛 살리기,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조리하기 등의 대원칙은 공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가이세키 요리는 ‘와쇼쿠(和食)’, 즉 일본 요리의 갈래이기 때문에 밥, 국, 반찬 세 가지, 츠케모노(漬物; つけもの; 절임 반찬)를 기본으로 합니다. 정식 차카이세키요리는 정오에 제공되고, 여름철에는 아침에, 겨울철에는 밤이 길어 일몰 후에 손님을 초대해 소박하게 즐겼다고 합니다. 메이지 시대 이후에는 고기, 고급 재료를 사용하면서 메뉴가 이전 시대보다 호화로워졌습니다. 

차를 마시는 방법을 ‘茶道’로 정해두고 지켰듯이, 가이세키 요리에도 대접하고 받아 즐기는 방법(예절, 매너)인 ‘작법(作法; さほう; 사호)’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차와 음식을 ‘대접하는 사람’과 ‘손님’으로 나누어 살펴봅니다.

대접하는 사람의 ‘작법’

  • 사계절 제철 재료만으로 메뉴를 마련하고, 계절감을 중시하면서 재료의 색과 향, 맛을 최대한 살린다.

  • 재료의 끄트머리까지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

  • 따뜻한 요리는 따뜻하게, 찬 요리는 담아내는 그릇까지 차게 하는 등 손님에게 제공할 때의 마음가짐을 중시하고, 요리를 나르는 ‘간격(間)’을 소중히 여긴다. (너무 빠르면 손님을 재촉하게 되고 너무 느리면 긴장감이 풀어지고 만다.)

  • 메뉴에 바다, 산, 땅의 소중한 재료를, 중복되지 않도록 조화시켜야 한다.

  • 먹기 어려운 것에는 칼집을 넣어두고, 뼈가 많은 것은 잘 발라서 제공한다.

  • 요리를 담아내는 식기에 대해서도 그 수와 구성까지 꼼꼼히 신경 쓴다. 

손님의 ‘작법’(식사 예절 포인트)

  • 구운 생선: 통째로 구운 생선은 등쪽부터 한 점씩 먹는다. 앞쪽을 다 먹은 뒤에는 뒤집지 말고 그대로 뼈를 발라내고 먹는다.

  • 사시미: 와사비를 간장에 풀지 않는다. 한 면에 와사비를 반대쪽 면에 간장을 찍어 먹는다.

  • 니모노(煮物): 먼저 국물을 한 입 마신 뒤에 내용물을 먹기 시작한다. 토란 등 미끄러지기 쉬운 요리는 한쪽 젓가락을 찔러넣고 다른 한쪽 젓가락으로 감싸서 먹는다.

  • 꼬치: 꼬치가 꽂혀 있는 요리는 꼬치를 잡고 먹지 않도록 한다. 먼저 꼬치를 빼고 젓가락으로 적절히 잘라서 먹는다.

*참고: 日本文化いろは事典 <懐石> http://iroha-japan.net/iroha/B02_food/24_kaiseki.html

가이세키 요리 제공 순서

여러 차례로 나누어 간격을 두고 제공되는 것이 전통인 가이세키 요리. 대략적인 제공 순서와 요리의 종류, 의미를 알아두면 즐기는 데 참고가 될 듯합니다.

  • 折敷(おしき; 오시키): ‘折敷膳(おしきぜん; 오시키젠)’이라고도 합니다. 다리 없는 얇은 사각형 나무 쟁반(끝이 접혀(折) 올려가서 ‘折敷’라고 함)에 밥과 미소시루, ‘무코즈케(向付; むこうづけ)’라고 불리는 요리를 올려 냅니다. 쟁반에 올릴 때 앞쪽(앉은 사람 쪽)이 아닌 건너쪽인 ‘向こう側’에 올리는 요리라서 붙은 이름으로, 주로 제철 생선인 흰살 생선의 사시미를 냅니다. 

 본래는 오시키를 받으면 먼저 밥을 한 술 뜨고, 미소시루를 소리 내어 한 입 마십니다. 그것을 신호로 주인이 술을 권하며, 술을 마신 뒤에 무코즈케를 먹기 시작합니다.

  • 煮物(にもの; 니모노): 굽이 있는 그릇인 ‘완(椀)’에 담겨 나와 ‘椀盛り(완모리; わんもり)’라고도 합니다. 차카이세키에서는 주역에 해당하는 요리로, 이 니모노로 요리의 수준을 판단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 생선, 조류, 야채 등을 재료로 한 국물 있는 요리입니다.

  • 焼物(やきもの; 야키모노): 구운 요리. 흰살 생선을 구워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체 인원수에 해당하는 양이 한 그릇에 올려 나옵니다.

  • 強肴(しいざかな; 시이자카나): ‘進め肴(스스메자카나)’라고도 합니다. 코스의 메인 요리에 해당하며 술 안주의 역할을 하는 요리입니다. 각각 따로 조리한 몇 가지 조림 요리를 한 그릇에 담아내는 ‘焚合(たきあわせ; 타키아와세)’, 양념한 나물류, 초무침, 우니(성게알), 시오카라(생선 내장 젓갈) 등이 소량 제공됩니다. 

 ‘肴’는 ‘생선’을 뜻하는 ‘魚’와 발음이 같지만, ‘술을 마실 때 즐기는 요리’를 뜻합니다.

  • 箸休め(はしやすめ; 하시야스메): ‘젓가락을 쉼’이라는 뜻. 다음 요리를 먹기 전에 입가심을 할 수 있는 국 요리가 주로 제공됩니다. ‘(다음 요리를 위해) 젓가락을 씻는다’는 의미의 ‘箸洗(はしあらい; 하시아라이)’로도 부르며, 입가심을 위한 간단한 국 요리라는 뜻으로 ‘小吸物(こずいもの; 코즈이모노)’라고도 합니다(‘吸物(すいもの; 스이모노)’가 국물 요리라는 뜻).

  • 八寸(はっすん; 핫슨): 생선이나 조개류 등 바다의 재료와 야채를 사용한 요리가 주로 제공되며, 술 안주의 의미가 강합니다. ‘寸’은 길이의 단위로, ‘1寸’은 약 3.03cm, ‘8寸’은 약 24.24cm. ‘핫슨’은 가로세로가 각각 ‘8寸’인 정사각형 쟁반의 이름으로, 센노리큐가 삼나무로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손님이 술을 잘 마시지 못하면 핫슨부터는 요리를 내지 않습니다.

  • 湯桶(ゆとう; 유토): 소바유나 소금맛의 따뜻한 물을 통에 담아 냅니다. ‘湯桶’는 나무로 된 물통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 香の物(こうのもの; 코노모노): 다양한 식재료를 소금, 식초, 술지게미 등으로 절인 요리인 ‘츠케모노(漬物)’를 말합니다. >> 일본의 ‘츠케모노’

  • 菓子(かし; 카시)・抹茶(まっちゃ; 맛차): 과자, 맛차. 맛차를 마실 때는 그릇을 손상시킬 위험이 있는 반지는 빼고 마시는 것이 매너입니다.

会席料理: 懐石料理와 발음은 같지만 의미가 조금 다른 ‘연회’ 가이세키 요리

발음이 똑같고 한자만 다른 또 하나의 ‘가이세키요리(会席料理)’는 ‘가이세키요리(懐石料理)’(‘차가이세키요리’)와는 다르게 술자리를 위해 마련되고 발전된 ‘연회 음식’입니다.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음식의 종류와 제공 순서도 조금 다른데요. 술 안주의 의미를 갖는 ‘先付(さきづけ; 사키즈케)’가 가장 먼저 나오고, 이후 스이모노(국), 무코즈케(사시미), 니모노가 나온 뒤, 아게모노(揚げ物; あげもの), 즉 튀김 요리가 나오고, 이어서 야키모노(구운 생선)와 ‘차완무시’ 등의 무시모노(蒸し物; むしもの), 그 뒤에 밥과 츠케모노와 미소시루(‘끝내는 그릇’ 정도의 의미인 ‘止め椀(やめわん; 야메완)’이라고 불림)가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디저트로는 ‘水物(みずもの; 미즈모노)’라고 하는 과일이 제공됩니다. 차카이세키 요리와의 가장 큰 차이는 밥과 미소시루가 마지막 부분에 제공되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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