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bee(칼비)의 포테치, 닛신의 치킨라면과 컵라면: 기분과 허기를 책임지는 일본 메이저 식품 회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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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6

포카칩 말고 ‘포테치’. 늘 다양한 맛을 선보이는 calbee, 돈키호테 필수 목록 닛신 컵라면(컵누들), 일본 메이저 식품회사들의 역사와 히트 상품을 통해 일본 문화를 들여다봅니다.

<내용 구성>

◆ 포테치(감자칩)의 콜라보는 무죄, Calbee

◆ 세계 최초 인스턴트 라면 특허 보유, 닛신(日清)

◆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 ‘치킨라멘(チキンラーメン)’ 

◆ ‘헝그리’한 청춘들을 사로잡은 ‘컵누들(CUP NOODLE)’

포테치(감자칩)의 콜라보는 무죄, Calbee

2020년 7월, 일본의 포테치(ポテチ;ポテトチップス)의 강자 Calbee(カルビ; 칼비)에서 강력한 콜라보, 한정 상품을 내놓았습니다. 우키요에(浮世絵) 화가로 유명한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 1760~1849)의 탄생 260주년을 기념해 스미다 호쿠사이 미술관(すみだ北斎美術館)과 손잡고 호쿠사이의 유명한 그림들을 포장 전면에 프린트한 4 종류의 감자칩을 발매한 것인데요. 9월 초순까지, 약 한 달 정도만, 편의점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레어템입니다.

 

일본의 다양한 식품 회사들은 기간 한정(期間限定;키칸겐테) 상품으로 철마다 소비자들을 유혹합니다. 맥주만 하더라도 봄에는 벚꽃 패키지, 가을에는 단풍 패키지로 옷을 갈아입는데요. 이번에 호쿠사이 시리즈를 내놓은 칼비야말로 한정 기획의 달인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다양한 기획들을 선보여왔습니다.

Calbee의 대표 콜라보, ​47도도후켄의 맛(47都道府県の味)

칼비의 대표 콜라보라고 할 수 있는 '47도도후켄의 맛(47都道府県の味)'은 일본 전국의 행정지역별로 대표적인 맛을 선정해 감자칩화한 야심작입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148종(2017년 50종、2018년 49개、2019년 49개)의 맛을 착실히 선보였는데요. 각 지역 관청, 기관, 기업 등과 손잡고 지역의 강점(소재, 특산물, 지역 사랑, 기술력) 등을 살리고, SNS를 사용해 독자들의 의견도 수렴해 만들어온, '일본의 맛을 찾아서'의 감자칩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0년 7월 6일~8월 24일까지는 지난 3년간 가장 인기가 많았던 맛을 47개의 상품으로 내놓는, 이른바 '47도도후켄의 맛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데요, '포테토칩'뿐 아니라 쟈가리코(じゃがりこ)、자가비(Jagabee) 등 칼비의 다른 감자 과자들로도 출시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잘 외워지지 않는 도도후켄 이름, 각 지역의 위치, 공부해두면 도움이 될 일본어 음식 재료 이름들... 감자칩 패키지를 구경하고 구글링 해보기만 해도 정말 재미있게 공부가 될 것 같습니다. 보다 보면 다 먹고 점수 매기고 싶어지는 것이 생기는 것이 단점이랄까요?(*)

*Calbee의 47도도후켄의 맛(47都道府県の味) 소개 페이지 https://www.calbee.co.jp/lovejapan/

패션의 중심 하라주쿠의 다케시타도리(竹下通り)의 ‘Calbee PLUS HARAJUKU(칼비 플러스 하라주쿠)’에서는 칼비의 상품, 굿즈, 푸드 메뉴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한정(限定)’ 전문(?) 칼비인 만큼, ‘하라주쿠 한정’ ‘핫&스파이스 맛’와 ‘메이플&크림치즈 맛’ 포테치가 어서 오라고 손짓을~ 매장 인기 1위는 ‘포테리코 사라다’라고 하네요(*).

*Calbee 홈페이지의 Calbee PLUS 점포 안내 https://www.calbee.co.jp/calbeestore/sp/shop/

/Calbee PLUS HARAJUKU의 메뉴 https://www.calbee.co.jp/calbeestore/common/pdf/shop/a3_2020harajyuku.pdf

세계 최초 인스턴트 라면 특허 보유, 닛신(日清)

여행으로 찾은 일본에서 유독 탐나는 아이템이 있으니 바로 ‘컵라면’. 작은 용기에 들어 있지만 의외로 꽉 들어차 있어 오니기리와 먹으면 배가 든든해지죠. 인스턴트 라면인 ‘치킨라멘(チキンラーメン; 치킨라면)’과 컵라면 ‘컵누들(カップヌードル)’ 개발한 라면의 최강자, ‘닛신식품(日清食品)’의 역사는 곧 일본 라면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치킨라멘 조리예”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스/ 작가: Ocdp(퍼블릭 도메인)

닛신식품 창업자, 안도 모모후쿠가 모델이 된 NHK드라마 “만푸쿠(まんぷく)”

2018년 10월 1일부터 2019년 3월 30일까지, 매주 월~토 아침 8시~8시 15분 방영된 NHK ‘아사도라(朝ドラ;‘朝ドラマ(아침드라마)’의 약자)’, ‘만푸쿠(まんぷく)’는 닛신식품의 창업자 ‘안도 모모후쿠(安藤百福)’의 삶을 다루었습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안도를 모델로 한 ‘다치바나 만페이(立花萬平)’가 아니라 그의 아내인 ‘福子(후쿠코)’입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만비키 가족>으로 한국에도 얼굴을 널리 알린 배우 ‘안도 사쿠라’가 ‘후쿠코’ 역을 맡아 열연하는데요. 오사카 출신인 ‘후쿠코’의 ‘오사카벤(오사카 사투리)’을 듣는 것도 큰 재미입니다. ‘만페이’와 ‘후쿠코’(더해서 ‘만푸쿠’) 부부가 처음 만나 만나 결혼하는 과정, 즉석 라면(인스턴트 라면)과 컵라면을 개발하는 과정을 드라마를 통해 즐길 수 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만푸쿠 라멘(まんぷくラーメン)’으로 등장하는 세계 최초의 즉석 라면이 바로 ‘치킨라멘(チキンラーメン)’입니다.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 ‘치킨라멘(チキンラーメン)’

얇은 면발에 갈색에 가까운 까무잡잡한 색. ‘치킨라멘’, 약자로 ‘치키라(チキラー)’는 쇼와 33년(1958년) 8월 25일에 태어났습니다. 조미된 면을 오래 보관할 방법을 찾던 안도 모모후쿠 씨는 어느 날 저녁, 덴뿌라(튀김)을 보고 ‘유레카!’를 외칩니다. 이로써 면을 튀겨 건조하는 ‘순간유열건조법(瞬間油熱乾燥法)’이 탄생, 이듬해인 1959년에 1월에 특허를 출원, 1962년 6월 12일에 특허로 등록됩니다(특허299524호 ‘즉석 라면 제조법’). 조금 먼저 특허를 출원해 둔 ‘조미 건면 제법(味付乾麺の製法)’의 특허도 같은 날 등록됩니다(특허299525호 ‘조미 건면 제법’). 프랑스, 중국 등 요리 선진국에서도 스프의 기본은 ‘닭’. 깔끔하고 보편적인 맛을 지향해 치킨 엑기스로 조미했기 때문에 ‘치킨라멘’이 되었다고 합니다(*).

*치킨라멘 공식 홈페이지의 ‘History’ https://www.chickenramen.jp/history/ 

그런데 치킨라멘을 실제로 드셔보신 분들, 특히 매운 한국 라면에 길들여진 분들은 좀 놀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맛이 순한데… 순해도 너무 순하다? ‘아기들을 위해 만든 라면’이라고 설명하면 딱 좋을 것 같은 심심한 맛입니다. 그런 분들은 치킨라멘 홈페이지에 있는 레시피를 참고해봐도 좋을 듯합니다. 떡과 야채를 넣은 ‘오조니(お雑煮; 지역별로 조리법이 다양한 떡을 넣은 설 나베 요리) 치키라’, 치즈가루를 뿌린 ‘화이트 치키라’, 아사리(모시조개)와 버터를 넣은 ‘아사리 버터 치키라’, 그린커리를 넣은 ‘그린카레 치키라’ 등등. 아하! 이렇게 먹으면 되겠구나! 하는 아이디어들이 가득합니다(*). 

*치킨라멘 공식 홈페이지의 ‘Recipe’ https://www.chickenramen.jp/recipe/

치킨라멘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노란 병아리 캐릭터인 ‘히요코짱(ひよこちゃん)’. 그런데 히요코짱은 2대 캐릭터로, 1대 캐릭터인 ‘치빗코(ちびっこ)’가 1965년부터 1991년까지 20년 넘게 활동 후 은퇴했다고 합니다. ‘치킨라멘’의 성지인 오사카에는 치킨라멘과 히요코짱의 다양한 굿즈들을 판매하는 ‘치킨라멘 안테나숍’들이 있습니다. 오사카에 가면 한번 들러보세요! 

‘헝그리’한 청춘들을 사로잡은 ‘컵누들(CUP NOODLE)’

닛신의 ‘컵누들(CUP NOODLE)’ 시리즈 ‘HUNGRY DAYS’는 <마녀 배달부 키키>, <알프스 소녀 하이디>, <사자에상> 등 일본에 잘 알려진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의 청춘 버전을 그려낸 CM ‘아오하루카요(アオハルかよ)。’ 시리즈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일본의 개그인 ‘오와라이(お笑い)’에서 상대를 놀리는 역할인 ‘츳코미(ツッコミ)’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투인 ‘~かよ’와 당시 젊은이들이 ‘청춘(青春)’을 ‘세슌(せいしゅん)’이 아닌 ‘아오하루(あおはる)’로 발음하던 유행을 활용한 카피로, ‘청춘인가요~’ 정도의 의미인데요. 이 시리즈를 기획한 것은 ‘덴츠(電通)’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M플래너・카피라이터인 ‘사토 유우스케(佐藤雄介)’(1984년생) 씨. 2013년 일본인 최초로 칸 광고제 영 칸 ‘필름 부문’을 수상, 2017년 일본광고협회(JAAA) 크리에이터 오브 더 이어(CREATOR OF THE YEAR)’를 수상한 인기 광고 기획자입니다. ‘아오하루카요.’시리즈 말고도 닛신 야끼소바 U.F.O CM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유명 크리에이터의 CM에 힘입어 ‘젊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컵누들’은 다양하고 신기한 맛들을 속속 출시해, 지루해지기 시운 젊은층에게 선택의 즐거움을 줍니다. 고전적인 ‘컵누들’, ‘컵누들 카레’, ‘컵누들 시푸드 누들’, 색다른 ‘칠리 토마토’, ‘치즈 카레’, ‘맛차’, ‘똠양꿍’, ‘그린카레’... 레트로한 느낌으로 눈을 즐겁게 하는 닛신의 홈페이지에서는 방영 중인 TV CM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닛신 컵누들’ 공식 홈페이지의 ‘CM’ https://www.cupnoodle.jp/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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